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은 주거지로는 웬지 2%가 부족하게 여겨진다.

사막이거나 그저 여름만 계속되는 곳이라면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싶다. 늘 따뜻한 남쪽의 햇살 가득한 날씨를 그리워하면서도 말이다.

 

그것은 내가 사는 곳의 설경 때문이다. 눈이 내린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캘거리의 아름다운 설경은 인간을 위한 자연의 축복이다. 특히 이곳의 눈은 건조한 결정체로 내리기 때문에 내리는 모습은 대체로 밋밋하지만

눈이 그치고 햇살 비치면 파우더 눈의 특성에 의해 내린 눈은 그야말로 보석처럼 빛난다. 부드럽고 매우 디테일하게 세상을 장식해주는 것이다.



 


비록 봄을 기다리고 여름을 그리워하지만 이 멋진 풍경의 겨울도 결코 싫지 않다. 이런 날이면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

베어스파는 캘거리 교외의 전원주택지다. 대 저택들로 이루어진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캐나다의 꿈의 주거지.



 


이곳에 살진 않지만 집에서 10여분 정도남짓. 걸어도 좋고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도 좋은 멋진 동네다.

 

비바 캘거리 !!

캘거리는 북위 50도 가량에 위치하고 있기에 겨울엔 보통 매우 춥습니다. 이민 온 첫해만 해도 영하 40도 이하가 다반사였었죠.

요즘은 지구 온난화니 뭐니 해서 겨울이 그만큼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하 20도 정도는 예사로 기록하죠. 

이정도는 사실 캘거리이기 때문에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닙니다. 건조한 기후로 인해 체감온도는 그저 그런 정도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영하 30도를 가리키던 것이 조금올라 영하 25도. 딸을 일터에 데려다주고 다운타운 인근에서 사진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상엔 온통 눈 밖에 없네요. 이넘의 눈 ㅋㅋ 일출 실패.



계란 노른자 같았어요^^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음식이라..



동물원 입구 뒷동산에 올라야 했지만 시간이 별루 없었어요.

 

 

 다시 구름으로 숨고 있어서 걍 길옆에 차대고 찍었어욤.

 

 

해가 부서졌나.. 막 흘러 내리네요. 그리고는 다시 구름 속으로 사라졌어요




허무하게 끝난 후.. 다시 다운타운 보우강변으로 오니..



헐 !! 영하 25도 추위에도 뛰는 사람들 ㄷㄷㄷㄷㄷㄷ



상고대가 이쁘고..

 



보우강은 꽁꽁 얼었는 데..




누군가의 작품^^



쨍하게 추운 아침 햇살 맞으며 뛰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뛰고 싶어졌어여^^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강변을 .. 내가 뛰었을까요? 아니 뛰었을까요? ㅋㅋ



미친 듯 10km 를 뛰었어요.. 온몸이 땀으로 범벅 얼음으로 변한 모습..
막뛰고 난 다음 인증사진입니다. ^^


 

땀이 계속 나고 얼굴엔 열이 가득한 데.. 사진 찍으려고 모자도, 얼굴마개도 안벗고.. 이넘의 사진 ㅋ

영하 25도 어디로 갔나..




불금이라하던가요.. 불타는 금요일.. 저도 은근히 바라죠.

와인 한잔 하며 한 주간의 시름을 잊는 시간.. 비록 대부분은 혼자지만.

그런데 어제 금요일엔 이곳 캐나다 의료제도의 놀라운 면을 몸소 경험한 날이었어요.

사실 이런 경험은 하지 않는 편이 더 낫지만.

 

캐나다는 의료가 무료인 나라죠.
물론 외래 처방약은 본인 부담으로 사야하지만 병원 진료,즉 각종 진단과 검사와 처치,수술, 
원내투약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본인 부담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알버타주는 개인이 내던 의료보험료도 
수년 전에 없어져 완전히 무료입니다.

