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자의 대단한 팬은 아니다.

레스토랑에서 먹기엔 뭔가 가볍고 허전하다고 여기는데다 불에 녹인 치즈의 느끼함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그런데 오늘 따라 갑자기 피자가 아닌 핏짜가 생각났다.
언젠가 캘거리 해럴드에서 읽은 나폴리탄 핏짜 기사가 떠올랐는데
 
“ 은애야(난 아직 아내를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 오늘
주말 브런취로 핏짜 먹을래?”
 
“ 어머..나도 며칠전부터 피자가 생각났는데.. ㅎㅎ“
 
” OK!! 그러면 오늘 피자 말고 핏짜 먹으러 가자”
 
피자와 핏짜의 차이는 뉴욕과 나폴리만큼 멀다!
 
내가 처음 피자를 접한 것은 대구 캠프 워커에서 카투사로 복무할 때였다.
패트롤카에 타서 미군 파트너와 영내 순찰을 돌던중 파트너 마이클이 Hilltop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주문해
차 안에서 먹는 것이었다.
 
처음 맡아본 구수한 냄새가 진동했고 침이 고이기 시작했지만 마이클은 한국인이 아니었다.
먹어보란 말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울긋불긋 신기한 모양의 느끼 고소해 보인 피자를 혼자서 다 먹어치웠다.
나는 그 후로도 피자란 것을 오랫동안 먹지 않았다. 묘한 자존심도 있었다.
 
이민 오기전 1997년 미국에 갔을 때 처음으로 동료들과 피자헛에서 피자를 먹었다.
크기가 장난 아니었고 피자 빵의 두께는 5센티는 되어 보였다.
그리고 햄과 치즈가 범벅이된.. 한조각 먹은 다음 그만두었다.
 
’내가 그때 혼자먹는 마이클의 모습 흘깃흘깃 훔쳐보며 입맛다시던 그 음식이 이것이었다고?‘
 
이후 이민 와서 아내의 음식 솜씨가 날로 일취 월장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핏짜를 집에서 만들어서 먹었다.
얇은 핏짜 빵에 붉은 토마토, 모짜레라 치즈, 바질까지 얹어 맛있게 구워내 맛과 풍미가 좋은 그 핏짜가
바로 나폴리 마게리타 핏짜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이태리 나폴리 아래 쪽에 Italy’s 50 Top Pizza 라는 피자레스토랑 가이드 단체가 있다.
대단한 권위를 가진 것은 아닌듯 하나 이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찐 나폴리 핏짜를 먹어불 수 있는
훌륭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임은 의심할 바가 없다.
 
이단체는 2017년 이래 매년 이태리 포함 전세계의 핏짜 레스토랑을 심사하여 100위까지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100 best pizzerias in the world’
 
적어도 전통 나폴리 핏짜 레스토랑 순위로는 의미가 있는 듯하다.
 
이 순위에 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필수 요건이 있는데
이태리의 제빵용 밀가루, 이태리산 천연 효모, 산마리노의 토마토, 캄파냐, 부팔라 치즈를 써야하고
수백년 노하우의 이태리에서 제작한 장작용 화덕에서 구워야하며 나폴리 핏짜의 레시피대로,
빵두께는 0.3mm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레스토랑의 분위기, 직원의 친절함 등까지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데
올해 이 순위에 캐나다에서는 두개의 핏짜 레스토랑이 선정되었고 그 중 하나가 놀랍게도 캘거리에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BC 주 빅토리아 씨티에 있다.
 
세계 1위는 놀랍게도 이태리가 아닌 미국 뉴욕에 있고 미국과 스페인이 단골 1등인듯 하다. 3위는 도쿄에 있다.
한국에는 딱 한 곳이 100위안에 들었다. 66위. Spacca Napoli, 합정동에 있다.
 
