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는 겨울나라, 연중 하늘에서 내리는 것의 대부분은 하얀 눈이라
이골이 날만도 하지만 눈이 내리는 날은 한의원 예약 손님 대부분이 취소합니다.


밤에 눈은 그치겠지만 아침 체감 온도가 영하 33도까지 간다니
내일도 쉬는 날이나 다름없겠네요. 쉬엄쉬엄 일하라고 가끔씩 폭설이 오나봅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 동네 설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이 중에 우리집 있어요^^ 



새로 이사 온 이웃집인데 좋은 분들이기를 ㅎ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같아요.



조금 멀리서..



언덕에 올라보니 과연 설국이네요.



추우나 더우나 눈이 오나 부지런한 dog walker 들..



무슨 열매더라..



소담스럽다고 하나요



이웃 동네 가는 길이에요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에 눈이 내리면 훨씬 보기가 좋아요.  오히려 따뜻한 마음이 들죠.



예쁘죠?



조금 떨어진 동네의 연못 풍경입니다. 스케이트장이죠. 


이 눈위에 매플 시럽 얹으면 maple syrup on snow, 즉 maple taffy 가 됩니다. 맞난 눈 사탕이죠.





단풍시럽을 깨끗한 눈위에 부어서 돌돌말면 이렇게 캔디가 됩답니다. 캐나다 특산이에요.^^





캐나다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을 들라면 단연 이것, 캐나다는 Park 의 나라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 Banff National Park 인것만 봐도 일찍부터 공원에 눈을 뜬 나라입니다.

캐나다 전역이 공원이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자연 보존에 힘을 쓰는 나라이다 보니 수많은 국립공원에외도

주립공원 시공원 동네공원 등 가히 캐나다는 Park씨 천국입니다.

어렸을적부터 완월폭포, 만날재, 가포 본동 등등 자연을 찾아 놀러다녔습니다. 서울에서 삶의 터전을 잡은 이후 대도시의 복잡함 속에서

늘 탈출을 꿈꾸곤 했었는데 캐나다 이민을 와서 비로소 내 오랜 한가지 꿈을 이룬듯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우리집에서 10분 남짓한 곳에 있는 주립공원, Glenbow Ranch provincial Park입니다. 보우강변에 위치하며 공원 면적이

여의도의 약 1.7배 가량 되는 자연그대로의 환경공원이죠.

100여년도 전에 유럽에서 이주하여 목장을 하던 사람이 땅을 기증했고 알버타주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이곳을 보존하며 시민 휴식공간으로

내어주었습니다. 아무튼 이 나라 사람들은 돈이든 땅이든 뭐든 공익을 위해 기증을 참 잘하는 데 개인과 사회의 합리적인 상호작용이 살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양자가 서로 주고 받으며 때론 독립적으로 때론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죠.

이 넓디 넓은 공원은 사방이 뚫려 막힘이 없고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며 자전거길도 만들어져 있고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목초지 언덕에 서서 록키산을 배경으로 흐르는 보우강변의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그야말로 힐링타임이 됩니다.




곳곳에 개인 땅도 있지만 평화로운 목초지의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공원 입구에 팻말 하나도 소박하고 자연스럽게.. 멀리 록키산을 배경으로 강과 목초지와 언덕들.. 그리고 야생의 자연그대로의 공원.



포장된 길도 있어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흙길도 있어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줍니다. 




흰머리 독수리의 서식지임을 안내해주는 데 운이 좋으면 독수리가 사냥하는 장면도 볼 수 있죠. 



알버타의 하늘, 캘거리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르릅니다. 하늘만큼은 세계최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의 얼굴을 지녔어요.




언덕위의 길은 시골길처럼 정겹고 사랑스러워요.




워낙 겨울기운이 강한 캘거리여서 여름에도 금방 가을 기분을 느끼게 되죠. 푸르고 청명한 가을 하늘 같아서 슬플때도 많아요.




역시 야생화도 많아서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Yarrow 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구요



알버타 주화인  wild rose 랍니다. 극우 보수당의 당명이라서 웬지 친근하지가 않아요. 너무 정치적인가요?



옛 목장의 흔적이죠.  길을 벗어나 풀숲으로 들어가면 최고 5000불의 벌금을 매기겠다는 엄포. 이나라의 벌금은 무지막지합니다. 



탁트인 공원길, 인적도 드문 이런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삶의 행복지수가 팍팍오르는 느낌입니다. 



야생 베리가 아닌가 싶어요. 청초한 아줌마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하이킹 길은 이리저리 연결되고 이어져 끝도 없이 걸을 수 있답니다. 오르막 내리막 다 있어서 운동에도 물론 좋구요.




멀리 캘거리 다운타운이 보이네요. 오른 쪽으로 스키점프대가 있는 올림픽 공원이 보이구요. 



