보기에 멋진 산, 오르기 어려운 산이 반드시 훌륭한 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기에 밋밋하고 오르기 쉬운 산이지만 그 특별한 로케이션으로 인해 숨이 막힐 듯한 정상 뷰를 제공하는 산들이 있죠. 


오늘 다녀온 Cirque Peak이 바로 그런 산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세번 째 방문이었던 이 산을 또다시 설레임으로 다녀온 것은 정상에서 만나는 장면들과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트레일 주변이  보석과도 같은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뾰족한 봉우리, 온갖 풍상 속에 기기묘묘한 모습을 한채 억겁의 세월을 견뎌온 산들과 순백의 눈들이 수만년간 켜켜히 쌓여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변하여 마치 강처럼 흘러내리는 빙하, 그리고 그 빙하 물이 모여 만든 신비로운 색깔의 호수들이 록키의 하드웨어라면 그 속에서 생명을 잉태하여 그 웅장한 자연을 생명의 보금자리로 만든 울창한 숲과 탁트인 메도우, 그 속의 야생화와 동물들은 록키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Helen Lake, Cirque Peak 하이킹은 록키 최고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만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Cirque Peak 정상에서는 이와같이 Bow Lake의 발원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캘거리를 지나는 보우강이 시작되는 지점이죠. 

거대한 빙원, Wapta Icefield 가 Bow Glacier 가 되어 흐르기 시작, 푸른 빙하호수를 하늘 바로 아래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흔히 

Upper Bow Lake 라고 하나 원래 명칭은 Iceberg Lake인 하늘 아래 이 작은 호수는 오직  Cirque peak 에 올라와야 만날 수 있습니다. 



Bow Lake 입니다. Upper Bow 작은 호수 물이 흘러 이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만든 다음 장장 587km의 보우강이 시작됩니다. 



Cirque Peak, Helen Lake 하이킹에서 만나는 가장 스펙터클한 산, Dolomite Peak 입니다. 케네디언 록키에서 아주 독특한 지형의 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태리 알프스 돌로마이트의 케네디언 버전입니다. 



원래 이곳 하이킹 트레일은 야생화들로 뒤덮인 초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을의 초입이라 대부분이 시들어 한 해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군락을 이룬 웨스턴 아네모네가 찬란했을 여름을 짐작하게 할 뿐. 




오늘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만나러 갑니다. 


이제 여정을 따라 함께 가보시죠. 




하이킹이 시작되는 Trail Head 입니다.  숲길을 따라 꽤 힘든 경사를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숲길의 즐거움은 천천히 걷는데 있는 것인데 우리는 언제나 거의 이런 길을 그저 통과하는데 이용할 뿐이죠. 언젠간 좋은 숲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걷고 싶기도 합니다.




산행 동료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곳은 숲길 경사를 막 벗어나 본격적인 Meadow 초원으로 들어서는 지점, 이일대 아이콘 중 하나인 Dolomite Peak을 만나는 곳입니다. 



Helen Lake에서 내려온 물이 멋진 내를 이루어 작은 계곡을 만들었죠. 




이곳은 돌로마이트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vantage point.



본격적인 Meadow walking, 초지 워킹을 즐기는 시간이죠. 이럴 때 가끔 뒤를 돌아보며 뒷경치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의 눈은 대상에 쉽게 적응을 하는 편이라 좋은 경치도 한 참 보면 그게 그거죠. 그래서 내려올 때 보는 것 보다 이렇게 가끔 뒤돌아 보는 경치가 감동을 줍니다. 뒤로 보우 픽이 살짝 보이고 왼편에 Mt Andromache 와 구름에 가린 Hector Mt. 이 보이는 군요.



여름엔 야생화 천국인 곳인데 지금은 모두 지고 없군요. 하긴 이제부터 자연은 겨울대비로 분주해질 때죠.



헬렌 레이크와 그 뒤로 Cirque peak 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론 보이는 이상입니다. 



실제에 가까운 모습이네요^^  지극히 맑고 수정처럼 빛나는 호수죠. 보는 시기와 각도와 시간과 날씨에 따라 천차 만별입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친 후 이제 본격적인 정상 도전에 나섭니다. 600m 의 높이를 2km 가 채 안되는 거리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오름이 될겁니다. 초행자는 아직은 모른다는 ㅎㅎ 



한해를 마감하는 길가의 야생화, 웨스턴 아네모네를 바라보면 웬지 쓸쓸함이 더해집니다.



