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타나는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 중의 하나입니다.  국립공원 등의 관광산업을 빼면 이렇다할 돈벌이가 없는 주라서 그렇죠. 물론 농업 목축을 하긴 하긴 하지만 그걸로 부유한 주가 되긴 힘들죠. 그러나 그래서 오늘 제가 숙박한 곳의 호텔이 상하수도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숱한 호텔에서 숙박을 해보았지만 호텔비 외에 체크아웃할 때 사용한 상하수도값을 정산하여 지불하는 호텔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호텔의 역사와 위치, 시설과 주변환경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리고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자연을 지키고 지나친 소비를 자율적으로 억제케하는 그 독특한 개념에 동참한 것을 뿌듯하게 여기기까지 되더군요.


Many Glacier and Swift current. 그 이름만으로도 제가 오늘 방문하는 곳의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 하겠네요. 험산 준령 록키의 산자락에 수많은 빙하가 숨어있고 수만년을 살아온 빙하가 밀려내려와 그 아랫부분이 녹기 시작하여 만든 호수가 있는 곳.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그 곳에 자연과 멋들어지게 어울리도록 지어져 100여년을 견뎌온 스위스 샬레 스타일의 호수가 있으니 바로 Many Glacier Hotel 입니다. 


Many Glacier 지역은 가히 하이킹의 천국이라 불릴만한 곳입니다. 호수 주변과 산중 빙하지대까지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하이킹 트레일은 1주일 숙박하며 돌아다녀도 다 가보지 못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그러나 여행이 스펙을 쌓는 일이 아닐진대 굳이 다 돌아다닐 필요는 없겠죠.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채 시간을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만으로도 멋지고 설레는 경험이 될 것이니까요.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Going to the sun road에서 빠져나와 국립공원 바깥으로 다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89번 Highway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Many Glacier Road 를 만나고 그 길을 따라 약 18km 를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다시 국립공원 게이트를 지나야하죠.



Many Glacier / Swift Current 지역은 자연의 웅대함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정수와도 같은 곳, 그래서 공원의 심장이라고 말하죠. 크고 높은 산들, 수많은 만년 빙하, 신비한 색깔의 호수가 한데 어울려 온갖가지 야생동물과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 곳입니다. 



Swift Current lake는 주변 곳곳의 빙하들이 녹은 물이 모아져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빙하는 좀 더 깊고 높은 곳에 있어 또다른 빙하호에 담겼다가 이 호수로 내려오죠.  깊은 산중에 믿을 수 없으리만치 아름다운 푸른 색을 띤 채 그림같은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이 호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고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버립니다. 



호수 바로 앞에 갈색 목조 건물로 지어진 Many Glacier Hotel은 알파인 지대의 외딴 산 속에 통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각이 좁고 긴 지붕을 가져 혹독한 날씨에 잘 견디도록 지어진 산장형 샬레입니다. 이 호텔은 이런 샬레풍으로 1915년에 지어졌고 오늘까지 원형이 대부분 보존되어 있는 정말 고풍스러운 호텔이죠.  여름 한철 대개 6월말부터 9월까지만 문을 여는 이곳은 그만큼 희소성이 높아서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쉽지 않은데 운좋게도 하루 숙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약싸이트 http://www.glaciernationalparklodges.com/lodging/many-glacier-hotel/)



호텔로비입니다. 건물의 기둥들이 모두 통나무들입니다.  들어서는 순간 그야말로 산중 샬레에 들어온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매우 이국적이며 고전적일 뿐 아니라 사적지같은 느낌도 납니다.




호텔 꼭대기 4층까지 시원하게 뚫려 천장의 서까래들도 볼수 있습니다.  서까래들 역시 통나무들이고요.  천장에 매달린 수많은 원통형 혹은 전구형 조명장치들이 독특합니다.  차분함 속에서도 화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텔 로비에는 곳곳에 투숙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있습니다. 객실에는 TV나 전자제품이 없고 당연히 에어콘도 안되고(선풍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이 거의 안된다고 할 정도로 신호가 약하고 느리기 때문에 자칫 매우 심심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로비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휴식하는 것이 훨씬 낫죠. 



심심한 여행객들.. 로비의 피아노 주변에 모였습니다. 누군가 그저 그런 솜씨로 연주하는 것이지만 여행 중에는 모두 즐거운 추억거리입니다. 



호텔 객실문입니다. 스위스 샬레 같죠?



세면대가 방안에 놓여있고 앤틱스러워보이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침대 하나 달랑. 보이는 문을 열면 화장실과 샤워실입니다.


약간 각도를 다르게 해서 본 모습.  주중 1박에 미화 200불 가량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체크아웃할 때 사용한 물값을 따로 내야합니다. 20 불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호텔 뒷편 주차장 언덕에 올라서면 전망이 제법 좋습니다.  주변을 가볍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호텔내에는 Bar 도 있고 레스토랑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외 다른 시설들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쉬러 온 것이니 자연과 함께 놀아야죠. 호수는 수정처럼 맑고 고요한 데 뒤로 우뚝 솟은 산이 압도적입니다. 이 산의 이름은 Mt. Grinnel 인데 보이는 봉우리는 정상이 아니고 Grinnel Point라는 곳입니다. 호수에서 직선 높이로 900m 솟아 있어 장관입니다.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 있고 카약과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는 군요. 



이 근처에는 숙소가 한 군데 더 있습니다. Swift Current Motor Inn 이죠. 방갈로 형태의 숙소입니다. 보이는 건물은 사무실 및 식당 등이 있는 메인 로비건물이며 숙소는 뒤 쪽 숲 속에 흩어져 있습니다. 방갈로 바로 앞에 주차를 하는 독립적인 구조인데 샤워장이 없이 잠만 자는 구조의 방갈로도 있고 다 갖춘 곳도 있어 예약할 때 잘 살펴 본 후 해야합니다.



주변에서 본 그리즐리 베어입니다. 블랙베어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아냐고요? 색깔이 아니라 shoulder hump 로 구분합니다. 

이곳은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처럼 곰들이 매우 많습니다. 하이킹할 때 만날 수도 있겠네요. 무셔!!


이제 Going-to-the-sun Road  트립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네요. 몬타나는 자연그대로의 때묻지 않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미국의 오지같은 곳입니다. 목가적이며 전원풍이면서도 스펙타클한 웅장함을 또한 간직한 매우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태양으로 가는 길' 은 그 이름 그대로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극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불과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두고두고 다시 찾아와도 좋을 그런 곳이었어요. 


이제 남은 사진 몇장들 보시며 Going-to-the-sun road 여행을 가슴속에 담아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들만의 여행 계획 한 번 세워보세요. 



이 일대의 특산 야생화 Bear Grass. 곰이 월동용 침구로 사용하기 좋아하는 꽃이랍니다. 



Cedar 나무 숲향을 맡으며 삼림욕..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산세




짙은 코발트 색 불루의 호수들..




그리고  잔잔한 얘기거리가 만들어지는 길가의 작은 카페에..



산중 멋진 샬레까지..



이민 15년 만에 처음 가본 몬타나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가히 명불허전, 반드시 가보아야할 보석과 같은 자연이었습니다. 

Going-to-the-sun road 일대 Glacier 국립공원에는 수많은 하이킹 트레일이 있습니다. 총연장 1200Km 가 넘는데 공원 구석구석을 

연결하며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Day trip, 당일 코스도 있지만 Overnight 으로 캠핑과 숙박을 하며 하이킹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습니다. 