 
Pizza Culture. 이 단체가 선정한 캐나다 1위, 캘거리의 정통 나폴리탄 핏짜 레스토랑이다.
2020년에 오픈한 이 식당은 모든 재료를 이태리에서 직접 가져오고 식당안에 놓인 커다란 화덕은
이태리에서 제작하여 들여왔다. 그들이 제공하는 와인과 맥주 역시 죄다 이태리에서 직접 수입해온 것들이다.
 
가격은 당연히 비쌌다. 그러나 오픈 하자마자 들어갔던 레스토랑은 이내 완전히 만석이 되었다.
맛은 어땟을까? 그 비싼 가격의 값어치를 했다. 거기다가 맥주 맛이 일품이었다. 놀랍도록!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이태리엔 피맥이 있을 법하다고 생각해려도 좋을 만큼.

 

캘거리의 에드먼턴 트레일엔 오래된 맛집들이 많다.
벽돌로 된 화덕. 이태리에서 가져왔고 장작은 캐나다산 오크나무. 온도를 470도에 맞춰야 하고 60-90 초 동안만 구워야 한다
애피타이저로 감자 튀김. 내 평생 이렇게 맛있는 감자튀김은 처음이었다. 아내도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독일산 필스너 맥주였다. 아내가 깜짝놀랐다. 너무 맛있어서. 체코에서 먹어본 것보다 훨씬 맛있다 했다
이태리의 대표 맥주중 하나인 뻬로니 역시 너무 맛이 좋았다. 깔끔한 라거 맥주의 전형적인 맛이었다

                                                   

Toscana. 모짜렐라, 마늘, 로스트 버섯, 아르굴라, 리몬, 트러플 오일까지.. 완전 맛 짱!!
레스토랑 문열자말자 들어온 손님들, 주문 받자 마자 곧 만석이 되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너무 캐주얼해서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피자 광팬이 아닌 내가 다음에 한 번 더 오고 싶다할 정도로 피자가 맛있었다. 대개 피자 빵의 가장자리 부분은 잘 안먹게 되는데 이 곳의 피자는 하나 남김없이 모두 다 먹었다. 얇은 빵과 두꺼운 가장자리 모두 맛있었다. 확실히 밀가루의 질이 달라보였다. 

 

 

 

 

 
금요일 저녁에 쏘나타로 마지막 퇴근을 하며 기름을 채웠다. 웬지 그러고 싶었다. 새차를 사면 그렇게 해주잖아. 그리고 손 세차장에 들러 정성을 다해 안팎으로 차를 씻고 닦았다. 내가 17년동안 사랑한 차를 건네주는데 최대한 단장을 해서 보내고 싶었다.
비록 오래된 중고차 이지만 새 주인이 깨끗한 모습으로 최대한 멋지게 단장한 차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타이어도 광을 내었다. 패션의 끝은 신발이라고.
그리고 집에 와서 마지막으로 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상태에 대해,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 어떤 성능이 좋으며 숨은 기능이 무엇인지 정성스럽게 써서 감사 축하 카드와 함께 동봉했다.
드디어 차를 건네주는 아침.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 2년을 보낸후여서인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헤어지고 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날씨는 얼마나 청명했던지 인구 160만의 내 사는도시, 캘거리의 맑은 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일 것이다. 푸른 하늘과 부드럽고 맑은 공기.
그 청년이 아내와 함께 왔다. 그리고 bill of sale을 작성하고 키와 돈을 주고 받는 과정.. 그런데 그 청년은 어딘가에서 본듯한 얼굴이었다. 처음 본 날은 미드나잇이어서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었다.
" 에드워드, 나 너를 아는것 같아. 네 얼굴이.. 내가 아는 사람.."
"  너 하는 일이 뭔데?"
"한의사"
" 음.. 그렇다면 우리 엄마가 네게 갔을 수도.."
" 엉? 네 엄마 이름이 뭔데?"
"ㅇㅇㅇ"
"What!!! ㅇㅇㅇ? Omg! She is my patient!"
000은 작년에 1년동안 치료를 위해 나를 찾아왔던 환자였다. 물론 그 이전부터 나의 환자였다.
What a small world!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인연이. 내 차를 사는 사람이 내 환자의 아들이라니. 다행히 그 환자는 나를 the nicest doctor이라고 했던 사람이었다. 좋은 관계였던 것이다. 그 아들은 매우 흡족해 했다. 믿을 수 있는 거래라고 생각이 들었겠지.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내가 500불(50만원), 800불(80만원) 이나 더 주겠다는 제안들에 넘어가지 않고 이 청년에게 끌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좋은 인연은 돈보다도 더 소중한 법이다. 그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는 때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으로 우리를 좋은 세상으로 인도한다.
인연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관계, 네트워킹 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 속에 존재하는 통합적, 유기적 관계성을 말한다고 믿는다.우리가 만나는 모든 관계에 마음을 다하고 사랑을 다하며 진실을 다해 대해야하는 이유다.
쏘나타야 새주인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사고 치지 말고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주렴!!

