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타주는 세계적인 여행지, 밴프 자스퍼등 케네디언 록키산 국립공원이 있는 곳이지만 남한 면적의 6배에 달하는 지역의 대부분은 구릉지대 또는 평원입니다. 남쪽은 북위 49도를 따라  미국의 몬타나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북쪽은 북위 60도로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와, 동쪽은 브리티쉬 콜럼비아 주, 서쪽으로는 사스캣취원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캐나다에서 네번째로 넓은 주입니다.  


알버타의 인구는 400만명 정도인데 그 절반이상이 주도인 에드먼턴(100만명)과 제가 사는 캘거리(120만) 에 몰려 살고 있습니다.  알버타 북부는 캐나다 샌드 오일의 주산지이며 중 남부는 석유 화학, 목축과 함께 임업 및 농업이 산업의 중심인데  초여름이면 남부지역 들판을 노란색으로 뒤덮는 커놀라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오늘은 평소부터 벼르던 곳, 남부 알버타의 중심 도시인 Lethbridge 로 1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영국풍의 중소 도시인 이곳은 역시 한 때 석탄 탄광으로 유명했으며 지금은 농업과 목축에 기반하여 남부 알버타의 상업과 금융 및 교육 및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때 캐나다 디자인 교육의 허브로 지정되기도 하여 예술에도 특징이 있는 도시죠. 


자 이제 알버타 남부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알버타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2 하이웨이를 따라 여행이 시작됩니다. 상하행선이 완전히 분리된 왕복 4차선의 도로는 캐나다 대평원의 맛을 살짝 보여주는 알버타 남부 평원지대를 가로질러 시원하게 뻗어 있지요. 높은 해발고도로 인해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오래전 사진이지만 알버타 남부의 유채밭 모습입니다. 지금은 시기가 조금 지나버려서 유채꽃이 다 지고 없었어요.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Nonton 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시속 50km 로 줄어 들죠. 



마침 마을 한 가운데서 Farmer`s Market 이 열렸네요. Amish 사람들이 농산물을 팔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17세기 종교 박해를 피해 이주해온 스위스 독일계통의 전통 기독교 공동체인데 기본적으로 모든 현대문명의 이기들을 거부하며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경작한 작물들은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현대문명과 멀리하며 자동차 TV 컴퓨터 전화 등 문명의 이기들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 오직 자기 부족끼리만 모여 고등교육도 거부하고 정부 도움 전혀 받지 않고 자기들끼리 자급자족하며 사는 사람들.. 옷도 단순하고 고리타분한 전통 그대로.. 그래서 그런지 젊은이들의 표정들이 썩 좋지 않더군요..요새 세상에 스맛폰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니.. 젊은이들이 안되 보였어요. 



이곳은 2번 고속국도와 3번 국도가 만나는 지점의 Fort Macleod 라는 오래된 타운입니다.  1874년 캐나다의 북서부 기마 경찰대가 요새를 만들어 시작된 도시죠. 경찰대 대장의 이름을 따라 지어진 이 타운의 현재 인구는 약 3000여명입니다.  마침 이곳 메인 스트릿에서는 클래식 차량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340마력의 1962년산 뷰익 컨버터벌입니다. 대단하군요. 



1950년 산 Mercury 입니다. 존트라볼타 올리비아 뉴턴존의 영화 그리스에 나왔던 그 차같이 생겼어요.




실내 역시 이제 막 뽑아낸 듯 완전히 brand new !! 



이 차는 전조등이 사이드 미러 옆에 붙어 있어요^^




디자인이 멋지구리.. 색깔도 아주 고상합니다. 



아내가 차 색깔에 반한 차에요. 고상하죠?



전방 후드의 앰블렘도 매우 고상합니다. 



오호 한 때 젊은이들의 로망이었던 차, 퐈니악입니다. ㅋ 



아날로그 계기판에 기다란 수동 기어.. 한 번 운전해보구 싶어요^^ 



즐겁게 감상후 드디어 레스브릿지에 도착합니다. 앞에 보이는 저 다리가 레스브릿지의 명물중 하나죠. 나중에 소개할게요. 



A loaf of bread is better the song of many birds,  즉 금강산도 식후경 이지요. 지역의 유명한 한 레스토랑을 먼저 찾았어요. 



마침 점심 시간이 지난 후인지 텅텅 비었더군요. 식당은 너무 복잡해도 정신없지만 아무도 없으니 밥맛이 약간 떨어졌다는 ㅎㅎ 그러나 이 식당이 뭔가 아방가르드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이었어요.  적어도 식당 만큼에 있어서는 우리 부부 취향에 좀 맞는.. 