캐나다 록키산과 마찬가지로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펼쳐지는 멋진 알파인 메도우를 따라 트레킹하는 즐거움은 참으로 멋진 경험이죠. 산중 곳곳에 숨은 호수와 폭포등 의 비경을 섭렵하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바람을 벗삼아 구름과 동행하며 대자연의 품 속을 돌아다니는 것. 그러다 지치면 쉘터와 샬레를 찾아 들어가 지친 몸을 누이고 비록 전기도 전화도 인터넷도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사랑스러운 곳. 



1932년에 지어진 산중 쉘터입니다. 아마 이런 곳은 거의 조난이나 당하면 찾는 곳이 아닐까요.



Granite park Chalet 라는 곳이군요. 오직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산중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 리턴 할 수도 있지만 또다른 코스를 향해 트레킹을 계속 할 수도 있습니다. 로간패스에서 걸어서 약 7km 정도에 있습니다. 약 700m 정도의 elevation gain 입니다. 



Logan Pass 에서 출발하는 많은 하이킹 트레일 중 가장 잘 알려진 하이라인 트레일입니다. 아래로 Going-to-the-sun road 를 조심조심 달리는 자동차들도 다소 위태해 보이는 데 그 위로 절벽길을 걷는 것에는 짜릿함이 있겠네요.  이 하이라인 트레일을 통해  위 사진의 Granite Park Chalet 까지 갑니다.  



가까이에서 본 하이킹객들로 붐비는 하이라인 트레일입니다. 이외에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코스도 매우 많아서 많은 관광객들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곳 로간 패스뿐 아니라 Going-to-the-sun-road 곳곳에 하이킹 출발이 가능한 trail head 가 있습니다.


오늘 저희들이 다녀온 곳, Hidden Lake Trail 도 그런 관광객용 하이킹 코스인데 로간 패스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거의 누구나 다녀오는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거리는 왕복 4.5km 정도이고 elevation gain은 150m에 불과하여 매우 쉬운 산책길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로간패스의 인포센타 뒤로 올라서면 멋진 알파인 메도우가 나타납니다. 가슴이 탁트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7월 중순의 한 여름이지만 이렇게 만년설을 걸어가는 특별한 느낌을 맛볼 수 있죠.



설사면이 제법 길기 때문에 신발을 잘 신고 오셔야 합니다. 운동화 정도는 괜찮지만 슬리퍼 ㅎㅎ 도중에 여러 사람들이 눈에 파묻힌

발이 시려 걷지못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히든 레이크와 바로 그뒤의 Bearhat Mountain입니다. 뷰포인트에서 바라보는데 참으로 숨은 비경이 아닐 수 없었어요.

Serene !! 많은 관광객들도 할말을 잊은 채 조용히 바라보며 자연의 깊고 차분한 정경에 저절로 빠져들어갔습니다. 



여느 산중 빙하호처럼 짙푸른 색의 호수는 주변의 초원과 록키한 산에 남아 있는 잔설과 산재해 있는 침엽소나무들로 인해 그래픽이 참 좋았습니다. 호수까지 내려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주변 식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같습니다. 



Bearhat Mountain은 해발 2670m 로 제가 다니는 산들에 비교해서 고도는 낮은 편이지만 일반 등산은 불가능한 곳입니다. 



돌아가는 길..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름 한철만 볼 수 있는 곳이니. 



산행길 초입은 이렇게 Boardwalk로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주변의 Vegetation, 즉 식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함부로 마구 다니면 주변은 금방 황폐화 될테니까요. 등산 다닐 때 트레일을 벗어나는 것은 가급적 삼가해야합니다. 



 이곳의 진정한 주인인 Rocky Mountain Goat입니다. 상당히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람을 좋아하죠. 아니 정확하게는 사람의 

소변. 미네랄이 필요한 산염소가 사람이 남긴 소변을 핥아 먹어 소금기를 보충합니다. 



멋진 하이킹을 마치고 지나는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ㅋ 



이제 로간 패스의 서쪽 사면으로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 이일대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호수까지 내려갑니다. 지금부터 무려 1100m 의 높이를 내려가야합니다. 아찔한 높이 차이를 경험합니다. 




하늘을 이고 스카이웨이처럼 공중에 떠있는 듯한 Going-to-the-sun road 를 따라 내려가는 것은 아찔하면서도 스릴 넘치고 정말 잊혀지지 않는 드라이브 경험입니다. 



왼쪽으로는 그야말로 까마득한 절벽이죠.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Hairpin turn 이라고 부르죠. 도로가 산허리를 따라 완전히 머리핀 끝모양처럼 굽어 있는.. 우리는 말발굽형이라고 하나요.

전형적인 것은 이보다 더아래에 있지만 이곳이 또 유명한 뷰포인트인데다 누구나 내렸다가는 곳입니다. 




우선 이녀석들 때문인데요.. Beargrass 라고 불리는 독특한 모양의 꽃입니다. 캐나다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과 함께 이곳에서 많이 서식하는 독특한 야생화입니다. 



원주민들은 이것을 가지고 바구니를 짜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곰이 이 꽃을 먹는 것은 아니고 다만 겨울 동면용 거처를 만드는 데 이용한다고 하네요. 



이 주변이 군락지여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열중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찍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죠.



이곳 에서는 가벼운 등산을 할 수도 있슴니다. 저 높은 폭포까지요.. 폭포를 넘으면 하이라인 트레일과 만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넓은 시야와 함께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니까요.



 이곳에서는 베어그라스를 원없이 볼 수 있습니다. 




Going-to-the-sun Road 주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 중의 하나는 바로 빙하관찰입니다. 



글래시어 내셔널 파크 그 이름그대로 길가에 빙하가 있으니 말입니다.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수만년 되었다는 것이니.



물론 길바로 옆의 이 빙하는 도로가 개발전에는 상당히 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손을 타고 자동차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이만큼 녹아 없어진 것이겠지요.



맥도날드 호수로 들어가는 Haystack creek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더내려가야 합니다. 저 크릭 따라 양쪽으로 깊고 울창한 숲, 아름다운 계곡 등, 멋진 곳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섭렵하기 위해서는 1주일도 모자랄 것 같았습니다. 




80km 를 달려 Going-to-the-sun road의 서쪽 끝쪽에 다다르면 바로 맥도날드 호수입니다. 바다같이 넓어서 여의도 크기의 3.5배 정도 됩니다. 가장 깊은 곳은 144m 에 이르는 자연호수입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호수 주변만 구경하고 바로 돌아가기로 합니다.이도로의 반대쪽까지는 다시 80km를 돌아가야 하고 숙소까지는 20여km를 더 가야합니다. 



그러나 한 군데를 놓칠수는 없습니다. Trail of the Cedars 라는 삼림욕에 아주 좋은 산책로입니다. 숲 속 길을 좋아하는 아내와 저는 이곳 삼나무 숲길을 아주 천천히 호흡하며 기분좋게 산책했습니다. 



Cedar 는 삼나무입니다. 백향목이라고도 하죠. 이 나라에서는 지붕 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무죠.  매우 크게 자라는 녀석이라

Giant Cedar로 유명하죠.



Going to the sun road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바로 weeping wall 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통곡의 벽이군요.




