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를 산행으로 다닌지 10년이 넘었고 레이크 루이스 일대는 수없이 가본 것  같은데 오늘 산행 목적지 레이크 루이스 뒷편의 Devil`s Thumb, 악마의 엄지척은 그 존재에 대해서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곳에서의 놀라자빠질 만한 풍경 역시 알턱이 없었지요. 아마도 그동안 높은 산 꼭대기만 열심히 쫒아다니다 보니 조금 낮은 곳의 숨은 비경들을 놓친것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악마의 엄지라고 이름 붙였을까요? 생긴 모양이 엄지척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붙였겠지만 이 곳 뷰포인트에서 보는 사방 풍경은 가히 천사가 내려와서 엄지를 들만큼 감동적이니 이름을 Angel`s Thumb 으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하루 전에 이 곳에 갔던 산행팀과  같이 갈 예정이었지만 집안일로 불참하고 아쉬움에 나혼자 다음날 솔로 하이킹을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주었어요. 전 날은 정말 날씨가 안좋았거든요. 오늘 날씨는 한마디로 완벽 그자체였습니다. 


모처럼 혼자 떠나는 록키산행은 여러가지로 매력만점의 여행이었어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가고 싶은대로,

머물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어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솔로 여행의 매력이지요.



록키가 주는 감동은 이곳으로의 운전이 전혀 힘들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Castle Mountain 은 그 만들어진 형상에서 참으로 명산입니다. 



생긴 모양이 톱날같다고 하여 sawback mountain range 입니다. 캐슬 마운틴 근처 하이웨이를 달리며 매번 만나는 이곳의 풍경은 왜 밴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수 밖에 없는지 말해줍니다. 고속도로에서 바로 이런 훌륭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캐슬 마운틴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가장 장 표현할 수 있는 뷰포인트입니다. 사실 제가 사진을 찍은 이곳은 Turnout, 휴게소가 아닙니다. 다소 폭이 넓은 쇼울더가 있는 곳 길 옆에 차를 세우고 약간 걸어 와야 합니다. 보우강과 전나무 숲 그리고 캐슬 산 일대가 함께 어울려 장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해 평균 4백만명이 다녀간다는 밴프 국립공원, 그 대부분이 또 이곳 루이스 호수를 찾을 것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150주년인 올해는 아마도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주차장은 하루종일 만석이어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레인 호수 입구의 피크닉 에어리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저 위로 오늘 제가 올라갈 목적지가 보입니다. 왼쪽 끝이 빅토리아 마운틴 north peak,  그리고 Whyte Mt, 그 바로 아래에 제가 갈 Devil`s Thumb,  그 아래에 Big beehive,  그 오른 쪽 뒤에 Niblock Mt., 그 아래에 St, Piran Mt.  그 밑이 little beehive 입니다. 






Lake Louise는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요 세계 자연 유산의 으뜸 가는, 가히 명불허전의 세계 최고절경 중 하나입니다. 한 해 4백만명에가까운 사람들이 이곳 레이크 루이스를 들른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며 가장 많이 보는 방법은 호수 정면에서 빅토리아 마운틴과 빙하를 뒷 배경에 두고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나 호수가 남서향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역광이 됩니다. 대개 10시가 넘어가면 호수 정면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 힘들어지죠. 특히 인물은 역광으로 인해 새까맣게 나올 확률이 크죠. 


이 때  제가 찍은 이곳, 호텔 후문을 약간 지나 아그네스 티하우스로 올라가는 입구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 역광을 피하며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영을 담기 위해서는 아침 7-8시 쯤에 도착해야합니다. 





데블스 떰을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편도 약 6km 정도, 산행 높이로 800m 정도를 올라야하기 떄문에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르는 길은 매우 즐거운 하이킹 숲길이며 자연 그대로의 미송 숲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Mirror Lake 입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그 유명한 Big beehive 입니다.  이 작은 호수는 고요함이 장점이죠. 그래서 거울처럼 반영이 좋은 호수입니다.



제가 약간 멀리 돌아가려고 아그네스 호수를 가는 가장 보편적인 길인 계단 쪽으로 가지 않고 위로 돌아서 갑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빅 비하이브입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아그네스 호수에 도착했어요.  레이크 루이스 근처에는 유명한 여자 넷이 산과 호수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먼저 루이스 호수의 이름은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넷째 딸 루이스 공주로부터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에메랄드 호수였습니다. 그리고 호수 뒤에 빙하가 붙어 있는 산이 빅토리아 마운틴이고요. 지금 보는 이 호수가 아그네스 호수입니다. 아그네스는 레이크 루이스 일대를 가장 먼저 방문했던 유럽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초대 총리 부인의 중간 이름이 아그네스 입니다. Susan Agnes Mcdonald가 full name 입니다.  이 총리부인은 자신이 가장 먼저 이 호수를 본 유럽 여자인 줄로 알았는데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겁니다.  그 여자 이름이 Agnes 였고요. 그래서 둘이 싸우지 말라고 공통의 이름인 Agnes를 이 호수에 붙여주었습니다. 




이 호수의 매력중 하나는 앞에 보이는 통나무 티 하우스입니다. 직접 만든 빵과 많은 종류의 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자리 잡기 무지 힘든 곳. 



아그네스 호수의 뒤로 돌아왔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엔 완벽한 데칼코마니 반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스위치 백이라 부른ㄴ 지그재그길을 올라야 해요.  앞에보이는 나무는 Larch 라는 침엽 낙엽수죠. 특이하게 노란 단풍이 듭니다.  가을이면 또 이 녀석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록키산이 대만원을 이룹니다. 



카누를 타는 사람이 있네요. 



세인트 파이란 산과 왼쪽의 니블락 산을 배경으로 호수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군요.



지그재그 길은 원래 매우 급한 경사길을 오르기 위한 방편이죠. 상당한 엘리베이션을 오릅니다. 



빅비하이브로 가는 col,고개에서 오른 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늘의 목적지로 가는 길이죠.  위로 오를 수록 가을 색은 짙어집니다.



약간 어려운 구간이 나타났네요. crux 로 불리는 암벽 장애물이죠. 그러나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빅 비하이브가 라르치 단풍으로 뒤덮였군요. 



크럭스를 올라서면 산 허리를 돌아가는 능선 길이 나옵니다. 뒤로 돌아본 모습이에요. 저 아래 레이크 루이스가 벌써 신비한 색을 드러내었군요. 하늘의 구름도 신기합니다. 



능선을 돌아가면 레이크 루이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 빅토리아 마운틴과 그 빙하들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Victoria Mt., 그 왼쪽으로 Mt. Lefroy,  그 옆에 Mt. Mitre,  왼쪽에 일부 보이는 Mt. Aberdeen 입니다. 


 

한 참 뒤로 돌아가니 경사면 scree 가 나타났습니다. 데블스 떰의 정면과 측면은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뒷면은 이렇게 경사면이라

우리가 오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도 경사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힘이 듭니다. 위험하기도 하고요.



또 하나의 Thumb 이죠. Whyte Mt. 에서 뻗어나온 extension peak이죠. 



왼쪽이 니블락 산, 오른 쪽이 세인트 파이란 산입니다. 니블락산은 중간 난이도의 스크램블링 코스인데 세인트 파이란이 쉬운 코스입니다. 



이 곳에서 보는 아그네스 호수는 이제 색깔이 완전히 짙어졌습니다. 



빅토리아 마운틴 르프로이 마운틴 그리고 그 일대 빙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습니다. 



Devil`s Thumb 뷰포인트로 가기전 잠시 이곳에 들러 잠시 사색에 잠겨 봅니다.  자연의 일부로 인생을 관조해보는 시간.. 



이제 마지막으로 올라갈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데블스 떰의 정상은 이렇게 갈라진 바위입니다. 언젠간 이녀석들이 무너지지 않을까요? 그날이 오늘? ㅋㅋ 



뒤로 돌아보면  왼쪽이 Mt. Whyte ( 해발 2983m),  오른 쪽이 Mt. Niblock( 해발 2976m) 입니다. 둘다 올랏던 산인데 니블락 산은 두번 올랐고 와이트는 한 번 올랐습니다. 



오늘의 산행 목적.. 이 뷰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빅비하이브를 가운데 두고 왼쪽에 아그네스, 오른 쪽에 레이크 루이스, 그리고 그 자우로 세인트 파이란, 페어뷰 마운틴, 멀리 보우벨리의 장관과 그 뒷편의 산군들까지... 레이크 루이스 일대에서 이만큼의 경치를 제공하는 곳은 이 곳 외에는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른 쪽으로 레이크 루이스와 해발 2744m의 페어뷰 마운틴



왼쪽으로 아그네스 호수와 리틀 비하이브



아그네스 여인과 루이스 공주 사이에 제가 끼어들어 섰습니다. 행복한건가요? ㅋ 



그리고 뒤로는 Mt. Aberdeen 의 빙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다시 한 번 해발 3,464m 의 빅토리아 마운틴과 빅토리아 빙하가 그 장엄한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뷰는 가히 록키에서 최고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호수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합니다.  호수의 색깔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름을 루이스 에메랄드로 바꿔야할 듯합니다. 



이건 또 짙은 불루 사파이어같다고나 할까요.



이곳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죠.



그들이 관광객이라면 본전은 다 뽑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요?



관광객의 따님이 완전히 이 경치에 매료되어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저 역시 한 참을 머물렀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결국은 가다가 도로 돌아와서 한 번 더 보고 갔답니다^^



그리고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약간 더 먼길, Highline Trail을 따라 Lake shore 로 걸었습니다. 호수 뒷편입니다. 호수에 공급되는 물이 많이 줄어서 이렇게 관광객들이 호수 삼각주 지역을 마음껏 들락거릴 수도 있게 되었네요.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이 호수에 참 잘 어울리는 건축물입니다. 



호수 뒷편 암벽엔 항상 롹클라이머들이 있습니다. 이 곳은 유명한 암벽등반지입니다. 



호수 뒷편의 모습이 평화롭네요.. 



에메랄드 빛 호수 역시 잔잔합니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70M 정도라죠.




커누를 즐기는 관광객들.. 특별한 추억이 되겠죠. 저는.. 한 번도 안타보았지만.. 원래 거주민들은 안타는거라면서요 ㅋ 



하늘도 청명하고 산불 스모크도 사라져 최고의 하이킹이 되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입니다.



호수에서 나온 물이 이제 긴여정을 시작합니다. 






물이 얼마나 찬지 1분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 한 번 쯤 자볼만하죠. 값이 너무 비싸요 ㅜ 


악마의 엄지척 하이킹 어떠셨어요? 




보기에 좋은 산이 있는가 하면 좋은 뷰를 보여주는 산이 있죠. Mt. Roberta 는 보기에도 좋고 360도 파노라마 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이 일대 산들이 대부분 3000m 언저리의 고도를 자랑하고 있으나 이산은 정상 높이가 2500m 가 되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명산들과 호수 계곡 등 카나나스키스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매우 이타적인, 아낌없이 주는 산입니다.


다만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데 산 아래 부분이 길이 없이 숲으로 막혀서 부쉬웨킹이라는 성가신 과정을 거쳐야했습니다. 아마도 멋지고 훌륭한 풍경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록키 산신령의 몽니일까요? 


