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사는 즐거움 중의 하나로 야외 바베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맑은 물가 수려한 경치 속에서 자연에 흠뻑 취한 채 맛난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음식을 먹고 나서 주변에 방해되지 않게 음악도 들으며 모닥불 앞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낭만적일 뿐 아니라 평화로운 휴식의 기회이며 특히 여름이 귀한 캘거리 시민들에게는 소중한 일상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은 집에서 30분 정도 운전하면 다다를 수 있는 곳, 카나나스키스의 Mt. Lorette Pond (로렛트 연못)라는 곳에 아내와 둘이서 나왔습니다. 수정처럼 맑고 고요하며 예쁜 자연 연못인데 주변엔 수려한 산들이 있고 빼곡한 숲이 있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낚시도 가능하고 연못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꼬마들은 자전거도 타고 어른들은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갖는 곳입니다. 






로렛트 폰드는 저녁 시간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물은 언제나 맑고 고요하죠. 너무 맑아서 고기가 살 수 있을까 싶죠. 숨을데가 없을 듯 해서 말이죠. 올해는 전체적으로 록키의 물이 많이 줄었는데 여기도 수위가 많이 낮아 졌습니다. 




폭염에 웬 모닥불? 그러나 캘거리는 여름이 무덥지 않습니다. 올해 유난히 덥긴 했지만 록키로 들어와서 그늘이 있는 곳이며 서늘하기까지 하기에 여름이더라도 모닥불은 피크닉에 안성맞춤이죠. Fire pit이 설치된 곳에서만 저렇게 불을 피울 수 있습니다. 




피크닉 테이블에 오늘의 음식들이 차려졌습니다. 모닥불에서 고기를 굽고 부루스타로 라면을 끓입니다.

원래 술은 마시면 안되지만 스파클링 와인을 한잔 마시기로 합니다. 술은 이게 전부. 애교로 ㅋ 





요즘 이 라면이 떠서 삼* 에서 갈아타기로 합니다. 사실 이라면은 옛부터 맛이 좋았습니다. 



평소 육류를 잘 먹지 않는데 오늘은 그런 날이니만큼 안창살로 오랜만에 고기맛을 보았습니다. 맛이 좋았어요. 

요즘 인류학에 대한 공부를 좀 했는데 육식은 역시 현생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더라구요. 

많은 자연주의자들과 일부 베건들은 육식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닌데 지나치게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라면의 매력은 꼬불꼬불한 면발에 있죠. 약간 노란끼가 도는 것과 함께.  원래 야외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게 라면입니다. 




국립공원, 주립공원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엄격한 법으로 보호되고 통제되고 있죠. 취사 구역이 정해져 있어 함부로 음식을 해먹지 않으며 쓰레기 관리도 철저하여 자신의 쓰레기는 반드시 자신이 치워야 하기에 늘 주변이 깨끗합니다. 공원에는 피크닉 시설들이 깔끔하고 편리하게 조성되어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높은 의식으로 규정에 맞게 잘 이용하기에 공원에서 눈살 찌푸리는 일같은 것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음주에 관한 규정도 엄격해서 시내 및 자연 공원에서 음주가 허용되지 않아 과음으로 인한 소란스러운 일이 전혀 없습니다. 바베큐하며 술한잔도 못하는 규정이 다소 지나친 면도 있지만 공공의 행복을 위해서는 매우 당연한 조치인 것이 공공장소에서 음주로 인한 불상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주는 장점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이럼에도 아내가 좋아하는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을 딱 한잔 분량만 가져와서 서로 나누어 마셨는데 이정도는 불문율로 허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혼자 생각입니다 ^^





경치좋은 곳에서 조용하게 즐기는 피크닉은 참으로 캐나다다운 일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버팔로 베리. 곰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죠. 이게 빨갛게 익는다는 것은 가을이 스며들어오고 있다는 뜻이죠. 세상은 이렇게 자기만의 시간표를 가지고 바쁘게 움직이되 그것들이 서로 잘 조화되고 있다는 것에 경외감을 가집니다.



aster flower 입니다. 로렛트 폰드에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선명한 보라색이 연정을 불러 일으키는.. 



이 고운 분홍 빛의 야생화는 fireweed.  불난 곳에 가장 먼저 자란다는  꽃입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이겠죠. 



로렛트 폰드의 반영은 유명합니다. 물이 하도 고요해서 명경지수죠. 낚시데크입니다. 송어가 잡힌다고 하는데 한 번도 본적은 없어요.




호수의 이름이 된 Mt Lorette 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산이죠. 




역시.. 오는 길에 본 곰입니다. 흑곰 같은데 어깨 쪽에 hump 가 있는 것으로 봐서 회색곰, Grizzly Bear 같기도 합니다. 



캐나다 알버타의 저녁 노을 역시 세상 여느곳처럼만큼 아름답고 경이롭죠. 사방이 뜷려 있는 탁트임으로 인해 더욱 장관이죠. 


캐나다의 피크닉 일상에 관한 이야기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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