물론 의료 적체문제는 있어서 MRI 검사같은 경우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기해야하지만
(저는 무릎 반월판 손상 때는 8개월 기다렸고 ㄷㄷ 허리 디스크는 1개월 정도 기다렸습니다.) 
대개 초음파나 CT 같은 경우는 예약후 검사까지 2-3일 정도 소요되고 XRay 는 당일 검사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외 각종 피검사 대소변 검사는 지정 패밀리 닥터또는 walk-in 닥터로부터 의뢰서를 받아서 하는데 
당일 대기로 검사 가능하고 예약을 할 경우 기다림 없이 검사가 가능합니다. 물론 이 모두가 모두 무료입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캐나다에 살면서 캐나다 사회의 가장 훌륭하고 가장 탁월한 장점을 꼽으라면 
바로 이 무료 공공 의료시스템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사람에 따라 불편하고 억울한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아서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다수 많은 서민들, 노인들, 싱글맘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캐나다의 무료공공의료는 
공공복지의 최후보루로서 매우 뛰어난 사회적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해왔는 데 
이에 대한 수많은 감동적인 예가 주변 곳곳에 있으며 
가끔씩 터지는 불합리하고 어이없는 의료사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캐나다 공공의료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무엇보다 사회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장치로서도 그 의의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빈곤계층에게 암이나 휘귀병같은 것이 찾아올 때, 아니 중산층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병이 왔을 때 진료비 걱정을 하지 않으며 치료를 받을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죠.

저와 제 가족 역시 그동안 이러한 캐나다 의료혜택을 상당히 많이 받고 누려왔다는 것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제가 비록 한의사이지만 양의학의 도움과 이점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양의학과 한의학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할 때그 시너지 효과가 최대로 발휘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아 오고 있지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서..그저께밤.. 
2층에서 와인 한 잔 하며 영화를 보다 1층 서재로 물건을 가져 내려갔습니다.
약간은 어둑한 계단을 내려가는데.. 제가 성질 급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두세계단씩 성큼성큼 내려가다 다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몸은 이미 서재문쪽으로 향하고..
결국 헛딛으며 바닥으로 꼬꾸라졌죠. 어이쿠 !! 머리끝이 삐죽 서는 단말마의 고통 !!! 

뭔가 발이 이상했습니다.(당연히 !!) 그래도 워낙 아픔을 잘 참는 데다가 명색이 한의사인지라..
바로 사혈하고 시침을 하고 냉찜질.. 그 다음날 걸을만해서 한의원으로 출근해서 절뚝거리며 환자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제가 만져보고 판단하기에는 분명 골절이된 것같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냥 이대로 붙지않을까 생각하며 하루를 더 근무했지요. 이날 금요일 이라 여차하면 일 마치고 응급실을 갈 생각으로..

결국은 응급실 유혹을 못이기고 ㅋㅋ 사실은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ㅋ 저녁에 풋힐스 병원으로 갔습니다. 
요즘 캘거리 남쪽에 큰병원이 새로 생겨 제너럴 하스피탈 응급실 적체가 상당히 해소되었다는 데 과연..
"지금부터 의사 만나기까지 1시간 25분 !! " 전광판 안내입니다. 이정도면.. 모.. 양호하죠. 무료니까ㅋㅋ

제일 먼저 병의 경중과 종류를 구분하는 곳에서 간단한 혈압검사를 받고 내원한 이유를 들은 후 
1응급실과 2응급실로 나뉘어 보내집니다. 저는 비교적 가벼운 외상이라 2 응급실로 가서 순번을 기다립니다.
오늘은 금요일인데도 별로 사람들이 많지 않군요. 럭키 !!

그래도 응급실 답게 근무하는 사람들이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면서 눈만 마주쳐도 웃어주고 인사를 하네요.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응급닥터를 만납니다. 저로부터 히스토리를 듣고 간단하게 시진과 촉진을 한다음
바로 Xray로 보냅니다. Xray 실에 근무하는 분들은 대부분 여자입니다. 왜 그런지..

근무자들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고 헌신적입니다. 그냥 미안할 정도로.. 
발 사진 찍고 얼마전 타박상을 입은 가슴도 찍고 가벼운 관절염 소지가 있는 손가락까지 사진 찍었죠.
그리고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 의사와 함께 XRay 보면서 의견을 나눕니다.

에구구 !! 새끼발가락 중족골 지골이 제대로 부러졌네요. 그것도 사선으로 !!! 
EM 닥터가 바로 정형외과 전문의를 컨택합니다. 의견을 들은 후 다시 Xray 실로 보냅니다.
정밀하게 몇장 더 찍어오라는군요. 

