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인생에 곧잘 비교하곤 합니다. "바둑은 인생과 같다." 마라톤은 인생이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등등.. 등산도 그러하죠. 생각컨데 이 모든 것들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아닐까요.
이야기가 있다는 거죠. 클라이막스와 디프레션, 그리고 반전이 있는 한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




Gap Peak 은 데날리가 사는 캘거리에서 약 40여분 떨어진 곳, 록키산 초입의 산으로 해발 고도는 2500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엘리베이션 게인(표고차) 이 1200m 이상으로 매우 힘든 오름이 요구되는 산입니다.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등은 고속도로변에서도 보이지만 여기서 보는 경치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산행은 근처 시멘트 플랜트에서 나는 공해스러운 소음으로 유쾌하지 않은 시작을 해야했지만 오름과 함께 펼쳐지는 파노라마 풍경은 평소 눈 높이에서 지나치며 숱하게 보아왔던 호수 Lac Des Arcs, 그 주변을 뱀처럼 흐르는 푸른 보우강, 그리고 크고 작은 폰드와 레이크, 아름다운 습지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금새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인생의 오르막이 있죠.



경사면에 떡하니 버티고 선 두개의 락밴드 클리프를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서니 눈 앞에 수려한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 림월 마운틴을 배경으로 그라토 산이 나타나 이렇게 캘거리에서 지척인 곳에서도 록키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음에 감탄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즐거움 뒤엔 흔히 고난이 따르죠. 물론 고생 끝에 낙이 오지만요. (그게 인생은 새옹지마 ㅎ)
멋진 풍경을 뒤로 한 채 다시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떼자 우리를 기다린 것은..
공.포.의. 자갈. 스크리. (경사면이 자갈로 되어 한 발 오르고 두발 미끄러지는 구간)
그러나 가까스로 2보 전진 1보 후퇴. '앞으론 이런데 가지 말자구욧 !!"



그러나 오랫만에 진국 같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그 땀 방울방울마다 훌륭한 자연의 멋진 감동을 reward 로 받았기에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의 휴식은 어떤 여행에도 비할바가 없었어요,
재즈 음악과 보사노바 가요를 들으며 다방커피 한잔.. 산정카페가 따로 없었다는..
얼마만에 맛보는 rain and thunder free afternoon 인지 말입니다.



그런 가운데 멀리 희미하게 캘거리 다운타운의 스카이 라인이 보이는 정상에서
뒤로는 장쾌한 록키를 엎고 앞으로는 드넓은 대평원을 품어 막힌 가슴 풀어내고
쳐진 어깨 들어 올린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산행 내내 긍정의 대화, 따뜻한 배려, 정이 넘치는 나눔으로 함께한 산우들이 있어
감동이 배가되었고 더욱 행복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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