반대편으로는 역시 록키산이 멀리 있어요.  캐나다는 재미없는 천국이라는데.. 



글렌보우 공원은 어느 계절에 와도 좋은 곳입니다.


캐나다는 보편적 의료보장 시스템 universal health care system 의 나라다. 즉 전 국민은 누구나(이민 영주권자 포함) 국가로부터 의료혜택을 차별없이 받으며 비용은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간단한 감기나 복통의 진료에서 부터 암이나 각종 희귀병에 이르기까지 치과 진료를 제외한 모든 병의 검사, 진단,치료는 국가가 책임지고 시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국민은 패밀리 닥터(가정의) 를 정할 수 있으며 가정의의 진단과 의뢰로 혈액검사, 초음파 xray, MRI 등 진단검사를 무료로 받을수 있고 약과 치료 처방을 받거나 전문의에게 보내진다. 전문의와의 만남을 통해 수술을 포함한 필요한 치료를 받거나 추가 진단 및 검사, 처방을 받게 되는데 물론 모두 무료다.

진단 방사선검사 등은 각 지역마다 있는 정부 의뢰 기관에 예약을 하여 받게 되고 혈액 및 소변, 심장 검사등은 역시 각 지역별로 있는 정부 혈액

검사소에서 받는다. 모두 예약을 하거나 선착순으로 기다려서 받게 된다. 역시 무료다.

예를 들어 위 대장 내시경은 50대 이상에게 흔히 권고 되는 바 패밀리 닥터에게 의뢰하면 우선 대변검사를 하게 되고 헤리코 박터 검사를 병행 하기도 한다. 그 후 내과 전문의와 약속을 하여 상담을 받고 종합병원에 가서 위 대장 내시경을 받는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무료다.

부인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나 패밀리 닥터는 2년에 한 번 씩 PAP test를 시행하며 임산부의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와 만나 임신 및 출산 케어를 받고 종합병원에서 출산하게 된다. 역시 무료다.

모든 응급환자는 각 도시별로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간다. 앰뷸런스를 부를 수 있으나 대부분은 본인 부담이다. (30만원 가량청구된다. 이경우 대개 응급실에서 우선적으로 진료 받는다.)캘거리엔 모두 5군데의 종합병원이 있다.

심장수술과 각종 이식 수술 역시 모두 무료이며 누구나 차별없이 받는다. 얼마전 오랜만에 찾아온 한국인 2세 환자가 있었는데 그동안 왜 안왔냐니까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과정이 파란 만장했는데 모든 치료가 무료로 이루어져서 캐나다가 더없이 고마왔다고 말할 때 이 의료시스템의 장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런 보편적 의료 시스템은 1947년 사회민주주의 당이 사스캣취원 주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고 캐나다 자유당 피어슨 수상이 1966년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했다. 의료보험료 징수는 주마다 다른데 내가 사는 알버타 주는 의료보험료도 무료다. 인근 BC 주는 가정당 3개월에 약 6만원 정도 내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지상 천국의 의료보장제도를 시행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많은 캐나다 시민들은 캐나다 의료보장 시스템에 불만이 많다.

그 첫째 이유이자 심각한 이유이기도한 것은 wait 다. 한국처럼 아플 때 그 즉시 어떤 병원이든 찾아가서 바로 진료받을 수 없다. 가정의를 만날 때도 반드시 예약을 해야하는데 당일 예약은 거의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Walk-in 이라고 해서 예약없이 찾아가서 기다리면 당일에 만날 수 있기는 하지만 몇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모든 가정의가 다 walk-in 을 받지는 않기 때문에 때로는 임시로 자기 가정의가 아닌 의사를 만나야 하기도 한다.

전문의는 반드시 가정의의 의뢰로 만날 수 있으며 이 역시 길게는 몇개월씩 기다려야할 때도 있다. 응급실의 경우 의사를 만나기까지 최소한 한 두시간, 길게는 4-5시간도 기다려야 한다. 물론 먼저온 순서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위급한 순서대로 의사를 만난다. 따라서 운이 나쁘면 먼저 왔음에도 위급한 정도에 밀려 계속 뒤로 밀리기도 한다. 응급실에는 어떤 병이든 찾아갈 수는 있으나 응급상황이 아닌 병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치를 안해주기도 하며 가정의에게 가도록 조치한다.