록키의 지형은 매우 거친 듯 원시적입니다. 암석 산이 가진 특징이 아닐까요. 때론 풀한포기 없는 암반층, 오직 바람과 비와 눈과 바위와 흙이 오랜시간 어우러져 일군 모습 속에서 지구 역사를 밟고 가는 것을 느끼는 것. 



돌로마이트 픽, 보우 픽, 헥터 마운틴은 오늘 원도 없이 보았습니다. 왼쪽으로 Katherine Lake 가 있네요. 



어김없이 나타나는 자갈 스크리.. 그러나 여느 산과는 달리 미끄러짐이 그리 심하진 않았습니다. 정상이 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Four wheel  모드로 오른 구간. 정상 바로 직전에 스크램블링 한 번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산의 rate가 easy 이기 때문에 이런 구간이 있으면 안되는 것.  사실 여기서 오른 쪽으로 돌아서 정상까지 two wheel로 걸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내려올 때는 그리로 내려왔어요.



드디어 정상을 찍었습니다. 제 1 정상입니다.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며 그 아래에는 빙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둥근 모양, 즉 cirque 형태를 이룬 채. 그래서 이 산이름이 Cirque peak 입니다. 



Wapta Icefield, Bow Glacier, Upper Bow Lake(Iceberg Lake), Bow Lake, Mt Thomson on right, Crowfoot Mt on left



Dolomite Peak, Mt. Andromache, Little Hector, Mt. Hector 가 왼쪽에 줄줄이 있고 그 넘어로 멀리에 레이크 루이스 산군들이 있을 테고 그 뒤 어딘가에 Assiniboine 이 있겠죠. 날이 맑으면 여기서도 보인답니다. 그리고 오른 쪽으로 Bow peak, Bowcrow peak, 그 뒤로 Balfour Mt.  앞쪽에 Crowfoot Mt. 뷰에 들어오는군요. 



헥터 마운틴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헥터 빙하는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군요. 우리가 올랐던 리틀 헥터는 여기서보니 존재감이 없다는 ㅠㅠ



정상에서 굽어보니 이 산의 경사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헬렌 네이크가 마치 절벽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1정상 뒤의 제 2정상이 True Summit 입니다. 약간 더 높고 여기를 오르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워보여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데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그 뒷편의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이 곳을 올라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로에서 멀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몇몇 산들은 일부의 매니아들이 도전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Watermelon Mt. 그 중의 한 산 이름인데 수박잘라놓은 듯한 모습이어서? 

그 훨씬 뒤로 보이는 눈 덮인 산이 해발 3373 m 의 Mt. Willingdon 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알파인 등산으로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산꾼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 산이죠. 우리는? ㅎㅎ 



제 1 정상에 선 하이커들이 멀리 건너편의 경치를 바라보는 이 장면이야말로 오늘 산행의 압권 중 하나 아닐까요.



그 유명한 Peyto Lake가 살짝 보이네요. 사진 오른편 앞쪽 잘린 부분은 Observation Peak 이겠죠?



살짝 보이는 호수가 Isabella Lake 입니다.




Jimmy Simpson Mt. 이 Cirque Peak 제 1 정상 뒤로 보입니다. 페이토 호수 뒤 Mistaya Mt. , 오른 쪽의 Chephren Mt. 은 구름에 가렸습니다. 



이 걸 빼 놓을 수 없죠. Crowfoot Glacier, 까마귀 발 빙하입니다. 안타깝게도 발 모양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이미 1900년대 초 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Dolomite Peak 바로아래의 Katherine Lake 역시 아름답기는 어느 호수에 못지 않습니다. 



원시 지구의 모습같기도 하고요..



위에서 바라본 헬렌 레이크는 푸른 눈이군요. 이쪽 wall 위쪽의 Tarn 역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중.



정상 뷰를 감상하는 중에 산친구가 정상에 올랐네요. You Made it !!