와인을 아니시킬 수 없죠. 아내는 요즘 필이 꽂힌 스파클링와인.. 나는 곧죽어도 레드.  식당 분위기와 맞는 선택이죠?  식당에서의 식사, 특히 여행중 식사는 절대 배채우는 것과 무관하다는 사실. 레스토랑 탐방은 문화행위라는 것을 저는 잘 이해하고 있답니다^^ 



음식의 첫째는 맛이지만 비주얼이 좋아야 한다는 것, 따라서 먹는 것도 문화적으로 우아하게 ㅋ 



먹었으니 이제 걸어야죠. 워킹 투어 시작입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지만 로보캅이 나타났어요



영국풍 도시 답게 올드 다운타운의 건물들은 대개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식이었어요. 1915년에 지어졌네요.  지금은 우체국 ㅎ 



예향이라더니 흔한 벽화도 솜씨가 뛰어나 보였어요.



오늘의 투어 하일라이트 중 하나, 지역 방송국에서 개최한 재즈 앤 부루스 페스티발입니다. 무료 공연이었는데 이분들.. 꽤 실력있는 밴드였어요.  세션들도 훌륭했지만 보컬이 뛰어났어요.  땡볕에도 분위기가 좋았어요^^ 



많은 시민들이 소풍 나오듯 와서 즐기고 있었어요. 한 쪽에는 천막을 치고 남녀 노인들이 대거 관람을 하고 있었죠.  청년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함께 즐기는 문화.. 좋은 모습이죠.



무대 앞에 마련된 스테이지에서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나와 저마다 흥겹고 자유롭게 춤을 추고.. 



로맨틱하죠? 서스럼없이 즐기는 이들의 자유로움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요. 참 부러운 분방함입니다. 



캐나다 건국 150년 이죠 올해가. 영국과 프랑스의 후예들이 만들고 그외 많은 유럽인들이 함께 만들어 왔으며 요즘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등 전세계로부터 온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나라, 캐나다입니다. 



니카유코, 즉 일본카나다 우호라는 이름의 Japanese Garden 입니다. 레스브릿지를 말할 때 꼭 나오는 곳이죠. 캐나다 100주년 때인 1967년 일본의 왕자 부부가 방문을 했고 기념으로 조성한 일본식 정원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일본풍이 흠씬 느껴지네요.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군요.



정원의 제법 훌륭학 지어진 집에서는 많은 일본 문화행사가 열리는데 마침 일본식 다도체험이 열리고 있었어요.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죠. 



다다미방에 무릎꿇고 앉아 차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예법에 따라 받아 마시는 체험자들. 젊은 서양인 처자들에게 무릎꿇은 자세는 쉬운 일이 아니죠.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이 정원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보이는  이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아담하고 아름답습니다. 



레스브릿지 시민들의 휴식처인 Henderson Lake에 연해 있어 주변 경관도 좋으니 많은 커플들이 웨딩 사진을 찍으러 왔습니다. 


아내가 종을 한 번 쳐보았습니다. 평생에 처음 아닐까요.. 



그리고 렛스브릿지의 명물인 이 다리, 사실은 철교인 High Level Bridge 라는 곳을 방문했어요.  Oldman River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1909년에 지어진 것으로 북미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긴 철교로 유명합니다.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용도 였어요. 


높이가 96m, 길이는 1624m 이며 철교의 넓이는 32m 로 매우 튼튼하게 지어졌는데 이곳에서 보는 다리의 모습은 아름답고 웅장했습니다. 



기차가 지나갈 땐 다소 무서웠어요. 무너질까봐 ㅋㅋ 그런데 이다리 역시 자살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높으니까.. 다리위엔 그래서 Life is worth living 이라는 사인이 있다는 군요.



건너편이 레스브릿지의 신도시입니다. 도심 스카이라인은 보이진 않지만 강언덕 스카이라인 역시 무척 아름다웠어요. 



주변을 산책할 수 있게 트레일이 나 있습니다. 원래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 했는지 이날은 해도 뜨겁고 바람은 없어 무척 더웠어요.  



사막성 기후 탓에 선인장이 야생으로 자라고 있더군요. 신기했어요. 그래도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나는지.. 



철교아래엔 석탄 박물관(아무도 없는 ㅎ) 이 쓸쓸하게.. 옛날의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한 채 드문드문 방문객을 맞이 하고 있었습니다.



인포센터 한 쪽 방에 마련된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작은 갤러리지만 여행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명소는 아니지만 하루를 보내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던 곳..


캘거리 만큼이나 하늘이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자연 생태 그대로의 푸른 녹지가 마음을 잘 어루만져준 그런 하루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를 따라, 남북으로 뻗은 록키산맥을 따라 올라가기로 합니다. 그럴러면 먼저 서쪽으로 다가가야하는데 가까이는 워러톤레이크 국립공원이 있는 곳, pincher Creek 이라는 타운을 스쳐 지나가죠.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라 풍력발전기가 수도 없이 설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전에는 이게 참 멋지게 보였는데 이 또한 자연 생태에 그리 좋지만은 않더군요. 하루종일 나는 소리와 바람 때문에 벌을 비롯한 작은 곤충과 벌레에 악영향을 미쳐 사라지게 하고 결국엔 그에 의해 살아가는 작은 꽃들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하네요..