얼마나 기다리냐 하면 백내장 수술의 경우 1년 정도는 기다린다. 물론 의미는 있다.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시급한 정도에 따라 분류하기 때문이다.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있기에 최소한 그런 기간 안에는 받을 수 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날짜에 받을 수 있지 않다는 얘기다. 불편한대로 계속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MRI 촬영 역시 대부분 6개월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허리 디스크로 왔는데 MRI가 필요하다 하면 6개월 후에 촬영한다는 얘기다. 대부분은 그 때가면 증상이 호전되어 있다. 물론 당장 수술이 필요할 만큼의 심각한 상태라면 응급실에서 조치가 가능하겠지만. 그러나 그외 검사는 대체로 수일 안에 받을 수 있다.

공황장애 또는 중증 우울증의 경우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야 하지만 그 다음날 당장 볼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이런 경우의 환자들은 일분일초가 지옥같은데.. 물론 급한대로 신경안정제같은 것은 바로 처방받을 수 있다.

캐나다에서는 죽을 만큼의 병에 걸리지 않으면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다 보면 저절로 낫기도 하고 그만큼 약을 안먹으니 내성같은 것도 덜생기고 그래서 나같이 돈받고 치료해주는 한의사나 물리치료사 등이 먹고 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암이나 희귀병의 경우 환자 본인 내지는 가족이 받는 헤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비싼 항암치료나 수술, 입원 등 모든 것이 무료이기 때문이다. 유방암의 경우 재건 수술 역시 무료다. 수술후 사후 관리와 모든 처치 및 치료가 무료다.

환자를 돌보는 것 역시 병원에서 책임지기에 한국처럼 보호자가 곁에 있을 필요가 없다. 물론 가족이 하는 것만큼 자상하고 세세하게 돌보진 않지만 보호자가 24시간 붙어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돈주고 간병인을 사는 시스템이 아예없다.


소아병원 역시 부모가 간병하지 않는다. 병원측에서 24시간 치료하고 간병한다. 따라서 부모는 여전히 자신의 일에 종사하며 아이를 치료에 맡길 수 있는 것. 죽음이 임박한 노인들의 경우 역시 널슁 홈에 들어가 24시간 간병을 받는다. 국가가 책임지며 개인이 부담하는 것은 없다. 물론 가족들이 곁에 있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내가 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 및 간호 조무사나 행정업무 종사자들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환자나 가족들의 이런저런 요구나 불만은 꼭 필요한 경우외에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자기들이 필요하다고 여겨 알려주는 것외에 묻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자상하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법이 없다.

캐나다에서 과잉진료란 아예없다. 그러나 과소 진료 내지는 소홀 진료는 있는 것 같다. 환자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아니니까 힘들여 친절할 필요가 없고 병원도 폼나게 지어 놓을 필요없으니 각 의원 급은 우리나라 시골 병원 같고 극히 일부지만 어떤 전문의 병원은 아예 창고같은 데서 하고 있고 그래도 환자로 넘쳐나고 패밀리 닥터들은 환자를 많이 받는다고 돈을 더 많이 버는 것도 아니라서 일정 이상 환자가 차면 아예 예약도 받지 않고 새환자도 받아주지 않는다.

의사들 중에는 경쟁이 없으니 공부를 안해서 아예 뭘 모르는 의사들도 많고 매너리즘에 빠져 맨날 약처방이나 하고 검사 의뢰나 하고 의사짓하는 분들 수두룩. 그래서 의료적체나 낮은 수준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높지만 결국은 이게 국가 예산의 문제인데다 환자 자신의 세금으로 개선될 수 있으니 한계가 뚜렷해서 환자들도 그러려니 하는 형국이다.

그래서 일부 국민들은 지속적으로 프라이빗 헬스 케어를 도입하자고 나오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대해 심각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내돈 내고 우선적으로 질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대다수 서민들은 안그래도 불만인 공적 의료 서비스가 더욱 형편없어질 것이란 점이 명약관화하다고 보기때문이다.

사적 의료시스템 도입은 대개 보수당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보수당을 지지하는 대다수의 서민 보수주의 국민들은 이 것 만큼에는 결사반대하는 실정이다. 얼마전 보수당 당수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한 정치인이 사적 의료 시스템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사적의료제도 반대를 들고 나온 완전히 무명 초짜 여성 정치인에게 어이없어 패배한 케이스를 보더라도..

이웃 미국의 수많은 의료보험없는 사람들이나 낮은 수준의 보험에만 가입한 사람들에게 캐나다는 의료천국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산층 이상의 회사 복지가 잘되어 있는 사람들 눈에 캐나다 의료제도는 무식한 사회주의 갑갑한 의료제도에 불과하다.저렴한 의료보험료에 국민 개보험을 실시하는 한국에서 온 대다수의 사람들은 캐나다 의료제도를 한결같이 싫어한다. 의료제도와 기술등에서도 불만이 매우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프면 한국 가고 한국에 가서 종합검진도 받고 한다. 심지어 암이 걸리면 공짜로 치료해주는 이곳보다는 보험도 안되는 한국에 가서 암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불신이 낳은 결과다. 그래서 돈만 쓰고 역시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한 채 말기로 되돌아오는 수많은 케이스를 보았다.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은 호불호가 명백히 갈린다. 혜택을 입은 사람들에게 캐나다 의료제도는 천국의 제도다. 그러나 느려터진 데다가 친절하지도 않은 의료 서비스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저주의 대상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의료적체 등의 제도의 개선 여지는 분명히 있으나 공적 의료시스템의 근간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적어도 노인되는데