그런데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어 아까는 제가 직접 걸어서 갔는데 지금은 중환자가 됩니다.
발과 다리에 air walker 를 부착하고 crutch 를 사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중장거리 이동시에는
휠체어 대령!! 보조원의 도움을 받으며 앉아서 이동합니다.

이번에는 세명의 방사선 기사가 들러붙어서 전문의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각도와 방향을 매우 창의적으로 만들어서 찍더군요..

그리고 다시 진료실로 돌아왔고 전문의 소견이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조금 초조해집니다. EM 닥터가 '응급수술' 이라는 뉘앙스도 비치고.. 수술로 뼈를 맞추겠다는 것인지...
야단났네요.. 

1시간 남짓 기다리니 드뎌 전문의 소견이 나왔습니다.
수술은 안해도 될 듯.. 그냥 2주간 석고 깁브스를 하고 다시 사진 찍어서 예후를 보자고 합니다.
오마이갓.. 석고붕대를 한쪽 다리에다가 !!! 

한의원에서 환자 침은 어떻게 놓으라고..
2 주간 크럿취를 써서 다녀야 한다니.. 오른발인데 운전은 어떻게.. ㅠㅠ

초조히 기다리던 아내에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고 저를 치료한 응급의사와 간호사, 
석고붕대 감아준 친절했던 아줌마, 수련의까지 모두에게 인사를 했습니다..그분들 모두 진심으로 쾌유를
빌어주고.. 내가 한의사라는 것을 알고는 명함도 달라하고 침맞으러 오겠다며..ㅎㅎ
힘들고 어려운 응급실 근무를 보람으로 하는 사람들.. 그 따뜻한 마음들을 느꼈죠.
그러면서 에어워커와 크러취는 원래 본인부담이지만 석고붕대로 바뀌는 바람에 모두 공짜로 얻어왔습니다.
담당자가 130불 인보이스 찢어버리더군요. 

그리고..
이 많은 검사와 치료와 진료를 받았는데 모두 무료였습니다. 그리고 밤이 늦으니 주차장 문도 개방하여
주차비도 안내고 집으로 돌와왔죠. 비바 캐나다 !!

그나저나 앞으로 2주간 .. 이런 모양으로 다닐 생각을 하니 눈 앞이 깜깜하네요.


(물론 이 글을 옮겨 포스팅하고 있는 지금은 완전히 나았습니다. 그 후 약 6개월 간 전문의로부터 추적 검사를 받았죠.

당연히 모든 비용은 무료입니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치료는 제가 스스로 침을 놓아서 했어요ㅋ  ) 

유난히 길고 춥고 눈이 많은 2013-2014 겨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 속에서 겨울과의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흘이면 멀다하고 내리는 눈도 눈이지만 예년에 비해 더욱 잦은 횟수로 영하 20도 이하를 예사로 기록하며  사람들을 절망에 빠트리기 일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울적한 기분에 빠져들고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그렇습니다.

 

저는 원래가 눈도 좋아하고 극한 날씨를 오히려 즐기는 이상한 성격이 있어서 날씨에는 크게 좌우되진 않지만

이 번 겨울은 숨쉴틈을 주지 않고 연일 추워대니 조금 지겹기는 합니다.

아내는 언젠가부터 겨울 이때만 되면 다소 기분이 저하되면서 신체적인 불쾌감이 더해지고 건강이 다소 나빠지곤 하는데

근래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몇주 전까지만 해도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이럴 때 방안에만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거나 야외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기가 쉽습니다.

억지로라도 나가야 하는데 처음 움직이는 것이 힘들 뿐 일단 나가보면 기분도 전환되고 적당한 운동도 되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요.

그래서 옆에 누군가 이런 활동을 부추키고 독려하며 함께하는 사람이 필요하죠.

 

원래가 하얀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더 아름다웠던 아내입니다.

유달리 추위를 타고 싫어했던 사람이지만 연애시절에도 하얀 겨울이면 늘 제가 이곳 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겨울을 더욱 가까이 사랑하게 했죠. 그래서 겨울여행을 좋아했죠. 추운 겨울의 여행은 오히려 따뜻한 컨셉입니다.

 

집 근처에 Glenbow Provincial Park, 주립공원이 있습니다.