이제 어느덧 찬란했던 스모키했으나 여름답게 더웠던 2017년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나이를 먹다보니 괜히 마음도 쓸쓸해지고 작은 일에도 쉬 슬퍼지는 그런 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침 기온은 한 자리 숫자를 가리키며 겨울의 쌀쌀함도 맛보게하는 데 이럴때 카나나스키스를 여행하듯 좋은 산을 오르는 것은 캘거리언들의 특권 중의 하나 아닐까요.


Mt. Roberta 는 거의 무명에 가까우리만치 알려지지 않은 산이어서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않고  트립 리포트 역시 제한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며 훌륭한 산행지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40번 도로 피터로히드 갈림길에서 약 8km 정도에 트레일 헤드가 오른쪽에 있고 대개 문으로 닫혀 있는 그 곳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정면의 Roberta는 잘생긴 록키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군요.( 이 사진은 내려와서 찍은 것.)


주변 일대 대부분의 산이 고도 3000m를 넘거나 약간 모자라거나인데 이 산은 2500m가 채 안되는 낮은산입니다. 그럼에도 360도 파노라마가 압도적이어서 " 아낌없이 주는 산" 으로 명명했습니다. 제가요 ㅋ

 

 

아침의 모습입니다. 멋진 시골길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워밍업하기 딱 좋은 거리의 너른 길을 걷는 모습은 정겨운 동무들의 소풍길 같습니다.  

 


수컷 무스 입니다. 저는 수컷은 처음 보았어요. 엄청 크더라구요. 정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산은 산행 초반에 길이 없습니다. 그냥 숲속으로 들어가 숲을 헤집고 올라가죠. 부쉬웨킹bushwhacking 이라고 하죠. 

아침 숲향이 좋았습니다.  

 

 

막바지 꽃가루를 날리는 녀석들..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고..우리는 또 나이가 들어가는군요.   

 

 

여전히 트레일을 놓친 채 가파른 언덕을 힘겨운 숨 토해내며 올라갔어요. 산행은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누구라 할 것없이 모두 고개를 숙이니까.. ㅎ  

 

 

 

 

잠시 숨을 고를 때 지나온 나무의 바다를 내려다 보며 마음을 정화하죠. 산과 하나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멀리 카나나스키스 레이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Sarrail Mt.과 그 아래 제가 몇주전 다녀왓던 Sarrail Ridge 가 멋진 모습 보여줍니다.   

 

 

Mt. Roberta가 바로 코 앞까지 가까워졌네요.  

 

 

 

저멀리 Mt. Kidd 와  40번 도로와 카나나스키스의 웅장한 풍경 역시 그 모습을 드러 냅니다.   



 a lonesome tree on the col .. 고개위의 외로운 나무 한그루..
  

 

 

이제 산 봉우리 부분만 남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코스를 달리하며 스크램블링을 하며 마지막 정상을 향합니다.  

 

 

 

해발 3,215m 의 Mt.Rae 가 눈 앞에 나타나는군요... 캘거리에서도 보인다는.. 

 

 

 

 로버타 산의 깎아지른 듯 수직 절리와 그 아래 곡선의 40번 하이웨이가 절묘하게 조화를.. 

 

 

약간 다른 각도로... 

 

 

산허리에  만물상 같은 봉우리들을 수없이 거느린 Elpoca Mt. 이 눈 앞에 있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산이지요. 올라가보진 않았지만 보기에 참 좋은 산입니다.   


 

Pocaterra ridge와 그 아래 계곡..  

 

 

 산 정상에 도착하는 친구들.. 

 

 

정상에서 보는 래 마운틴과 뒤로 저멀리 스톰 마운틴 

 

 

오른 쪽의 포카테라 마운틴과 릿지와 계곡..  

 

 

 산정상에서의 여유로운 시간.. 가장 편안하고 보람된 시간이죠. 사색도 가능하고 참된 휴식이 있는 시간입니다. 때론 찬바람이 불었으나 정상에서의 여유를 만끽합니다. 멋진 뷰를 앞에 놓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수다에.. 이건 정말 돈으로 살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정상에 오른 자들만이 누리는 잔치죠.  

 

 

이런 경치는 백만불짜리 아닌가요. 정말로 카나나스키스 레이크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앵글과 거리에 로베르타 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해발 3,095m Storm mountain입니다.   

 

 

힘든 여정의 산행에서 항상 뭔가를 찾으려하는 이 것 역시 버려야할 욕심일까요..


 

신비함을 더하는 것은 쌓인 눈 때문입니다. 산이 지닌 굴곡이 온전히 드러나 그래픽한 풍경이 되었어요. 

 

 

 아쉬움을 남겨두고 하산합니다. 오늘은 하산 전에 또 한군데의 봉우리를 더 올랐다가 내려갈 겁니다. 

 

 

 겨울에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는 지역이 눈 아래로 보입니다. 언덕 정상이 룩아웃으로 스키어들이 쉬었다가는 목표지점이죠. 이번 겨울에 오게 될 겁니다.


 

릿지를 걷는 동료의 모습에서 저는 언제나 아득한 태고의 순수함을 발견합니다. 


 

스톰 마운틴이 더 가까이 보입니다. 설경이 정말 아름답군요.

 

 

친구가 정말 멋진 곳에 서 있었어요. 

 

 

 이제 정말 하산길입니다. 정면으로 카나나스키스의 장관을 보며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길은 정말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거예요.

이런 장면은 살아가는 내내 가슴에 남죠. 그리움으로.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위 끝에 마치 녹이 슨것처럼 리켄이 앉아 있는 모습이 특이했어요.   

 


바람이 차가웠지만 산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하루종일 걸으래도 걷겠어요. 

 

 

외로운 소나무의 고개에서 숨을 고른다음.. 아래로 내려가야죠. 

 

 

 내려가는 길은 잘익은 가을과 함께 즐거운 하이킹이었어요.


 

다시 숲속으로 들어와 폭신폭신한 땅을 밟으며 숲향을 맡으며.. 

 


서비스 도로로 나왔어요. 마침 하이킹 족 한 커플이 지나가는데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산행 동료의 홀로 걸어가는 모습에서 뭔가 가을의 쓸쓸함이..


 

힐링 올레길처럼 편안하고 상큼하며 깨끗한..  

 

 

 오다가 가을을 커피와 함께 마시러 휴게소에 들렀어요

 

 

멀어지는 화려했던 시간을 잔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 정녕 가을입니다.  

 

 

사색도 가능하고.. 

 

 

 

가을을 함께 섞어 마셨던 산행후의 커피 한잔..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잊지 못할 숨막힐 듯 아름다운 이 풍경 역시 가슴 속에 남겨졌고.. 

 


마지막 정상을 오르던 친구의 모습에서 함께하는 인생을 느끼고..

 

 

 가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웠어요.




산행후의 짧은 시 하나



아픔은 인생의 변곡점.
지나온 길은 앞으로의 길을
밝혀주는 등불일진대
그 속의 아픔은 구원의 이정표같은 것이리라.

카나나스키스의 산들 중에는 제 1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던 영국해군의 함정이름을 따서 명명된 산들이 많은 데  Chester Mountain 또한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무려 26개의 산이름이 1차 대전의 유틀란트 해전에 참가했던 함정 및 군인들의 이름을 따라 지어졌습니다. 


유틀란트 해전은 1916년 5월 31일 부터 6월 1일까지 북해의 유틀란트 반도 연안에서 독일과 영국 사이에 벌어진 미증유의 해전으로 세계 해전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모두 250여척의 전함 및 순양함, 잠수함등이 참여한 이 대규모 전쟁에서 양국은 하루밤 사이에 수많은 전사자와 막대한 피해를 내었는데  경순양함 HMS Chester, 즉 light cruiser, Her Majesty`s Ship Chester  역시 그 중의 하나로 수많은 함포 및 함재 기관총 사격수들이 형편없는 방탄시설로 인해 무참히 당했다고 합니다. 


그 전사자 중의 한명이, 당시 불과 16살이었던 함재기관총 사수 Cornwell 일병이었습니다.  이 소년병은 총상을 입고도 끝까지 기관총을 놓지 않았고 결국 다음날 사망하였는 데 사후에 Victoria cross 훈장을 추서 받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Mt. Cornwell 은 그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올라갈 해발고도 3050m, 산행 높이 1150m, 왕복 거리 14km 의 만만치 않은 스펙을 지닌 Chester Mountain은 겉으로 드러난 지층이 dog tooth 형 수직절리형이어서 매우 압도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자체로 조각품 같아서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주변의 대조적인 메도우와 잘 어울려 록키산의 전형적인 절경의 하나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일반에게는 하이킹 코스, Chester Lake 로 더욱 잘 알려져 있으며, 겨울에는 스노우 슈잉의 목적지로 매우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차장에서부터 Chester lake 까지는 약 5Km 남짓, 약 300m 의 elevation gain 이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의 너른 길을 걸어 올라가는 것은 나중을 위한 워밍업으로 매우 적합했습니다. 



개활지로 들어서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습니다. 



마치 처음 대하듯 늘 자연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분.. 순수하고 맑은 마음의 증거겠죠.



산 친구들끼리의 격의없는 대화 시간이죠. 그 가운데의 유머, 좋은 정보들은 여러모로 유익함을 선사하고..



탁트인 너른 메도우를 가로지를 때 쌓인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날아가버립니다.  저같은 경우 새로운 기를 받는 시간이죠. 


 

우리가 오를 산이 신비한 모습으로 우리를 초대해주고 있군요. 산 오른 쪽 중앙 걸리를 따라 오르게 됩니다. 



웨스턴 아네모네가 이제 우리에게 뜨거웠던 계절의 작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가고 있어요.. 



이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스모크가 많이 사라졌군요. 하늘이 제색깔을 찾았어요.



이 비탈길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첫번 째 첼린저였어요.  



꽤 긴 거리의 경사는 심장을 헐떡이게 하고 다리를 무겁게 하고 비오듯 땀이 나게 하지만 사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닌가요? 



지구라는 행성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모습.. 흙먼지는 매우 성가셨지만 보는 즐거움은 있었습니다. 



비탈길의 끝에 도달하여 잠시 큰 숨을 내쉬기가 무섭게 곡바로 출발했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말이죠. 뒤로 멀리 Mt. Smut 가 보이고 그 앞으로 Fist Mountain 이 자리잡고 있네요.



이제 본격적인 Scrambling 입니다. 많은 ledge를 기어 오르고  



바위 벽도 넘습니다.  스크램블링의 즐거움은 롹 클라이밍의 맛을 보는 것 아닐까요.



화석은 아닌 것 같고 풍화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바위 표면의 특이한 형태가 매우 신기합니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근데 저 꼭대기가 정상이 아니더라구요 ㅎ



드디어 정상.. 산행 대장이 도착하고 있네요. 




 또 하나의 산 정상에 발을 디뎠습니다.  3050m 입니다. 



바람과 태양의 공격으로부터 무장한 모습.. ㅎ 



남쪽 방향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The Fortress Mt.  입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산 능선을 따라 난 트레일로 10여명도 더 되는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더군요. 



록키산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제 곧 눈으로 뒤덮이겠네요..



Headwall Lake 라네요. 작은 섬도 있군요. 바로 뒷산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보입니다. 저쪽으론 안가야할 듯.. 프랭크 슬라이드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우리가 차를 세워 놓은 주차장이 저 아래 보입니다. 건너편 Burstall  Pass, Snow peak, Birdwood Mt., Burstall Mt. Mt. Smut, Sir Douglas Mt. 등등.. 이 일대는 가히 하이킹 및 스크램블링의 성지 중 하나라 해도 지나침이 없겠는데요. 