의료비 걱정은 안해도 되니까. 소득이 좀 없어도 병원 치료 받을 건 다받을 수 있으니까. 어느정도 살만한 가정의 내가 아는 한 여성은 유방암 수술 두 번 받고 재건 수술까지 받고 항암치료에 사후 관리를 모두 받고 지금 10년째 살아 완치 판정을 받았다. 물론 돈이 하나도 안들어가 그 사람은 캐나다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의 아내가 췌장암에 걸렸는데 초기에 소홀 진료로 발견하지 못하여 한국으로 가서 확진 받고 치료받고 있는 한 친구는 캐나다라면 치를 떨며 욕을 한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나의 예)


아내가 아보카도를 자르다 손가락을 칼에 베었다. 즉시 응급실로 달려갔다. 먼저 분류 간호사를 만나 심각한 정도를 판정 받는다. 출혈이 지속되고 있지만 간단하게 지혈붕대를 감은채 일반 환자로 분류하여 기다리게 한다.

전광판에는 의사를 만나기까지의 대략의 시간이 나와있다. 토요일 저녁이라 다소 바쁘다. 2시간 20분.(이게 요즘 엄청 좋아진 결과다. 옛날에는 5-6시간 심지어 8-9시간도 기다렸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기다리더 죽은 환자도 있었다 헐 !!!)

그러나 그날 따라 급한 내과 환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 뒤에 온 환자들도 먼저 불려 들어갔다. 아내의 손가락은 조금씩이지만 여전히 피가 나고 있다. 세시간이 흘렀다. 드디어 호출. 침대가 배정되고 간호 조무사가 와서 보고 가고 인턴 의사가 와서 보고 갔다. 담당 의사가 곧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또 한시간이 흘렀다. 급한 외상환자가 들어와 또 순번에서 밀렸다. 다시 30분이 지났다.

마침내 의사가 들어왔다. 신경 테스트를 한다. 모든 신경 양호하고 clean cut 이라 다행이라고 말해준다. 젤을 바르는 마취를 할 것인지 주사로 할 것인지 정하라고 한다. 젤마취를 선택했다. 마취될 때까지 다시 40분 기다린다. 모두 5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시술이 시작되었다. 자기가 시범을 한 번 보인 후 인턴 의사에게 나머지를 맡긴다.

앳된 인턴의사는 내가 옆에서 빤히 보고 있어서 그런지 긴장감이 역역한채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6바늘을 꿰맸다. 그리고 담당 의사가 와서 보더니 잘 꿰맸다고 칭찬한다. 우리가 있으니 칭찬했겠지. 내가 보기엔 가르쳐 준대로 안하더만. 어쨋든 그런대로 잘 시술된 것 같기는 하다.

담당의사는 간단한 주의사항을 알려준 뒤 10일 후에 가정의를 만나 실을 뽑으라고 한뒤 끝났다며 바이바이. 간호사 들어오더니 파상풍 예방주사 한대 놔주고 모든 치료 끝. 항생제 처방은 없냐니깐 염증도 없는데 무슨 항생제? 하며 집에 가란다. 이건 잘하는 짓이네.

아무튼 돈 든거는 없다. 시간은 6시간. 손가락 자상 꿰매는 데 든 시간이다. 매일 집에서 한 번씩 일회용 밴드 좀 괜찮은 놈 하나 사서 내가 교환해주고 있다.




오랜만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나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올해 1월 파이프 라인에서 스키를 타다 무릎을 다친 후 11개월 만이니까요 
흠.. 어차피 그후 7개월은 눈이 없었넹.. 아무튼 중요한 건 아니고..

오늘 역대급으로 중요한 뉴스는 드디어 제가 그 한 많은 불루베리 고개라는 곳을 올라섰다는 거예요.
그동안 숱한 산을 오르고 다녔지만 그 어느 산보다도 제게 힘들었던 이곳. 
크로스 컨트리 스키로 두 번의 절망적인 실패를 딛고 세번 째만에 그 고개 꼭대기에 올라가 인증사진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캐나다의 겨울은 추운 반면 그래서 겨울 스포츠의 왕국이란 것입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다운힐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매우 자연 친화적입니다.슬로프를 만들 필요없이 여름 하이킹 코스에 자연적으로 쌓인 눈을 다지기만 하면 누구든 와서 탈 수 있으니까요. 