보우 강변을 따라 빙하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인데 매우 스펙터클하고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장쾌한 느낌마저 들게하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캐나다의 멋은 정녕 자연에 있음을 이 공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세하고 재미있게 기술된 공원 안내문입니다. 작고 평범한 것 마저에도 세세한 설명을 붙여 사랑하는 마음이 저저로 들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역광을 받아 공원 전경이 매우 몽환적이었습니다.


 

 

 이 넓고 자연스러운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시원해지며 모든 마음의 장막들이 걷히는 것을 경험합니다.

 

 

아내가 금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내가 기분이 좋아지면 나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집니다.

 

 

아내가 사준 빨간 빵모자. 제게 잘어울린다며 또 좋아하는군요.

 

 

공원과 붙어 있는 개인 목장도 있어 멀리 알버타산 AAA 소들이 보이네요. 그들의 겨울도 길고 힘들겠지요.

 

 

숲이 없는 듯 하지만 군데군데 지형에 따라 작은 숲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앙상하지만 여름이면 초록이 무성할 겁니다. 그때 다시 와보기를 기약하며..

 

 

사진은 때로 지나치면 함께하는 시간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이런 산책을 더욱 맛깔나게 해주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해를 받아 극심하게 건조한 건너편 언덕엔 나무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그늘진 이쪽엔 나무가 무성하고요..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오묘하죠.  서로 다른 이유가 단순합니다. 해가 있고 없고..

 

 

이날 다소 추워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였는데 그럼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캐나다 CPR 기차길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다해줍니다.

 

 

이곳의 보우강은 거의 얼어 있군요.

 

 

눈이 없으면 많은 자전거족들이 다니는 길이기도 합니다. 캘거리 시내까지 연결되어 있지요.  올해는 나도 자전거를 시작하고 싶은데..

 

 

마침 기차가 지나가는군요.

 

 

현대가 보입니다. 반갑기도 하지만 그만큼 쓸쓸하기도 합니다. 이역만리 친구들과 가족들을 떠나와 있기 때문인가요. 

 

 

캐나다 횡단열차..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장면을 보며 드라마틱한 기분에 젖어 봅니다.

 

 

공원 내의 길은 평범합니다. 그런데 이런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일단 평화롭고 고요해서 아무런 방해될 것이 없다는 것. 사색하며 명상하기에 그만입니다. 복잡한 곳을 다니는 즐거움도 있겠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것은 ' 느림의 미학' , ' 나홀로 시간' , ' 고요와 안정'  같은 것들입니다.

 

 

이 공원 안엔 유적지 같은 곳도 있습니다. 대단히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130여년 전 영국으로부터 한 사내가 사랑하는 여자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이곳으로 와서 목장을 일구고 정착해 살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보는 것은 그 때의 집터이며 집 안의 굴뚝만이 원래의 모습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남자와 젊은 부인 엘리자베스입니다.

 

 

겨울은 이렇게 앙상하지만 또한 깨끗하며 굳센 의지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반드시 돌아올 여름을 기다리며 겨울을 묵묵히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이들 한낱 미물들도 이럴진대..

 

 

우리도 씩씩해야지요.  길이 얼어 많이 미끄러웠는데 아내가 스파이크를 신고 있어 전혀 미끄러워하지 않더군요.

역시 장비는 좋고봐야한다는 것.

 

 

모델이 되어달라고 했더니 뭘 가리키는 시늉을.. ㅎ 그래요 건강하게.. 행복하게.. 평화롭게..  

 

 

때론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마음에 풀지 못한 숙제들을 안고 가야하기에 무겁기도 하구요..

그러나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백과 인정, 그리고 가능하면 모든 미망들 다 내려놓고 아둥바둥거리지 않으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의 이 미소와 온기와 작은 소망과 감사를 잊지 않고..

 

 

주어진 삶과 그 시간들을 있는그대로 받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살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들의 하얀 겨울..  

비록 힘들고 혹독하지만 그런 겨울이 있어 사랑이 더욱 따스한 것이니

아름다움으로 받아 더욱 사랑하며 살기를 다짐해봅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여자들의 아지트같은 카페엘 다녀왔습니다. 기브스한 발로, 목발을 짚고.. ㅎ 
카페에 들어가면 98%가 여자들입니다. 남자는 저처럼 코가 꿰어 끌려온 남자들..