알버타의 구릉지대는 참으로 평화로운 정경이에요.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지요.  


남부 알버타의 역사와 문화와 풍경들..어떠셨어요? 캘거리나 밴프 국립공원에 놀러 오신다면 제가 다닌 길을 따라 하루쯤 다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믿어요. 


"아빠, 이번 크리스마스때 우리 같이 여행갈까? "


내년이면 대학을 졸업하는 작은 딸이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두고 제게 제안을 했습니다. 


" 응? 여행? 우리 둘이서? 어디로 가고 싶은 데? "


마침 아내가 한국을 방문 중이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돌아온 다음 여행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도 했지만 

그런 것을 떠나 과년한 딸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빠랑 둘이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하니 처음엔 약간 당황했었죠.


(여행은 언제나 설레임이 있는 최고의 이벤트죠. 그런데 함께가는 동반자가 딸이라면 이건 정말 특별한 것입니다. 놓쳐서는 안되는)


"응.. 아빠랑 같이 뉴욕에 가고 싶어 !" 


사실 작은 딸과는 어렸을 적부터 여러가지 놀이를 같이 하며 함께 놀았고 메일과 카톡과 전화를 주고 받으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자주 안아주며 언제나 사랑한다는 주고 받으며 충분히 가까운 사이이긴 하지만,


우선 뉴욕은 겨울보다는 가을에, 그것도 아내와 가고 싶었고 크리스마스에 아내가 혼자 있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미안했고 

등등으로 잠시 망설였는데 생각해보니 딸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이 아니어서 기꺼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에서 우리는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이런 것을 촌스럽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번 가본 사람들이 주로 그런 말 해요.) 


작은 딸과는 평소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주고 받는 가운데 서로의 가치관과 이념이 비슷하고 정치적 사회문화적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에 성격도 비슷해서 까다로운거 없고 좋아하는 비슷하고 해서 함께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흔히 자녀들과 세대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은 대개의 경우 부모가 나이들어가면서 젊은세대에 비해 보수화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외에 평소 대화 부족 또는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으로 공통의 관심사가 줄어든데다 상호 이해가 멀어져서 그러합니다.  

 

그리고 둘만이 있어보거나 둘이서 뭔가를 해보지 않았기에 대개는 어색해하고 둘사이의 공통된 대화주제가 없으니 같이 있는 것이 힘든거죠우선 서로가 너무 바쁘다는 것인데 가능하면 1달에 번이라도 함께 뭔가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거나 먹고 싶어하는 것을 밖에서 함께 먹거나... 그런데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은 함께 여행하는 것이 아닐까요


(밤 12시 맨해턴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그 유명하다는 shake shack 버거를 함께 먹었죠.  여행이 아니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 들 중 하나죠. 하루 종일 같이 돌아다녔는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함께 버거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버지가 딸과 여행할 때는 무조건 딸 위주로 생각하고 정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아내와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죠.  이게 딸과의 여행수칙 제 1번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행을 떠나기전에 딸에게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것 다 공부해서 알아 놓으라고 했는데 그래놓고 정작 저는 여행사상 처음으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바람에 여행 기간 내내 딸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 아빠, 나더러 공부하라더니 아빠는 공부 하나도 안했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우리 세대에게는 세계 최고의 건물, 뉴욕 제 1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었죠.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우리 방문 일정에는 없었는데 근처의 한국 식당을 방문하느라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어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 영화를 기억하며 전망대에 올라간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실망스런 후기의 영향도 컷지만 4박 5일의 짧은 일정에는 포함시키기 어려운 곳이었어요.


딸이 박물관, 미술관을 좋아한다는 것, 뉴욕 재즈를 사랑하고 브루클린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래된 것의 새로운 재발견에 멋을 느끼고 있다는 것 등.. 뉴욕 여행을 앞두고 저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취향이었죠. 여행일정을 자연스럽게 이런 컨셉으로 잡은 것은 너무도 당연했지요. 


그리고 이번에 딸과 여행을 가면서 몇가지 정한 원칙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딸 중심여행이라는 것외에 자는 곳과 먹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물론 가능한 범위내에서이지만 딸이 특히 어렸을 적부터 호텔 하나만큼은 클래시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머지는 뉴욕 지하철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 가급적 박물관을 많이 둘러 본다는 것 등 이었습니다. 물론 딸과 사전 의논한 것들이죠. 