벽을 따라 눈 녹은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데 오른 쪽 절벽 아래로 바짝 붙어가면 자연 세차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날은 수량이 적어 그 효과를 볼 수 없었지만 물이 많이 떨어질 때는 길 바로 옆에서도 물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군요.



Going to the sun road에는 뷰포인트가 정말 많습니다. 그때마다 차를 세워서 보면 아마 80km 를 하루에도 다 못지나갈 정도입니다. 

이곳은 Heavens Peak이라는 곳입니다. 길 옆에서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Heaven peak. 뭔가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아침에 해 뜰때 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Going to the sun Road는 과연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캐나다 록키를 15년째 보아온 터라 뭐 별것이 있으랴 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세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오질 않았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캐나다 록키와는 또다른 이곳만의 특별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절벽을 따라 산허리를 돌아돌아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과연 눈 앞에 보이는 태양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이곳의 숙박 시설, Many Glacier lodge와 swift current 지역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스위프트 커런트를 보지 않았다면 20%는 못본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연의 정수가 담긴곳입니다. 






"태양으로 가는 길"

태양에 살고 있는 신,  Deity Sour Spirit 은 한겨울 최대 24m의 높이로 쌓이는 몬태나의 보석같은 이 곳, 만년 빙하가 켜켜히 쌓여 억겁의 세월을 이고 있는 이곳에 내려와 그의 집, 태양을 달구어 눈을 다 녹인뒤 원주민인 검은발, Blackfeet 족속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쳐 준다음 다시 태양으로 돌아갔고 그의 이미지는 해발 2939m 산에 입혀져 going-to- the sun Mountain  이 되었습니다.  


Saint Mary`s Lake 의  오른 쪽에 우뚝솟아 오른 산입니다. 이 산의 원래 이름은  The-Face-of-Sour-Spirit-Who-Went-Back-to-The-Sun-After-His-Work-Was-Done Mountain 입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긴 산 이름이 아닐까요. 이 산의 전설을 이름으로 요약해서 지었군요. 많은 원주민들이 지명이나 인명을 명명할 때처럼. 


서부개척시절 이 일대의 유명한 탐험가요 작가였던 James Willard Schultz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Blackfeet 원주민 친구와 함께 사냥을 다니다 이 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나머지 원주민 친구로부터 산에 대한 전설을 들은 후 산의 이름을 Going-to-the sun Mountain 으로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원주민(인디언) 친구는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 원주민의 이름은 Tail-Feathers-Coming-Over-the-Hill 이었습니다. 



태양으로가는 길, Going-to-the-sun Road 는 1933년 11년의 공사끝에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최초의 Mountain Road 입니다. 



총연장 80Km 에 이르며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동서로 가로 질러 Saint Mary`s Lake 호수를 따라 올라 가다 앞에 보이는 Going-to-the-sun Mountain의 산허리를 돌아 Lagan Pass 고개에 이르러 한 숨을 쉰다음 산허리를 따라 내리막 길을 달려 다시 이일대 최대 호수인 MacDonald  Lake 호수를 지나 여정이 끝납니다.



 

Going-to-the-sun road는 10월 중순이면 출입 통제가 되어 다음해 6월 중순이 되어야 다시 열립니다.  겨우내 엄청난 눈이 쌓여 
봄부터 여름 관광객들을 위해 눈을 치우는데 무려 두달반이 소요될 정도입니다. 눈이 많은 해는 따라서 오픈 일정도 늦어지게 됩니다. 




1910년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Glacier National Park 은 Crown of the Continents 대륙의 왕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웅장하고 멋진 산세를 자랑하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의 waterton lakes 국립공원과 함께 1932년 international peace park로 지정이 되었고 둘다 UNESCO 지정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워터톤 국립공원의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편이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북쪽 끝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두 공원은 서로 연이어져 있으며 국경선만 아니라면 하나의 공원으로 보아도 되겠죠. 



참고로 제가 사는 캐나다 알버타 주와 미국 몬태나 주의 국경지대는 대체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멀리 록키산맥을 배경으로 그냥 끝없는 구릉지대입니다. 제가 여행한 때가 7월 성수기였음에도 한적하고 고요하여 평화롭고 멋스러운 곳이죠. 드라이브만으로도 여행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약 세시간 정도 달리면 캐나다 미국 국경 Carway가 나오고 여기서 30분정도 내려가면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못미쳐 Lower Saint Mary Lake 가 있습니다. 이 호수는 글래시어 국립공원 바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수 옆엔 멋진 카페가 있죠. 아마도 두 자매가 시작한 카페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흐름한 가건물에 그저그런 시골 카페같습니다. 맛이 있을까.. 지붕엔 "외계인 환영"  UFO 가 쉬었다 가는 곳인가..



오호.. 식당 내부는 다소 정신없긴 해도 재미있습니다. 각종 장식들이 하나하나 구경할 만합니다.



제가 시킨 음식 맛있었어요. 치킨 샘위치 ㅎㅎ 



요건 실패입니다. 시키지 마세요~~~  프렌취 프라이는 맛있었어요.



공원 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Going-to-the-sun road로 진입합니다.  공원에 들어갈 땐 당연히 입장료가 있구요.. 내일도 다시 올것이기에 1주일 Pass 를 끊었습니다. Day pass 다음이 week pass 였어요. 3 day pass 이런거 만들면 좋을텐데..




Going-to-the-sun road는 멋진 호수를 따라 시작 됩니다. Saint Mary`s Lake 입니다. 이 호수는 짙은 푸른 색을 띤 빙하호로 길이가 11km, 넓이는 여의도 크기의 두배쯤 됩니다.  드라이브 내내 시원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죠.  바람이 많이 부는데 언젠가  Logan Pass에 시속 220km 의 바람이 불어 아예 통행을 막은 적이 있다는 군요.  Mother Mary`s whisper 치고는 매우 강한편이네요.  



호수를 따라 곳곳에 차를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Turnout 공간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Wild Goose Island View point는 놓치지 말아야겠죠. 그러나 저는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 사진과 같은 viewpoint가 더 좋았습니다. 



 바로 이 장면을 볼 수 있어서죠. 저 멀리 Wild goose Island 가 보이네요. 광각렌즈로 찍어서 그렇지 실제론 더 크고 가까이 보입니다.
 


영화 Forrest Gump에서 포레스트가 제니와 함께 과거를 추억하며 자기가 미국횡단 달리기할 때에 대해 말합니다.


"Like that mountain lake. It was so clear, Jenny. It looked like there were two skies, one on top of the other." 이때 달리던 장면 촬영 배경이 바로 이 곳, Saint Mary`s Lake 와 Going-to-the-sun road 였습니다. (위키피디어 발췌)



호수가 끝나면 Lagan Pass까지 `태양으로 가는 길`은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을 끼고 올라갑니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에 차를 자꾸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에도 여러군데의 Turnout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Clements Mt.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는 바로 아래에 Logan Pass 가 있습니다. 



같은 곳의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바로 앞에 보는 산이 Heavy Runner Mt. 그 오른편으로 Reynolds Mt.  그리고 가장 오른 쪽의 산이 Logan Pass 뒤에 자리 잡은 Clements Mt. 입니다. 모두 해발 고도가 2600m 정도지만 깊은 계곡이 눈 앞에 있어 산세가 더욱 웅장해 보입니다. 