산 정상에서의 휴식은 그야말로 꿀맛이죠. 바람만 없다면.. ㅎ 



정상에 선 산 친구의 모습을 다이내믹한 효과를 내어서.. 



어느새 다 내려왔네요.. 





가을을 입은 메도우 길을 걷는 즐거움.. 



Chester Lake에는 빛나는 청춘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우린 빛나는 아재들, 줌마들이죠 ㅎㅎ 



또 하나의 아름다운 날이었고요..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산행이었어요.



많은 추억을 얻었던 날..



산을 내려오니 다시 스모크가 온 세상을 뒤덮어 하늘의 태양도 빛을 잃어.. 그 모습이 멋지긴 했지만.. 



산 위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요즘 이 녀석 맛에 푹 빠졌습니다.  300년도 더 된 영국 에일 맥주의 자존심, 과일향에 쌉스럼달콤한 맛, 

오렌쥐 빛의 군침도는 색깔이 매력적인 맥주를 집에 오자마자 한 잔 들이키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는 ㅋ 


런던 프라이드는 성적 취향의 차별로부터 인간성을 지켜내는 행사의 이름이기도 하고 동명의 영화제목이기도 해요.


록키를 다니기 시작한지 만 12년이 되었습니다. 맨처음 갔던 곳은 브래그 크릭의 Allen Bill Pond 건너편의 Fullerton Loop 라는 곳이었죠. 지금은 수해로 다 망가진 예쁜 이 폰드 일대를 건너편 능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6.5km 정도의 아담한 하이킹 트레일이었습니다. 


그후 카나나스키스와 밴프의 유명한 곳들을 하이킹으로 소소히 다니며 소박한 즐거움을 맛보다가 2008년 6월에 처음 하링 픽을 오르고 난 후 `산꼭대기 병`에 걸려 하이킹은 멀리 귀양 보내버리게 됩니다. 


그후 몇년간을 '스크램블링만이 산행이다` 라는 몽매한 확신 속에 픽헌팅에 미친듯이 빠져 들어 높이와 거리와 걸린 시간 및 난이도 등에 주목하며 록키의 험산들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펙에 차곡차곡 쌓아갔죠. 물론 스크램블링 산들이 주는 놀라운 감동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그 산들 중에는 하이킹 코스를 담고 있는 곳도 많아서 스크램블링 산행의 즐거움이 더하였다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하이킹 코스들 중에는 산꼭대기를 오르는 것과는 무관한 곳도 많거니와 하이킹은 하이킹대로의 특별한 묘미와 즐거움이 있는 것이어서 꼭대기병에 걸려 이들을 다소 소홀히 해온 것은 록키산신에게 심히 불경스러운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 여름이야 봄꽃 지듯 후다닥 지나가버리기에 늘 산행이 아쉬운 것처럼 우리 인생 또한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힘들게 찾아오는 이 귀한 토요일을 산에만 갖다 바치는것도 인생의 도리가 아니라는 깨우침이 들어( 그래서 요즘은 걍 빈둥거리기만 하는 토요일이 많아졌지만 ㅋㅋ) "가끔씩 소소한 하이킹도 다니자 "  라며 귀양보냈던 하이킹님을 다시 조정에 불러 올렸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번에는 한 번도 안가본 곳, 로손 호수 위의 사레일 능선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누구말마따나 여기 갔다 온 다음 템플 다녀온 것처럼 허벅지가 뻐근하고.. 하이킹도 만만찮다는 것이었어요^^ 



Travel Alberta  잡지의 표지 풍경같은 느낌... 하이킹의 묘미 중 하나죠. Rawson lake 는 멋진 산중호수라는 것에 참 많이 감동한 하루였습니다. 


이제 출발해볼까요..



산행 출발은 이 호수, 나중에 산위에서 전체 모습을 보게될 Upper Kananaskis Lake 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호수 왼쪽으로 살짝 보이는 산이 Sarrail Mt. 이구요.. Sarrail Ridge는 산 바로 앞에 나무로 덮여있는 부분이죠. Rawson Lake는 그 왼쪽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침의 호수는 가장 아름다울 때입니다. 호숫가에서 피크닉도 가능합니다. 가을에 다시 올까합니다. 

 

 

이 사진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만난 모습인데 이 호수와 주변처럼 또 멋진 곳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Upper Kananaskis Lake 와 주변 산들, valley는 정말 ultimate place to visit  같습니다. 이곳이 관광객들의 일반적인 코스가 아닌 것이 저로선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그런 느낌.. 



Rawson Lake 는 주차장에서 약 3.5km 정도 떨어져 있구요. 300m 의 elevation gain 이 있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걸어 올라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아침이라 반영이 좋군요. Sarrail Mt. 이 병풍처럼 드리워 있네요. 


McDonald Rawson은 토론토대학에서 호수학을 공부한 학자입니다. 왜 이 호수에 그의 이름을 갖다 붙였을까요. 


 

Sarrail Ridge를 오르기 위해서는 호수 왼쪽을 따라 뒤로 걸어갑니다. 앞에 보이는 ridge 가 우리가 오늘 가는 곳입니다. 그리 높아 보이진 않지만 경사가 제법 가파릅니다. 오늘 저는 능선에 다다른 다음 오른 쪽 중간쯤에 있는 ridge peak을 스트램블링 했구요 다시 왼쪽 끝에 있는 Sarrail Mt. 을  조금 오르려다가...  그만두었어요^^



호수 뒷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입니다. 여기서 바라본 로손 호수는 정말 serene 했습니다. 평화로웠고 calm 했으며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듯한 안정감을 선사해주더군요. 정녕..자연은 우리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약간 다른 앵글로 잡았는데 색감과 분위기가 달라지는군요. 근데 이게 제 색깔이에요. 카나나스키스 호수에 비해 이 호수는 greenish 합니다. 



Western Anemone 가 정말 그의 별명, 히피처럼 여름을 마음껏 구가하고 있군요... 



정원에나 있어야 어울릴 듯한 이 식물은 어떻게 이 춥고 혹독한 겨울을 버텨낼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뿌리가 말이죠 ㅎㅎ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는 모습으로 인해 마치 정원에 나와 있는 듯 정겨운 느낌이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은 올해.. 트레일은 바짝 말라 먼지가 폴폴 날리고.. 그래서 무척 미끄러웠어요. 지팡이와 좋은 신발이 중요한 필수품. 화창하고 좋은 날씨라 참 많은 하이커들이 몰려 평소와 달리 매우 시끄럽고 복잡했어요. 이정도에도 산행이 성가신데 한국의 단풍 산행.. 생각만해도 ㅎㅎㅎ 



앉아서 풍경 바라보고 싶은 곳엔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는 누군가가 있죠. 따뜻한 여름 오후의 산 허리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무념무상 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록키산에는 이미 가을이 내려 앉아 있지요. 더운 공기에서조차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요.. 바라보는 눈이 정말 말그대로 시리도록 푸른 하늘.. 이 쪽은 BC 산불 스모크의 영향을 덜받았는지 청명한 가을 하늘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능선에 다 올라왔어요. Kananaskis Lake 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멋진 경치네요. 이만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요. 



오늘은 정말 많은 하이커들이 곳곳에 포진.. 위험한 spot 에도 많이들 있더군요. 바닥이 미끄러운데 보는 제가 다 불안하더군요. 

여성 하이커로 인해 사진은 멋지게 나오네요.



선명했던 분홍색의 Fire weed 역시 지고 있었어요.. 가을은 시러요.. 호수는 아름답지만..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비현실적 색감은 신비로움 그자체입니다. 이 호수와 주변 밸리의 풍경은 산 위가 아니면 진면목을 만나기 어렵기에 이렇게 힘들여 올라오는 이유가 충분한 것이지요.



릿지의 왼쪽 중간 쯤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거의 직벽인데 difficult rate 로 기어오름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어서 도전해보았어요. 과연.. 거의 직벽이긴 한데 디딤돌과 홀드가 나름 괜찮게 있었어요. 오랜만에 옛추억을 살려 시도해 보았는데 꽤 스릴있고 긴장되었어요. 


무사히 올라갔다 내려온 다음.. 뒤따라 몇몇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니 ㅎㅎ 근데 이런 거 안해본 듯한 한 커플이 어떻냐고물어보길래.. "no experience ? then don`t do it !!" 하니까 바로 돌아서더군요..



올라가는 중에 사진 한장도 찍었어요. 완전히 직벽은 아니죠?



그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로손 호수가 저아래에 있고.. 저와 함께 온 일행이 능선에 있네요.. 



왼쪽에 있는 호수가 히든 레이크 입니다. 큰 호수 뒤로 들어가 숨어 있는 듯한 호수는 다 히든 레이크.. ㅎ 



내려와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전 반대편의 Sarrail Mt. 쪽으로 올라가봅니다. 탐험심.. ㅎ 바위벽을 오르진 않고 바로 그 아래에서 원래 있던 쪽을 바라보았어요. 



호수 건너편의 오팔레인지와 그 사이 카나나스키스 밸리가 호수와 함께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하늘과 호수는 같은 색.. 정말 좋은 뷰 포인트네요.



그동안 다녔던 록키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군요. 지난 12여년의 산행 여정이 바로 저의 이민 역사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산과 호수는 그냥 그대로군요.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한쪽면 쇼어라인은 마치 리아스식 해안처럼 들쭉날쭉 아름답더군요. 호안선이 아름다워요.. 물부족으로 쇼어라인이 하얗게 드러난 것이 오히려 호수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네요.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비가 와야할터인데.



아쉽지만 가을을 즈려밟고 하산합니다. 물론 트레일로 내려가죠 ㅎㅎ


 

내려와서 다시 올려다보니 이게 그리 만만한게 아니군요.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300m 높이를 올라온 다음이니.. 계절이 공존할 때 록키는 가장 아름답습니다. 겨울과 여름.. 여름과 가을.. 가을과 겨울.. 


 

로손 호수에서는 꽤 많은 분들이 낚시를 하더라구요.. 송어를 잡으려는 것인데 이분은 플라이 낚시를.. 뒤에 여친이 앉아 있는 것이 뭔가 보여주려는 듯.. 그런데 조금 초보 같았어요^^


(에필로그)


오랫만에 좋은 하이킹을 하고 왔습니다. 이곳은 가족과 함께 와도 충분히 좋은 곳이에요. 어린 아이들도 약간의 체력과 인내심이 있다면 같이 와도 좋겠지만 아이들은 이런데 그리 흥미를 가지지 못하죠. 어른 시각으로 데려와봐야 고생만 시킵니다. 연인들이 함께와도 좋을 것 같고.. 여행객들도 밴프같은 잘 알려진곳보다는 이런 곳을 하루 다녀오면 그것으로 록키의 절반은 본 것이니 시도해볼만하죠.



앞으로 좀더 자주 이런 곳으로 하이킹을 다녀야겠어요. 록키 산신에게도 잘 보일겸.. 모두다 사랑스런 자식같은 곳인데 ㅎㅎ  


 

바로 앞 왼편의 로렛 마운틴과 저멀리 우뚝 솟은 마리 바클레이 마운틴의 이 풍경은 언제나 감동을 안겨주죠.