캘거리에 새롭게 성장하는 스프링뱅크, 아스펜 지역에 있는
매우 팬시한 레스토랑이죠.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식에 메뉴에.. 분위기가 딱 여성들의 놀이터같아요.

아내가 이런 걸 발견하면 나는 무조건 따라가줘야죠.. 근데 벌써 세번 째입니다^^
여자친구들끼리 가서 먹고 수다떠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남자친구들을 데리고 오는 것도 한 즐거움이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암말없이 따라갑니다. 아니 마구 즐거워하면서 ㅎㅎ 
카페이름요? A Ladybug bakery & cafe 라네요.

 


 

하얀 식탁에 하얀 그릇, 장미 두송이.. 환한 자연광으로 더욱 화사합니다.

 

 

아내가 시키는 라떼엔 언제나 다른 그림이 그려져 오죠. 오늘은 포트레이트.

 

 

제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블랙. 부드러운 일색에 다소 남성적인 멋의 추구라고나할까..

 

 

CHICKEN MUSHROOM CREPE 라는 메뉴.. 고상한 맛입니다.

 

 

아내가 레스토랑에서 가끔씩 먹는 햄버거인데 수제 햄버그라 자연산입니다.

 

 

양 옆자리가 비어서 그저 사진만 열심히 찍는다는.. ㅎ장식이 별것은 아닌데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좋네요

 

제 레이디버그죠..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은가봐요^^ 여자들이란 참 분위기를 좋아해요.

아내와 함께 놀아주기는 남편의 기본적인 임무 중 하나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아내라는 여자들은 흡족해하니까요.




밤새 폭우가 쏟아졌는데 아침이 되니 눈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럴줄 알았죠..



일마치고 집에 오니 세상은 온통 겨울로 변했습니다.



자동차에 쌓인 눈을 보면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알수 있습니다.


 

아직 2-3주는 더 볼 수 있어야 함에도 이 꽃들은 아마도 이 눈에 살아남기 어려울 듯 합니다.


 

 

그렇지만.. 첫눈은 아름답습니다.

 

신비한 모습으로 겨울 설국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군요..

 

출근하다 말고 사진 찍는..

 

눈이 내리니 소나무는 제 세상을 만난듯 푸릇푸릇해지는 느낌입니다.

 

 

뒷마당의 모습.. 잔디도 다 얼게 생겼네요.. 깻잎.. 모두 돌아가신 듯.. 아까워라.. 

 

 

어제까지만 해도 이랬는데 이 예쁘고 청초한 꽃들이 모두 한 해를 마감해버렸어요. 슬퍼 ㅜㅜ

평생 이것은 안하고 살 줄 알았습니다.  골프입니다.

한국에서는 원래 귀족스포츠라 여긴 데다 환경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게임자체가 보는 것은 괜찮은 데 

직접하면 매우 지루했습니다. 물론 비용도 엄청드는데다 시간도 없어 골프란 남의 나라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이곳 서구 사회에서는 골프가 완전히 대중화 되어 있고 환경문제도 거의 제기되는 것을 접한 적이 없어 

11년 전 이민올 때 골프를 배워보려고 했었죠. 처음엔 야심차게 코스코에서 골프 셋트를 제것과 아내것까지 

구입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재미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포기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산을 다니기 시작했죠. 산을 다니니까 골프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토요일 산에 가야지 

골프를 치러 다닐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11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주로 연습했던 시 소유 퍼블릭 골프장의 드라이빙 레인지입니다. 100개 짜리 한 바께스가 13불 정도입니다.

 


 

같은 곳, 샤가나피 포인티 퍼블릭 골프장입니다.  50불 내외면 18홀을 칠 수 있습니다. 이골프장에서 시작하여 결국 

이 골프장에서 100타를 무너뜨렸네요. 절 입문시킨 선배님이 더 기뻐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배님이 지난 9월에는 평생을 모든 스포츠와는 아예 담쌓고 살아온 아내를 흔들어 깨워서 골프를 배우게 하셨는데 

의외로 아내가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분께 가서 아내 역시 레슨을 받았는데 한달 반만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윙이 되고 공도 잘 맞추고.. 골프 신동 났네요^^

 

그런데 한창 재미를 들이려 하니 시즌이 끝나네요.. ㅜ

그래서 지난 주엔 얌누스카 산 아래에 있는, 평소에 산에 다닐 때 지나치며 골프장 있는 것 기억하고는.. 