'누구든'...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다운힐에 비해 배우는 것이 쉽긴 해도 반드시 기초적인 자세와 기술등은 배워야하고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수년전 입문하면서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그냥 난 코스에 달라 붙었고 당연히 이곳 불루베리 힐 고개에서 큰 부상을 입고 말았죠. 




아.. 여기 오기까지 거의 5년은 걸린 것 같네요.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은 강사수준이지만 실제는 망통.  강사자격증 있는 친구로부터 개인 레슨 받아가면서 어렵사리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려가는 것.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다운힐 스키와 달리 발뒷꿈치가 스키바인더와 떨어져 평지와 경사를 걸어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스키가 매우 좁아 다져진 눈위에서만 탈 수 있는데 이것을 그루밍이라고 부르며 정부에서 록키산 공원의 여러곳에다 코스 셋업을 해놓습니다. 

스키 코스 출입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누구든 기초만 배우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가 있어 겨울 스포츠로 더할 나위가 없죠.



몇년도 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암튼 제가 처음으로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신고 따라온 곳이죠.  근데 그 때 여기까지 오면서 이미 제 몸은 제몸이 아니었어요. 가파른 경사가 반복되는 코스를 날고 기던 사람들 따라 쌩초보가 이까지 올라온 것도 기적. 불루베리 힐 올라가는 길목은 그래서 제게 아픔의 삼거리입니다. ㅋ 




그 한많은 고개에 올라서니 Kananaskis  Lake 의 멋진 장면들로부터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다가 이 나무들에 걸렸어요. 처음으로 든 생각이 ' 이나무 잘라버려야겠네..'  근데 제 친구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돌아오는 길에 알았죠. 두사람이 합의했으니 언젠가 잘려 나갈 것 ㅋㅋ 




함께 동행한 친구들에게 무지막지한 감사를드리고.. (내려가는 걱정은 나중에 ㅋㅋ) 무엇보다 크로스컨트리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으로 자세며 터닝 및 정지 기술에 넘어지는 기술까지 모두 한 번에 갈쳐주신 마당 강사님께 무한 감사드리고.. 



여기는 안갔어요^^ 제가 수차례 다치고 좌절하며 얻은 교훈이 모냐하면... 잘될때.. 재미있을 때 그.만.하.자.

까불다 한방에 훅간다 !!  바로 이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일행 중 유일한 부부참석자였던 두분 사진 잘 찍어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정말 카메라고 뭐고.. 손이 시려 죽는 줄 알았어요^^ 



이 장면.. 뭔가 스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같은 것 자아내게하는 느낌으로 보기 좋았어요.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렀고 아침 영하 14도에 바람이 몸시 불어 체감 온도 영하 25도는 족히 되었음직한데도 마음은 외려 따뜻 포근 ㅋㅋ 




스키 실력은 최하였지만 ㅋ 캐나다 살면서 터득한 것 한가지.  아웃도어 못할 수록 더 복장을 갖춰야 없어보이지 않는다 ㅎㅎ 




Hay 가 있는 풍경, 우리가 아는 가장 이국적인 모습 중 하나가 아닐까



사방 둘러봐도 너른 목초지뿐인 곳, 소가 풀을 뜯는 모습 아니면 이렇게 해이가 말려있다.  알버타 시골의 대표적인 모습 중 하나.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10분만 나오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대저택들이 뛰엄뛰엄 있는 곳.. 대표적인 전원주택




해이 농사는 대개 이모작이나 삼모작이다. 천수답마냥 그냥 내버려 두면 풀이 자라고 그걸 잘라 돌돌말아놓으면 다시 풀이 자란다. 



알버타의 시골 풍경은 한마디로 고요와 평화 그자체다.  지나치게 넓은 땅에 희박한 인구는 도대체 뭘 할 수가 없는 곳, 



이 너른 들판엔 당연히 농장주나 목장주가 사는 집들도 있다. 



차도 잘 다니지 않는 길.. 한적하게 드라이브하기에 알맞지만 한구석의 쓸쓸함은 어쩔 수 없다. 



역광을 받아 온 대지가 누렇게 물들어 갈즈음.. 집으로 돌아간다. 



해이가 있는 풍경.. 내 사는 곳의 고즈넉함이다.

캐나다하면 단풍나라인데 메이플 나무를 비롯한 빨간 단풍이 장관을 이룬 모습을 상상하시겠지요.

저역시 캐나다로 이민 오면서 그런 줄 알았죠.  화려한 붉은 색으로 뒤덮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설레이죠.

그러나 제가 사는 서부 캐나다는 붉은 단풍이 거의 없습니다. 완전히 노란색 일색이죠. 약간 주황 색도 있긴 합니다.