잘생긴 록키산은 좌우 균형과 조각미, 그리고 봉우리 부분의 도드라진 석회암의 빛깔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카나나스키스는 원주민 Cree 족의 용맹한 전사였습니다. 전투중 도끼에 이마를 맞아 쪼개졌지만 살아 남았고 전사로서 계속 살았습니다. 그가 싸운 것은 어떤 여인을 위한 것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무튼 그가 용맹한 전사였음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다만 그의 이름을 놓고 다소 논란이 있는데 카나나스키스는 meeting of waters 라는 뜻이라며 원주민 Stoney 족이 수백년전 이일대를 탐험했던 Palliser 탐험대장에게 알려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카나나스키스는 Cree말로 감사하다는 뜻이랍니다.  도끼에 맞았는데도 살았으니 그가 감사함은 당연한 것이겠죠. 그런데 Stoney 족은 이를 왜곡해서 전달한 것 같습니다. Cree 족이 발끈한 것도 일리가 있겠네요. 스토니족은 Sioux 족의 한갈래로 Cree 족과는 호의적 경쟁관계였다고 합니다. 호의적이라 함은 둘이 때론 힘을 합쳐 Blackfoot 족에 대항하였기에 그러합니다. (아마도 blackfoot 족이 대단한 부족이었던 것 같군요)


아무튼 이런 종류의 전설은 록키산 곳곳에 요묘한 흔적으로 남아 있고 사람들은 재미삼아 각색을 하기도 하죠.  엑스칼리버는 아서왕을 강성케한 보검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른 산 위엔 그 엑스컬리버가 꽂혀 있습니다. 아서왕이 여기를 왔다갔을리는 만무하고 아마도 이 칼은 카나나스키스의 보검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가 죽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어차피 둘다 전설입니다.


오늘 산행을 몇가지 포인트로 나누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째는 카나나스키스의 전설인데 이미 말씀드렸고, 그리고 자연의 꽃들과 야생동물에 대해, 그리고 록키의 자연에 대해서 입니다.



누군가 일부러 꽂아 놓았음에 틀림이 없는 엑스컬리버를 저는 오래전 저혼자 이곳을 산행했을 때 이미 어루 만져주었더랬습니다. 

칼집을 만져야 불사신이 된다고 해서 거기다 칼집을 만들고 충분히 만진 다음 마음에 담아왔었죠. ㅎㅎ  저는 대부에서 말론브란도가 말햇던것처럼 "I`m a superstitious man" 이거든요^^ 오늘 산행에서는 그저 이렇게 카나나스키스의 전설을 덧입혀 제 맘대로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산행은 몇년 전 혼자 가본 곳을 다시 찾는다는 설레임이 있었는데 과연 그 때처럼 Raw한 느낌이 압권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혹독한 환경 속에서 곱고 우아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는 많은 야생화들을 발견하여 마음에 담아내는 것은 가히 록키 산행의 최대 보람 중 하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야생동물들.. 대자연이 살아있는 증거들이죠. 그들이 주인입니다. 우리는 방문자죠.  카나나스키스는 Big horn ship의 좋은 보금자리입니다. 



록키의 여름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설경이 제아무리 놀랍다한들 여름의 그것에 비할바는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늘 이 여름 록키의 찬란한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올 수 있음에 '카나나스키스 !'  감사할 따름입니다. 




록키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죠. 적당한 스크램블링은 스스로를 뿌듯하게 하기도 하죠. 긴장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등산의 좋은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비해 난이도는 확실히 낮은 곳을 선호하게 된 것을 보면 과연 세월이 느껴집니다. 



겨울의 눈이 채 녹지 않은 채로 여름을 맞았습니다. 산빙고인 셈이죠. 록키의 여름 산에는 이렇게 겨울이 곳곳에 남아 있죠.  그 눈이 녹아 산정에서 첫 내를 이룬 것이 흐르고 흘러 바다를 이룬다고 생각하니 대견하고 장하군요. 

  


그러나 록키의 여름은 이 시리도록 푸른 색감에 있지요. 은둔자의 모습이 아닌 마음껏 자신의 최고조의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들.. 



산행의 큰 즐거움은 역시 친구들과의 동행이죠.  


이제 본격적인 오늘 록키 여행을 따라와 보실래요?

Highwood  Pass 는 #40 도로상에 있는 해발 2206m 의 고개로 주변에 절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밴프같은 관광지는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보는 곳이라면 이런 곳은 찾아가 발견하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지요. 



산행의 시작은 숲길 하이킹입니다. 숲을 지나 개활지로 나오면 길 양쪽으로 작은 관목들과 함께 수많은 야생화들이 우리를 반깁니다.  산행 초반에는 구름이 끼어 차분한 하이킹이 되었어요. 이런 분위기 참 좋죠.  여기 사람들이 흔히 I`m grounded 라고 말하는 것. 그 동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죠. 


 

먼저 비교적 아래쪽에 사는 꽃들을 보자구요. 습기도 있고 나무 그늘도 있는 곳.. montane 지역이라고 하지요. 



키가 큰 알파인 포겟미낫입니다. 키가 낮은 녀석은 더 높은 곳에 있어요.



Cow parsnip 이라는 멀대같이 키큰 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당근과라고 하더군요. 소가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곰이 먹는다는 것은 알아요. 그러니까 요녀석들이 많은 곳이라면 얼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포겟미낫이 싱그러운 느낌의 young lady 같다면 이 분은 성숙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있는 미시같습니다.  이녀석의 이름은 다소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모양의 꽃이 많고 같은 이름으로는 노란꽃이 다수여서 말이죠. 그러나 제 아마추어 지식에 의해, 꽃잎의 수와 잎사귀 모양으로 내린 결론은 White Globe Flower 입니다.  다소 습기가 많은 그늘진 곳에서 볼 수 있는 예쁜 꽃입니다. 

 

 

Hippie on a Stick 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녀석, Western Anemone,Anemone occidentalis 죠.  히피족처럼 머리칼을 흩날리는 이녀석은 봄에 일찍 꽃을 피웠다가 씨를 품은 채 머리카락으로 변하죠. Shaggy heads, blond wigs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네모네 홀씨~~ 

 

이제 산 중턱을 지나 고개(pass, Col) 를 향해 갑니다.

 

 

오늘의 일차 분기점인 Grizzly Col 을 향해 오르막 경사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뒤로 포카테라 릿지가 보이는군요. 저곳도 좋은 하이킹 코스라고 하더군요. 아마 시야가 더 넓게 트여 사방을 볼 수 있을 듯해요. 오르기도 쉽고.. 가벼운 하이킹으로 딱이네요.  

 

 

록키의 여러가지 멋스러움 중에 이런 단순함이 있는데 그 특징은 오래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억에 오래 깊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볼수록 좋아지는 풍경이거든요. 고요하고 잔잔한 가운데 자기도 모르게 슬며시 압도당하는 느낌이죠.  


 

 

 

아마도 처음엔 animal trail 이었을 법한 길. 산 허리를 가로 질러 고개에 이르는 길. 저 언덕 넘어엔 또 어떤 세상이 있을까..

 

 

채 눈이 녹지 않은 곳을 즈려 밟고 지나갑니다.  

 

 

드디어 고개에 도착합니다. 포카테라 릿지가 눈높이 아래로 내려 앉았습니다.

 

 

작은 고개지만 충분히 성취감을 누릴만 하죠.  얼굴에 힘든 오르막의 흔적이 보기에 좋습니다. 이분 역시 전설이죠. 록키를 가장 사랑한 사람 중 한사람으로 남을 겁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새로운 발견을 한 마냥 변함없는 감동을 표현하는 그 열정과 순수한 사랑. 


 


 


우리 산행대장과 그 부인입니다.

 

 

 

Mt. Tyrwhitt  입니다. 고개에서 우리가 가는 반대편의 산이죠. 누군가 한사람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나중에 우리와 합류하게 되는 분.

사진에선 그냥 점으로 보이네요^^

 

 

간간히 햇살도 비추이니 알파인 산행 중의 멋진 여유가 느껴지는 군요. 자유로운 시간이죠..

 

 

다음에 소개할 꽃들은 산중턱과 고갯마루의 작은 grass 와 황량한 바위들 틈에서 사는 녀석들입니다.

 

 

앞에서 본 글로브 꽃과 비슷하지만 이분은 Mountain Avens 라는 꽃입니다. 흰색과 노란색이 있어요. 이 또한 우아하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멋진 야생화입니다. 언제나 높은 곳에서만 거하시는 분이에여. 

 

 

정말 고운 꽃.. 알파인 물망초에요. Alpine forget me not . '나를 잊지 말아요' 꽃이랍니다. 그 고운 자태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잊기 힘들지요. 세월이 흐른다고 잊히리야.. 이미 처음 보았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기에.. 이 놀라운 푸른 색은 그야말로 원초적이에요. 

 

 

버터컵 입니다. 버터를 담은 것 때문인지 때깔이 반짝반짝 좋은 꽃이죠. 


 

Prickly saxfrage 라는 꽃인데... 이녀석의 꽃말이 Stone braker 에요. 뿌리가 돌을 부스러뜨려 흙을 만들고 그게 다른 식물들의 터가 되게 한다는 거예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연의 이치가 오묘합니다. 서로 영향을 주며 돕고 살게한다는 거죠.

 

 

Moss campion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녀석은 툰드라형 서식지에 사는 알파인 플라워입니다. 황량한 바위들 가운데 자리를 잡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으로 화려하게 꽃이 피어납니다. 생명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그것도 지극히 화려한 색감으로 군락을 이루어 피어있는 것이 뭔가 기적이 일어난 듯한 느낌이란 말이죠. 거의 산꼭대기에 다왔음을 알려주죠. 이녀석들 보면 힘든 내색 하는 것이 사치죠.

 

 

보기에 조금 징그러운 이녀석.. 그렇다고 예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뭔가 비호감.. 역시 이름도.. Scolpionweed 네요.

 

 

그런데 한송이만 따로 떼어 자세히 보면 괜찮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매력이 있어요.

 

 

이것은 common chickweed 가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인 chickweed 완 좀 다르게생겼는데 chickenworts 라고도 부르는군요. 정말 산 정상의 칼바람 부는 곳에서도 청아하게 이쁩니다

 

 


짙은 분홍 색이 강열한 매력을 풍기는 이 꽃은 nothern willow herb, alpine fireweed 입니다.  흔히 보는 fireweed 보다는 키가 낮고 

꽃잎은 넓고 큽니다. 알파인 지역의 바위 틈에서 이런 꽃을 피워낸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생명은 자체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해바라기과의 이 노란꽃은 Golden fleabane으로 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인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군요. 



이제 Grizzly col 을 지나 릿지로 올라섭니다. 



열심히 우리가 갈 길을 설명하는 산행 대장님.. 무슨 특공대 같네... 



저 멀리 릴이 혼자 부지런히 우리를 쫒아 오네요. 대단한 분입니다. 오늘 원래 포카테라 일주 산행을 하려고 했다는데 바람때문에 그냥 내려왔다고.. 나이는 59세. 



그리즐리 릿지와 하이우드 릿지가 만나는 지점인가요.. 우리가 점심 브레이크를 가집니다. 존 바에즈 음악 들으며.. 수다에.. 

 


우리가 쉬는 곳에 다소 곳이 꽃피울 때만 기다리고 있던 이 야생화.. 내일이면 활짝 필 것 같아요. 



40번 도로를 따라 하이우드고개로 올라올 때 만나는 파도처럼 굽이치는 형상의 지층을 지닌 산이 바로 이 산이죠.  지층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천만년에서 1억년이상은 족히 되었겠죠. 여기가 옛날 바다였으니까요. 



