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를 산행으로 다닌지 10년이 넘었고 레이크 루이스 일대는 수없이 가본 것  같은데 오늘 산행 목적지 레이크 루이스 뒷편의 Devil`s Thumb, 악마의 엄지척은 그 존재에 대해서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곳에서의 놀라자빠질 만한 풍경 역시 알턱이 없었지요. 아마도 그동안 높은 산 꼭대기만 열심히 쫒아다니다 보니 조금 낮은 곳의 숨은 비경들을 놓친것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악마의 엄지라고 이름 붙였을까요? 생긴 모양이 엄지척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붙였겠지만 이 곳 뷰포인트에서 보는 사방 풍경은 가히 천사가 내려와서 엄지를 들만큼 감동적이니 이름을 Angel`s Thumb 으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하루 전에 이 곳에 갔던 산행팀과  같이 갈 예정이었지만 집안일로 불참하고 아쉬움에 나혼자 다음날 솔로 하이킹을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주었어요. 전 날은 정말 날씨가 안좋았거든요. 오늘 날씨는 한마디로 완벽 그자체였습니다. 


모처럼 혼자 떠나는 록키산행은 여러가지로 매력만점의 여행이었어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가고 싶은대로,

머물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어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솔로 여행의 매력이지요.



록키가 주는 감동은 이곳으로의 운전이 전혀 힘들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Castle Mountain 은 그 만들어진 형상에서 참으로 명산입니다. 



생긴 모양이 톱날같다고 하여 sawback mountain range 입니다. 캐슬 마운틴 근처 하이웨이를 달리며 매번 만나는 이곳의 풍경은 왜 밴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수 밖에 없는지 말해줍니다. 고속도로에서 바로 이런 훌륭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캐슬 마운틴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가장 장 표현할 수 있는 뷰포인트입니다. 사실 제가 사진을 찍은 이곳은 Turnout, 휴게소가 아닙니다. 다소 폭이 넓은 쇼울더가 있는 곳 길 옆에 차를 세우고 약간 걸어 와야 합니다. 보우강과 전나무 숲 그리고 캐슬 산 일대가 함께 어울려 장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해 평균 4백만명이 다녀간다는 밴프 국립공원, 그 대부분이 또 이곳 루이스 호수를 찾을 것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150주년인 올해는 아마도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주차장은 하루종일 만석이어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레인 호수 입구의 피크닉 에어리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저 위로 오늘 제가 올라갈 목적지가 보입니다. 왼쪽 끝이 빅토리아 마운틴 north peak,  그리고 Whyte Mt, 그 바로 아래에 제가 갈 Devil`s Thumb,  그 아래에 Big beehive,  그 오른 쪽 뒤에 Niblock Mt., 그 아래에 St, Piran Mt.  그 밑이 little beehive 입니다. 






Lake Louise는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요 세계 자연 유산의 으뜸 가는, 가히 명불허전의 세계 최고절경 중 하나입니다. 한 해 4백만명에가까운 사람들이 이곳 레이크 루이스를 들른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며 가장 많이 보는 방법은 호수 정면에서 빅토리아 마운틴과 빙하를 뒷 배경에 두고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나 호수가 남서향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역광이 됩니다. 대개 10시가 넘어가면 호수 정면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 힘들어지죠. 특히 인물은 역광으로 인해 새까맣게 나올 확률이 크죠. 


이 때  제가 찍은 이곳, 호텔 후문을 약간 지나 아그네스 티하우스로 올라가는 입구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 역광을 피하며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영을 담기 위해서는 아침 7-8시 쯤에 도착해야합니다. 





데블스 떰을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편도 약 6km 정도, 산행 높이로 800m 정도를 올라야하기 떄문에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르는 길은 매우 즐거운 하이킹 숲길이며 자연 그대로의 미송 숲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Mirror Lake 입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그 유명한 Big beehive 입니다.  이 작은 호수는 고요함이 장점이죠. 그래서 거울처럼 반영이 좋은 호수입니다.



제가 약간 멀리 돌아가려고 아그네스 호수를 가는 가장 보편적인 길인 계단 쪽으로 가지 않고 위로 돌아서 갑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빅 비하이브입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아그네스 호수에 도착했어요.  레이크 루이스 근처에는 유명한 여자 넷이 산과 호수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먼저 루이스 호수의 이름은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넷째 딸 루이스 공주로부터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에메랄드 호수였습니다. 그리고 호수 뒤에 빙하가 붙어 있는 산이 빅토리아 마운틴이고요. 지금 보는 이 호수가 아그네스 호수입니다. 아그네스는 레이크 루이스 일대를 가장 먼저 방문했던 유럽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초대 총리 부인의 중간 이름이 아그네스 입니다. Susan Agnes Mcdonald가 full name 입니다.  이 총리부인은 자신이 가장 먼저 이 호수를 본 유럽 여자인 줄로 알았는데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겁니다.  그 여자 이름이 Agnes 였고요. 그래서 둘이 싸우지 말라고 공통의 이름인 Agnes를 이 호수에 붙여주었습니다. 




이 호수의 매력중 하나는 앞에 보이는 통나무 티 하우스입니다. 직접 만든 빵과 많은 종류의 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자리 잡기 무지 힘든 곳. 