물론 작은 관목들은 붉은 색이 좀 있어서 그것으로 단풍의 맛을 느껴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노란 단풍 일색도 좋아서 충분히 즐거워하고 감동도 하고 그랬지만 갈수록 좀 지겹기도 했는데 

요즘 다시 노란 이 단풍(사실은 황풍이지만) 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수수하고 보기에 편안하고 어떤 것은 정말 샛노란 색이어서 매우 화려하기도 합니다. 


캘거리는 해발고도 1000m의 건조한 산악형 도시로 활엽나무들이 자라기에 썩 좋은 환경이 아니기에 

해수면 지역들에 비해 수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그 풍성함에서도 많이 불리하지만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올드타운과 공원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 조성된 숲으로 인해 가을 단풍을 즐기기에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캘거리 시민의 식수원, 글렌모어 저수지 호수공원을 찾아 보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한의원에서 차로 불과 7-8분정도의 거리에 이런 호수가 있다는 것이 큰 선물입니다.  이 공원은 여름 바베큐 피크닉으로 매우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산보와 조깅, 자전거 타기에도 최상의 환경이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요트와 카누,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식수원임을 감안하면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관리하는 당국이나 상수원 보호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카약으로 넓은 호수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입니다.




호수 상류쪽에는 elbow 강이 유입되는데 주변이 습지처럼 되어 매우 환경친화적인 모습이며 아름답습니다.  이 사이를 카누로 다니는 모습이 참 멋지네요. 꼭 해보고 싶은데.. 내년에는 시도해볼려고 합니다.



호수변을 따라 조성된 오솔길은 걷고 뛰고 저전거 타기에 좋습니다. 대부분의 구간이 걷고 뛰는 길과 자전거 길이 분리되어 있어 안전한 편입니다.




날씨가 좋으니 피크닉 나온 사람들도 많았구요..  이런 환경에서 바베큐를 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죠.  단 음주는 금지되어 있죠.  

캐나다는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음주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자전거타는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행복이 느껴집니다.



공원은 모두에게 누구나에게 이런 삶의 여유를 주기에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이지요. 




전망 좋은 곳엔 언제나 나무벤취가 기증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난 후 모두에게 쉼터로 남겨진..



이 정도면 근사한 단풍길이죠.  자전거는 시속 20km 제한입니다. 보행자와 서로 지키고 양보하니 거의 문제가 없죠.



아이들 자전거족도 점점 많아지는 캘거리입니다. 낸쉬 시장의 자전거 친화도시 플랜 덕분이져.



자전거 연인들..



아내와 함께 나선 길이었어요



                                                                모델 되기란 쉽지 않아요^^ 



글렌모어 공원에 가을이 깊어가고

연인들의 사랑도 깊어갑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엔 너무 많아요..

캐나다에서 사는 즐거움 중의 하나로 야외 바베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맑은 물가 수려한 경치 속에서 자연에 흠뻑 취한 채 맛난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음식을 먹고 나서 주변에 방해되지 않게 음악도 들으며 모닥불 앞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낭만적일 뿐 아니라 평화로운 휴식의 기회이며 특히 여름이 귀한 캘거리 시민들에게는 소중한 일상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은 집에서 30분 정도 운전하면 다다를 수 있는 곳, 카나나스키스의 Mt. Lorette Pond (로렛트 연못)라는 곳에 아내와 둘이서 나왔습니다. 수정처럼 맑고 고요하며 예쁜 자연 연못인데 주변엔 수려한 산들이 있고 빼곡한 숲이 있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낚시도 가능하고 연못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꼬마들은 자전거도 타고 어른들은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갖는 곳입니다. 






로렛트 폰드는 저녁 시간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물은 언제나 맑고 고요하죠. 너무 맑아서 고기가 살 수 있을까 싶죠. 숨을데가 없을 듯 해서 말이죠. 올해는 전체적으로 록키의 물이 많이 줄었는데 여기도 수위가 많이 낮아 졌습니다. 




폭염에 웬 모닥불? 그러나 캘거리는 여름이 무덥지 않습니다. 올해 유난히 덥긴 했지만 록키로 들어와서 그늘이 있는 곳이며 서늘하기까지 하기에 여름이더라도 모닥불은 피크닉에 안성맞춤이죠. Fire pit이 설치된 곳에서만 저렇게 불을 피울 수 있습니다. 




피크닉 테이블에 오늘의 음식들이 차려졌습니다. 모닥불에서 고기를 굽고 부루스타로 라면을 끓입니다.

원래 술은 마시면 안되지만 스파클링 와인을 한잔 마시기로 합니다. 술은 이게 전부. 애교로 ㅋ 





요즘 이 라면이 떠서 삼* 에서 갈아타기로 합니다. 사실 이라면은 옛부터 맛이 좋았습니다. 