건너편 Mt. Arethusa 입니다. 록키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군요. 자연이 빚은 조각품. 제가 종주했던 산입니다. 



Mt. Rae 의 어마무시한 모습입니다. 해발고도가 3200m 를 넘는 산이죠. 석탄광물인듯 시커먼 산이 매우 야성적입니다. 



산 위의 바위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입니다. 돌이끼, lichen 이 이정도 크기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00년이상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은 그저 방금 스쳐 지나간 바람에 불과하군요. 




릿지를 타는 즐거움에 푹빠진 타고난 산꾼입니다.  산행 대장의 대장이죠. 



작은 조각들을 이어붙인듯한 모습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일부러 포개놓은 듯 차곡차곡 쌓여있는 암석들이 이채롭고 재미있어요. 



풍화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지형이 하나의 멋진 조각작품같군요. 예술품을 보는 듯 그 아름다움에 깊이 빠져듭니다. 



그런 바위 틈에서 자라는 야생화들은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고 소중합니다. townsendia ?



색종이로 오려붙여 만든 꽃 같아요. king devil hawkweed ?




산의 색깔들이 참 다양하고 서로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하늘이 맑았다면 어땠을까요.. 



Beardtongue 입니다. 보랏빛으로 꿈틀대는 듯한 꽃의 모습이 마치 고흐의 그림처럼 강열하더군요. 



하.. 바위들도 이렇게 아름다운 색감을 지녔어요.. 일부러 칠한 것처럼. 이것으로 지층연대를 파악하기도 하겠죠.



세월이 만든 자연의 모습이 말해주는 것은 지구는 살아 숨쉬고 끝없이 움직이며 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천 석탄같았어요. 불을 붙이면 금방이라도 탈 듯.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저리도 아름다운 모습의 꽃을 피워내며 살아가는지 말입니다.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아마도 직업상 눈이 발달되었을 법한 우리 산행 동료께서 아까 그 나홀로 산행족, 릴과 함께 바위 언덕을 스크램블링하고 있습니다. 



카나나스키스의 엑스 컬리버는 여기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운을 안겨다 주지 않을까요.  명색이 엑스 하고도 컬리버인데. 



형형색색의 바위 사이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고운 색감과 오묘한 형상으로 눈은 호강을 합니다.


 

앞에서 본 그 꽃입니다. 마운틴 파이어위드.  거친 록키의 여린 꽃잎,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죠. 



 

하이우드 릿지의 평범한 듯 매력적인 모습. 목가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느새 주차장 바로 위까지 도달했군요. 그러나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거 온 길 리뷰. 헐.. 저기를 우리가 왔단 말인겨.. 




하산 전 인증 사진 입니다. 역광인데... 하고 누군가 말하니 또 다른 누군가 사진을 좀 아시는 분이 

' 사진가는 역광 같은 거 상관안해 !!'  흠.. 흠..  상관이 많네요^^ 



그냥은 내려갈 수 없다 !! 열정의 왕언니가 저기 보이는 언덕에 갔다 내려가자는 반강제적 제안에 의외로..

YYSA님이 선뜻, 열렬히 찬성을 하셔서 아무소리 없이 따라 나서고 있는 나머지 분들입니다. 선두는 저 앞에 까마득히 가고 있네요.



alpine rosewort 가 돌이끼 사이에서 피어오릅니다. 피어난다기 보다는 만들어지는 느낌. 




고산의 이상하게 생긴 장미, Rosewort 입니다. 




엘로우 인디언 페인트 브러쉬에요.  




우리가 걸어왔던 릿지와 그 뒤쪽의 Mt. Tyrwitt. 산 정상에 사람들이 보이네여. 그들에게도 우리가 보일까요? 당연히 안보이죠. 




어느새 먹구름은 다 걷히고 BC 산불의 연기도 없으니 전형적인 록키의 여름하늘이 열립니다. 하늘과 땅과 산과 숲, 그리고 사람이 한데 어울려있으니 이어찌 아름답지 않을까요



이제 하산입니다. 구름이 푸른 하늘도화지에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있군요.  하늘이 가장 아름다울 때죠.



핑키 인디언 페인트 브러쉬군요.



고산 릿지 워킹은 오픈된 공간을 걷는 시원함에 약간은 찬기운이 감도는 서늘함, 그리고 멋진 전경을 품을 수 있음에 매우 환상적이죠.



산위에서 누우면 마치 하늘 바다에 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록키는 정말 아름답다..



주차장으로 돌아왔어요. 오늘 여행이 끝났습니다. 멋진 산과 지층, 암석, 꽃들, 산양, 하늘과 구름과 바람, 그리고 멋진 사람들까지.. 

정말 훌륭한 트렉킹이었어요.




오늘 포스팅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그렇게 하듯 주차장 주변의 제한된 모습만 보고 지나가는 것으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겨울 여행의 진수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요호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에메랄드 호수 주변을 따라 걷는 snowshoeing trip, 눈신 여행입니다.


캐나다 겨울 여행의 참 맛은 눈과 얼음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세계를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즉, 유명한 관광지의 속을 파고 들어가 대자연의 숨은 즐거움들을 느껴보는 것이죠.


습기가 없이 결정체에 가깝게 내리는 록키산의 눈은 바로 먹어도 좋을 만큼 깨끗하고 눈부시게 새하얗습니다.  맑은 날이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에 반짝이는 하얀 눈이 서로 어우러져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지요. 


낮은 인구 밀도와 굴뚝 산업이 없는 관계로 세계적인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서부 캐나다의 록키산 국립공원에서 여행의 참맛을 아낌없이 맛보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다소 멀리 벗어나 주변에 마련되어 있는 하이킹 코스를 따라 트렉킹을 해야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트렉킹 코스에 대한 정확한 사전정보와 장비를 갖추는 것입니다. 


겨울 트렉킹의 필수 장비는 스노우 슈라고 불리는 눈신입니다. 록키의 거의 모든 지역은 비록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이라도 이 것이 없이는 아예 트렉킹을 할 수 없을 만큼 눈이 깊기 때문이죠. ( 눈신을 비롯한 겨울 산행 장비의 대부분은 대여가 가능합니다) 


에메랄드 호수는 여름에는 가히 하늘아래 존재하는 천국같은 절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에메랄드를 연상케하는 호수 색깔은 비현실적이리만치 아름답죠. 그리고 호수 주변의 웅장한 산세와 빽빽한 침엽수림, 수많은 야생화와 야생동물 등은 이곳이 과연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의 천국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수주변을 따라 약 5km 정도 조성된 숲길은 호수와 숲, 록키산의 아름다움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만 겨울에는 이 길을 따라 멋지고 놀라운 설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군데 눈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이 있지만 짧은 구간이라 위험도는 낮은 편에 속합니다. 



호수 전경과 뒤로 Burgess 마운틴 그리고 호수 입구에 있는 호텔, Emerald Lodge가 한데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이장면은 Burgess 마운틴에 올라가 호수를 내려다 본 것입니다. 보시는 대로 에메랄드 색의 호수가 환상적입니다. 오늘은 이 호수 가장 자리를 따라 겨울 눈신 트렉킹을 합니다.



첫 사진과 같은 곳에서 바라본 겨울 호수의 전경입니다. 맑은 날이었으면 아마도 더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었겠지요. 



에메랄드 호수로 눈신 여행을 가는 날 밴프 국립공원을 지날 때는 이렇게 맑은 날이어서 잔뜩 기대를 했었지만 요호로 들어서자 날씨

 가 나빠져 최고의 사진을 얻을 수 없어 아쉬웠죠. 이 장면은 밴프의 명물인 고속도로위에 설치된 야생동물 통로의 모습입니다. 



호수에 도착하니 버스를 타고 들어온 관광객들이 보입니다. 꽁꽁 얼은 호수 위를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죠. 그들에게 오늘 제가 소개하는 눈신 여행을 하기엔 시간과 장비, 계획 모두가 부족하군요. 



호수 입구의 멋진 설경이 우리를 먼저 반겨주는 군요. 록키산은 사시사철 청정하지만 겨울 록키에서는 결정체와 같은 깨끗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공기 중에 부유물이 상대적으로 덜하기에 여름보다는 언제나 쨍하게 맑은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눈신 여행을 시작합니다.  바로 나타나는 애벌란쉬, 눈사태 경고문이죠. 섬뜩하지만 이 곳은 low risk 지역입니다.




이 곳인데 나무가 없고 탁 트여 눈이 쓸고 내려오기 알맞게 되어 있죠. 



이곳을 지나면 바로 다시 깊은 숲길입니다. 스노유 슈잉을 하여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호수 위에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는 이렇게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도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무리 얼음이 세게 얼었다해도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요호 지역의 눈은 그 깊이가 대단하죠. 가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봄까지 녹지 않고 이렇게 계속해서 쌓이기만 하니까요.



호수 뒷편에 도착했습니다. 올겨울은 그렇게 심하게 춥지 않아서인지 이렇게 벌써 상류 쪽은 녹아 있습니다. 



호수 뒷편의 산풍경입니다. 



Burgess 마운틴 방향이구요. 여름에는 정말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이죠.



다시 숲길로 들어섰어요.



뭔가가 엎드려 있는 듯한 모습이군요



눈과 숲이 만드는 자연의 작품들은 곳곳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죠.



스노우 슈잉 트렉킹은 여름과는 달리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합니다.  5km 정도는 큰 문제가 안되지만 이보다 길 경우 다양한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한바퀴를 돌아 호수 입구의 lodge를 통과합니다. 설경이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겨울 밤을 보내는 것... 정말 좋은 추억이 되겠죠?



이 곳엔 옥외 스파도 있고 객실엔 벽난로가 구비 되어 있으며 호텔 라운지도 멋져서 겨울 추억여행지론 그만입니다. 



랏지가 호수 입구 전나무 숲에 들어 앉아 있어 동화 속 집들 같아요.



겨울 에메랄드호수의 눈신 여행 어떻게 보셨어요?




록키산 자락에서 살아가는 데날리 부부의 1일 겨울 여행이었습니다. 




1916년 5월,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 치열한 때 독일제국은 그 때까지 철옹성으로 영국 해군이 장악하고 있던 

북해의 해상권을 뺏기위해 100여척에 달하는 대 선단을 이끌고 영국 해군과의 일전에 나섰습니다.

영국은 북해 제해권을 지키기 위해 150여척에 달하는 초대형 선단을 동원해 이에 맞섰습니다.


양쪽 선단에는 Dreadnought  라고 불리는 대구경 함포 장착 전함이 수십대씩 포함되어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전함들 사이에 대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원거리 포격전을 
주전술로 하는 이 거함들은 그때까지의 해전 양상을 바꾸어 놓은 획기적 전함입니다. 

이 해전에 참여했던 그 수많은 전함들이 Indefatigable, Warspite, Galatea, Sparrowhawk 등등으로 그 이름들이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산들에 붙어있습니다. 
이 역사적인 해전이 곧, 6000여명의 전사자를 낸 영국이 전술적으로는 패했으나 전략적으로는 제해권을 계속 지키게된 Jutland sea battle, 즉 유틀란트 해전입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캐나다에 애국열풍이 불어닥쳤고 그 결과의 하나로  카나나스키스의 수많은 산들에 이해전에 참여했던 전함과 군인들, 그리고 그 부속 인물들의 이름이 명명되었습니다. 당시 알버타 인구는 50만이 채 안되었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이 5만명에 이를만큼 원래 애국열풍은 강열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위기는 웅장한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봉우리들에 영국전함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했겠지요. 