Logan Pass는 Going-to-the-sun road의 가장 높은 곳입니다. 길의 가장 높은 이곳이 이주변 산맥을 넘어가는 가장 낮은 곳입니다. 

해발고도 2026m 에 위치하고 있으며 Information centre 가 있습니다. 참고로 Going-to-the-sun Road 80km 구간내에 주유소는 없습니다. 공원으로 들어가기전에 미리 개스는 채워놓으셔야 합니다. 




이 주차장은 여름 내내 언제나 만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하루 종일 여기 머무는 것도 아니기에 저처럼 운이 좋으면 들어오자 마자 바로 나가는 사람을 만나 주차할 수 있죠. 저는 대체로 주차운은 좋은 편입니다. 캐나다 미국의 평화 공원 답게 두 나라 국기가 사이좋게 펄럭이는군요. 


주차난으로 인해 공원 입구와 Rising sun Point에 차를 주차해놓고 1930년대 리무진을 개조한 이 빨간 셔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Red Jammers 라고 부르는 이 셔틀은 물론 유료인데 Hop on Hop off 개념입니다. Going-to-the-sun Road 일대의 모든 관광 명소에 다 정차를 하기때문에 이것을 이용하면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며 공원 곳곳을 쉽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엔 총연장 1200km 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몇몇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이 Logan Pass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도 여기서 가장 가까운 코스에 해당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Hidden Lake로 떠났습니다. 
(2편에서 계속)


* 글내용의 산과 길에 대한 정보는 위키피디어 영문판을 참조하였습니다.


여행, 그 설레는 이름을 늘 가슴에 품고 사는 존재들이 있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행병에 걸려 있지 않을까. 그렇다 인간에게 여행은 원초적 본능이다. 새로운 땅, 사람, 문화, 역사에 대한 호기심은 유사이래 인간들의 공통된 관심사였다. 그리고 실제로 수많은 여행이 행해졌고 그 여행을 통해 세상은 하나로 이어져왔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세상은 여행을 통해 진보해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여행은 낯선 곳을 향한 알 수 없는 그리움이다. 가본 적도 느낀 적도 없는 데 웬 그리움이란 말인가. 상상력이다. 꿈이다.

어디선가 보았고 사진이나 뭐 그런 것으로, 누군가로부터도 들었다. 이렇게 현대인들의 뇌 속에는 온갖 가보지 않고 본적없는 것들에 대한 잡다한 정보들이 이미지와 지식으로 뒤엉켜있다. 이 것이 우리로 꿈을 꾸게 한다. 상상하게 한다. 


여행은 이렇게 우리의 상상력으로 이미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은 떠나고 싶은 충동의 산물이다. 그저 살던 곳으로부터 내가 사라지고 싶은거다. 굳이 싫어서이겠는가. 

다만 일상에서부터 잠시 벗어나 있을 수 있다는 해방감을 맛보고 싶은 것이다. 물론 새로운 세상, 다른 풍물과 문화, 다른 자연과 기후를 경험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여행의 큰 부가가치이긴 하지만 일상탈출은 여행의 본래적 가치이다. 해방인 것이다.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이들이여.. 여행을 통해 배워라.



누구에게나 살고 싶은 곳, 나의 집이었으면 하는 멋진 곳이 있다. 대개 여행을 하면서 그런 곳을 만나게 될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여행지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 흥 ! 여기서 한 번 살아보라지.."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사람들 중에는 역설적이게도 내가 사는 곳, 내가 떠나온 곳을 동경하고 가보고 싶어 하고 

살고 싶기까지 여길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행지에서 어느새 자신의 사는 곳, 음식, 문화, 자연을 그리워하는 것이 

또한 우리라는 존재들이다.


여행은 이렇게 서로를 부러워하고 서로를 동경하면서도 어느새 자신의 집, 공간, 사는 곳을 다시 그리워하며 오고 가는 것임에 

내 사는 공간에서 마치 여행자처럼 살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세상 모든 곳의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어하는 것, 여행자들의 한결같은 소망일것이다.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싶은 것이다. 

나역시 여행지마다 아침을 일찍 깨우는 것은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은 열망에서다. 즉 여행은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에너지는 세상 진보의 동력이다. 이치고 본질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상을 보고 에너지를 얻은 것으로 우리는 

인류사회의 진보에 발을 담근 것이다. 기여해야한다. 


여행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삶을 바꿀 수 있을 때 여행은 단순한 즐김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언제나 쉼이 되어야 한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쉼을 희생했다면 노동을 하고 온것이다. 노동여행. 


반드시 무엇을 보아야 하고 어딘가에 있어야 하고 그 곳에 흔적을 남기고 인증을 얻어야 한다면 

이건 주객이 전도되었다. 조급증으로 스펙은 쌓았을지 모르나 차라리 유투브로 여행함만 못할지 모른다. 

차라리 여행은 다소 게으르게 하는 편이 낫다. 미니멀리즘은 여행에서도 진리다.



여행은 신기한 것들과의 만남의 연속이다. 특별한 것들과의 우연한 조우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여행은 또한 순간순간 우연한 아름다움과의 놀라운 만남의 연속이다. 여행자는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

가슴을 활짝 열고 있어야 한다. 언제 어느때건 맞닥뜨리게 되는 세상의 온갖 놀라운 모습들, 특히 현상과 상징에 대해 

가슴에 담아둘 공간을 비워놓은 채..




그래서 여행은 한편의 잘찍은 영화처럼 모두의 기억 속에 남는 3차원 스토리가 된다. 당신은 감독인가 배우인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행은 깨달음의 여정, 구도적 삶의 한 부분이어야 한다. 그 부분은 나아가 삶 전체를 바꾸고 새롭게 하여 세상의 주인으로 설 수 있어야 한다. 호연지기다.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야 한다. 이를 얻지 못하니 다만 여행을 소비했을 뿐이다. 


하나를 보았으되 전체를 본것이나 다름없으니 조급할 이유가 없고 

보지 않았어도 마음에 품었으니 이미 본 것이나 다름없고  

나아가 여행을 통해 세상의 에너지를 보고 얻었다면 그는 인류의 대표자라 칭함을 입어도 좋다. 


여행..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야 한다. 당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니까.



알버타주는 세계적인 여행지, 밴프 자스퍼등 케네디언 록키산 국립공원이 있는 곳이지만 남한 면적의 6배에 달하는 지역의 대부분은 구릉지대 또는 평원입니다. 남쪽은 북위 49도를 따라  미국의 몬타나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북쪽은 북위 60도로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와, 동쪽은 브리티쉬 콜럼비아 주, 서쪽으로는 사스캣취원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캐나다에서 네번째로 넓은 주입니다.  


알버타의 인구는 400만명 정도인데 그 절반이상이 주도인 에드먼턴(100만명)과 제가 사는 캘거리(120만) 에 몰려 살고 있습니다.  알버타 북부는 캐나다 샌드 오일의 주산지이며 중 남부는 석유 화학, 목축과 함께 임업 및 농업이 산업의 중심인데  초여름이면 남부지역 들판을 노란색으로 뒤덮는 커놀라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오늘은 평소부터 벼르던 곳, 남부 알버타의 중심 도시인 Lethbridge 로 1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영국풍의 중소 도시인 이곳은 역시 한 때 석탄 탄광으로 유명했으며 지금은 농업과 목축에 기반하여 남부 알버타의 상업과 금융 및 교육 및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때 캐나다 디자인 교육의 허브로 지정되기도 하여 예술에도 특징이 있는 도시죠. 