부르스터 랜취 골프장에 아내와 가서  18홀 게임을 했습니다. 가격 싸서 좋고 사람도 별로 없어 우리 둘이서 

거의 황제골프 치고 왔습니다.


골프장 바로 앞이 얌누스카 산이더군요. 평소 헥헥거리며 오르던 산의 전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늘도 산 친구들이 저 위에서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서 마구마구 채를 휘둘렀습니다^^ 


 

아니 ..저곳을 보며 공을 때리는 날이 올 줄이야.. 인생사 알 수 없군요.. 돌아돌아  팔자에 없는 골프까지.. 


 

전장이 짧아 초보인 아내에게 딱 맞는 골프장이었습니다. 중급자 이상에겐 좀 재미없을 듯. 그러나 경치는 압권


 

헐.. 산이 바로 앞에 있넹.. 골프장에서 보니 산도 낮아 보이네요..  

산위에선 이런 모습은 전혀 상상도 못햇었지요. 원래 스토니 원주민 부족의 땅인데 유럽인들이 와서 처음 골프장도 만들고 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산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놀이..한 번씩 하면 좋을 듯합니다.


 


 

불과 입문 한달 보름만에 공이 맞아 나가는게 신기해여..




 

백스윙이 예술^^골프장은 시원하게 탁트여서 나름 힐링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마음공부도 하고.. 뭐 그런거. 

멋진 드라이브샷 처럼 인생의 근심과 미망과 괴로움을 다 날려버리길.. 


 

아내에게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운동이 생겼네요. 다행입니다. 이거라도 할 수 있어서.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고 산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해서 얼마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캘거리 시 안에만 해도 골프장이 

매우 많은 데다 시 주변 인근에도 수많은 골프장이 있고 가격도 한국에 비하면 매우 저렴해서 심심한 캘거리에서 

훌륭한 놀거리 하나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본인이 재미를 붙이니 나도 좋습니다. 부부가 함께할 분야가 하나더 늘었네요^^

가을은 언제나 삶에 대해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갖게 하고 또 많은 그리움과 애태움 속에 추억에 잠기게도 합니다.

화려한 가을 색 뒤로 찾아오는 쓸쓸함은 차라리 지루한 일상이 낫다고 여기게도 하죠.

그러나 우리에겐 날마다의 변화 속에 품는 새로운 날들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낡아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할 만큼 이 세상은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니까요.

 

캘거리 이 도시가 마음에 드는 것은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행복은 특별한 순간에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일상과 작은 부분 속에 없는 듯 존재하며

우리는 그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경험합니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행복 지수가 올라가는 것이죠.

 

가을이 오면 집 주변이 마치 온통 공원이 된 듯 예쁘게 바뀌며 모든 동네가 멋진 가을의 도시로 변모하죠.

집을 나서 바로 만나는 이런 곳을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휴식과 삶의 여유를 너무나 쉽게 찾고 누릴 수 있습니다.

내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내 주변의 것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도시, 캘거리이지만 가을도 그 못지 않습니다. 다만 캘거리의 가을은 오는 듯 후딱 가버리기에

바쁜 일상 속에서 구석구석 그 아름다움을 찾아 누리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것이 안타까울 뿐.

 


 

모처럼 뒷마당에 심은 코스모스가 9월 초순의 눈 폭풍에 다 스러졌습니다. 가을이 이대로 끝나나 할 정도로 처참했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캘거리의 가을은 다시 살아났지요.  폭설의 아픔을 딛고 살아난 가을은 그래서인지 더욱 강열합니다.


 

 


 

 

보우강변의 산책길입니다. 귀가하는 길을 잠시 벗어나 들렀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따뜻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걸었죠. 가을은 이렇게 연인들의 사랑 속에서 무르익어갑니다.


 

 

 

마치 열매를 맺듯 나뭇잎은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네요.


 

 

 

이런 날은 무엇을 해도 즐겁죠.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무엇을 하든.