Upper Lake 위쪽 Kananaskis Range에 위치한 Mt. Invincible 도 그중의 하나이며 그 전함을 지휘했던 제독이
바로 오늘 우리가 오를 산이름의 주인공 Hood Horace입니다. 그는 인빈서블호와 함께 북해 바다에 가라앉았습니다.  그외 주변의 산들, 크릭에서 바로 보이는 웅장한 석회암산인 Mt. Blane, 그 왼쪽의  Mt. Broc, 그리고  Mt. Hood 바로 앞의 Mt.Packenham, 그리고 Mt Evan-Thomas 등 이 모두가 Jutland 해전에 참여했던 영국해군의 전함을 지휘한 장교들이었습니다.

Mt. Hood는 근처 오팔 산군의 몇 안되는, 일반인 스크램블링이 가능한 산중의 하나로 해발 2900m / 게인 1200m / 왕복 11km 의 Moderate 코스 입니다. 
Mt. Hood 산행은 수해로 처참하게 파괴되었으나 곳곳에 그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Creek walking, 영화 속 한 장면같은 Grass ridge walking, 적당한 난이도로 즐거움을 주는 scrambling, 그리고 정상에서 맛보는 카나나스키스 벨리와 산군, 오팔산군의 놀라운 파노라마 경치까지 마치 4부작 드라마같은 산행이었습니다. 

1부 크릭워킹 



킹크릭의 초입부 멀리 보이는 산은 Mt. Blane 입니다. 날씨 좋을 땐 새하얀 석회석의 정상부분이 마치 여름에도 눈이 내린듯 하지요.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 산 이름 역시 유트란트 해전의 영국군 함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아름다웠던 킹크릭은 몇년전 수해의 상흔으로 여전히 아픔 속에 신음하고 있었어요.


수해로 인해 쓸려 내려온 나무들이 여전히 이러저리 흩어져 있고 물길도 바뀌어 있었어요. 이전에는 이 계곡이 나무 징검다리가 놓인 정말 예쁜 계곡이었는데 이제는 
걷기에는 장애물들이 너무 많아 통과하는 데 다소 성가시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만나는 자연의 작품들은 여전히 이 계곡이 귀한 유산임을 보여줍니다. 언젠간 자연이 지닌 위대한 회복력으로 옛 모습을 찾을 것이라 믿으며..


평소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통과했을 계곡이 오늘은 가장 힘든 코스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안으로 제법 깊이 들어왔습니다. 


그런 중에도 이렇게 좁은 계곡에 걸쳐있는 나무 징검다리를 건너는 순간엔 어렸을 적의 추억을 떠올려 즐거움 마음이 되었습니다.


베인 베리라는 앙증맞은 빨간색의 베리 종류입니다. 먹을 수 없어요. 


계곡물가에 핀 이끼식물은 매우 선명한 채 우리 눈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fireweed 라는 야생화입니다. 


겨울이 매우 혹독하기에 변온동물인 뱀이나 개구리가 겨울을 넘기지 못해 살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두꺼비로 보이는 이녀석을 발견했습니다. 신기했어요. 캘거리와 록키산 일대에는 뱀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고 또 바퀴벌레가 없습니다. 시궁쥐도 없고.. 추운 날씨로 인해 햠오 동물 중 없는 동물들이 많은 것은 좋은 점이죠. 


하산시에 계곡에 다시 접어들자 안개비가 촉촉히 내렸어요


2부 릿지 워킹



지난 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온통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걸었었는데 어느새 풀들이 무릎이상으로 자라 있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오묘한 변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끝없이 지켜나가고 있어요. 


마치 자유와 평화를 찾아 넘어가던 알프스의 그 언덕처럼  관목과 잡풀로 우거진 능선을 올라가는 마음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가는 설레임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자유도 좋고 평화도 좋지만 이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계곡을 지나오느라 진이 어느정도 빠진 다음이니 경사를 오르는 것은 매우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뒤를 돌아보면 놀라운 세상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내 곧 넋을 잃고 말죠. 


내려올 때는 이 장면을 가슴에 안고 내려가기에 가슴에 차오르는 감동의 깊이는 말로 다하기 어렵답니다. 숨도 차지 않고 즐거움이 가득한 순간이죠.


관목 들 역시 가을색으로 이미 변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 이런 예쁜 가을을 찾는 기쁨은 릿지워킹의 잊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3부 스크램블링



동료들이 힘겹게 오르는 능선 바로 뒤로 보이는 가로고 길게 뻗은 언덕이 유명한 킹크릭 릿지입니다. 사계절 오르내릴 수 있는 멋진 하이킹 코스죠. 
오늘 우리와 함께 다니던 팀의 일부 멤버들이 저 산을 하이킹 중에 있습니다. 


록키산 등산의 빼놓을 수 없는 매략중의 하나가 바로 이 스크램블링에 있습니다. 손과 발을 써서 바위경사와 암벽을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위험한 구간도 있기에
오르는 산마다 등급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오늘 오르는 산의 등급은 중급입니다.  경사가 다소 급한 것 빼놓고는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크램블링 구간에서 만나는 주변의 풍경은 대개 드라마틱합니다. 그만큼 위로 오를 수록 더욱 험한 지형을 하고 있는 것이 록키산의 일반적인 모습이니까요.


이제 정상을 향한 일차 관문의 목표점인 COL 이라고 불리는 고개마루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의 경사도는 우리가 올라가는 구간의 실제경사도와 거의
비슷하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니 카나나스키스 밸리의 장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서 푸른 하늘 배경을 볼 수가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대신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빛내림이 있어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음이 있네요.


힘든 바위 및 자갈 경사를 오른 끝에 COL 이라고 부르는 두 산 봉우리 사이의 고개마루에 올라선 동료들입니다. 대개 여기서 한숨을 돌리지만 남은 구간이 여전히 만만치 않기에 긴장을 풀 수는 없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은 아까 말한 Mt. Packenham 입니다. 역시 유트란트 해전 참전 장교죠.  이 산의 형태가 특이합니다.  지층이 세로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런 형태를 dogtooth  Mt. 이라고 합니다. 


이 쪽은 우리가 오늘 올라야하는 최종 목표 Mt. Hood 입니다. 


돌이끼의 색깔이 매우 요염합니다.  rock lichen 이라고 부릅니다. 


4부 on the top


어느덧 정상이네요.정상 마지막 부분은 자갈 경사가 거의 서있는 벽처럼 느껴질 만큼 가파라서 힘들었습니다. 


카나나스키스 호수가 그림같이 아름답네요.. 호수 오른편에 있는 산이 인디패티거블, 가을에 오르면 좋은 바로 그 명산입니다. 


주변 산들의 모습이 정말 멋지고 훌륭합니다. 자연의 조각이 신비롭기 그지 없습니다. 


 알파인 목초지의 초록색이 아직도 선명한 산의 모습이 정말 깊은 감동을 자아냅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록키의 이 산들이 미국 남쪽의 리오그란데 강 까지 장장 4000km 를 내려간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바닥을 친자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정상에 선자 만이 최고를 볼 수 있다. 정말 그러합니다. 


날씨가 좀 추웠습니다. 바위 벽에 숨어 식사를 하는 동료들.. 그래도 정상에 오른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그러면서도 낭만적이엇어요.  록키의 정상에서 느끼는 희열..


카나나스키스 호수 위로 내려앉는 빛내림은 오늘 산행의 화룡정점.  마운트 후드는 계곡을 통과하고 릿지를 올라 암벽을 기어오른다음 정상에 서는 과정 모두가  록키산 등산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기에 아무런 모자람이 없는 최고의 산행지 중의 하나였습니다. 



캐나다 록키의 장엄하고 유구한 지질학적 역사에 비하면 이곳에서의 인류 문명의 역사는 한낱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레이크 루이스 일대에서 시작된 유럽인들의 이주의 역사는 고작 150여년에 불과합니다. 오늘은 그 깊고도 오묘한 

대자연의 품에서 거칠고 투박하게 시작되었던 인간 문명의 작은 한 조각을 구경하러 갑니다. 


Lake Louise, Banff


록키는 수억년의 지구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3억 5천만년 전쯤에는 모두 바다(내해) 였고 1억 7천만년전부터 

약 1억년에 걸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 융기하면서 산과 계곡이 형성되었습니다. 비와 눈이 내리며 강과 호수가 형성되었고

오래기간 빙하기에 갖혀 있음으로 그 거칠고 험준한 원시의 록키가 생생한 모양그대로 보존되었습니다.


Spray lake, Kananaskis, Alberta


록키는 지구상 곳곳에 광범위하게 분포된 석회암 지대입니다. 지구가 원래 거대한 바다였고 이산화탄소를 기초로 생성된 바다생물들의 껍질과 뼈들이 바닥에 쌓이고 쌓여 석회암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 지중해의 오래된 하얀 대리석 건물처럼 록키산의 봉우리들은 

대부분 밝은 회색을 띠고 있지요.  그 암석의 미세한 분말이 빙하에 실려가다 녹으니 푸른 강 푸른 호수가 만들어졌습니다.


Columbia Icefield, Banff and Jasper


록키의 큰 모양은 거대한 빙하가 만들었고 디테일한 모습은 바람목수 비목수가 만들었습니다. 거대한 얼음덩이가 흘러가며 계곡을 만들었고 물이 흐르며 협곡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보는 록키는 지난 수억 수천만년 동안 변화해온 과정의 한 지점일 뿐입니다.


지금 빙하가 녹고 기후가 변하는 것에 모두가 우려하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어쩌면 수십억년의 지구 역사에 비춰보면 그저 찰나의 

작은 변화에 불과한 것입니다. 지구는 언제나처럼 면면히 살아숨쉬며 그 항상성을 유지해 갈것이기에. 




대자연 록키가 지닌 억겁의 오랜 역사에 비하면 인류문명은 그야말로 미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가장 최근의 빙하기 끝무렵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너와 이룬 원주민의 역사가 불과 15.000년 안팎입니다. 그 후 유럽인들이 건너와서 개척한 서부 캐나다의 역사는

채 200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동부 캐나다는 1500년대에 프랑스인들의 이주로 시작되었지만.




서부 캐나다의 역사는 철도 역사와 비례합니다. 광활한 땅의 동서를 연결하는 철로가 게설되면서 인구 대부분이 살던 동부 캐나다가 

서부에 눈을 뜨게 되었고 이주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록키산의 존재가 동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도,  수많은 동부인들이 관광과

사냥을 위해 찾아온 것도 모두 이 철도가 놓이고 부터입니다. 




레이크 루이스 역은 초창기 대륙횡단 철도시대때부터 만들어졌습니다. 당연히 이 근방의 절경인 레이크 루이스를 보기 위함이었어요.

그래서 캐나다 초대 수상인 존 맥도날드의 부인인 레이디 멕도날드 여사가 이 레이크 루이스를 처음으로 보는 여성으로 초대되기도 했습니다. ( 그러나 실제로는 아그네스란 이름의 여인이 이 호수를 처음 본 것으로 밝혀졌죠. 그래서 머쓱해진 사람들은 레이크 루이스 위에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호수의 이름을 맥도날드 여사의 미들네임, 아그네스를 따서 명명했습니다) 



웅장한 록키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짧고 미미할 뿐이지만 이렇게 인간의 발자취를 찾아 보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 한데 어울릴 때 비로소 완전성에 이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레이크루이스 기차역은 지금은 더이상 기차역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그 건물들과 옛 기차들이 유물로 그대로 남겨져 객차 일부와 역사는 고급 관광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차역 주변은 작은 공원처럼 꾸며져 자연 속의 작은 박물관처럼 보존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그 옛 모습을 한 번 감상해볼까요? 기차역의 옛모습은 이렇게 생겼지 않았을까하며 포토샵으로 처리해보았습니다.