자 이제 알버타 남부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알버타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2 하이웨이를 따라 여행이 시작됩니다. 상하행선이 완전히 분리된 왕복 4차선의 도로는 캐나다 대평원의 맛을 살짝 보여주는 알버타 남부 평원지대를 가로질러 시원하게 뻗어 있지요. 높은 해발고도로 인해 구름이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오래전 사진이지만 알버타 남부의 유채밭 모습입니다. 지금은 시기가 조금 지나버려서 유채꽃이 다 지고 없었어요.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Nonton 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시속 50km 로 줄어 들죠. 



마침 마을 한 가운데서 Farmer`s Market 이 열렸네요. Amish 사람들이 농산물을 팔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17세기 종교 박해를 피해 이주해온 스위스 독일계통의 전통 기독교 공동체인데 기본적으로 모든 현대문명의 이기들을 거부하며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경작한 작물들은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현대문명과 멀리하며 자동차 TV 컴퓨터 전화 등 문명의 이기들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 오직 자기 부족끼리만 모여 고등교육도 거부하고 정부 도움 전혀 받지 않고 자기들끼리 자급자족하며 사는 사람들.. 옷도 단순하고 고리타분한 전통 그대로.. 그래서 그런지 젊은이들의 표정들이 썩 좋지 않더군요..요새 세상에 스맛폰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니.. 젊은이들이 안되 보였어요. 



이곳은 2번 고속국도와 3번 국도가 만나는 지점의 Fort Macleod 라는 오래된 타운입니다.  1874년 캐나다의 북서부 기마 경찰대가 요새를 만들어 시작된 도시죠. 경찰대 대장의 이름을 따라 지어진 이 타운의 현재 인구는 약 3000여명입니다.  마침 이곳 메인 스트릿에서는 클래식 차량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340마력의 1962년산 뷰익 컨버터벌입니다. 대단하군요. 



1950년 산 Mercury 입니다. 존트라볼타 올리비아 뉴턴존의 영화 그리스에 나왔던 그 차같이 생겼어요.




실내 역시 이제 막 뽑아낸 듯 완전히 brand new !! 



이 차는 전조등이 사이드 미러 옆에 붙어 있어요^^




디자인이 멋지구리.. 색깔도 아주 고상합니다. 



아내가 차 색깔에 반한 차에요. 고상하죠?



전방 후드의 앰블렘도 매우 고상합니다. 



오호 한 때 젊은이들의 로망이었던 차, 퐈니악입니다. ㅋ 



아날로그 계기판에 기다란 수동 기어.. 한 번 운전해보구 싶어요^^ 



즐겁게 감상후 드디어 레스브릿지에 도착합니다. 앞에 보이는 저 다리가 레스브릿지의 명물중 하나죠. 나중에 소개할게요. 



A loaf of bread is better the song of many birds,  즉 금강산도 식후경 이지요. 지역의 유명한 한 레스토랑을 먼저 찾았어요. 



마침 점심 시간이 지난 후인지 텅텅 비었더군요. 식당은 너무 복잡해도 정신없지만 아무도 없으니 밥맛이 약간 떨어졌다는 ㅎㅎ 그러나 이 식당이 뭔가 아방가르드하면서 현대적인 느낌이었어요.  적어도 식당 만큼에 있어서는 우리 부부 취향에 좀 맞는.. 



와인을 아니시킬 수 없죠. 아내는 요즘 필이 꽂힌 스파클링와인.. 나는 곧죽어도 레드.  식당 분위기와 맞는 선택이죠?  식당에서의 식사, 특히 여행중 식사는 절대 배채우는 것과 무관하다는 사실. 레스토랑 탐방은 문화행위라는 것을 저는 잘 이해하고 있답니다^^ 



음식의 첫째는 맛이지만 비주얼이 좋아야 한다는 것, 따라서 먹는 것도 문화적으로 우아하게 ㅋ 



먹었으니 이제 걸어야죠. 워킹 투어 시작입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지만 로보캅이 나타났어요



영국풍 도시 답게 올드 다운타운의 건물들은 대개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식이었어요. 1915년에 지어졌네요.  지금은 우체국 ㅎ 



예향이라더니 흔한 벽화도 솜씨가 뛰어나 보였어요.



오늘의 투어 하일라이트 중 하나, 지역 방송국에서 개최한 재즈 앤 부루스 페스티발입니다. 무료 공연이었는데 이분들.. 꽤 실력있는 밴드였어요.  세션들도 훌륭했지만 보컬이 뛰어났어요.  땡볕에도 분위기가 좋았어요^^ 



많은 시민들이 소풍 나오듯 와서 즐기고 있었어요. 한 쪽에는 천막을 치고 남녀 노인들이 대거 관람을 하고 있었죠.  청년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함께 즐기는 문화.. 좋은 모습이죠.



무대 앞에 마련된 스테이지에서는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나와 저마다 흥겹고 자유롭게 춤을 추고.. 



로맨틱하죠? 서스럼없이 즐기는 이들의 자유로움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요. 참 부러운 분방함입니다. 



캐나다 건국 150년 이죠 올해가. 영국과 프랑스의 후예들이 만들고 그외 많은 유럽인들이 함께 만들어 왔으며 요즘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등 전세계로부터 온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나라, 캐나다입니다. 



니카유코, 즉 일본카나다 우호라는 이름의 Japanese Garden 입니다. 레스브릿지를 말할 때 꼭 나오는 곳이죠. 캐나다 100주년 때인 1967년 일본의 왕자 부부가 방문을 했고 기념으로 조성한 일본식 정원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일본풍이 흠씬 느껴지네요.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군요.



정원의 제법 훌륭학 지어진 집에서는 많은 일본 문화행사가 열리는데 마침 일본식 다도체험이 열리고 있었어요.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죠. 



다다미방에 무릎꿇고 앉아 차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예법에 따라 받아 마시는 체험자들. 젊은 서양인 처자들에게 무릎꿇은 자세는 쉬운 일이 아니죠.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이 정원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보이는  이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아담하고 아름답습니다. 



레스브릿지 시민들의 휴식처인 Henderson Lake에 연해 있어 주변 경관도 좋으니 많은 커플들이 웨딩 사진을 찍으러 왔습니다. 


아내가 종을 한 번 쳐보았습니다. 평생에 처음 아닐까요.. 



그리고 렛스브릿지의 명물인 이 다리, 사실은 철교인 High Level Bridge 라는 곳을 방문했어요.  Oldman River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1909년에 지어진 것으로 북미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긴 철교로 유명합니다.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용도 였어요. 


높이가 96m, 길이는 1624m 이며 철교의 넓이는 32m 로 매우 튼튼하게 지어졌는데 이곳에서 보는 다리의 모습은 아름답고 웅장했습니다. 



기차가 지나갈 땐 다소 무서웠어요. 무너질까봐 ㅋㅋ 그런데 이다리 역시 자살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높으니까.. 다리위엔 그래서 Life is worth living 이라는 사인이 있다는 군요.



건너편이 레스브릿지의 신도시입니다. 도심 스카이라인은 보이진 않지만 강언덕 스카이라인 역시 무척 아름다웠어요. 