(사진은 우리가 묵었던 Hyatt Regency Hudson Hotel 에서 바라본 One World Trade Centre 건물이 있는 Lower Manhattan 의 전경입니다. 누구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911 테러. 호텔의 위치로 볼 때 그날 이곳에서는 아마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을 테지요.) 


일단 딸이 제가 정한 호텔에 매우 만족했습니다숙소에서 점수를 엄청 많이 땄어요그런데 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호텔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습니다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하는 미국의 전통으로 국내 여행객들의 숫자가 줄어서 인듯 합니다

 

 

       (도착한 때가 밤이어서 룸을 제대로 찍지 못해 이 사진은 호텔 웹싸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바로 그방입니다)

 

다큰 딸과의 여행에서는 여러가지 챙겨야할 것들이 많습니다적어도 숙소만큼은 멋진 곳에 잡는 것이 좋아요좋은 호텔에 머문다면 딸과의 근사한 분위기는 이미 보장된거죠.  베드룸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Two double bed 정도로도 충분할겁니다



이 호텔은 뉴저지에 위치하여 공항과도 가까웠고(우버택시로 25불 정도) 상대적으로 객실료가 저렴한 편이었으며 무엇보다 호텔 바로 앞에 지하철 역이 있어서 매우 편리했습니다. 



호텔 방에서 바라본 전망인데 바로 앞에 보이는 큰 빌딩이 골드만 삭스 본사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아침의 풍경입니다.  보통 9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호텔을 나갔다가 거의 자정이 지나서 돌아오는 강행군..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행 스타일이지만 딸은 이번에 작심한 듯 저를 마구 닥달하여 우리는 결국 명소 탐방꾼이 되었어요^^ 딸도 원래 이런 여행 안좋아한대요. 그런데 뉴욕이니까...



호텔 뒷편 허드슨 강변 쪽에서는 건너편 맨해턴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보였습니다. 어떤 곳이든 멋진 풍경은 그 속에서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곳에서 볼 수 있지요. 이 호텔의 강점은 바로 허드슨 강을 따라 맨해턴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뉴욕 여행은 반드시 지하철을 이용해야합니다. 길이 막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요. 이것 만큼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7일권을 끊었는데 한사람당 31불인데 무제한 이용권입니다.  1회 이용권은 거리 관계없이 3불입니다.  당연히 시내버스와 환승도 됩니다. 



뉴욕 지하철은 명성 그대로 곳곳이 더러운 모습 그대로였어요. 큰 시궁쥐는 못보았지만 구정물에 쓰레기에 지저분한 벽.. 그러나 뉴요커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들... 세계적인 대도시에 대비되는 듯한 낡고 지저분한 지하철은 그대로 하나의 관광 아이템인 된 듯해요. 그러나 여행객들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죠. 교통 지옥이자 살인적인 주차고통에 택시비가 만만찮은 뉴욕 여행에 이렇게 싸고 이용하기에 쉽고 안전한 교통수단을 외면할 수 없기에 말입니다. 



언제나 스맛폰으로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고 경로를 찾아 준 딸 덕분에 저는 룰루랄라 사진만 열심히 찍으면 되었어요.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긴 했지만 결국은 또 많이 걸어야 했던 뉴욕. 뚜벅이 여행은 점점 힘이 드네요. 



도시에 어둠이 스며들면 그제서야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모든 도시가 그러하듯 독특한 그들만의 밤이 시작되죠.

화려한 조명으로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빌딩숲, 뉴욕의 야경이 그러하고 은밀하기도 하며 더욱 풍부하기도한 night life 가 그러합니다. 



석양이 내려앉는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은 그 자체로 로맨틱해서 누구와 있어도 사랑의 감정이 솟아날겁니다. 딸과 함께해도 마찬가지죠.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돌아오는 배안에서 바라본 맨해튼 야경은 따뜻하고 푸근한 부녀의 정을 저절로 깊어지게 할만큼 아름다웠어요.



강 또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야경은 여행자에게는 잊지못할 감동과 추억이 됩니다. 제 딸 역시 이 장면에 많이 감동을 받았어요.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지라 곳곳에서 펼쳐지는 성탄 쇼는 무료였지만 대단했어요. Saks Fifth Avenue  백화점의 전등쇼는 소문대로 장관이었어요. 약 40여만개에 달하는 전구라죠. 언청난 인파로 인해 좋은 자리를 찾기 힘들었지만 딸을 위한 부성은 이 마저도 거뜬하게 해치우게 했습니다^^



