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위대한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압도적이고 놀라운 감동앞에서

인생에 순응하고 욕심을 걷어내게 된다.

록키를 보면 볼수록

자연의 완전함 앞에 나의 존재는 작아지고

집착과 두려움은 사라진다.

세상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을 보았고 느꼈으니

모든 것을 비워낼 수 있음이라.

이와같은 것이 또한 제각기 다른 감동으로 

셀 수 없으리만치 존재하고 있으니

그들을 만날 꿈과 희망으로 삶은 이미 충만하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참으로 오랜만에 나선 산행이었습니다.

눈이 키만큼이나 쌓인 산 속을 걸어 간다는 것은 전에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노우 슈를 신으면 웨만한 겨울산은 모두 다닐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맙고 사랑스런 장비입니다.

 

Chester Lake는 주차장에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고 elevation gain은 375m 정도입니다.

일차대전에 참가했던 전투함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이 곳은 산행이 비교적 쉬워

년중 수많은 하이커들이 찾는 매우 유명한 하이킹 코스입니다.

 

지금은 완전히 얼어 있겠지만 주변의 웅장한 산들에 둘러 쌓여 고고한 자태를 지닌 이 호수는

여름에 보면 주변의 야생화와 푸른 초목이 함께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으며

가을에는 노란 침엽 단풍이 장관을 이루는데 눈이 덮인 주변 산과 함께 환상적인 경치를 보이는 곳입니다.

물론 겨울에는 놀라운 설경을 제공합니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이 호수에서 약간 더 올라가면 나오는 Elephant Rock 이라는 곳까지입니다.

코끼리 모양의 멋진 바위들이 있는데 깊은 산 중의 설경과 함께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 하이킹 코스는 오르내리는 내내 수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지난 며칠 사이에 새로운 눈이 40Cm 가량 더 내려 곳곳에서 설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그래보아야 벌써 9시입니다. 북위 52도 정도의 해가 늦게 뜨는 북반구의 전형적인 아침 모습이죠) 성에가 낀 차창으로 보이는 카나나스키스의 설산. 이 녀석은 Mt. Kidd (해발 2958m) 입니다.

 

 

눈신을 착용하고 출발하는 동료들의 모습입니다. 현재 기온은 영하 17도 가량 됩니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오히려 온화한 느낌입니다.

 

 

열심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몸은 후끈 달아 올라 땀이 나기 시작하죠. 50분 정도 천천히 걸어 올랐는데 3.5km 가량 왔습니다. 옷을 갈아 입기 위해 휴식을 취합니다.

 

 

마라톤으로 단련된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 앰블러(느림보)님입니다. 닉네임과는 전혀 반대입니다.

 

 

열렬한 진보주의자 사트바님.

 

 

그리고 접니다^^  눈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빠른 것이 싫어서입니다. 산에서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경사를 다 오르자 처음으로 나타나는 개활지가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로 인도합니다. 평균 150cm 이상의 깊이로 쌓인 눈밭이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날씨가 좋은데다 워낙 유명한 산행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이정도면 사람들 엄청 많이 온거죠^^ 모두들 아이들마냥 즐거워합니다.

 

 

저 쪽 트레일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레일이죠. 트랙 set  을 해놓진 않았지만 그루밍은 해 놓은 것 같습니다.  스키어들도 많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눈밭에서 장난도 치고 눈신이 없었다면 허벅지가 다 빠져버릴 눈 밭을 눈신으로 걸어보기도 하다가 이제 체스터 레이크 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함께 산행한 다른 무리들도 off trail 하여 눈신 워킹을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워낙 날씨가 좋아 최상급의 놀이터가 되었어요.

 

 

모두들 싱글벙글..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멋진 배경이 되어주네요.

 

 

얼어서 눈에 덮힌 체스터 레이크입니다.  뒷편으로 해발 3054m (elevation gain 1150m ) 의 Mt. Chester 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레이크로부터 조금더 올라와서 Elephant Rock 지역으로 들어왔습니다.

 

 

Thumb` s Up  바위군요 ^^

 

 

온통 눈에 쌓여 있는지라 코끼리 바위가 왜 코끼리 바위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충분히 조형적이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껏 느껴졌습니다.

 

 

산행 동료의 모습입니다. 겨울 산행은 오늘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코끼리 바위의 조형미를 조금 감상해볼까요?

 

 

 

 

 

아름답고 멋진 풍경에 넋을 빼앗겨 이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더군요.. 나의 솟아나는 감성이 멋진 자연과 만나 교감할 때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여름에 와서뒤에 보이는 저 산도 한 번 올라보아야겠습니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눈이 잘 어울리는 가운데 하늘 저멀리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크롭해보았습니다.

 

 

자연이 멋진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떠나고 싶지가 않군요..

 

 

산을 올랐다 내려올 때는 언제나 마차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오늘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 다시 볼 수 있을까..

벌써 그리움이 한가득 가슴에 남겨집니다.

 

 

호수로부터 시작되는 물줄기가 지나가는 곳에 얼음이 얼고 그 위에 하얀 눈이 내려 앉아 자연의 오묘한 조형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눈부신 자태.. 오후의 햇살이 보석처럼 빛납니다.

 

 

호수를 지나 다시 개활지로 나서는데..

 

 

이건뭐.. 입이 절로 벌어지고 감탄이 절로 나오며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오릅니다. 저 푸른 하늘만이 유일한 유채색일 뿐 온통 새하얗습니다.

짙은 색의 전나무가 하얀눈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경쾌합니다. 그들 모두 자연으로부터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은혜를 받고 돌아가고 있음에 여기가 천국입니다.

 

 

저멀리 아까 우리가 왔던 길로 다른 하이커들이 오가는데 마치 록키를 순례하는 사람들처럼 고귀해 보입니다.

 

 

다시 숲으로 들어오니 고목에 앉은 눈들이 또한 감탄을 자아냅니다.

 

 

스키 트레일로 잘못 들어 스키어들로부터 잔소리를 들어가며 내려갑니다. 그러나 최대한 가장자리로 걸었죠. 트레일에 구멍이나 홈을 안내려고 ^^

 

 

이곳은 크로스 컨트리 스키 타기에도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냥 걷기만 하여도 이렇게 좋은 것을요..

 

 

숲 속의 오솔길

풍성한 눈으로 가득한 곳

그대의 꿈과 나의 이상이 만나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아라

세상이 원래 이럴진대

어디라서 이곳보다 나은 곳이 있을터인가

우리사는 사회가 이 눈길과 같이

풍성한 사랑으로 가득하길

오가는 사람들의 환한 얼굴이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기를..

자연이 사회가 되고 사회가 자연이 되길.

 

 

 

마지막 산행을 끝내고 차로 내려오는 사트바님.. 오늘 즐거우셨어요? 그렇다네요 ㅋ

 

 

깊은 오지 산동네이지만 정부에서 주차장을 말끔히 치워 놓았습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써본 작은 세상의 산행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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