주변을 산책할 수 있게 트레일이 나 있습니다. 원래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 했는지 이날은 해도 뜨겁고 바람은 없어 무척 더웠어요.  



사막성 기후 탓에 선인장이 야생으로 자라고 있더군요. 신기했어요. 그래도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나는지.. 



철교아래엔 석탄 박물관(아무도 없는 ㅎ) 이 쓸쓸하게.. 옛날의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한 채 드문드문 방문객을 맞이 하고 있었습니다.



인포센터 한 쪽 방에 마련된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작은 갤러리지만 여행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명소는 아니지만 하루를 보내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던 곳..


캘거리 만큼이나 하늘이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자연 생태 그대로의 푸른 녹지가 마음을 잘 어루만져준 그런 하루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를 따라, 남북으로 뻗은 록키산맥을 따라 올라가기로 합니다. 그럴러면 먼저 서쪽으로 다가가야하는데 가까이는 워러톤레이크 국립공원이 있는 곳, pincher Creek 이라는 타운을 스쳐 지나가죠.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라 풍력발전기가 수도 없이 설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전에는 이게 참 멋지게 보였는데 이 또한 자연 생태에 그리 좋지만은 않더군요. 하루종일 나는 소리와 바람 때문에 벌을 비롯한 작은 곤충과 벌레에 악영향을 미쳐 사라지게 하고 결국엔 그에 의해 살아가는 작은 꽃들이 사라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하네요..



알버타의 구릉지대는 참으로 평화로운 정경이에요.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지요.  


남부 알버타의 역사와 문화와 풍경들..어떠셨어요? 캘거리나 밴프 국립공원에 놀러 오신다면 제가 다닌 길을 따라 하루쯤 다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믿어요. 


"아빠, 이번 크리스마스때 우리 같이 여행갈까? "


내년이면 대학을 졸업하는 작은 딸이 크리스마스 방학을 앞두고 제게 제안을 했습니다. 


" 응? 여행? 우리 둘이서? 어디로 가고 싶은 데? "


마침 아내가 한국을 방문 중이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돌아온 다음 여행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기도 했지만 

그런 것을 떠나 과년한 딸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빠랑 둘이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하니 처음엔 약간 당황했었죠.


(여행은 언제나 설레임이 있는 최고의 이벤트죠. 그런데 함께가는 동반자가 딸이라면 이건 정말 특별한 것입니다. 놓쳐서는 안되는)


"응.. 아빠랑 같이 뉴욕에 가고 싶어 !" 


사실 작은 딸과는 어렸을 적부터 여러가지 놀이를 같이 하며 함께 놀았고 메일과 카톡과 전화를 주고 받으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자주 안아주며 언제나 사랑한다는 주고 받으며 충분히 가까운 사이이긴 하지만,


우선 뉴욕은 겨울보다는 가을에, 그것도 아내와 가고 싶었고 크리스마스에 아내가 혼자 있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미안했고 

등등으로 잠시 망설였는데 생각해보니 딸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이 아니어서 기꺼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에서 우리는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이런 것을 촌스럽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번 가본 사람들이 주로 그런 말 해요.) 


작은 딸과는 평소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주고 받는 가운데 서로의 가치관과 이념이 비슷하고 정치적 사회문화적 지향점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에 성격도 비슷해서 까다로운거 없고 좋아하는 비슷하고 해서 함께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흔히 자녀들과 세대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은 대개의 경우 부모가 나이들어가면서 젊은세대에 비해 보수화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외에 평소 대화 부족 또는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으로 공통의 관심사가 줄어든데다 상호 이해가 멀어져서 그러합니다.  

 

그리고 둘만이 있어보거나 둘이서 뭔가를 해보지 않았기에 대개는 어색해하고 둘사이의 공통된 대화주제가 없으니 같이 있는 것이 힘든거죠우선 서로가 너무 바쁘다는 것인데 가능하면 1달에 번이라도 함께 뭔가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거나 먹고 싶어하는 것을 밖에서 함께 먹거나... 그런데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은 함께 여행하는 것이 아닐까요


(밤 12시 맨해턴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그 유명하다는 shake shack 버거를 함께 먹었죠.  여행이 아니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 들 중 하나죠. 하루 종일 같이 돌아다녔는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함께 버거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버지가 딸과 여행할 때는 무조건 딸 위주로 생각하고 정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아내와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죠.  이게 딸과의 여행수칙 제 1번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행을 떠나기전에 딸에게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것 다 공부해서 알아 놓으라고 했는데 그래놓고 정작 저는 여행사상 처음으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바람에 여행 기간 내내 딸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 아빠, 나더러 공부하라더니 아빠는 공부 하나도 안했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우리 세대에게는 세계 최고의 건물, 뉴욕 제 1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었죠.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우리 방문 일정에는 없었는데 근처의 한국 식당을 방문하느라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어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 영화를 기억하며 전망대에 올라간 수많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실망스런 후기의 영향도 컷지만 4박 5일의 짧은 일정에는 포함시키기 어려운 곳이었어요.


딸이 박물관, 미술관을 좋아한다는 것, 뉴욕 재즈를 사랑하고 브루클린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래된 것의 새로운 재발견에 멋을 느끼고 있다는 것 등.. 뉴욕 여행을 앞두고 저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취향이었죠. 여행일정을 자연스럽게 이런 컨셉으로 잡은 것은 너무도 당연했지요. 


그리고 이번에 딸과 여행을 가면서 몇가지 정한 원칙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딸 중심여행이라는 것외에 자는 곳과 먹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물론 가능한 범위내에서이지만 딸이 특히 어렸을 적부터 호텔 하나만큼은 클래시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머지는 뉴욕 지하철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 가급적 박물관을 많이 둘러 본다는 것 등 이었습니다. 물론 딸과 사전 의논한 것들이죠. 


(사진은 우리가 묵었던 Hyatt Regency Hudson Hotel 에서 바라본 One World Trade Centre 건물이 있는 Lower Manhattan 의 전경입니다. 누구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911 테러. 호텔의 위치로 볼 때 그날 이곳에서는 아마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을 테지요.) 


일단 딸이 제가 정한 호텔에 매우 만족했습니다숙소에서 점수를 엄청 많이 땄어요그런데 크리스마스 시즌의 뉴욕 호텔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습니다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하는 미국의 전통으로 국내 여행객들의 숫자가 줄어서 인듯 합니다

 

 

       (도착한 때가 밤이어서 룸을 제대로 찍지 못해 이 사진은 호텔 웹싸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바로 그방입니다)

 

다큰 딸과의 여행에서는 여러가지 챙겨야할 것들이 많습니다적어도 숙소만큼은 멋진 곳에 잡는 것이 좋아요좋은 호텔에 머문다면 딸과의 근사한 분위기는 이미 보장된거죠.  베드룸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Two double bed 정도로도 충분할겁니다



이 호텔은 뉴저지에 위치하여 공항과도 가까웠고(우버택시로 25불 정도) 상대적으로 객실료가 저렴한 편이었으며 무엇보다 호텔 바로 앞에 지하철 역이 있어서 매우 편리했습니다. 