시간에 따라 날씨가 약간 변화를 보이자 경치도 달라집니다.  역광의 강한 콘트라스트가 록키를 더욱 장엄하게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오전에 잔뜩흐렸던 날씨가 이렇게 화창하게 바뀌었습니다. 산을 찾은 우리들에게는 놀라운 축복이죠. 스모크도 많이 사라져 다행이엇습니다.



제 2정상에서의 친구들. 저만 뺀 단체 사진^^



점심도 먹었고.. 내려가긴 싫지만 하산합니다.   



하산 중의 여유..



스크램블링으로 하산 중



록키 산행의 큰 매력 중 하나. 암반 ridge 를 걷는 즐거움.. 록키마운틴이 주는 분명 색다른 경험입니다. 



이 잘생긴 산은 정말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요. 수년전 올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결혼을 앞둔 커플이 백팩 매고 지고 웨딩 포토 찍으러 온 것을 하산 중에 목격합니다. 여기까지 거진 500m 높이 6km를 웨딩 드레스 입은 채 백팩 매고 걸어들어왔다는 것이 대단하네요. 



두분의 앞날을 축복하며..



호수로 돌아왔습니다. 




헥터 마운틴과 리틀 헥터가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돌로마이트 한 번 더가고 싶네요.





가을이 시작되는 즈음의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했던 산친구들입니다.  다들 참 좋은 사람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클럽입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링크스 골프코스에 대한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The Open, 즉 PGA의 The British Open 을 일컫는 말로 골프에 대한 그들의 약간은 오만한 자존심을 함축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들의 골프에 대한 고집과 애정은 또한 이와같은 Links 골프장에도 녹아있습니다. The Open은 오로지 스코틀랜드에 있는 8군데의 Links Course 에서만 해마다 돌아가며 개최되니까요.


강한 바람, 깊은 러프와 항아리 벙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해안의 그 골프장에서 치루는 The Open 경기를 보면 프로들도 쉽게 언더파를 치지 못할 때도 많지만 제가 이번에 제대로 된 링크스 골프장을 경험해보니 과연 이곳이야말로 영국인들이 그 옹골찬 자부심을 고집할만한 골프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진짜 골프장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해안가 모래가 강한 바람에 쓸려 곳곳에 둔덕을 만들어 내륙과 바다사이에 독특한 지형을 형성했습니다. 쌓인 모래에 남아 있는 염분은 비에 씻겼지만 여전히 식물이 자라기엔 너무나 척박한 땅이지요. 그러나 이곳에서도 생명은 잉태되고 자리를 잡습니다.  페스큐(Fescue)와 가시금작화(Gorse) 라고 하는 풀과 관목입니다. 모래땅에 깊이 뿌리를 박고 억센 잎으로 바람과 갈증을 견디는 녀석들. 이 곳에 공이 빠지면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신 잔디는 바다바람을 맞고 자라니 서로 촘촘히 박혀 양탄자처럼 매끈합니다. 그러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벙커는 깊은 항아리 벙커죠. 모래는 그 곳의 그 모래들입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벙커의 모래를 외부에서 가져오면 링크스 골프장으로 쳐주지 않죠. 그만큼 원래의 지형과 지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배수관이나 통로등을 따로 만들지 않은 채 골프코스를 개발했기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주변 경관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Cabot Links Golf Course 는 노바스코샤, 즉 뉴스코틀랜드 해안가에 자리 잡은 전통적인 형태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Links 코스로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Top 100 골프 코스에서 당당히 9위에 랭크된 세계적인 골프장입니다. 




멀리 수평선을 배경으로 1번홀을 출발합니다.



바닷가를 따라 코스가 진행됩니다.  


골프를 치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보기보다는 코스가 매우 어려워 아내들은 골프를 하지 않았습니다.



곳곳에 항아리 벙커. 멀리서 동반자가 샷을 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뭔가 찡한 느낌이 오네요. 골프는 사실 홀로하는 개인플레이죠.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 인간의 의지. 그러나 룰에 따라 정정당당히 해야하죠. 아무도 보지 않아도 지켜야합니다. 

          저멀리 해가 지는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기분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그것.



아무 인위적인 꾸밈이 없어 좋은 골프코스였어요. 자연 속에서 생겨난 목동들의 놀이.  그러나 지금은 돈이 많이 드는 놀이가 되었네요.