17년 함께 해온 그녀를 떠나보내며.. (1편)
인연을 믿는다. 확률이다. 높고 낮음만 있을 뿐 우연을 가장해 놀라운 일들이 우리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관계로 얽혀 살아가며 관계의 물리법칙과 구조에 의해 영향을 주고 받으며.
 
나의 그녀는 이민와서 처음으로 신차로 구입한 쏘나타를 말한다.
NF Sonata V6 3.3L GLSI.
정식명칭이다. 235 마력의 강력한 성능에 ESC, ABS, 선루프, 크루즈 컨트롤, 5단 자동미션에 매뉴얼 모드까지 갖추었다.
쏘나타 사상 전무후무했던 6기통의 최첨단 사양을 갖춘 탑트림의 이 쏘나타는 독삼차 엔트리 모델 뺨치는 수준이었다.
지난 17년간 거의 고장 한번 없이 소모품만 갈며 나와 우리 가족에게 봉사했다. 가끔 쏘고 다니는 내게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도 선사하며 23만 킬로를 달려왔다.
 
며칠전 밤 11시 나는 그녀를 보내기 위해 이곳 중고 장터에 차의 스펙과 히스토리, 장단점등을 정성스럽게 작성하고있었다. 마음이 애틋했다. 첫정과 오래 맺은 관계를 잘 끊지 못하는 감성때문에 2년전에도 헤어지지 못했는데 여전히 힘들었다.
가격을 얼마로 부를지 고민했다. 마침 같은 싸이트에 거의 비슷한 스펙의 똑같은 차량이 올라와 있었다. 6990불.
 
내것보다 7만킬로를 덜 탔다. 상태도 조금더 나아보였다. 그렇다면 나는 그 반액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내가 알려주는 단점들을 고치려면 돈이 들어가지 않겠나 싶었다. 나라면, 얼마라면 살까? 자문했다.
그냥 2200불에 결정했다. 200불은 협상에서 깎아줄 생각이었다. 작성을 마친후 헤어질 결심을 하고 어렵사리
포스팅 클릭을 했다.
 
그런데... 1초도 지나지 않아서 첫 전화가 왔다.
지금 당장 보고 사겠다면서. 젊은 목소리.
" I think it's too late. Please call me back tomorrow morning"
그 젊은이는 지금 가까운 곳에 있다며 5분안에 당장 오겠으니 제발 만나달라고한다. 자기아내에게 줄 차라고했다.
(마음이 약간 짠했음)
 
그래라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하는 중과 끊고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택스트와 전화가 온다. 이 밤에. 모두 차를 사겠다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그냥 현금들고올테니 자기에게 팔란다. 2200불에. 그리고 또 한 사람, 캐쉬로 2500불 줄테니 자기에게 팔라고 한다.
 
내일 아침 6시에 오겠다는 사람, 1500불에 팔수 있냐고 묻는 사람 등등.. 아무에게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우선 이 젊은 청년을 만나보고 결정하겠다는 생각에. 웬지 청년에게 마음이 갔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5분후 도착한 그 젊은이는 차를 보고 이것저것 지적도 하고 함께 테스트 드라이브도 해보더니 1800불에 안되겠냐고 말한다.
 
