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아침 식사용 음식 중에 자주 먹지 못하지만 늘 그 맛이 그리운 것이 팬케익입니다.

계란과 밀가루로 만든 케익에 캔케익 시럽(캐나다에선 매이플 시럽) 을 얹어서 먹는 간단한 음식이죠.

사실 제가 캔케익을 좋아하는 것은 빵때문이라기 보다는 시럽의 단맛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그동안 저는 무식하게도 팬케익이 북미의 음식인줄 알았는데 이 또한 유럽으로부터 건너온 음식일 뿐 아니라

그 역사가 무지하게 오래되어 이미 석기 시대 때도 팬케익이 있었다고.. 그러나 팬케익이라는 이름은 북미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군요.


그리스 로마시절에 이미 밀가루와 올리브 오일 우유 꿀 등으로 팬케익을 즐겼다는 이야기에다 세익스피어 희곡에도 등장한다든가 하는 것을 보면 이미 유럽에선 널리 먹던 음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19세기 미국에서 아침 식사의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하여 

일종의 미국식 아침식사의 하나의 클래식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조금 해보니 네덜란드 역시팬케익의 본고장 중 하나더군요. Pannenkoeken, 즉 dutch pancake을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그런 모양의 팬케익외에도 매우 다양한 모양 케익을 만들어 내어놓고 단지 빵만이 아닌 베이컨 햄, 그외 고기등과 함께 요리하여 내놓기도 하고 그들이 쓰는 시럽도 maple syrup 이 아니라 네덜란드식 시럽(stroop)을 사용하며 그외 불루베리 잼등을 함께 제공하는 등 팬케익이 간단한 아침식사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훌륭한 요리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캘거리에도 이런 네덜란드 정통 팬케익점이 있었습니다. Pfanntastic Pannenkoek Haus !!

가게 이름만 봐도 뭔가 다르지 않습니까?  아니나 다를까 교통도 약간 불편하고 가게 건물은 오래되어 전혀 세련되어보이지도 않은 곳에

그저 동네 골목 식당처럼 자리잡고 있었지만 그동안 맛본 어느 팬케익보다도 맛있었고 과연 정통네덜란드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메뉴가 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아니 팬케익점이 이래도 되는거야? 멋취 멋취 버라이어티 옵 초이스 !! 결정 장애가 있는 분들에겐 어려운 집입니다.


어쨋거나 엄지척 !! 



캘거리에 있는 각국의 정통 요리점처럼 이곳도 과연 오리지널 네덜란드인 가족이 family business 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브런취 개념으로 갔었는데 약간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거의 만석이었습니다.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고 젊은 연인들도 꽤 보이더군요.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Dutch syrup, Stroop 입니다. Van Gilse 사의 Schenk Stroop 인데 팬케익용입니다. 메이플 시럽보다 좀더 짙은 갈색이며 더 뻑뻑합니다. 그런데 단맛이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은근히 맛있었는데 팬케익과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었습니다. 


네덜란드 시럽, Dutch syrup 하면 대개 stroopwafel 이 유명하더군요. 와플 사이에 넣는 캐러멜시럽을 말하는 데 우리가 오늘 맛본 것은 과일(대개는 사과, 또는 배) 을 오래도록 고아서 끈적한 고형의 시럽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추천하신 Dutch pea soup 입니다. 맛이 기가 막혔어요. 이것 먹으러 또 가야할 정도.. 






비주얼이 그냥 팬케익이 아닙니다. 무슨 파전같기도 하구.. ㅋㅋ 




원래는 불루베리 잼이 얹어져 나오지만 우리는 사이드로 달라고 했습니다. 그냥도 먹어보고 같이도 먹어보고 양도 우리가 조절하고 그러려고요 ㅎㅎ 사이드로 시킨 것이 좋았어요. 





이건 우리가 흔히 보는 그 팬케익이죠.  아마 classic 어쩌고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밀가루 반죽에 우유와 계란 등이 비율적으로 잘 들어갔는지 식감이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비프나 뭐 이런 것이 들어간 오물렛형 팬케익을 시켰나 봅니다.  아내는 언제나처럼 Plain 한 것.. ㅎ





더취시럽을 약간 얹어서 먹어보니.. 오마이갓 !! 열판이라도 먹을 수 있을만치 질리지 않는 단맛에 고소함까지.. 




불루베리는 왜 이리 큰지.. 그 꽉찬 식감과 맛에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




불루베리 잼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양도 많이 주고 더 달라면 더줍니다. 그냥 듬뿍 얹어서 먹어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나중엔 남은 케익을 불루메리 잼에 아예 뒤범벅을 해서 먹습니다. 



어느새 없어졌엉 ㅜㅜ 


지금 이 후기를 쓰는 중에도 입엔 군침이 하나 가득입니다. 정통 네덜란드식 팬케익.. 꼭 한 번쯤은 먹어봐야할 음식입니다. 

식당의 벽엔 암스테르담 사진과 네덜란드 사진이 가득하던데.. 암스테르담 가도 이런 맛일까요?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나 캐나다에는 굳이 세계를 찾아 떠나지 않더라도 각나라의 정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문화 음식점이 많다는 것 이 확실히 사는 재미 중의 하나입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어느새 식당은 손님들이 거의 다 빠져 나가고 없더라고요. 두시쯤 되었을까요.. 친절한 분들.. 커피 맛도 좋아요~~




식당의 외관입니다. 요가 스튜디오 옆. 멀리 Crowchild Trail 주 간선도로가 보이네요.  어휴 추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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