Red Fox 가 아닐까 싶어요. 여우는 이런 지형에 매우 익숙한 것 같아요.  우릴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고 ㅎㅎ 



캐봇 링크스 골프장은 캐나다 3위, 세계 9위의 골프장이라고 합니다.




여행 중 유서깊은 곳에서의 골프는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캐나다 대서양연안 세인트 로렌스 만을 바라보며 라운딩을 한 추억은 아주 오래도록 사라자지 않을 것 같네요.



 망망대해 대서양과 세인트로렌스 만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는 Highland National Park 은 Cape Briton Island의 진수요 뛰어난 자연환경입니다. 193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00km 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따라 수려한 풍경이 펼쳐지고 프렌취, 쎌틱문화가 곳곳에 남아 그 흔적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 26개에 이르는 하이킹 트레일이 곳곳으로 뻗어 있어 연중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낚시와 고래구경, 자전거 하이킹과 골프, 하이킹을 취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곳, 곰과 사슴 등 많은 야생동물들의 안식처이자 단풍으로 유명한 울창한 숲이 있는 이 곳은 도시에서 멀어 내왕객이 덜해 호젓한 여행의 기회가 되기에 꼭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어요.




Cabot Trail은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한적한 도로지만 캐나다 특유의 평화롭고 의연한 멋이 있는 길.



거칠고 장엄한 가운데의 고요함이 있는 곳. 비록 이름이 알려져있진 않지만 그 어떤 유명한 곳보다도 좋은 곳입니다. 



초기 프렌취 정착민의 역사가 느껴지는 마을입니다. 



그 길가에 있는 카페였는데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모습. 음식도 맛있었고 커피도 맛있어 정담을 나누기에 안성맞춤인 곳.



프렌취 풍 소보레와 수프가 아주아주 맛있었어요.



국립공원 안을 하이킹을 해야했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가는 여행객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형태 ㅎ 



저 푸른 대서양 바다를 바라보며 하이랜드 국립공원의 산 능선을 하이킹을 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갈 구실이 생겼지만요.



단풍 역시 10월도 중순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상당히 늦어져서 절정이 아니었습니다. 이래저래 우리는 캐나다 동부의 제대로 된 단풍을 여지껏 못보고 있군요. 이 또한 동부 단풍 여행을 한 번 더 가야한다는 구실을 남겨 놓는 것이라 꿈이 있는 셈이네요.


제가 사는 캘거리와 노바스코샤의 핼리팩스는 세 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행시간이 약 5시간 정도 되기 때문에 거의 하루 나절이 걸리는 셈입니다.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 도착하는거죠. 캐나다에서 국내여행은 해외여행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직항편은 여름에만 운영되어서 나머지 계절에는 한 번 갈아타고 가야하는데 도착하면 거의 12시간이 지나가버리는 거죠. 


이러다보니 캐나다 서부와 동부는 말이 한 나라이지 거의 다른 나라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그래도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세관 검사 없고 출입국 검사 없으니 국내선 맞고 하나의 나라가 맞긴하네요.  지난 15년 이민 생활 중 이번에 세번째 동부 여행입니다. 


아침에 출발하여 핼리팩스에 오니 이미 저녁.  선배님 내외분이 반갑게 맞아 주셨구요. 맛난 저녁상까지 준비해서 멀리서 온 친구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노바스코샤.. 산은 거의 없고 대신 숲으로 뒤덮여 있음에 막 들기 시작한 단풍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단풍은 원래 붉어야 제격이니 이민 15년만에 이제야 비로소 캐나다 단풍을 맛보는 순간입니다. 제가 사는 서부 캐나다의 가을색은 노란색, 황풍이죠.



도착한 첫날은 Dartmouth의 친구분의 집에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바다 건너보이는 도시가 노바스코샤 주도인 헬리팩스입니다. 저녁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이곳과 저곳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Ferry로도 오갑니다. 



정성이 깃든 저녁상입니다. 



우리로 치면 불볼락 같은 붉은 생선인데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이제 본격적인 노바스코샤 여행을 시작합니다. 일정은 동쪽의 Cape Briton Island 일대를 둘러보고 오는 것인데 Highland National Park 과 역사 유적지인 Louisbourg 요새를 방문할 것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넘버 3에 들어간다는 아름다운 골프장에서의 라운딩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우선 1 박을 할 케니프 브리튼의 멋진 펜션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동쪽으로 가는 하이웨이가 시원하게 뻗어 있습니다. 