이미 2200불 현금으로 주겠다는 사람, 2500불 바로 현금들고 오겠다는 사람, 그 사이에 한명더 2800불 주겠다는 사람까지 있었기에 바로 거절했다. 어둠에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젊은이는 선한 얼굴의 중동쪽 출신으로 보였다. 왜 내 마음이 이 청년에게 끌렸을까.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
 
"200불 깎아줄게요. 이차가 오래되어 이곳 저곳 손볼덴 있지만 평판이 좋았던 현대 람다엔진의 성능은 여전히 아무 문제가 없으니 그 정도는 과한 요구가 아닐거예요. 지금 2800불까지 주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젊은이가 2000불 주면 차를 줄게요."
청년이 수락하여 딜!! 내가 토요일에 차를 건네 주겠다하고 그렇게 헤어졌다.
 
(2부에서 계속 -진짜 이야기)

 

 

저녁 햇살은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노을지우는 빛이라 그러하겠지요.

아무 가진 것 없어도

마음에 혹 상처가 있어도

그 해를 안고 바라보며 걷는 것 만으로

위로가 됩니다.

파우더 눈이라고 듣기에도 생소한 캘거리의 흔한 싸락눈같지 않게.. 가끔은 고향생각나게하는 함박눈이 내리는 밤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설레어 마구 닥치는대로 셔터를 눌렀다.

언젠가인지도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첫눈이 내릴라치면 괜시리
설레는 마음 어쩌지 못해 미친듯 그녀를 그리워하던 그 풋풋했던 시절..

오랜만에 맛보는 야심한 도심 속 예쁜 함박눈은 어느새 나를 수십년 전 서울 어딘가로 데려다 놓았다.

세월은 흘렀으나 느끼는 감성이 변하지 않음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지만 그게 사실 자연스럽지 아니한가. 지극히 인간적인..

언제나 처음처럼.. 어느 소주회사가 써먹기 훨씬 전부터 내 일기장에 있던 글. 오늘 이 함박스러운 눈송이 보며 새삼 얼라가 되었다..

 


영하 30-40도, 체감온도 영하 50도. 겨울왕국 캐나다의 위엄을 보여주던 북극의 회오리 추위가 캐나다 동부를 강타하고 서서히 서부로 이동해오던 날 밴프국립공원의  Redearth Creek 으로 크로스 컨트리 스키트립을 떠났다.

고속도로는 이미 앞이 잘 안보일 정도로 강풍과 눈에 휩싸여 있고 길가엔 벌써 커다란 트럭 트레일러가 사고로 뒤집어져 있다. 이런 날씨엔 웬만하면나오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지만 나는 벌써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이런 혹독한 환경을 피하지 않고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러 산에 들어가는 것은 캐나다스러운 맛을 한 껏 느낄 수 있기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설경은 어디나 아름답지만 캐나다의 그것은 스케일이 있어 좋다. 3000m 급 석회암 산을 뒤덮은 눈은 알파인 마운틴의 웅장함과 수려함을 선사하며 압도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그리고 빽빽히 들어선 침엽수들은 온통 흰눈에 뒤덮여 경외심마저 불러 일으키는데... 


이런 겨울 산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내가 그들 자연과 일체가 되어 그들의 의연함, 그들의 당당함, 그들의 넉넉함과 카리스마를 내려받는 느낌이어서 뭔가 가슴 뿌듯한 벅차오름을 경험하게 된다.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매우 훌륭한 겨울 스포츠이다. 눈이 많은 곳이라면 다운힐 스키와 함께 가히 겨울을 즐기는 레포츠의 꽃이라 불릴만 하다. 아름다운 설경 속 산을 스키를 타고 이리저리 누비고 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기본적으로 스키를 신고 눈길을 걷는 것이다. 오르막은 스키를 신은 채 걸어 올라가고 내리막은 활강하며 평지는 킥앤 글라이드로 셋팅된 트랙위를 미끌어지듯 걸어간다. 전신운동이 되며 균형감각과 함께 재미도 한 껏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레포츠인 것이다.