뉴욕의 밤은 그저 이리저리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하긴 캐나다 촌동네에서 10년이상을 살다보니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뉴욕은 뭔가 특별했습니다. 여행객들과 뉴요커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밤의 모습은 현실과 이상이 어지럽게 믹스된 일종의 판타지 같았죠. 사진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뉴욕의 밤 속을 거니는 이방인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뉴욕 여행은 몇가지 키포인트가 있는 듯합니다. 월스트릿으로 대표되는 바쁜 도시 뉴욕의 일상을 마치 현지인인듯 느껴보는 것, 세계인 수억명이 다녀갔다는 타임스퀘어광장을 비롯한 도심의 유명한 명소들을 둘러 보는 것,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혹은 롹커펠러센터에서 바라보는 뉴욕 야경, 혹은 주경, 센트럴 파크를 거니는 것 등에다 뉴욕만의 특별한 문화코드를 경험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브루클린 다리입니다. 1883년에 완성된 이 다리는 최초의 철제 와이어 현수교로 알려져 있죠. 석회암골조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는 뉴욕 본섬과 블루클린을 이어주며 뉴욕의 상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이 다리는 그 이름만으로도 묘한 향수를 일어나게 해줍니다. 




cathedral of Saint John the Divine 개신교 교회입니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운타운의 고딕양식 성 패트릭 대성당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 주변의 할렘도 구경할 겸해서 찾았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침이라 마침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고 있더군요.  고딕 복고 양식과 로마네스크 복고양식이 혼합된 이 건축물은 뉴욕 대도시의 한켠에서 중세풍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줍니다. 



뉴욕엔 꼭 가보아야할 네개의 유명한 박물관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곳 외에도 구겐하임 미술관, 현대미술관MOMA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물론 그외에도 이런저런 전시관이 매우 많았어요. 그 중에서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 The Metro politan museum of Art, 줄여서 The Met 라고 부르는 뉴욕 미술관은 내가 좋아하는 유럽회화, 특히 인상파 그림이 다수 있어서 좋았고 딸이 좋아하는 현대 미술작품도 꽤 있었어요. 딸과 함께 미술관 관람..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브로드웨이 쇼를 보았네요. 볼게 너무 많아 고른다는 것이 무의미. 남들처럼 타임스퀘어 광장에 약 1시간여 줄을 서서 할인 티켓을 구입하여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했습니다. 둘다에게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제가 미리 예약해두었던 유일한 일정은 바로 이것. 뉴욕재즈의 밤입니다. 이스트 빌리지 어느 동네의 반지하 프랑스요리 카페인데 

이곳에서 매일밤 라이브 재즈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예약을 했었죠. 딸이 평점 10점 만점을 주었던 우리 여행의 하일라이트 중 하나였어요. 와인도 함께 마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며 라이브 재즈가 주는 감미로운 뉴욕의 밤에 푹 빠졌더랬죠. 




뉴욕..
아내와 한번올거라고 생각한 곳을 다 큰 딸과 처음으로 오게 될 줄이야.
무엇보다 아빠를 친구처럼 여기며 함께 놀아준 딸이 고마웠어요.

처음으로 딸과 단둘이 멀리 떠나는 여행에 다소 긴장도 했는데, 지 엄마 어렸을적이 생각나며 마치 아내와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았습니다.
여행기간 내내 마치 연인처럼 두손 꼭 잡고 다녔습니다.
타임스퀘어에선 함께 쉐이크 쉑 버거도 먹고.. 뉴욕 재즈바에서 멋진 라이브 재즈도 함께 즐겼습니다.

유서깊은 성요한 성당에서의 크리스마스 예배, 딸을 깊이 안아주며 아버지의 기도를 해줄땐 나도 모르게 진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보며 50년대 미국문화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말도 하며..

3개의 박물관을 다리가 퉁퉁붓도록 걸어다니며 인류자연사..인상파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땐 우리의 여행이 정말 귀한 시간이 되었어요.

무엇보다 딸아이의 취향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이 나를 즐겁게 했습니다. 내가 아직은 청춘이구나.. 하하하 !!


여행은 우리를 새롭게 하여줍니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자녀, 특히 딸과의 단둘이 여행, 여기서는

Father daughter trip 이라고 부르더군요. 대부분 어린 딸이거나 좀 컷어도 틴에이져 정도의 딸과 가는 여행입니다. 이렇게 대학졸업을 앞둔 딸과 가는 여행은 그리 흔한일은 아닌 듯 하지만 정말 오래도록 두고두고 감동을 남겨놓는 멋진 여행입니다. 벌써 다음 여행이 기다려집니다.




캐나다하면 떠오르는 것들 중, 단풍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단풍하면 내장산 설악산 등 고국의 단풍이 다채롭고 섬세하며 화려하지만 캐나다의 단풍 역시 화려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규모도 대단히 커서 캐나다 국기에 단풍잎이 들어가 있을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Stanley Park, Vancouver, Canada


캐나다 붉은 단풍의  주종은 단연 Maple leaf 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단풍의 성지는 역시 알곤퀸 국립공원등으로 대표되는 동부 캐나다죠. 수도 오타와를 비롯한 온타리오 주와 몬트리올등 퀘벡주의 단풍들과 thousand island, 천섬일대의 단풍은 과연 이나라가 단풍나라라 칭함을 입을만하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만큼 아름답다고 하죠. 