대개의 동부 캐나다가 그러하듯 높은 산은 없지만 온통 숲으로 덮여 있어서 막 물들기 시작한 동부 단풍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섬의 동쪽 끝으로 다가갈 수록 전망과 함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우리가 묵을 펜션입니다. 방두개짜리 아담한 집이었어요.



방명록입니다.



침실. 비취 하우스 답게 화이트에 불루톤이 살짝 입혀진. 



욕실 딸린 또하나의 침실 



거실겸 주방입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갖춰져 있고 냉장고엔 음료까지 있어 1박이지만 완벽한 주거환경입니다. 



소품들




식탁의 초



여행객들^^


이 집의 주인은 핼리팩스에 사는 은퇴자들인데 노후생활 보장으로 운영하고 있었어요. 이제 인근의 세계적인 골프장으로 가볼까요?

 

원주민 믹맥족이 살던 땅에 유럽인이 처음 건너와 정착한 것이 1605년이었습니다. 이른바 아카디아로 불리던 프랑스인들이었죠.

100년이 지난 1710 영국인들이 아카디아를 정복한  Nova Scotia, new Scotland 명명하고 이땅을 그들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누구 맘대로 !!)



그런데 이주 영국인들의 대부분은 잉글랜드지역이 아닌 셀틱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바스코샤는 셀틱 컬쳐의 땅입니다그런 가운데 150여년 간을 믹맥족과 함께 살아오던 프렌취 아카디아는 강제로 쫒겨났지만 그들의 향취는 곳곳에 지명으로, 음식으로, 건축 역사의 흔적이 되어 남았습니다.




 

Maritime Canada 캐나다의 대서양 연안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노바스코셔, 뉴브런즈윅, 프린세스 아일랜드와 뉴펀들랜드를 포함합니다이들 노바스코샤는 뉴브런즈윅과 함께 온타리오, 퀘벡주와 연합하여 최초로 캐나다 연방을 구성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0 전인 1867년의 일입니다 그래서 올해 2017년이 바로 캐나다 탄생 150주년 입니다.





노바스코샤는 캐나다의 모든 주중에 PEI 이어 두번째로 작은 주입니다. 우리나라 경상도 전라도를 합친 크기만한 땅에 인구는 100만명에 못미쳐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주이기도 합니다.  이러니 무슨 경제가 활성화될 수가 없지요. 그러나 대서양과 Bay of Fundi, Gulf of st. Lawrence 둘러쌓인 천혜의 해양지역이어서 예로부터 수산업이 발달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바스코샤는 Cape Briton 이라는 대서양에서 융기되어 형성된 아름다운 섬을 가지고 있을  아니라 드넓은 바다와 수많은 호수를 끼고 만들어진 그림같은 골프장들, 낭만 가득한 등대와 역사의 향기를 담은 사적지들,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적지등이 있어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그래서 핼리팩스는 세계적인 크루즈 여행의 주요한 기항지 중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으며그 워터 프론트는 세계 각지의 유명한 항구도시 못지 않은 볼거리, 맛집, 거리 공연등을 제공합니다.


 

공자는 인생삼락을 얘기하며 먼곳에서부터 찾아오는(가는) 친구를 만나는 것을 들어 가르침을 풀어나갑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와 함께 나누는 시간만큼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 했는데 나이를 생각하면 꿈은 멀고 꿈을 이루기엔 시간이 적기만 합니다. 그러나 나이를 잊어 버리고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간다면 꿈은 현실이며 비록 이루지 못한다할지라도 인생은 이미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번 핼리팩스 여행은 저보다 나이는 많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소중한 분의 초대로 가능했습니다. 



 

3박 4일을 그분의 집에서 머물며 함께 노바스코샤를 여행했습니다. Cape Briton에서의 1박을 포함하여 짧은 5일간의 여정이었지만 마치 수많은 시간들과 사건들 속에서 가슴 속에는 평생 잊히지 않을 추억이  아로새겨졌습니다


이제  하나씩 풀어 나갈 그 이야기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해 드리고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녀보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들른 곳은 노바스코샤 북동쪽으로 CAPE BRITON ISLAND 이었습니다. 이곳의 Highland National Park는 정말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세계적으로 절경을 자랑하는 Cabot links 골프장이 있는데 비록 형편없는 실력이지만 

멋진 골프 라운딩을 즐겼습니다. 