 


마치 옛 서부 시대가 연상되는 장면입니다. 


밴프, 캘거리 방향입니다. 옛날 모습 느낌이 나네요. 




CPR, 즉 Canadian Pacific Railway 입니다. 캐나다 철도 회사죠. 




식당차인데 시즌에는 실제로 영업을 합니다. 



밴쿠버 방향이죠. 1000 km 떨어져 있지만.. 기차가 들어오는군요.




이렇게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다면 약간 철로를 걸어볼 수도 있고 옛날 기차에 매달려 볼수도 있죠.



비록 작은 유적이지만 레이크 루이스 여행을 오면 꼭 한 번 쯤 들러볼만합니다.

어렷을 적의 추억에도 잠겨보고요..


(레이크 루이스 마을의 4 WAY STOP 사거리에서 서쪽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됩니다)  


 



 

 



캐나다에는 전국적으로 36개의 국립공원과 8개의 국립공원 보호지가 있습니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은 1885년에 설립된 Banff National Park 이며 이번에 제가 여행한 Waterton Lakes National Park은 

1895년 캐나다에서 네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참고로 세계최초의 국립공원은 미국의 Yellowstone National Park 로

1872년에 지정되었고 우리나라는 1967년 지리산 국립공원이 최초입니다.)

 

워러톤 국립공원은 빅토리아 시대 자연학자 워러톤 경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는데 미국과 국경을 맞대어 있어 미국에서는

이곳을 Glacier National Park라고 부릅니다. 공원의 규모는 미국쪽 공원이 크지만 호수 및 주변 풍경과 아기자기한 맛은 캐나다령

공원이 맛깔나는데다 환율이익으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워러톤 레이크 공원을 찾아옵니다. 

 

1932년 미국과 캐나다는 상호 평화와 선린우호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이 공원을 Waterton -Glacier International Peace Park 로 명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특별한 기후 및 경관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1995년에 UNESCO world heritage 로 지정되었습니다.

 

장엄한 록키산과 북미 대평원이 바로 만나는 곳에 위치한 이 공원 일대는 해양성 기후와 북극해 기후가 만나는 곳으로 강수량이 많아 눈이 많은 지역이며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기온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야생 동물과 식물들이 분포하고 있어 생태계상으로 매우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죠.

 

그리고 공원 일대가 야생동물의 서식환경에 매우 적합하여 타운 한 가운데로 많은 야생동물들이 마치 거주자들처럼 왔다갔다 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다니는 거주지 바로 이웃에 곰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흔히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해발 1280m 에 위치한 이 호수는 평균 수심이 80m이며 가장 깊은 곳은 148m 에 이르러 캐나다 록키의 호수 중 가장 깊은 호수입니다. 호수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미국 캐나다 국경이 걸쳐있는 Upper Lake 와 캐나다 내의 lower lake로 나뉩니다. 메인 레이크는 워러톤 타운을 끼고있으며 호수의 끝은 미국 몬타나주입니다.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은 제가 사는 캘거리로부터는 남쪽으로 270km 떨어져 있으며 엘로우스톤 국립공원과는 800km, 샌프란시스코와는 2000km, 시애틀과는 100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캘거리에서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을 찾아가는 길은 2번 고속도로를 따라

가는 길과 22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22번 길이 운치 있고 멋집니다. 

 

 

워러톤 국립공원의 입구에는 pincher creek 이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공원으로 가는 입구인 셈입니다. 이 근처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렇게 풍력발전소가 많이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요즘 오히려 환경파괴의 원인으로 밝혀져 마음이 편하지 않더군요.

 

 

핀처크릭에서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목가적인 전원풍경이 이어집니다.  아름다운 캐나다 시골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워러톤 국립공원 입구의 viewpoint 입니다. "where the mountains meet the prarie..록키산이 대평원을 만나는 곳" -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을 상징하는 문구죠.  사실 록키산이 횡으로 끝나는 곳은 어디나 대평원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여기는 소위 풋힐지역이 없고 록키산의 본령이 바로 대평원과 만나고 있어 매우 극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은 버팔로라고 불리는 Bison  보호구역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태고적부터 이 너른 대지를 마구 휩쓸고 다녔던 북미들소.. 지금은 멸종 위기에 처해 이런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그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보았던 그 엄청난 숫자의 바이손, 즉 아메리칸 버팔로가 이렇게 초라해졌습니다. 백인들의 무참한 학살 때문이죠. 가죽과 털을 얻기 위해 저질러졌던.

 

 

공원 입구에서 발견한 야생화들입니다.  Long leaved Chickweed 라는 야생화죠. starwort 라고도 불립니다.  청초하기 이를데 없는 하얀 꽃잎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이는군요.

 

 

이 화사하고 화려한 노란 색의 꽃은 Balsamroot 라고 하는데 워러톤 레이크 일대가 특산지입니다. 공원 곳곳에 지천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별이 떨어지듯.. 생긴 그대로 shooting star 라는 이름을 가진 매우 독특한 모양의 예쁜 야생화입니다.

 

 

 

 

여기는 Red Rock Canyon 입니다. 공원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다 보면 오른 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그 끝에 자리하고 있는 붉은 바위 계곡이죠. 주변에 철이 많이 포함된 산의 흙이 봄철 눈과 얼음이 녹아 개울이 범람하는 시기에 쓸려 내려와 이곳에 쌓여서 형성된 지형입니다.

 

 

이런 짓을 보면 이젠 화가 납니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길가의 야생화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뽑아버립니다.

한국말로 안내하려니 못알아들었습니다. 중국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렇게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제 금방 시들고 말 꽃들은 다시 길가에 아무렇게나 버려지거나

쓰레기통으로 가겠지요. 국립공원내 채취행위는 수천불의 벌금이 매겨짐을 몰랐다해도 상식적으로 꽃을 꺾는 행위가 얼마나

부끄러운 행위인지를 모르는 것은 단지 문화차이일까요.  

 

 

 제라늄.. Red Rock Canyon 오가는 길과 계곡에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Prince of Wales Hotel, 오늘 우리가 묵을 호텔입니다.  1927년에 지어진 이 호텔은 영국 왕세자 에드워드 8세의 호칭을 따라 이름을 붙였는데 정작 이 일대를 방문한 그는 이 호텔에 머물지 않고 근처의 한 목장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내 최고의 로케이션에 자리잡고 있는 이 호텔은 몇차례 수리만 한 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여름 한 철만

운영되는데 방에는 TV 도 없고 에어컨도 없으며 선풍기 하나와 침대와 탁자가 전부며 욕조도 설치형으로 매우 고전적입니다.

흔한 커피 메이커도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으며 방안에서는 모바일 폰이 터지지 않더군요.

그러나 이런 불편함으로 인해 오히려 일상으로부터 떨어진 완전한 휴가를 즐기려는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휴양지가 아닐까요.

 

 

워러톤 레이크의 언덕 위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고 있는 프린스 옵 웨일스 호텔은 이 국립공원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멋진 건물입니다.  자연을 훼손하는 난개발은 명백히 반대하지만 최소한의 시설 또는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은 오히려 자연의 아름다움을 완성시켜주는 멋이 있죠.  고전적인 모습의 이 호텔은 국립공원의 멋을 한층 빛나게 해주는 훌륭한 건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텔주변은 한마디로 환상적인 고요함과 평화, 최고의 힐링트립을 가능케하는 환경을 갖추었습니다.

 

 

호텔 주변은 mule deer 라고 하는 사슴의 집단 거주지였습니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와 공생.

 

 

가까이에서 본 호텔은 과연 세월을 느끼게 해줍니다. 목조 건물입니다.

 

 

호수의 전경이 보이는 호텔로비입니다.  이곳에 앉아 차 한잔, 또는 와인 한잔 마시고 싶지 않으세요?

 

 

 

프린스 옵 웨일스는 또한 1차 세계대전의 영국 전함의 이름이기도 했습니다.그 모형인가 봅니다.

 

 

호텔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한다음 방배정을 받고 엘리베이터앞에 섰는데 여기는 엘리베이커를 손님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항상 벨보이가 와서 함께 동승해서 오르내립니다. 엘리베이타는 겨우 3-4사람 정도 탈 수 있습니다. 물론 팁을 줘야죠. 

매우 불편합니다. 차라리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편하고 빠릅니다.

 

 

객실 모습이죠. 이것이 하루 밤에 25만원 이상 지불해야하는 방이라면? 에어콘 없고 보시다시피 선풍기 한대..

TV 없고 인터넷 안됩니다.  세면대도 방에 있으며 욕실은 따로 되어 있지만 이동식 욕조. 조금 어색하죠.. 그렇지만 행복했습니다.

 

여장을 풀고 걸어서 시내 구경을 나가기로 했어요. 최고 명당에 자리잡은 값을 하는군요. 여름에만 오픈합니다.

 

 

이언덕에서 보는 파노라마 풍경이 일품이었어요. 오른 쪽 아래에 보이는 작은 마을이 워러톤 레이크 타운입니다.

 

 

물과 공기는 더없이 맑고 깨끗하며 산세는 수려합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깊은 감동에 빠져듭니다.

 

 

야생화도 많이 피어 있어 걷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줍니다. Slender blue Beardtongue 이란 이름의 야생화를 전경으로 이 오래된 호텔은 한 폭의 그림처럼 서있습니다.

 

 

작지만 청초하기 이를데 없이 예쁜 꽃들이 곳곳에서 캐나다 국립공원을 수놓아 여행자들을 애틋한 마음에 젖게 합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과 호수와 산을 바라보며 걷는 것 만으로도 마음에 위로가 찾아옵니다.

 

 

호텔에서 걸어 내려오니 바로 작은 항구가 나타났습니다.

 

 

유람선을 타는 곳입니다. 호수를 일주하는 유람선은 호수끝 미국령 몬태나주에 닿습니다. 내려서 구경하기 위해서는 여권과 비자가 필요하죠. 그리고 crypto lake 라는 캐나다 최고의 하이킹 트레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하루 전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운타운입니다. 여름 한철 장사를 하기 때문에 방 구하기도 어렵고 캠핑장 예약도 쉽지는 않습니다.

 

 

RCMP 는 캐나다 경찰입니다. 옛날 초기에는 말을 타고 다녔기에 mounted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죠.

RCMP 는 치안 및 경찰 업무 조직이며 예산 상의 이유로 자체 경찰을 꾸릴 수 없는 주정부 또는 각 자치 단체들과 계약을 맺고

치안 및 경찰업무를 수행해 주고 있지요.

 

 

타운 내의 호숫가 전경입니다. 바람 많은 곳이라 파도도 치고.. 물은 참으로 푸르고 맑습니다.

 

 

타운 내 호수 옆에는 이렇게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지요. RV 캠핑과 함께 텐트 캠핑도 가능합니다.  뒤로 보이는 산이 Mt. Crandell 이고요 산 중턱의 솟아오른 곳을 그리즐리 곰의 튀어나온 어깨같다하여 Bear`s Hump 라고 부르는데 여기까지 하이킹을 많이 하곤 합니다.  Crandell 산은 다소 난이도가 높은 험산으로 스크램블링으로 올라야합니다.