평소 육류를 잘 먹지 않는데 오늘은 그런 날이니만큼 안창살로 오랜만에 고기맛을 보았습니다. 맛이 좋았어요. 

요즘 인류학에 대한 공부를 좀 했는데 육식은 역시 현생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더라구요. 

많은 자연주의자들과 일부 베건들은 육식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닌데 지나치게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라면의 매력은 꼬불꼬불한 면발에 있죠. 약간 노란끼가 도는 것과 함께.  원래 야외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게 라면입니다. 




국립공원, 주립공원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엄격한 법으로 보호되고 통제되고 있죠. 취사 구역이 정해져 있어 함부로 음식을 해먹지 않으며 쓰레기 관리도 철저하여 자신의 쓰레기는 반드시 자신이 치워야 하기에 늘 주변이 깨끗합니다. 공원에는 피크닉 시설들이 깔끔하고 편리하게 조성되어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높은 의식으로 규정에 맞게 잘 이용하기에 공원에서 눈살 찌푸리는 일같은 것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음주에 관한 규정도 엄격해서 시내 및 자연 공원에서 음주가 허용되지 않아 과음으로 인한 소란스러운 일이 전혀 없습니다. 바베큐하며 술한잔도 못하는 규정이 다소 지나친 면도 있지만 공공의 행복을 위해서는 매우 당연한 조치인 것이 공공장소에서 음주로 인한 불상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주는 장점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이럼에도 아내가 좋아하는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을 딱 한잔 분량만 가져와서 서로 나누어 마셨는데 이정도는 불문율로 허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혼자 생각입니다 ^^





경치좋은 곳에서 조용하게 즐기는 피크닉은 참으로 캐나다다운 일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버팔로 베리. 곰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죠. 이게 빨갛게 익는다는 것은 가을이 스며들어오고 있다는 뜻이죠. 세상은 이렇게 자기만의 시간표를 가지고 바쁘게 움직이되 그것들이 서로 잘 조화되고 있다는 것에 경외감을 가집니다.



aster flower 입니다. 로렛트 폰드에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선명한 보라색이 연정을 불러 일으키는.. 



이 고운 분홍 빛의 야생화는 fireweed.  불난 곳에 가장 먼저 자란다는  꽃입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이겠죠. 



로렛트 폰드의 반영은 유명합니다. 물이 하도 고요해서 명경지수죠. 낚시데크입니다. 송어가 잡힌다고 하는데 한 번도 본적은 없어요.




호수의 이름이 된 Mt Lorette 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산이죠. 




역시.. 오는 길에 본 곰입니다. 흑곰 같은데 어깨 쪽에 hump 가 있는 것으로 봐서 회색곰, Grizzly Bear 같기도 합니다. 



캐나다 알버타의 저녁 노을 역시 세상 여느곳처럼만큼 아름답고 경이롭죠. 사방이 뜷려 있는 탁트임으로 인해 더욱 장관이죠. 


캐나다의 피크닉 일상에 관한 이야기 어떠셨어요?


어렸을 적부터 막연히 동경해왔던 삶의 모습 중의 하나는 주변에 나무와 잔디밭이 있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유달리 자연을 사랑하고 좋았던 저는 어렸을 적부터 주로 산이나 바다나 들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외국영화를 보면서 담장이 없는 동네, 잔디밭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주변환경등이 나올 때마다
저런곳에서 한 번 살아보았으면.. 하고 꿈을 꾸었지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원했습니다. 이른 저녁에 집에 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집 주변에서 놀거나 

산책하며 삶을 소박한 기쁨으로 누리는 것은 언제나 가슴 속에 품어 온 작은 꿈이었죠. 


2014년 캘거리는 정말 축복받은 10월을 보냈습니다. Snow free 인데다 기온도 두자리수를 계속 유지해왔죠.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져 눈비가 올 것이라고 하지만 다음 주는 다시 회복이 되어서 아마도 늦가을 정경은
조금더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 저녁에 이른 퇴근을 하면 집에 들어가기전 꼭 주변을 산책합니다. 
이것은 어렸을 적부터의 나의 꿈이었으니까요. 
제가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현실이 된 꿈을 누리는 것은 호사가 아니라 일종의 자기 암시같은 거죠.
사람은 욕심의 동물인지라 뭔가를 얻고나면 그것을 간절히 꿈꿀 때의 마음을 쉽게 잊어버리니까요.

 

 

우리 집앞 플레이 그라운드에 설치해놓은 눈 폭풍 막이입니다. 저를 비롯한 동네사람들이 시의원에 청원하여 이루어진 거죠. 

 

 

저녁햇살이 아직은 따사로운 시월의 어느 예쁜 날. 동네의 정경이 따뜻한 느낌이네요.