Stanley Park, Vancouver, Canada


그런데 캐나다 제 2의 도시인 밴쿠버의 단풍역시 동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랍니다.  세계적 미항인 밴쿠버의 스탠리공원은 

그 중에서도 특히 단풍이 아름다워 도심에서 가을을 즐기기에 더할나위없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수령 2000년도 더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붉고 노랗게 물드는 10월이 오면 촉촉히 내리는 비와 함께 최고의 가을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스탠리 공원은 밴쿠버 내해를 향해 돌출해 있어 해안가를 따라 걷거난 자전거 혹은 차를 타고 일주를 할 수도 있는데 그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요트정박장이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것은 매우 이국적이죠.  붉은 빛 발산하는 단풍이 있어 더욱 운치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를 타면 상큼한 즐거움과 유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탠리 공원 입구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답니다.



개 산책 하기에도 그만이죠.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 연결된 단풍으로 가득한 오솔길을 우산 받쳐들고 걷는 기분..



해안일주도로와 공원 중심부를 관통하는 일주도로가 있어 드라이버 하기에도 더없이 좋습니다. 



중심부도로와 해안 도로는 서로 이렇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계속 들락날락하며 충분히 드라이브 할 수 있죠. 



중심부 도로는 울창한 숲속에 있어 마치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죠. 단풍 터널.. 




해안가 도로는 바다를 끼고 있어 탁트인 전망과 함께 매우 고즈넉한 분위기를 맛 볼 수 있답니다.



스탠리 공원의 명물인 이 등대는 비오는 날에 만나니 더욱 낭만적이군요.  



비록 비에 젖어 촉촉하지만 앉아보고 싶은 벤취입니다. 가을은 이미 우리들 가슴 속에 충만하니까요.



저 아래는 스텐리 공원을 가로지르는 도로인데 유명한 LIONS GATE BRIDGE 로 연결되죠.  저도로에서 스탠리 공원으로 

다시 들어올 수도 있고 나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차들이 제법 빨리 달리는 편이라 조심해야해요. 




스탠리 공원은 사진가들에겐 참 좋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밴쿠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원, 스탠리공원에서의 가을풍경이었습니다.

벤쿠버는 이미 우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가을은 이렇게 비에 젖어 우리들 가슴을 아스라히 짙은 추억으로 물들입니다.



Light house, Stanley park


가을은 웬지 아픔의 계절

그러나 그 해 가을은 아프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왔음에도

내 가슴 속에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는 기억으로 인해



내 깊은 가슴 속 그리움이 머무는 그곳엔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기에
그리고 나의 가을도 놀라 잠을 깨
다시 영글어 갔기에







온천은 멀리 있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온천은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관령을 지나고 태백의 준령을 넘고 동해안을 길게 따라 내려가 만나곤 했던 덕구온천.

제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했던 온천여행 중의 하나였죠. 멀고도 깊은 그곳으로 찾아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길이었어요.


그만한 운치는 없지만 캘거리에서 약 3시간을 달려야 만나는 페어몬트 온천은 가는 길의 호젓함과 수려한 경치로 인해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여행길이죠. 우리를 반기는 산중의 노천온천과 리조트는 2, 3일 쉬고 오기에 충분한 편안함과 따스함을 준답니다.


이민을 온 이래 봄이 아니면 가을, 거의 매년 이곳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 과하지 않은 가격과 명절에도 붐비지 않은 한가함,

내세울 시설이랄 것도 없이 작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캐나다의 전형적인 휴양지입니다.




집을 떠날 때 동네의 아스펜은 그 마지막 단풍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면 많은 잎을 잃어 있겠지만 눈이 부시게 화려한 노란색은 

잊혀지지 않겠네요.



구석에 박힌 작은 방을 예약했습니다. 숨은 듯 오히려 좋았습니다.



여행의 따스함은 이렇게 노란 전등에서도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마음은 여행의 기쁨을 배가시키죠.



리조트 측이 마련해 놓았던 할로윈 장식에서 명절과 가을의 느낌을 가집니다. 풍성한 가을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보네요.



리조트 메인 입구입니다. 그저 소박하죠. 시골스럽죠.



정겹구요..



동네구경도 했습니다. 이 시골에서 뭐하고 살아가는 지 궁금했지만 갈등과 다툼은 훨씬 덜한 삶일겁니다.



리조트 지역 답게 골프장이 멋진 곳에 있네요.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있더군요.