아그네스 호수의 뒤로 돌아왔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엔 완벽한 데칼코마니 반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스위치 백이라 부른ㄴ 지그재그길을 올라야 해요.  앞에보이는 나무는 Larch 라는 침엽 낙엽수죠. 특이하게 노란 단풍이 듭니다.  가을이면 또 이 녀석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록키산이 대만원을 이룹니다. 



카누를 타는 사람이 있네요. 



세인트 파이란 산과 왼쪽의 니블락 산을 배경으로 호수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군요.



지그재그 길은 원래 매우 급한 경사길을 오르기 위한 방편이죠. 상당한 엘리베이션을 오릅니다. 



빅비하이브로 가는 col,고개에서 오른 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늘의 목적지로 가는 길이죠.  위로 오를 수록 가을 색은 짙어집니다.



약간 어려운 구간이 나타났네요. crux 로 불리는 암벽 장애물이죠. 그러나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빅 비하이브가 라르치 단풍으로 뒤덮였군요. 



크럭스를 올라서면 산 허리를 돌아가는 능선 길이 나옵니다. 뒤로 돌아본 모습이에요. 저 아래 레이크 루이스가 벌써 신비한 색을 드러내었군요. 하늘의 구름도 신기합니다. 



능선을 돌아가면 레이크 루이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 빅토리아 마운틴과 그 빙하들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Victoria Mt., 그 왼쪽으로 Mt. Lefroy,  그 옆에 Mt. Mitre,  왼쪽에 일부 보이는 Mt. Aberdeen 입니다. 


 

한 참 뒤로 돌아가니 경사면 scree 가 나타났습니다. 데블스 떰의 정면과 측면은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뒷면은 이렇게 경사면이라

우리가 오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도 경사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힘이 듭니다. 위험하기도 하고요.



또 하나의 Thumb 이죠. Whyte Mt. 에서 뻗어나온 extension peak이죠. 



왼쪽이 니블락 산, 오른 쪽이 세인트 파이란 산입니다. 니블락산은 중간 난이도의 스크램블링 코스인데 세인트 파이란이 쉬운 코스입니다. 



이 곳에서 보는 아그네스 호수는 이제 색깔이 완전히 짙어졌습니다. 



빅토리아 마운틴 르프로이 마운틴 그리고 그 일대 빙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습니다. 



Devil`s Thumb 뷰포인트로 가기전 잠시 이곳에 들러 잠시 사색에 잠겨 봅니다.  자연의 일부로 인생을 관조해보는 시간.. 



이제 마지막으로 올라갈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데블스 떰의 정상은 이렇게 갈라진 바위입니다. 언젠간 이녀석들이 무너지지 않을까요? 그날이 오늘? ㅋㅋ 



뒤로 돌아보면  왼쪽이 Mt. Whyte ( 해발 2983m),  오른 쪽이 Mt. Niblock( 해발 2976m) 입니다. 둘다 올랏던 산인데 니블락 산은 두번 올랐고 와이트는 한 번 올랐습니다. 



오늘의 산행 목적.. 이 뷰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빅비하이브를 가운데 두고 왼쪽에 아그네스, 오른 쪽에 레이크 루이스, 그리고 그 자우로 세인트 파이란, 페어뷰 마운틴, 멀리 보우벨리의 장관과 그 뒷편의 산군들까지... 레이크 루이스 일대에서 이만큼의 경치를 제공하는 곳은 이 곳 외에는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른 쪽으로 레이크 루이스와 해발 2744m의 페어뷰 마운틴



왼쪽으로 아그네스 호수와 리틀 비하이브



아그네스 여인과 루이스 공주 사이에 제가 끼어들어 섰습니다. 행복한건가요? ㅋ 



그리고 뒤로는 Mt. Aberdeen 의 빙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다시 한 번 해발 3,464m 의 빅토리아 마운틴과 빅토리아 빙하가 그 장엄한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뷰는 가히 록키에서 최고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호수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합니다.  호수의 색깔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름을 루이스 에메랄드로 바꿔야할 듯합니다. 



이건 또 짙은 불루 사파이어같다고나 할까요.



이곳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죠.



그들이 관광객이라면 본전은 다 뽑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요?



관광객의 따님이 완전히 이 경치에 매료되어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저 역시 한 참을 머물렀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결국은 가다가 도로 돌아와서 한 번 더 보고 갔답니다^^



그리고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약간 더 먼길, Highline Trail을 따라 Lake shore 로 걸었습니다. 호수 뒷편입니다. 호수에 공급되는 물이 많이 줄어서 이렇게 관광객들이 호수 삼각주 지역을 마음껏 들락거릴 수도 있게 되었네요.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이 호수에 참 잘 어울리는 건축물입니다. 



호수 뒷편 암벽엔 항상 롹클라이머들이 있습니다. 이 곳은 유명한 암벽등반지입니다. 



호수 뒷편의 모습이 평화롭네요.. 



에메랄드 빛 호수 역시 잔잔합니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70M 정도라죠.




커누를 즐기는 관광객들.. 특별한 추억이 되겠죠. 저는.. 한 번도 안타보았지만.. 원래 거주민들은 안타는거라면서요 ㅋ 



하늘도 청명하고 산불 스모크도 사라져 최고의 하이킹이 되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입니다.



호수에서 나온 물이 이제 긴여정을 시작합니다. 






물이 얼마나 찬지 1분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 한 번 쯤 자볼만하죠. 값이 너무 비싸요 ㅜ 


악마의 엄지척 하이킹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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