 

 

워러톤은 거친 야생이 살아 있는 곳, 그래서 동네 안에 동물들이 거의 사람과 같이 돌아다닙니다.  흑곰이 유난히 많은 지역이고요

그리즐리 회색곰도 꽤 분포하고 있습니다.  쿠거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워러톤 타운에는 카페, 레스토랑 이 많고 잡화와 선물가게, 이처럼 보석가게, 호텔 모텔등 웬만한 편의시설은 다 있습니다.

 

 

타운내의 식당에 들렀는데 입구에 박제된 쿠거 가 전시되어 있더군요. 엄청난 크기에 놀랐습니다. 주민 중 누군가 마당 안에 들어온

이 녀석을  총으로 사살했다고 그러더군요. 산에서 이런 녀석을 만나면 ㄷㄷㄷㄷㄷ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가리타인데 이건 별로였어요. 설탕 범벅.

 

 

모히또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지역특산 요리라는 바이손, 버팔로 요리를 애피타이저로 시켰는데.. 한국인 입맛엔 맞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었습니다^^

 

 

다시 호텔로 돌아옵니다. 이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기분을 한 껏 깊이 느낄 수 있는 그런 풍경입니다.

 

 

이렇게 앉아서 눈 앞에 펼쳐진 놀라운 자연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빠져 하염없는 상념에 젖어들면.. 그게 바로 힐링트립이죠.

 

1857년 스코트랜드 에딘버러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22살의 James Hector는 영국의 캐나다 탐험대 일원으로 Palliser Expedition 에 합류하여 의사로서 캐나다 록키에 처음 발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그가 의학을 공부한 것은 단지 같은 대학에서 식물학과 지질학을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합니다. 


지구 생태에 대한 학문적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심,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득했던 이 젊은이는 
원주민의 땅, 록키에 온 다음해 1858년 여름, 장장 57일간에 걸쳐 지금의 밴프 요호 쿠트니일대 900km 를 탐험하게 됩니다.

Cascade Mt. 이 그에 의해 명명되었고 탐험대의 일원이었던 탁월한 식물학자 Bourgeau 에 대한 경의를 담아 Bourgeau Mt. 을 명명했습니다. Hector는 Vermillion Pass 를 처음 오른 유럽인이었으며 Roger`s Pass를 넘다 강에서 말에 차여 기절한 일화는 그 강으로 하여 Kicking horse river 의 이름을 얻게 했습니다. 

길도 없던 Bow Valley 그 깊은 숲 속을 부쉬웨킹으로 지나며 길을 내었고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보우레이크와 그 일대 mistaya valley 등 그림같은 곳의 실체를 훗날 많은 유럽인들에게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150여년 전 Hector 가  "peaks and ridges standing out like islands through the icy mantle"  라고 말하며 찬탄해 마지 않았던 보우 레이크 일대 93번 도로가에 우뚝 솟아있는, 그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산, Hector Mountain 의 자녀봉, Little Hector 로 여행을 떠납니다. 

헥터 주 봉은 어마무시한 만년빙하로 둘러쌓여 있기에 특별한 장비와 경험, 기술이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오히려 그와같은 매그니피선트한 모습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리틀헥터의 등산의 가치는 조금도 뒤지지 않습니다. 

헥터 글래시어는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약 3km 정도 뻗어 내려가는 만년 빙하입니다. 많은 산 애호가들이 스키를 매고 빙하횡단 장비를 갖춘 채 찾는 곳이죠. 눈부시게 하얀 빙하와 무시무시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들 사이를 걸어 정상으로 올라갔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아마도 최고의 성취감을 안겨줄 겁니다. 

우리는 비록 그 곳을 오르지는 않았지만 리틀헥터 봉우리 자연 카페에서 바로 발아래 펼쳐져 있는 빙하의 장관을 바라보며 즐겁게 식사도 하고 낮잠도 자고 노래도 부르고 수다도 떨며, 커피와 와인도 마시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 클럽, 그 이름그대로 최고의 산행이었어요. 

 

                                           각자의 꿈은 달라도 바라보는 것은 한가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위대함에 감동하며 그 완전성에 몰입합니다.

 

 

 

록키산을 찾아 가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입니다. 산행은 이미 시작된거죠.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1 Trans Canada Highway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입니다.

 

 

 

Ox eye Daisy 입니다. 록키 노변에 지천으로 흐드러진 이 야생화는 키가 커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죠. Castle Mt. View point에 터줏대감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산 건너편의 발포어 마운틴과 글래시어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이것과 정상에서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가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죠.

록키산의 위대함은 아래에서 바라볼 때와 위에서 보는 모습의 엄청난 차이에서 나타납니다. 위로 오른만큼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할 친구들입니다. 여자와 남자, 40-60대의 장년의 연령이지만 산에서 다져진 강인함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주변의 산세는 이미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3000m 급의 준봉들로 이루어져 있고 돌로마이트 형 산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기암괴석들.  Mt. Andromach 입니다. 산세가 드라마틱하고 장엄하며 또한 섬세하기까지 하죠

 

 

록키산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스크램블링에 있지 않을까요. 과하지만 않다면 적당한 스크램블링은 삶의 엣지를 느끼게 해주죠. 스크램블링이란 계란 요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손과 발을 사용하여 기어오르내리는 구간이 포함된 등산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록키가 지닌 매력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고마운 Cairn. 선행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정표죠.  초행길이거나 루트가 헷갈릴 때 이것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습니다. 그러나 100% 믿어서는 안되요. 무엇보다 지도를

지참하거나 GPS를 사용해야 합니다.  리틀헥터  픽이 해발 3125m/ 표고차 1260m 로 만만한 높이가 아니기에 앞으로도 이런 경사를 상당히 올라야 합니다.

 

 

리틀헥터 자체는 그리 스펙터클하지 않습니다. Fairview Mt. 이 그러하듯.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저 힘이 들고 성가시게 경사가 급한 산

이긴 하지만 정상을 올랐을 때 주어지는 보상, 즉 놀라운 자연을 감상하는 특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조금 올랐을 뿐이지만 산을 오를 수록 만나는 주변 일대의 풍멋진 경이 가히 이 곳은 록키산의 코어 중 하나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150여년 전 이곳을 방문했던 영국 탐험가 제임스 헥터가 반할만했죠.

 

 

제임스 헥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경외하며 지난 10여년 록키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계획하여 진행해야합니다.

 록키산에서는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경험과 함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리틀 헥터와 andromach 산 사이의 terrain 은 지형이 매우 특이합니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제 오늘 산행 높이의 반정도를 올라왔는데 주변 경치는 이미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입니다. 멀리 헥터 레이크가 부분적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우리가 올라야할 구간입니다. 다소 재미없게 생긴, 힘이 무지하게 들것 같은 모습입니다. 아직 600m 정도의 높이를 더 올라야 합니다. 

 

 

마치 순례자들처럼.. 묵묵히 정상을 향해 걷는 산우들의 모습에서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졌을 때 가장 인간다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하늘 바로 아래 높고 탁트인 지붕위를 걷는 듯한 이 느낌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죠. 

 

 

그리고 하늘의 모습.. 구름한 점 없는 파란 하늘도 멋지지만 이렇게 새털같고 솜털같은 구름들이 살짝살짝 붓칠이라도 한 듯 그려져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힘든 여정, 끝없이 계속되는 듯한 오름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쁜 숨을 내쉬는 중에도 뒤를 돌아다보면 주변 세상은 숨겨졌던 그 모습을 하나씩 둘씩 차례로 드러내는데 이를 확인하고 이전에 본 모습과 비교하며

그 감동의 차이를 맛보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견할 수가 없죠.

 

 

흔히 록키산의 마지막 봉우리 아래는 이렇게 자갈로 된 경사가 많습니다. rock scree 라고 부르는데 이 곳을 통과하는 것이 정말 힘든 순간이죠.

 

 

그러나 이런 경치 앞에서는 그 힘든 고통이 일거에 사라지고 말죠. 헥터 레이크가 눈 앞에 펼쳐지고 그 뒤로 멀리 보우 레이크도 조금씩 보입니다.

보우레이크는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헥터 레이크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죠. 이렇게 오르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호수입니다.

 

 

정상 cairn 이 눈 앞에.. 드디어 다왔습니다. 저 뒤로 오늘 오르는 산의 주봉인 헥터 마운틴 입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리틀헥터입니다.

 

 

 

   정상의 릿지를 걷는 것은 드디어 세계의 지붕위에 올라선 기분.. 구름이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높이에 있어 더욱 높이가 실감납니다.


 

드디어 리틀 헥터 정상에 도착했고 주봉, 헥터 마운틴과 그 아래 3km 가량 뻗은 헥터 글래시어, 만년 빙하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을 인채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빙하를 바로 눈 앞에서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줌인으로 당겨서 보면 빙하가 아래로 흐르며 만들어낸 크레바스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며 우리들 심장을 두들깁니다.  헥터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 빙하를 따라

치고 오르는데 알파인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올라갑니다. 대체로 3인 1조로 로프로 서로를 연결하여 올라가죠. 크레바스 구조훈련을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제 주변 경치 중에서 가장 압권 인곳 본 발포아 마운틴과 그 빙하 그리고 빙하호 헥터 호수를 감상할 차레입니다. 이 모습을 아까 산 아래에서 본 것과 비교 하면..

사실 비교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입니다.  에메랄드 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모습. 전혀 호수같지 않은 모습.

 

 

망원으로 당겼습니다. 헥터 레이크 위의 2층 호수는 Margaret lake, 3층 호수는 Turquoise Lake 입니다.  위의 발포아 빙하가 녹은 물들이 차레로 층을 이루었습니다.

 

 

더 당겨 보았습니다.  호수의 빛깔들이 다르고 산세는 셈세한 조각같고 빙하는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함께한 산우들은 이 엄청난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넋을 잃은 채 무한 감동으로 빠져듭니다.

 

 

 

무념무상.. 세상사에 시달린 심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내려놓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점심과 함께 1시간이상을 머물며 긴 휴식을 마치고 이제 아쉬운 하산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힘든 이별의 시간이죠. 언제 다시 오나.. 사진이 잇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하산길이 특별히 즐거운 것은 눈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놀라운 경치를 가슴에 오롯이 품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료들의 하산을 바라보는 것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되죠. 하산길의 낙상 사고는 치명적입니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는 것도 감동입니다. 언제나 극적인 느낌을 줍니다.

 

 

멀리 돌아내려온 동료들의 모습이 아득한 것이 이 장면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150여년 전 James Hector 가 헤쳐나가며 감동하고 또 감동했던 곳..보우벨리입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흰구름, 우뚝 솟은 산들 그리고 곧게 뻗은 나무들..

그 안의 생명들.. 그리고 우리들.. 모두 하나입니다.

 

 

자연이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선물과 함께.. 록키산의 곰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바로 그 버팔로 베리입니다. 새콤 씁쓸한 즙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베리입니다.

 



고고한 멋을 뽐내는 이 버섯은 바로 그 유명한 록키산의 능이 버섯입니다. 곳곳에 지천으로 나 있습니다. 그러나 따 올 수 없습니다. 국립공원 안의 그 어떤 것도 채취해

서는 안되니까요.  오직 남겨 놓는 것은 우리들의 발자국, 오직 가져오는 것은 사진과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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