붉은 단풍은 이제 캘거리에 사는 저에겐 매우 생소하고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사진가가 이런 걸 놓칠 수가 없죠.



주로 이용하는 식당입니다. 음식 맛 좋고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선데이 브런취가 매우 훌륭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 단풍의 화려한 색깔에 감동 또 감동..



역시 꽃을 좋아하고 화려한 색깔의 단풍에 넋을 잃곤 하는 남자입니다.



오랜만에 특이한 포즈를 취했네요^^



아내가 요구한 포즈입니다^^



호텔 게스트 전용 온천 풀이죠. 오붓하게 즐기라고..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 분위기가 좋습니다.



온천의 기쁨은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이죠.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가 마음을 풀어내고 시간을 잊어 버린 채 오직 나를 위로하는..



그렇게 해서 시간은 따뜻하게 흘러갑니다.



노천 대온천이죠. 외부 손님들도 많이 오는데 호텔게스트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탁트인 주변 경치가 좋아서 그만입니다.



온천 뒷편의 산책로에서 만나는 풍경입니다.



유튜브로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쉬는 것.. 이런 여행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주변 풍광이 참 차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민 11년만에 아내와 이곳에서 골프를 쳐보았습니다. 둘다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냥 부부함께 즐겼다는 데 의의가 있죠. 함께한 이름모를 노부부역시 

우리랑 비슷했습니다. 골프는 아마도 이렇게 부부가 가끔씩 함께하기에 좋은 놀이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캐나다에서는 돈이 별로 안들어 좋네요.



거의 모든 레저와 운동엔 젬뱅이인 아내가 나와 할 수 있는 것 한가지가 더 생겼다면서 매우 열심인게 사랑스럽습니다. 이곳은 온천리조트 부속 골프장.



페어몬트 핫스프링스.. 캘거리에 놀러오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다가다 숨은 아름다운 곳도 많습니다.



2014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사는 부부의 온천여행기었습니다.

  

아내와 떠나는 day trip, 짧은 하루 여행에는 잔잔한 즐거움이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고작 떠난 여행지가 지근에 있는 밴프라면 새로울 것이 없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꼭 어디 멀리 떠나야만 좋은 것은 아니죠.


 

자기 사는 곳의 수백번도 더 다닌 곳을 하루 여행지로 삼는 것이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곳이 밴프라면, 그리고

때마침 비가 내려준다면 또한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비는 우리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훌륭한 소품이되어주니까.


 

같은 밴프를 가더라도 어떤 여행 컨셉으로 가느냐에 따라 또한 그 느낌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본격적으로눈이 내리기전 올 마지막 가을 밴프 풍경을 가슴에 품어보고 

평소 먹지 않던 아침이지만 밴프타운의 가장 유명한 아침 맛집에 들러 브런취를 즐기는 것,

그리고 레이크 루이스에서 평소와는 달리 오래된 기차역을 둘러보며 밴프 옛모습을 감상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보고

캘거리에서 다소 멀어 상대적으로 덜 가본 멋진 빙하 호수, 페이토 호수를 감상한 후

근처 작은 관광마을 field에 들러 팬시한 레스토랑의 은근 맛있는 메뉴를 맛보는 것으로 잡아본다면..

 

 

집을 떠날 때 날은 흐렸지만 비를 예고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마음은 들떠있었습니다. 

 

 

평소 건강지론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기에 년중 아침을 먹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지만 여행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의 필수요소니까. 그래서 밴프에서 breakfast  로 유명한 맛집을 검색해보았는데 이 집이 그중 마음에 끌렸습니다.


 

 

1978년에 지은 건물이라 매우 오래되었다고(?) 자찬을 해 놓았길래 조금 웃어주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물 예쁘게 잘 지었네요. 

 

세계적인 관광지, 밴프답게 각국의 국기를 천정에 달아놓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우리나라 국기는 두 세번 둘러봐도 없더군요.  나라별 관광객 순위로 선정한것이겠지만..

 

 

제가 시킨 오므렛입니다. 계란으로 만든 것이면 뭐든 잘먹기에 이것 역시 최고였다는 ㅎㅎ


 

 

이 빵이 정말 맛있었다는..


 

정말 오랜만에 맛난 아침을 먹고는 바로 인근의 버밀리온 호수를 찾았죠.  습지 같은 호수입니다. 사색하기에 참 좋은..


 

호수 한가운데를 카누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겠죠? 내년에는 한 번 꼭 해볼까 합니다. 

 

 

비가 내려 길은 촉촉하고 대지에 충만한 에너지는 우리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제목을 사진여행이라 붙였기에 이런저런 포즈의 사진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광각렌즈를 활용하여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후래쉬를 사용하여 찍는 것이 필수겠죠.



사진가의 모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겠다하는 것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어요. 아내가 요청하여 만든 포즈입니다.