 

 

아직 노란 단풍이 아름답게 남아 있으니 행복할 따름입니다.

 

 

가을은 깊고 그윽한 계절이죠. 와인의 그것처럼..

 

 

동부 캐나다의 화려한 단풍이나 우리나라의 멋지고 훌륭한 단풍에는 못미치겠지만 저는 이렇게 소박하고 조금은 청초한 느낌의 이런 단풍이 더욱 익숙해졌습니다.

 

 

가을은 아쉬움과 미련에다 약간의 쓸쓸함, 그리고 조금은 두려움이 교차하는 계절입니다. 화려한 여름과 무거운 겨울의 사이에서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이게 다 우리들이 만들어 내는 느낌일 뿐, 가을은 이 세상의 엄연한 현실 중 하나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고요와 평화..이런 풍경에 익숙한 저는 복잡한 도시생활은 이제 더이상 못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이 아름다운 정경을 소박하게 누리고 살아갑니다. 인간의 행복은 결코 크고 대단한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런 점에서도 확인합니다. 

작고 일상적인데서 행복할 수 있어야 정말 행복한거죠.

 

 

이런 환경이면 걷고 뛰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죠. 캘거리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로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아마도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중에서가 아닐까 싶어요. 공기와 물은 말할 것도 없고 각 동네와 거리들이 정말 깨끗합니다. 

일단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 웬만하면 모두 가지고 갑니다. 그리고 제가 짐작하기는 캘거리의  생활자체가 

쓰레기를 덜내는 유형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산책로

 

 

노인 부부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해로하는 모습.. 보기가 참 아름다워요. 노년 행복의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돈도 아니요 

그 어떤 것도 아닌, 배우자와의 건강한 동행입니다.

 

 

작은 관목들의 잎들도 한 껏 예쁜 색감을 자랑하죠.

 

 

동네의 소박한 모습은 사진 찍기에도 편안하고 참 좋습니다.

 

 

노란 창 같네요

 

 

dogwood 라는 관목의 열매죠. 하얀 구슬같은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노란 색에 빨간 것들도 섞여 있어요.

 

 

우리 집이 저어기에 보이네요^^ 


 

우리 동네는 캘거리에서 가장 우수한 동네 1위에 선정되었습니다. 부자동네도 아닌데 특별히 나은 점이 뭘까요.. 정말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의 동네죠.

짐작컨데 컴뮤니티 멤버들이 열심히 일한 듯 ^^ 사실 이웃들이 대체로 젊잖고 조용하며 나이스합니다. 범죄율도 낮고 각종 사고율도 낮고, 

주변에 큰 상업지구도 있고 지하철도 가깝고.. 등등.. 무엇보다 동네의 각종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겠죠.

 

 

날씨가 따뜻하니 아직도 야생화가 피어 있네요.

 


캐나다가 그리 돈 많은 나라가 아닌데도 동네마다 이런 잔디 구장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공공재에 대한 국가 지출이 우선 확립되어 있다.. 

결국 세금이 세다는 얘기이고 그럼에도 조세저항이 거의 없다는 것은 직접세 비율이 매우 높아서 조세와 소득간 형평성이  지켜진다는 것.. 

높은 세율의 세금을 기꺼이 내고 살아가는 캐나다인. 결국은 국가사회를 모두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식이 아닐까요. 이웃과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나혼자 아무리 잘살아도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


 

앙상한 나무가지의 나무마저도 그리 쓸쓸해보이지 않습니다.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라르치 침엽 단풍이 이곳에 있군요. 정말 좋은 동네 ㅎㅎ

 

 

집 바로 옆은 작은 숲은 이곳의 공기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데 기여하는 듯 합니다.

 

 

우리 집의 늦가을 풍경입니다.

 

 

우리 집에도 아직은 가을이 머물고 있네요.. 행잉 바스켓에 물주고 관리하는 것은 제 담당인데 올해는 그게 길어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이 현관 테라스를 페인트 칠해야합니다. 무슨 색으로 칠하는 것이 좋을까요?

 

 

해가 넘어 가면 남은 빛이 세상에 뿌려지죠. 노을이란 이름으로 물들어갑니다.

 

 

노란 가을이 더욱 짙어집니다.그러다가 노랗다 못해

 

 

샛노래지고..

 

 



 

결국은 이렇게 붉어지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고 왔더니 어느덧 온 세상에 노을이 입혀지고 있네요. 

아름다운 세상.. 마치 마지막 가을을 불태우려는 듯 세상은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존재들 속의 하나라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습니다.

 

이민을 와서 어렷을 적 꿈꾸었던 삶의 모습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서 나를 어지럽히는 슬픔과 고통, 어려움들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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