Cape Briton Island 의 Highland National Park 입니다. 가을 단풍이 막 물들어 가네요.



Cabot Links Golf Course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Louisbourg National Historic site.  18c 옛 프랑스의 해안 요새입니다.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Peggy`s Cove 의  등대와 동화 속 풍경 같았던 그 어촌 마을 입니다. 대서양 바다를 밝히는 하얀 등대와 그를 지키는 작은 어촌은 마가렛의 전설과 함께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Nova Scotia 주의 주도이자 최대도시 Halifax. 적당히 현대적인 풍에 옛스러움이 공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입니다.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캐나다의 초기 역사의 흔적들과 낭만적인 모습의 해안 풍경은 문화와 자연을 함께 갖추어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여행은 영혼을 살찌우는 좋은 양식입니다. 역사의 흔적을 찾고 다른 세상 사람들의 풍물을 경험함으로 자기 안에 갖혀 있는 삶, 즉 폐쇄성을 극복하고 열린세상으로 나아가게 만들죠. 동시에 여행은 세상을 오염시킬 수도 있습니다. 스펙쌓듯 두루 섭렵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내는 여행은 소모적인 낭비일 뿐일 때가 많은 것을 흔히 목도합니다. 흔히 말하는 오버투어리즘도 그 중의 하나겠죠. 그러나 여기도 내로남불의 딜렘머가 있습니다. 좋은 여행문화란 가능한것인지.. 요즘같은 소비과잉시대에 여행은 또하나의 경계인으로의 고뇌를 안겨다주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노바스코샤.... 그 속의  이름없는 항구요 등대이며 그리 오래지 않은 역사의 소박한 유물일 뿐이지만 그곳에서 받은 영감은 세상 그 어느 명소에 못지 않을만큼 깊었습니다. 





대개 어디 유명한 장소를 빗대어 이름을 붙인 곳 치고 실망하지 않는 곳 드물죠.  오리지날의 감동이 워낙 크기 때문인데다 그 이름을 갖다붙인 곳의 규모라든가 풍경이 원래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경우에 따라서 이런 '이름 갖다붙이기 ' 에는 그만한 이유들이 있고 그 장소의 특징들을 잘 설명해주기도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방문한 Drumheller 의 Horseshoe Canyon 은 규모나 감동의 크기가 원래 것과 비교할 수는 없으나

직접 가서 보면 알버타의 그랜드 캐년이라는 이름 붙이기가 그리 실소를 자아낼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지역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 명칭이 Badland, 즉 황무지입니다. 주변 평지보다 약 200m 정도 저지대이며 매우 건조하여 사막 기후를 나타내고 있는데 여름에는 상당히 더워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라스베이가스 근처의 Death Valley 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지층이 Red Deer River 의 침식작용, 건조한 바람에 의한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입니다. 



그리 대단한 규모는 아니지만 지방의 훌륭한 관광지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알버타가 세계적인 공룡 화석 출몰 지역인것과 함께.



꽤 넓어요. 처음에 와서 보면 이상한 느낌이죠. 지층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 세월의 두께를 알 수 있게합니다.



지금도 변하고 있는 중이죠.



이제 캐년으로 들어가보려 합니다. 트레일 입구에 Balsam root 이 저를 반겨주는 듯..



이날 어린 관광객들이 많이 왔는데 마구잡이로 언덕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다소 안타까웠습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발자취는 지난 수만년의 세월이 깎아낸 것 보다 훨씬 빠르고 흉하게 지형을 망가뜨립니다. 



사막 지대에 사는 선인장이 보입니다. Prickly pear cactus 라고 하네요.



그러나 약간의 초지도 있어서 이런 청초한 모습의 야생화도 있군요. 반가웟어요. Blue flax 




이곳이 지질학적으로 중생대에 속하니 석탄같은 광물들이 발견됩니다. 한 때 이곳은 숲이 우거진 내해의 연안지역이었다 하는군요.