대부분의 스키트레일은 주정부나 Park Canada에서 스키를 탈 수 있도록 그루밍을 하여 눈 길을 다져놓고 트랙을 셋팅해 놓는다. 오늘은 직전에 내린 눈으로 인해 트랙이 덮여버렸다. 이런날은 조금 힘이 들긴 하지만 선행자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스키를 즐기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일년에 반은 눈에 덮여 있는 록키산이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끝없이 난 길을 스키로 가노라면 무념무상, 마음이 비워지는 편안함을 맛보게 된다. 




크릭의 물이 얼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 물살이 세어 그런듯. 근처에 캠프그라운드가 있다. 주차장에서 약 7km 지점이다. 



체감온도 영하 25도의 찬 기온은 얼굴을 얼게 만들지만 몸은 어느새 땀에 젖어 있다. 엣지있는 혹독한 환경의 자연 속에서 온몸을 뒹굴며 부대끼는 이 것이 좋다. 캐나다 록키산 산골 소년의 단순하고 소박한 삶..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이 기분이 오래가야할터인데..





수북히 쌓인 눈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록키에서 만나는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눈은 차가운 유혹이다. 




나오길 정말 잘했다. 손가락은 비록 곱아들어 때론 아프기까지 하지만 





함께한 동료들이 있어 더욱 좋았다. 




자연은 예술의 어머니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캐나다.. 재미없는 천국이라 자조하듯 자랑하듯 애매하게 말하기도 하지만 재미는 찾아 누리기 나름. 오늘도 캐나다는 겨울 한복판에서살아 숨쉬는 자연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일체가 되어 살아간다.

제가 좋아하는 아침 식사용 음식 중에 자주 먹지 못하지만 늘 그 맛이 그리운 것이 팬케익입니다.

계란과 밀가루로 만든 케익에 캔케익 시럽(캐나다에선 매이플 시럽) 을 얹어서 먹는 간단한 음식이죠.

사실 제가 캔케익을 좋아하는 것은 빵때문이라기 보다는 시럽의 단맛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그동안 저는 무식하게도 팬케익이 북미의 음식인줄 알았는데 이 또한 유럽으로부터 건너온 음식일 뿐 아니라

그 역사가 무지하게 오래되어 이미 석기 시대 때도 팬케익이 있었다고.. 그러나 팬케익이라는 이름은 북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군요.


그리스 로마시절에 이미 밀가루와 올리브 오일 우유 꿀 등으로 팬케익을 즐겼다는 이야기에다 세익스피어 희곡에도 등장한다든가 하는 것을 보면 이미 유럽에선 널리 먹던 음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19세기 미국에서 아침 식사의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하여 

일종의 미국식 아침식사의 하나의 클래식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조금 해보니 네덜란드 역시팬케익의 본고장 중 하나더군요. Pannenkoeken, 즉 dutch pancake을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그런 모양의 팬케익외에도 매우 다양한 모양 케익을 만들어 내어놓고 단지 빵만이 아닌 베이컨 햄, 그외 고기등과 함께 요리하여 내놓기도 하고 그들이 쓰는 시럽도 maple syrup 이 아니라 네덜란드식 시럽(stroop)을 사용하며 그외 불루베리 잼등을 함께 제공하는 등 팬케익이 간단한 아침식사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훌륭한 요리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캘거리에도 이런 네덜란드 정통 팬케익점이 있었습니다. Pfanntastic Pannenkoek Haus !!

가게 이름만 봐도 뭔가 다르지 않습니까?  아니나 다를까 교통도 약간 불편하고 가게 건물은 오래되어 전혀 세련되어보이지도 않은 곳에

그저 동네 골목 식당처럼 자리잡고 있었지만 그동안 맛본 어느 팬케익보다도 맛있었고 과연 정통네덜란드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메뉴가 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아니 팬케익점이 이래도 되는거야? 멋취 멋취 버라이어티 옵 초이스 !! 결정 장애가 있는 분들에겐 어려운 집입니다.