호텔 방에서 바라본 전망인데 바로 앞에 보이는 큰 빌딩이 골드만 삭스 본사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아침의 풍경입니다.  보통 9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호텔을 나갔다가 거의 자정이 지나서 돌아오는 강행군..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행 스타일이지만 딸은 이번에 작심한 듯 저를 마구 닥달하여 우리는 결국 명소 탐방꾼이 되었어요^^ 딸도 원래 이런 여행 안좋아한대요. 그런데 뉴욕이니까...



호텔 뒷편 허드슨 강변 쪽에서는 건너편 맨해턴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보였습니다. 어떤 곳이든 멋진 풍경은 그 속에서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곳에서 볼 수 있지요. 이 호텔의 강점은 바로 허드슨 강을 따라 맨해턴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뉴욕 여행은 반드시 지하철을 이용해야합니다. 길이 막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요. 이것 만큼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7일권을 끊었는데 한사람당 31불인데 무제한 이용권입니다.  1회 이용권은 거리 관계없이 3불입니다.  당연히 시내버스와 환승도 됩니다. 



뉴욕 지하철은 명성 그대로 곳곳이 더러운 모습 그대로였어요. 큰 시궁쥐는 못보았지만 구정물에 쓰레기에 지저분한 벽.. 그러나 뉴요커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들... 세계적인 대도시에 대비되는 듯한 낡고 지저분한 지하철은 그대로 하나의 관광 아이템인 된 듯해요. 그러나 여행객들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죠. 교통 지옥이자 살인적인 주차고통에 택시비가 만만찮은 뉴욕 여행에 이렇게 싸고 이용하기에 쉽고 안전한 교통수단을 외면할 수 없기에 말입니다. 



언제나 스맛폰으로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고 경로를 찾아 준 딸 덕분에 저는 룰루랄라 사진만 열심히 찍으면 되었어요.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긴 했지만 결국은 또 많이 걸어야 했던 뉴욕. 뚜벅이 여행은 점점 힘이 드네요. 



도시에 어둠이 스며들면 그제서야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모든 도시가 그러하듯 독특한 그들만의 밤이 시작되죠.

화려한 조명으로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빌딩숲, 뉴욕의 야경이 그러하고 은밀하기도 하며 더욱 풍부하기도한 night life 가 그러합니다. 



석양이 내려앉는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은 그 자체로 로맨틱해서 누구와 있어도 사랑의 감정이 솟아날겁니다. 딸과 함께해도 마찬가지죠.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돌아오는 배안에서 바라본 맨해튼 야경은 따뜻하고 푸근한 부녀의 정을 저절로 깊어지게 할만큼 아름다웠어요.



강 또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야경은 여행자에게는 잊지못할 감동과 추억이 됩니다. 제 딸 역시 이 장면에 많이 감동을 받았어요.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지라 곳곳에서 펼쳐지는 성탄 쇼는 무료였지만 대단했어요. Saks Fifth Avenue  백화점의 전등쇼는 소문대로 장관이었어요. 약 40여만개에 달하는 전구라죠. 언청난 인파로 인해 좋은 자리를 찾기 힘들었지만 딸을 위한 부성은 이 마저도 거뜬하게 해치우게 했습니다^^



뉴욕의 밤은 그저 이리저리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하긴 캐나다 촌동네에서 10년이상을 살다보니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뉴욕은 뭔가 특별했습니다. 여행객들과 뉴요커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밤의 모습은 현실과 이상이 어지럽게 믹스된 일종의 판타지 같았죠. 사진 초점이 맞지 않았지만 뉴욕의 밤 속을 거니는 이방인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뉴욕 여행은 몇가지 키포인트가 있는 듯합니다. 월스트릿으로 대표되는 바쁜 도시 뉴욕의 일상을 마치 현지인인듯 느껴보는 것, 세계인 수억명이 다녀갔다는 타임스퀘어광장을 비롯한 도심의 유명한 명소들을 둘러 보는 것,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혹은 롹커펠러센터에서 바라보는 뉴욕 야경, 혹은 주경, 센트럴 파크를 거니는 것 등에다 뉴욕만의 특별한 문화코드를 경험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브루클린 다리입니다. 1883년에 완성된 이 다리는 최초의 철제 와이어 현수교로 알려져 있죠. 석회암골조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는 뉴욕 본섬과 블루클린을 이어주며 뉴욕의 상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이 다리는 그 이름만으로도 묘한 향수를 일어나게 해줍니다. 




cathedral of Saint John the Divine 개신교 교회입니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운타운의 고딕양식 성 패트릭 대성당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 주변의 할렘도 구경할 겸해서 찾았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침이라 마침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고 있더군요.  고딕 복고 양식과 로마네스크 복고양식이 혼합된 이 건축물은 뉴욕 대도시의 한켠에서 중세풍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줍니다. 



뉴욕엔 꼭 가보아야할 네개의 유명한 박물관이 있는데 오늘 소개할  곳 외에도 구겐하임 미술관, 현대미술관MOMA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물론 그외에도 이런저런 전시관이 매우 많았어요. 그 중에서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 The Metro politan museum of Art, 줄여서 The Met 라고 부르는 뉴욕 미술관은 내가 좋아하는 유럽회화, 특히 인상파 그림이 다수 있어서 좋았고 딸이 좋아하는 현대 미술작품도 꽤 있었어요. 딸과 함께 미술관 관람..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브로드웨이 쇼를 보았네요. 볼게 너무 많아 고른다는 것이 무의미. 남들처럼 타임스퀘어 광장에 약 1시간여 줄을 서서 할인 티켓을 구입하여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했습니다. 둘다에게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제가 미리 예약해두었던 유일한 일정은 바로 이것. 뉴욕재즈의 밤입니다. 이스트 빌리지 어느 동네의 반지하 프랑스요리 카페인데 

이곳에서 매일밤 라이브 재즈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예약을 했었죠. 딸이 평점 10점 만점을 주었던 우리 여행의 하일라이트 중 하나였어요. 와인도 함께 마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며 라이브 재즈가 주는 감미로운 뉴욕의 밤에 푹 빠졌더랬죠. 




뉴욕..
아내와 한번올거라고 생각한 곳을 다 큰 딸과 처음으로 오게 될 줄이야.
무엇보다 아빠를 친구처럼 여기며 함께 놀아준 딸이 고마웠어요.

처음으로 딸과 단둘이 멀리 떠나는 여행에 다소 긴장도 했는데, 지 엄마 어렸을적이 생각나며 마치 아내와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았습니다.
여행기간 내내 마치 연인처럼 두손 꼭 잡고 다녔습니다.
타임스퀘어에선 함께 쉐이크 쉑 버거도 먹고.. 뉴욕 재즈바에서 멋진 라이브 재즈도 함께 즐겼습니다.

유서깊은 성요한 성당에서의 크리스마스 예배, 딸을 깊이 안아주며 아버지의 기도를 해줄땐 나도 모르게 진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보며 50년대 미국문화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말도 하며..

3개의 박물관을 다리가 퉁퉁붓도록 걸어다니며 인류자연사..인상파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땐 우리의 여행이 정말 귀한 시간이 되었어요.

무엇보다 딸아이의 취향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이 나를 즐겁게 했습니다. 내가 아직은 청춘이구나.. 하하하 !!