풍화 침식작용이 만들어 낸 자연 예술품



Hoodoo 화 되어가고 있는 모습들..



딱딱하게 말라 있는 지층들입니다. 



그러나 곳곳에 멋진 초목들도 있어요. 생명의 신비함이죠.



사람들은 언제나 높은 곳에 올라가 보기를 즐겨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는 등산 본능이 있는 걸까요.



땅이 매우 건조하게 말라있기에 오르내릴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탐방을 오더군요.



독특한 지형, 다소 열악한 환경의 지대를 하이킹하는 것은 뭔가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느낌을 갖게 하죠. 그리 길고 깊은 코스는 아니지만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하고요. 좋은 신발이 필요합니다.



이제 덤으로 Drumheller 의 명물 중 하나인 Hoodoo 를 보여드릴게요. 



drumheller 는 세계적인 공룡 화석 발굴지입니다. 훌륭한 박물관도 있고 여전히 많은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도록 하고요..



공룡 도시 답게 호텔 이름이.. ㅎ



Hoodoo는 Badland 지역의 독특한 환경이 만들어 낸 일종의 자연 사탑이죠. 



바람과 물의 침식에 단단한 부분만 견디며 남은 모양



현재 진행형인 Hoodoo












돌아오는 길 Highway 9 은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입니다. 



넓은 캐나다의 평원은 가슴을 탁트이게 만들고



노오란 캐나다 커놀라 유채밭은 한폭의 그림같죠.



역시 이곳에도 나의 그리움은 남았습니다.

요즘은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빌어타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합니다. 도보에 비해 이동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도 있고 저렴하고

꽤 넓은 곳을 돌아보는데도 편리하죠. 밴프에 놀러온다면 한 번 쯤 해볼만한 자전거 투어, 오늘은 그 중에서도 Rocky mountain Legacy Trail 이라는 곳을 소개하려 합니다.


물론 저는 여행자가 아니므로 캘거리에서 자전거를 차에 싣고 와서 Canmore 에서 부터 이 트레일을 타기 시작하여 밴프에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다시 Canmore 로 돌아오는 여정을 택하였습니다.


이 자전거 전용 트레일은 왕복 44km 로 밴프와 켄모어를 이어주는 데 #1 Highway 를 따라 옆으로 길이 나있죠. 밴프에 가까워지면 오른 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 데 유명한 Cascade pond 와 Two Jack, Minnenwanka Lake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빠지지 않고 그냥 직진하면 밴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밴프에서 vermillion Lakes 를 거쳐 선샤인 스키장 입구로 가는 길이 매우 아름답죠.  


밴프에서 출발한다면 캔모어를 왕복한 다음 미네완카 길이나 버밀리온 길을 시도해볼 수 있겠군요. 체력이 문제겠지만요^^




Canmore는 캘거리에서 약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밴프 국립공원의 관문 도시입니다. 마운틴 타운이지요. 국립공원 바로 바깥에 있어

공원의 규제나 각종 제한으로부터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록키의 아름다움이 덜 한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숙식비도 다소 더 저렴하구요^^



록키산을 가슴에 품고 달리는 기분이란 세상을 다 가진 그런 것. 길도 호젓하고요..

그러나 때에 따라선 이 길이 매우 혼잡합니다. 가족단위, 그룹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죠. 




도중에 휴게소도 있는데 강변 언덕이에요. 사진은 못 찍었어요^^ .. 지금은 밴프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밴프 시내를 들어갈 때도 자전거 전용은 아니지만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요.



자전거로 밴프를 투어하는 즐거움은 곳곳에 많습니다. 




밴프의 아이콘 런들 산과 터널 마운틴을 배경으로 타운 주민들이 레저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해발 2945m 런들 마운틴을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보우강. 맑고 찬 푸른 물이 내 가슴에 저미듯 그렇게 흘러갑니다.



밴프에 오시면 마구 돌아다니지만 말고 마치 이렇게 현지인처럼 잔디에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도 감상하고 일광욕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한가히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fireweed 의 분홍빛이 매우 로맨틱하군요



밴프를 외곽으로 벗어나면 자전거길은 다시 고속도로변을 달리게 되죠.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으니 떠나온 느낌은 덜하지만 그래도 여행 온 기분이 듭니다. 여행은 멀리 떠나가기에 설레임이 있죠. 