 

그리고 레이크 루이스로 고고씽 !! 오늘은 흔한 그 호수를 보는 것이 아닌 오래된 옛 기차역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100년전에 만들어진 기차역이죠.

지금은 일종의 유적지(?) 화 되어 역사는 식당으로 쓰이고 기차들도 식당차로 시즌에따라 오픈합니다. 

 

어렸을 적 이런 기차길을 따라 등하교 했던 기억도 납니다. 철길은 웬지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나죠. 나만 그런가..
 

 

지금은 식당으로 바뀐 옛 역사입니다. 운치있긴 한데 가격이 좀 쎄다는..


 

 

옛날 이런 식의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던 생각이 나네요. 옛모습은 한국이나 캐나다나 비슷하군요. 


 

캐나다 대륙횡단 열차.. 그 옛날 동부의 수많은 사람들을 싣고 이곳으로 와서 록키의 장엄한 경치를 보게했던 그 열차입니다.


 

철길이 매우 훌륭한 사진 촬영장소가 되어주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스토리텔러이기 때문이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의 상징, 궤도로 달리는 것의 특별함, 인류 수송수단의 고전으로서의 오래된 역사성 등등.. 

 

 

오래되고 고전적인 의미, 이런 것들로 인해 철길에 앉아 찍은 이 장면은 추억의 사진들이 되어줄 수 있겠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이별을 했을 것 같군요

 

 

카메라 셋업을 하고 앉았는데 멀리서 기차 불빛이 보이는 것이었어요. 부랴부랴 사진기 치우고 바깥으로 나갔는데 

기차는 위로 지나가더군요. 단선이라 이 근처에서 서로 교행하게끔 되어 있었던 거죠. 밴쿠버로 가는 화물열차인데 

손을 흔들었더니 기관사께서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반갑게 받아주더군요. 


 

부부 사진 놀이입니다.

 

 

모델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사진을 찍을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기차가 출발할 때 이렇게 매달려 본 적이 있습니다. 수학여행때인데.. 역시 기차만이 주는 추억이죠.


 

평소 호수만 보고 산만 다니다가 이렇게 레이크루이스 마을의 옛 역사를 둘러보니 색다른 관광이 되었습니다. 록키에도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 


 

이제 제스퍼 방향 국도로 올라섭니다. 하늘에 구름이 설산을 가려 마치 창 속의 풍경처럼 보입니다. 매우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겨울이면 새로 내린 눈과 범벅이 되어 빙하가 뚜렷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푸른 빝 감도는 얼음덩어리들이 보이죠. 수만년된 Crowfoot 빙하입니다. 


 

산이 깊고 골도 깊은 곳으로 들어왔더니 비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사방이 온통 설경으로 변하였습니다. 아침엔 가을 오후엔 겨울이군요. 

아내의 겨울 복장이 잘 어울립니다. 

 

 

그동안 산에 다닐 때나 친구들과 함께 다닐 때 둘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오늘은 원도없이 찍었습니다.


 

Peyto Lake 입니다. 캘거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 덜 와보았는데 이 호수의 unreal 한 푸른 빛은 언제나 신비감과 경이로움의 극치를 안겨다줍니다. 

록키산으로 깊이 들어왔고 위도와 고도가 높아져 이미 비는 눈으로 바뀌고 사방에 눈천지로 바뀌었지만 호수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Mistaya Vallry 의 신비하면서도 영롱한 모습이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여 영혼의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호수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 찍기에 안성 맞춤이군요.

 

 

평소엔 여기서 이런 사진 꿈도 못꾸죠.



 

멀리서 망원렌즈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오늘 사진 여행은 충분히 성공햇네요.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은 여러모로 숨은 즐거움이 많은 여행입니다. 

혼자하는 여행이 간편하고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것이기도 하지만 

아내와 함께하는 것 역시 코디네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최고로 멋진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중년이후의 부부여행에는 어떤 특별한 준비와 태도가 필요한 듯 합니다. 

 오늘의 짧은 밴프 사진여행은 오랜만에 맛본 자유와 평화의 여행이었어요.

 

 

 

돌아오는 길.. 어느새 비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고 세상은 겨울로 들아와 있었어요. 피할 수 없는 계절의 순환은 실망과 아쉬움의 대상이 아닌, 

순간순간 놓치지 말아야할 감사와 경이의 대상입니다. 여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가 이 계절을 그리 앙망하지는 않지만 

곁에 와있는 순백의 이 계절 역시 내 생명의 한 부분으로 연결된 멋지고 대단한 삶의 하나임을 고백합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하여, 내 모든 오감 뿐 아니라 영성을 동원하여 이 세상을 경이로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가을은 온데간데 없고 겨울만 남았으니 이제 겨울잠이나 자러 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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