여행은 우리를 새롭게 하여줍니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자녀, 특히 딸과의 단둘이 여행, 여기서는

Father daughter trip 이라고 부르더군요. 대부분 어린 딸이거나 좀 컷어도 틴에이져 정도의 딸과 가는 여행입니다. 이렇게 대학졸업을 앞둔 딸과 가는 여행은 그리 흔한일은 아닌 듯 하지만 정말 오래도록 두고두고 감동을 남겨놓는 멋진 여행입니다. 벌써 다음 여행이 기다려집니다.




캐나다하면 떠오르는 것들 중, 단풍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단풍하면 내장산 설악산 등 고국의 단풍이 다채롭고 섬세하며 화려하지만 캐나다의 단풍 역시 화려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규모도 대단히 커서 캐나다 국기에 단풍잎이 들어가 있을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Stanley Park, Vancouver, Canada


캐나다 붉은 단풍의  주종은 단연 Maple leaf 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단풍의 성지는 역시 알곤퀸 국립공원등으로 대표되는 동부 캐나다죠. 수도 오타와를 비롯한 온타리오 주와 몬트리올등 퀘벡주의 단풍들과 thousand island, 천섬일대의 단풍은 과연 이나라가 단풍나라라 칭함을 입을만하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만큼 아름답다고 하죠. 



Stanley Park, Vancouver, Canada


그런데 캐나다 제 2의 도시인 밴쿠버의 단풍역시 동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랍니다.  세계적 미항인 밴쿠버의 스탠리공원은 

그 중에서도 특히 단풍이 아름다워 도심에서 가을을 즐기기에 더할나위없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수령 2000년도 더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붉고 노랗게 물드는 10월이 오면 촉촉히 내리는 비와 함께 최고의 가을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스탠리 공원은 밴쿠버 내해를 향해 돌출해 있어 해안가를 따라 걷거난 자전거 혹은 차를 타고 일주를 할 수도 있는데 그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요트정박장이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것은 매우 이국적이죠.  붉은 빛 발산하는 단풍이 있어 더욱 운치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자전거를 타면 상큼한 즐거움과 유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탠리 공원 입구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답니다.



개 산책 하기에도 그만이죠.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 연결된 단풍으로 가득한 오솔길을 우산 받쳐들고 걷는 기분..



해안일주도로와 공원 중심부를 관통하는 일주도로가 있어 드라이버 하기에도 더없이 좋습니다. 



중심부도로와 해안 도로는 서로 이렇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계속 들락날락하며 충분히 드라이브 할 수 있죠. 



중심부 도로는 울창한 숲속에 있어 마치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죠. 단풍 터널.. 




해안가 도로는 바다를 끼고 있어 탁트인 전망과 함께 매우 고즈넉한 분위기를 맛 볼 수 있답니다.



스탠리 공원의 명물인 이 등대는 비오는 날에 만나니 더욱 낭만적이군요.  



비록 비에 젖어 촉촉하지만 앉아보고 싶은 벤취입니다. 가을은 이미 우리들 가슴 속에 충만하니까요.



저 아래는 스텐리 공원을 가로지르는 도로인데 유명한 LIONS GATE BRIDGE 로 연결되죠.  저도로에서 스탠리 공원으로 

다시 들어올 수도 있고 나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차들이 제법 빨리 달리는 편이라 조심해야해요. 




스탠리 공원은 사진가들에겐 참 좋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밴쿠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원, 스탠리공원에서의 가을풍경이었습니다.

벤쿠버는 이미 우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가을은 이렇게 비에 젖어 우리들 가슴을 아스라히 짙은 추억으로 물들입니다.



Light house, Stanley park


가을은 웬지 아픔의 계절

그러나 그 해 가을은 아프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왔음에도

내 가슴 속에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는 기억으로 인해



내 깊은 가슴 속 그리움이 머무는 그곳엔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기에
그리고 나의 가을도 놀라 잠을 깨
다시 영글어 갔기에







온천은 멀리 있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온천은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관령을 지나고 태백의 준령을 넘고 동해안을 길게 따라 내려가 만나곤 했던 덕구온천.

제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했던 온천여행 중의 하나였죠. 멀고도 깊은 그곳으로 찾아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길이었어요.


그만한 운치는 없지만 캘거리에서 약 3시간을 달려야 만나는 페어몬트 온천은 가는 길의 호젓함과 수려한 경치로 인해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여행길이죠. 우리를 반기는 산중의 노천온천과 리조트는 2, 3일 쉬고 오기에 충분한 편안함과 따스함을 준답니다.


이민을 온 이래 봄이 아니면 가을, 거의 매년 이곳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 과하지 않은 가격과 명절에도 붐비지 않은 한가함,

내세울 시설이랄 것도 없이 작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캐나다의 전형적인 휴양지입니다.




집을 떠날 때 동네의 아스펜은 그 마지막 단풍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면 많은 잎을 잃어 있겠지만 눈이 부시게 화려한 노란색은 

잊혀지지 않겠네요.



구석에 박힌 작은 방을 예약했습니다. 숨은 듯 오히려 좋았습니다.



여행의 따스함은 이렇게 노란 전등에서도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마음은 여행의 기쁨을 배가시키죠.



리조트 측이 마련해 놓았던 할로윈 장식에서 명절과 가을의 느낌을 가집니다. 풍성한 가을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보네요.



리조트 메인 입구입니다. 그저 소박하죠. 시골스럽죠.



정겹구요..



동네구경도 했습니다. 이 시골에서 뭐하고 살아가는 지 궁금했지만 갈등과 다툼은 훨씬 덜한 삶일겁니다.



리조트 지역 답게 골프장이 멋진 곳에 있네요.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있더군요.



붉은 단풍은 이제 캘거리에 사는 저에겐 매우 생소하고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사진가가 이런 걸 놓칠 수가 없죠.



주로 이용하는 식당입니다. 음식 맛 좋고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선데이 브런취가 매우 훌륭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 단풍의 화려한 색깔에 감동 또 감동..



역시 꽃을 좋아하고 화려한 색깔의 단풍에 넋을 잃곤 하는 남자입니다.



오랜만에 특이한 포즈를 취했네요^^



아내가 요구한 포즈입니다^^



호텔 게스트 전용 온천 풀이죠. 오붓하게 즐기라고..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 분위기가 좋습니다.



온천의 기쁨은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이죠.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가 마음을 풀어내고 시간을 잊어 버린 채 오직 나를 위로하는..



그렇게 해서 시간은 따뜻하게 흘러갑니다.



노천 대온천이죠. 외부 손님들도 많이 오는데 호텔게스트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탁트인 주변 경치가 좋아서 그만입니다.



온천 뒷편의 산책로에서 만나는 풍경입니다.



유튜브로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쉬는 것.. 이런 여행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주변 풍광이 참 차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민 11년만에 아내와 이곳에서 골프를 쳐보았습니다. 둘다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냥 부부함께 즐겼다는 데 의의가 있죠. 함께한 이름모를 노부부역시 

우리랑 비슷했습니다. 골프는 아마도 이렇게 부부가 가끔씩 함께하기에 좋은 놀이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캐나다에서는 돈이 별로 안들어 좋네요.



거의 모든 레저와 운동엔 젬뱅이인 아내가 나와 할 수 있는 것 한가지가 더 생겼다면서 매우 열심인게 사랑스럽습니다. 이곳은 온천리조트 부속 골프장.



페어몬트 핫스프링스.. 캘거리에 놀러오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다가다 숨은 아름다운 곳도 많습니다.



2014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사는 부부의 온천여행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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