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은 흐릴 수록 무뎌지고
기쁨은 맑을 수록 서러워진다
 
맑은 날의 아픔은 송곳처럼 날카롭고
흐린 날의 기쁨은 먼훗날의 씨앗이 되어 맺힌다
 
흐린날이 정상이다
비내리고 눈발 날리는 날
 
사랑이 비로소 숨을 쉰다
생명의 시작이다
 
겨울 낭만은 흐림 속의 맑음이다.
 
 

                          북미의 전형적인 스쿨버스. 노란 색 버스는 겨울에 유난히 눈에 잘띈다. 안전이 제일이니.                                       

 
 
 
 
           제아무리 온화해진들 겨울 아침 기온은 여지없이 영하. 상고대 천국이다. 예쁜 풍경에 추위는 용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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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뒤안에는

이처럼 눈부신 날도 있더라

기다림의 불안은

기억 저편에 박혀있는

트라우마의 흔적 때문이지

무심히 바라보니

더욱 선연히 떠오르는 데

그저 바라기는

온몸 발가벗기운 채

소주한잔 쏟아지는 햇살 섞어

마시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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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는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7살 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 분의 영화로 유명한 것이 1984년작 Paris,Texas 입니다.

2년전 작고한 해리 딘 스탠턴이라는 연기파 배우의 황폐한 연기, 어렸을 적의 나스타샤 킨스키의 불 뿜는 듯한 매력과 함께 마치 예술사진처럼 펼쳐지는 영상이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와 함께 드라이하면서도 강렬했던 기억이 납니다.

평생 음악 또한 사랑했던 빔벤더스는 파리텍사스의 도입부와 마지막 장면에서 멋진 기타음악을 선보이는데 이 기타를 연주한 이가 90년대 후반에 빔이 만든 다큐멘터리 큐바 음악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의 음악 기획자인 라이쿠더입니다.

빔벤더스는 사진 책을 집필하기도 했는 데 ' 한번은' 이라는 걸출한 사진 책이죠. 사진 작가는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외치고 싶고 드러내고 싶은 내면의 얘기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사람들이죠.

시간의 정지성을 통해, 포착된 순간을 통해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삶과 죽음, 대상과 나의 관계, 유한한 존재의 자각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이 곧 사진 예술이라는 그의 이야기에는 세상 여행의 목적과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사진을 사랑하기에 '한 번은' 읽어보고 그리고 가끔씩 펼쳐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입니다.

 

 

이 커피샵은 밴쿠버 베이스의 Artigiano 인데 커피 맛이 좋고 분위기도 있는 곳입니다. 가끔 휴일같은 날 나가서 커피 한잔 시켜 놓고 책을 읽어도 좋죠. 오늘 같이 눈 내리는 날..

 

할리우드의 차 안에서 빔벤더스가 찍은 해리 딘 스탠턴의 모습이죠. 인물 사진의 정수를 보여주는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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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분주해야할 일상은 아직 시작조차도 멀었다.

휴일 아침의 도심은 어디나 시간이 멈춘듯 잠들어 있으니

텅빈 거리를 활보하며 걸어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Stephen Avenue 에서 내 사는 곳의 100여년 전의 흔적을 느껴본다. 


흐르는 시간을 여행하는 느낌 속에

알 수 없는 두려움같은 것이 밀려와 문득 오늘의 시간 앞에 멈추어 선다.

모든 것이 사라질 지라도

긴긴 외로움의 시간 속에서도 

함께한 기억만은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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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밴쿠버의 lighthouse 에서 사랑과 추억에 취해



바닷가 목이 좋은 곳은 항상 이들의 차지.

사람들을 꼬이는 경치 좋은 곳에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온 낭만의 등대들.

홀로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선 채 깊고 아득한 얘기들 쏟아낸다.


그들 하얀 색은 어둠과 절망과 고통에 대한 밝음이요 희망이요 치유의 상징이렸다
또한 바다가 푸르니 그러려니 했지만 원래는 다 뜻이 있다한다.

흰 등대는 왼쪽에, 붉은 색은 오른 쪽에 장애물이 있다는 뜻이라나..

지금에야 다들 GPS로 다니니 색깔이 무의미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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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도 이만큼에 

영하의 기온

 

어슴푸레한 캐나다의 저녁에

갈곳잃은 나그네 마냥

먼산 먼하늘 홀로 바라본다

 

문득 옛친구의 얼굴이

하늘 저편에 걸려

가슴에 울컥하니

저녁 노을 술 한잔으로 부어 마실테다.

 


여름은 차마 머물러 있지 못하네 

인생이 짧은 것처럼 
시간의 주인으로 살던날 
그날은 다시 못올 기억 저편의 꿈이런가 이제 
여름은 단지 분리장애를 겪는 환자의 슬픈 신기루같고
가는 시간은 바늘 끝처럼 아프기만 하다.




커놀라 오일을 만드는 원료인 캐나다 유채밭.

오래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날듯한 이 노란 유채밭은 7월의 알버타를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다.


땅이 넓은 캐나다, 끝도 없이 펼쳐진 유채밭에서 지평선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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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불이 난 곳에서 가장 먼저 피어난다는 꽃이다.

화려한 분홍색이 화기를 머금은 것인가

멀리서 보면 그 이름 그대로 마치 불이 난 것처럼 보인다.

 

꽃잎은 식용이 가능해 시럽이나 젤리를 만들어 먹고

인디언들은 잎으로 차를 끓여 위통을 가라앉히거나 불면증에 썼다.

 

그러나 분홍 예쁜 이 꽃은 보는 이로 하여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핑크 빛 연정이 솟아나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길 것만 같다.

보는 모든 이로하여 마음에 불을 지르는 꽃.. 그래서 COMMON FIREWEED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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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아침은 
흩날리는 눈발에 묻혀
가로등 불빛 뒤로 다시 숨었다.

역까지 걷고 전철을 타면
노곤한 도시인들의 
아침이 맞댄 어깨로
전해온다.

저마다의 일터로 흩어져
썰물처럼 사라지는 
사람들의 그 어깨 너머로
뿌연 안개 눈이 빌딩숲을
하얗게 채색하고 있다.

한참을 잊고 살았던
도시의 풍경이 낯선듯 정겨우니 
4월을 코앞에 두고
솜털처럼 내리는 이눈이
가슴 아련한 추억의 시간 불러일으켜 
새삼 그리 우울하지는 않지만

유난스럽게 긴 겨울,
끝도 없이 찾아오는 설국의
반복되는 이 일상이
올 사월은 아마 더욱 힘든 
기다림의 날들임을 예고하는듯 하여.



사월도 이만큼에 

영하의 기온


어슴푸레한 캐나다의 저녁에

갈곳잃은 나그네 마냥

먼산 먼하늘 홀로 바라본다


문득 옛친구의 얼굴이

하늘 저편에 걸려

가슴에 울컥하니

저녁 노을 술 한잔으로 부어 마실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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