 

 

 

보우 강변 주변은 온통 노란 가을 색의 향연입니다.


 

 

 

지극히 밝은 노란 색은 평범하지만 아름답고 그리 자극적이지 않아서 질리지도 않습니다.


 

 

 

함께 걸어 보시지 않을래요?

 

 

 

 

 

잔디 위로 수북히 쌓여가는 단풍은 매우 문학적이고 예술적입니다.


 

 

 

우리 집 앞의 플레이 그라운드 역시 가을 채비에 한창입니다.

 

 

 

 

우리 동네의 아스펜은 매우 정갈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잘그린 그림같습니다. 햇살이 거침없이 내려쬐는 북쪽이라서 그럴겁니다. 

언덕이 있는 지형이 그래서 좋습니다.


 

 

 

우리 동네 입니다. 제가 뛰는 길이죠. 요즘 1주일에 서너번, 5-10km 정도를 뛰는 데 한 두번은 동네에서 뜁니다. 

이런 길을 뛰는 것은 당연히 행복 지수를 높여주죠.


 

 


노오란 아스펜 잎사귀가 파아란 하늘과 완벽히 맞아 떨어집니다. 둘의 채도가 각각 높은 데도 서로 전혀 부딪히지 않습니다.  잘 어울리는 한쌍.

 

 

 

 

한마디로 예술입니다. 우리 사는 동네가 이렇다면 가을을 찾아 굳이 어디로 갈 필요가 덜하겠죠. 그래도 록키산은 가봐야 하는데..


 

 


이 아름다운 모습이 불과 1주일이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비교적 새 동네이다 보니 깔끔한 맛이 있죠.


 

 

 

사과가 빨갛게 익었습니다. 맛이 큰 사과랑 완전히 똑같죠. 새콤 달콤.. 가을이면 언제나  제가 처음에 살았던 동네에 들리곤 하죠. 추억이 있는 곳이니...


 

 

 

제가 처음으로 살았던 동네의 가을 풍경입니다. 올드 타운( 좀 오래된 동네) 은 나무들이나 조경에 연륜이 있어서인지 훨씬 운치가 있죠. 옛추억을 더듬으며 가을을 즐기는 것은 행복한 일상이죠.

 

 


 올드 타운의 집들은 이렇게 고전적이며 운치가 있죠.

 

 

 

엘보스프링 밸리의 골프장입니다. 역시 인공 조경이긴 하지만 아름답네요.


 

 

 

학교 후배들과 라운딩을 했습니다. 올해 한 선배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하였습니다. 5개월 만에 100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가을 속으로 공을 날려 보내는 즐거움.. 매우 저렴한 가격의 그린피, 너무나도 쉬운 부킹으로 그야말로 대중 스포츠인 골프를 가을 속에서 즐기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시내 프린세스 아일랜드 공원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가을을 느낄 수 있죠.  이날 여기서 약 10km 를 뛰었습니다. 강변을 따라 뛰는 

맛은 정말 특별합니다. 공기도 참 맑고 시내임에도 조용하고 한가롭고 무엇보다 조깅과 워킹, 자전거 족들 모두에게 안전을 보장하며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행복 지수 상승.


 

 

 

마운틴 애쉬의 열매가 빨갛게 익었습니다.


 

 

 

캘거리는 점점 최고의 자전거 친화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캘거리의 가을은 아직도 보여줄게 많습니다. 그러나 차마 시간이 안되는군요.

도시에 살면서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 중의 하나가 그 도시가 제공하는 좋은 공원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캘거리에는 좋은 공원이 참 많습니다. 집 주변이 공원이니 온도시가 공원인셈이네요. 사랑스러운 도시..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바쁜 현대인들에겐 하나의 로망이죠.

넓고 푸른 초원과 지평선, 그위를 한가롭게 노니며 풀을 뜯는 소들과 Hay 라고 불리는 짚더미..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은 평화롭고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자유로운 곳.

시원하게 뻗은 이런 시골길을 따라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은 풀어지고

마치 그림 속을 달리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에 빠져듭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늘상 다니던 길을 벗어나 일부러 돌아돌아 알버타의 시골길을 달리면

내가 왜 이 곳에서 살아가는 지에 대한 작은 답이 찾아지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니 아무 가진 것 없어도 하나 부족한 마음이 없습니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습니다. 아니 외로워도 견뎌냅니다.