그곳이 어디든 말이죠. 물론 볼 것이 많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러고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지네요.. 언제나 그러하듯..



Vermillion Lakes 입니다. 습지같은 호수랍니다. 마음의 평화, 자연과 하나되어 느낄 수 있는 고요함이 있는 곳. 



남들이 노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가 그들 속에 잠시 머무는거죠. 눈 앞에서 상상이 가능하니 곧 현실과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여행자들은 자전거를 반납하러 저는 집으로 ㅎㅎ 





밴프야 안녕..

슬프디 아름다운 기억들을 남겨놓은 산행
바라볼 수록 그리움들이 샘처럼 솟아난다.

해발 2540m 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카나나스키스 벨리를 보듬고 있는 오팔 산군의 하나로
3km의 짧은 거리에 높이 900여 m를 오르는 어려움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허리의 멋진 풍경으로 잊혀지고

다시금 절벽처럼 서있는 경사면을 절망하듯 오를라치면
그 위에 선녀들의 놀이터마냥 놓여있는 알파인 메도우로 인해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온듯 아픔들은 흘린 땀과 함께 날아가버린다.


몇번이나 올랐을까.. 그만큼 사랑스러운 산


이 곳이 그리워서..



산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곳..



카나나스키스 밸리를 가슴으로 보듬어 안고



평안과 휴식을 주는 산..



산행의 처음은 사정없이 시작되는 경사로



오르면 보이는 카나나스키스의 속살



역시 이장면도.. 숨어있는 듯 카나나스키스의 아름다움입니다.




오르는 산마다 같은 호수를 다르게 보여주는군요.




나를 잊지 말라는 군요.. alpine forget me not 입니다



Sitka valerian 입니다. 불면증과 relaxation에 좋다는군요. 그래서 산에 가면 마음이 안정되고 다녀오면 잠이 잘 오나봅니다.




산 허리를 굽이 돌아오는 모습은 매우 드라마틱하죠. 트렉킹의 멋이 느껴지는..



동행한 산친구가 산을 오르는 뒷모습에서 구도자의 엄숙함도 느껴집니다.



그리즐리 픽 바로 아래에 넓게 펼쳐진 알파인 초지입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으로 고요와 정함을 선사해주죠.



어려운 경사를 오른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희열



그리고 정상에서는 카나나스키스 호수와 산과 밸리가 한 눈에 완벽한 모습으로 펼쳐집니다.



모든 수고를 내려놓고 무아지경으로 자연과 하나되는 순간




산행은 그리움을 남겨 놓죠.



바위를 오르내릴 때의 짜릿함은 중독성이 있어요




forget me not, 물망초, 나를 잊지 말아요.... 우리 말 이름이 더 예쁘군요.


mountain avens 추운 고지대에서만 살아요 잎은 두꺼운데 꽃잎은 가냘프군요.. 청초한 미시 같아요



white camas 독이 있대요...



blue flax



Golden mantled ground squirrel 북미의 서부지역에만 산다는 땅다람쥐입니다. 그리즐리 콜의 터줏대감이죠.



fleabane


이 우아하고 고상하게 생긴 야생화는 록키의 험준한 환경에는 웬지 어울리지 않을 것 만 같지만

야성미 철철넘치는 가운데의 부드러움이란 세상에 다시 없는 조화로움입니다.

인생 역시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요.








도시의 아침은 
흩날리는 눈발에 묻혀
가로등 불빛 뒤로 다시 숨었다.

역까지 걷고 전철을 타면
노곤한 도시인들의 
아침이 맞댄 어깨로
전해온다.

저마다의 일터로 흩어져
썰물처럼 사라지는 
사람들의 그 어깨 너머로
뿌연 안개 눈이 빌딩숲을
하얗게 채색하고 있다.

한참을 잊고 살았던
도시의 풍경이 낯선듯 정겨우니 
4월을 코앞에 두고
솜털처럼 내리는 이눈이
가슴 아련한 추억의 시간 불러일으켜 
새삼 그리 우울하지는 않지만

유난스럽게 긴 겨울,
끝도 없이 찾아오는 설국의
반복되는 이 일상이
올 사월은 아마 더욱 힘든 
기다림의 날들임을 예고하는듯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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