어쨋거나 엄지척 !! 



캘거리에 있는 각국의 정통 요리점처럼 이곳도 과연 오리지널 네덜란드인 가족이 family business 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브런취 개념으로 갔었는데 약간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고 젊은 연인들도 꽤 보이더군요.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Dutch syrup, Stroop 입니다. Van Gilse 사의 Schenk Stroop 인데 팬케익용입니다. 메이플 시럽보다 좀더 짙은 갈색이며 더 뻑뻑합니다. 그런데 단맛이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은근히 맛있었는데 팬케익과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었습니다. 


네덜란드 시럽, Dutch syrup 하면 대개 stroopwafel 이 유명하더군요. 와플 사이에 넣는 캐러멜시럽을 말하는 데 우리가 오늘 맛본 것은 과일(대개는 사과, 또는 배) 을 오래도록 고아서 끈적한 고형의 시럽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추천하신 Dutch pea soup 입니다. 맛이 기가 막혔어요. 이것 먹으러 또 가야할 정도.. 






비주얼이 그냥 팬케익이 아닙니다. 무슨 파전같기도 하구.. ㅋㅋ 




원래는 불루베리 잼이 얹어져 나오지만 우리는 사이드로 달라고 했습니다. 그냥도 먹어보고 같이도 먹어보고 양도 우리가 조절하고 그러려고요 ㅎㅎ 사이드로 시킨 것이 좋았어요. 





이건 우리가 흔히 보는 그 팬케익이죠.  아마 classic 어쩌고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밀가루 반죽에 우유와 계란 등이 비율적으로 잘 들어갔는지 식감이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비프나 뭐 이런 것이 들어간 오물렛형 팬케익을 시켰나 봅니다.  아내는 언제나처럼 Plain 한 것.. ㅎ





더취시럽을 약간 얹어서 먹어보니.. 오마이갓 !! 열판이라도 먹을 수 있을만치 질리지 않는 단맛에 고소함까지.. 




불루베리는 왜 이리 큰지.. 그 꽉찬 식감과 맛에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




불루베리 잼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양도 많이 주고 더 달라면 더줍니다. 그냥 듬뿍 얹어서 먹어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나중엔 남은 케익을 불루메리 잼에 아예 뒤범벅을 해서 먹습니다. 



어느새 없어졌엉 ㅜㅜ 


지금 이 후기를 쓰는 중에도 입엔 군침이 하나 가득입니다. 정통 네덜란드식 팬케익.. 꼭 한 번쯤은 먹어봐야할 음식입니다. 

식당의 벽엔 암스테르담 사진과 네덜란드 사진이 가득하던데.. 암스테르담 가도 이런 맛일까요?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나 캐나다에는 굳이 세계를 찾아 떠나지 않더라도 각나라의 정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문화 음식점이 많다는 것 이 확실히 사는 재미 중의 하나입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어느새 식당은 손님들이 거의 다 빠져 나가고 없더라고요. 두시쯤 되었을까요.. 친절한 분들.. 커피 맛도 좋아요~~




식당의 외관입니다. 요가 스튜디오 옆. 멀리 Crowchild Trail 주 간선도로가 보이네요.  어휴 추워라.. 

금요일밤..
오랜만에 기분좋은 과음을 했다.
노란 가로등 불빛이 밤바람에 
꽃잎이 되어 떨어지고 있었다.
내 사는 북촌마을, 까마귀발의 주점은
텅빈 내 가슴만큼이나 썰렁했지만
창백한 맥주잔의 거품은
먼하늘의 별빛만큼이나 따스했다.



.
.
.
그리고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니
오후 햇살은 어느새 그 짧은 여정을
끝내려 한다. 이거야 원..
목빠지게 기다린 토요일인데.
자전거를 탈까하다 뛰기로 한다. 
다운타운으로 고 !

14.7km / 1 hour 23 min.
숙취후 달리기 치곤 ㅎㅎ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