 

 

 

Hay는 그 모습 그대로 이국적입니다.그냥 내버려두면 풀이 자라고 어느정도 자라면 깎아서 말아놓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다 파는.. 단순한 경제.

 


 

원래 있는 그대로의 넓은 땅에 피크닉 테이블 갖다 놓고 푯말 세우니 주립 공원이 되었네요. 제가 좋아하는 집근처의 Glenbow Ranch 주립공원 입니다.

 


 

공원 옆엔 사유지, 개인 목장이 있습니다. 말뚝하나 박아 놓으니 경계군요. 황혼이 멋지게 내려 앉습니다.

 


 

저 울타리에 기대어 해지는 것을 바라봅니다. 아무 생각도 필요없어요. 단지 감사로 충만한 가슴만이 필요하죠.

 

 

 

앞에 보이는 사유지 빼놓고 대부분의 땅이 그냥 주립공원이네여. 여의도 1.6배 크기래요.

 


 

알버타 시골길의 멋.. 한가롭고 고즈넉하고.. 가벼운 드라이빙의 아우라..

 

 

시골의 포장된 지방도로엔 차가 얼마나 한가롭게 다니는지..

 

 

이렇게 야생동물들도 많아요. 예쁜 흰꼬리 사슴이군요..얘네들에게 내가 신기한 동물인거죠.

 

 

마음이 알싸해지는 멋진 저녁입니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죠..

 

 

어슴푸레한 저녁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내니 평화롭고 차분한 퇴근길이 되었습니다.

 

 

알버타의 저녁하늘은 멋지고 아름다운 노을을 변함없이 보여주는군요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 아무리 겨울 스포츠를 좋아하고  설경을 사랑한다하여도 겨울을 기다리고 반기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오는 겨울 외면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환영하는 것도 삶의 하나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다른 계절에는 찾기 어려운 강인한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세찬 눈보라 다음의 눈부신 설경, 수정같이 맑은 겨울 햇살의 쨍함,

이 계절에 두드러진 아침 저녁 노을의 화려한 향연,

모든 것을 정지시킬듯 차가운 기운 속에서도 활력을 잃지 않는 생명들의 강인한 생명력.

 

나는 이 계절이 결코 싫지 않습니다.

캘거리의 겨울은 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훌륭한 동계훈련소입니다.

 

 

 

뒷마당 푸른 잔디가 드디어 눈에 덮여갑니다.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단풍들도 화들짝 놀라고.. 

 


 

백설처럼 고운 눈이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풍요로운 선물같습니다. 여름이면 비가되어 내리는 것이 이렇게 얼음 결정체가 되어 내리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경이롭기만 합니다.

 

 

집 앞에 이런 너른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바라만 보아도 좋은 풍경, 마치 낯선 여행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봅니다.

하늘이 열려있다는 것이 주는 행복,  막힌 구조의 공간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기에 그것이 얼마나 크고 귀한 것인지 압니다.

 

 

우리 집 마당 관목에 쌓인 눈은 겨울을 겨울답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소품이죠. 자연이 만든 장식은 완전한 예술성을 지녔습니다.

날마다 보는 풍경이지만 이를 보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에 눈이 쌓인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고...그래서 눈을 털어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출근 시간에 나는 눈과 놀이에 빠졌습니다. 각도를 달리해서 보고.. 눈 쌓인 잔디밭을 걸어보기도 하고.. 기온요? 영하 23도.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의 눈 내린 아침은 그야말로 평화롭고 따스해 보이기까지 함니다. 지루한 일상이 주는 축복입니다.

 

 

여백이 많아 단아하고 복잡한 마음이 풀어지는 단순함의 미학..


 

 

쨍한 아름다움이 있는 겨울..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침이 밝아옵니다. 생명의 햇살 내려받으며오늘 하루도 감사와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출근 길 상에 있는 시내 스키장.. 겨울준비가 한창입니다.


 

 

한의원 주차장 모습인데.. 이녀석은 어쩌자고 지금까지 잎을 몸에 붙이고 있는지...

 

 

이런 날 초밥도 괜찮죠.

 

 

따끈한 국물의 우동이 생각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캘거리의 겨울 모습 나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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