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  17년간 애마였던 쏘나타 3.3L V6와 `헤어질 결심` 을 한지 2년 6개월여만에

샤로운 애인, M440i 가 내 품에 들어왔습니다. 아니 내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고 해야 맞을 듯 합니다.

쏘나타를 넘겨줄 때 그렇게 서운하더니 새차를 만나러 가는 중에 그 서운함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새애인 만날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정절이란 없는건가. 사람이 이리 간사할 수가!

계약후 6개월의 기다림끝에 BMW를 처음 만난 순간은  숨이 멎을 듯 그 설레임의 정도가 인생을 통틀어 

손가락에 꼽을 만큼 특별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 마음 같아선 최소 15년 이상은 이 차에 대한 정절을 지킬 것 같은데 말이죠.

 

 

첫인상? 아름다웠습니다. Artic Race Blue 의 exterior컬러는 저의 최애 색인 불루의 깊고 그윽하면서 북극해의 햇살아래 반짝이는 짙푸른 감성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BMW하면 불루죠. 그리고 뜨거운 심장,6기통 실키식스 직렬엔진이죠. 그래서 이 차를 보자마자 "My Blue Heart" 나의 푸른 심장으로 이름지었습니다. 나의 푸른 심장은 뜨거운 심장입니다.  382마력 51 토크의 강력한 힘으로 도로를 당당히 질주 할테죠. 그러면서 직렬 6기통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지요. 야성과 함께 감성의 뜨거운 심장이니까요. 남은 인생, 내 삶의 동반자로, 강력함과 함께 부드러움으로, 푸른색의 색온도가 높은 것처럼.  뜨겁게 살아야죠. 

 

 

원래는 빨간색 스포츠 세단을 원했습니다. 눈덮인 록키의 고봉 사이 도로를 빨간 스포츠카로  달리는 꿈, 시리도록 아름다운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태평양 싯푸르 바다를 보며 빨간 스포츠 카로 달리는 꿈. 그러나 BMW에 레드는 웬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무채색은 내 취향이 아니었어요. 자연스럽게 나의 최애 블루로 별고민없이 정했죠. 

 

그러나 끝끝내 버릴 수 없었던 빨간 자동차에 대한 꿈! 그래서 대신 시트를 빨간색으로 하기로 하고 

Tacora Red 가죽으로 선택했습니다. 타코라 레드는 새빨간 색이 아닙니다. Burgundy에 가깝죠. 

약간의 파스텔 톤의 부드럽고 은은한 붉은색이죠.

 

타코라는 칠레의 화산 이름입니다. 그 화산에서 발원된 물로 많은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만들죠. Tacora Wine.   

아마도  BMW의 타코라 레드는 이 타코라 와인의 붉은 색에서 가져온 것이 아닐까요.  

타코라 붉은 시트색이 북극해 푸른 외장색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파격과 대 변신의 vertical Kidney Grill. 전면부의 주연으로서 강인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사진으로 처음본 그때부터 이 디자인의 묘한 매력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밋밋함을 싫어했고 남들과 똑같은 것을 피했으며(약간의 관종끼?) 새로운 것에 늘 강한 호기심을 보였던 터라던 강한 개성의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당당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어울리는 형상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주변 범퍼와 에어덕트가 훌륭한 조연으로 받쳐주고 가운데로 모아지는 보닛 라인과 날렵한 형상의 헤드 램프는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웅장함과 함께 잘 조화되어 진보적이고 역동적인 조화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임승모 디자이너. 본인의 외모는 섬세한 편인데 선이 굵은 이런 디자인을 해낸 것 은 그가 도톰한 입술을 가진 때문일까요. 역시 조화로운 삶의 한 단면이 아닐런지요. 그의 과감하면서도 결코 밸런스를 잃지 않는 부드러움의 디자인 철학은 차 곳곳에 나타나 있습니다. 

 

 

블랙 익스테리어를 선택하면 세륨그레이 포인트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블루에 블랙익스테리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블랙은 흰색, 빨간색, 혹은 노란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까 합니다. 블루와 블랙은 같은 어두운 톤이라 무거워보이는게 싫었습니다. 무엇보다 M440i의 스탠더드인 세륨그레이는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버전이기에 개인적으로 놓칠 수 없었습니다. 

 

 

BMW 레이저 라이트는 캐나다에서 매우 유용한 옵션입니다. 워낙 넓은 땅이라 조금만 나가면 차량 통행도 드물고 가로등도 없는 길이 무한정 뻗어 있지요. 특히 겨울엔 밤이 길어 이럴 때 레이저 라이트는 진가를 발휘할 겁니다.  

 

 

레이저 라이트가 들어가면 이렇게 푸른 색 부품이 들어가서 헤드램프의 디자인을 훨씬 풍성하게 보이게 합니다. 

 

 

 휠은 19인치 이며 summer performance tire를 주문했다가 3월 중에 차가 나온다고 해서 다시 올시즌 런플랫 타이어로 주문변경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5월이 되어야 봄입니다. 4월까지는 눈도 많이 오고 기온도 낮아서 윈터 타이어가 필수죠. 섬머 타이어는 다음 타이어 바꾸는 주기에 한 번 경험해보려 합니다. 

 

옆모습은 자동차 종류 중 가장 아름답다는 쿠페세단답게 이 자체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3시리즈보다 낮은 차체와 운전석에서 시작되는 떨어지는 쿠페라인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은 가히 예술적입니다. 사진에서 앞바퀴가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지만 앞뒤바퀴는 편평비만 다를 뿐 같은 사이즈입니다. BMW 차종 중 가장 긴 도어와 짧은 오버행, 도톰한 펜더 부위는 이 차가 정말 날렵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정통 스포츠 세단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 쿠페는 자유다'  쿠페는 실용성의 덫과 정형화된 세단의 고정관념을 넘어서 자동차 본래의 특성에 최적화된 형태에 멋과 스타일을 입혀서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차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비록 얽혀있는 관계 속에 살지만 자동차만큼은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사고 싶었습니다. 프레임리스가 주는 자유는 일종의 상징입니다. 창문을 내린채 문을 열고 하차하면 프레임없는 텅빈 개방감에서 족쇄가 풀어진 느낌을 받거든요. 

 

 

M440i의 뒷모습은 전형적인 BMW입니다.  3시리즈와 달리 웨이브 진 테일램프는 더 낮아진 차체와 더불어 4시리즈의 개성을 표현하며 잘 달리는 차임을 표현해주고 있네요. 블랙 익스티리어 옵션이 아님에도 디퓨저는 검정색으로 하이그로시같이 되어 

강인한 인상을 주네여. 마음에 듭니다. 

 

 

 

 젊었을 때 카투사로 복무하며 정말 다양한 차종을 몰았는데 그 때 동료 미군으로부터 운전을 많이 배웠습니다. 4륜 지프와 오프로드를 운전하고 닷지 램 4륜으로 경북 시골길을 쏘다니고 시보레 승용차로 고속도로 순찰을 다녔습니다. 그때 운전의 재미를 알았고 사륜의 코너 주행 안정성과 직진 가속력의 묘미를 이미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살면서 이를 제대로 누리고 느끼진 못했어요. 우리 세대는 그랬죠.

 

 

캐나다 M440i는 382마력에 51토크입니다. 제가 다 쓰진 못할 겁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그 힘의 실체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음에 행복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차가 거의 막히지 않습니다. 출근 길 20km가 너무 짧아요. 그러나 준고속도로도 있고 코너링 구간도 있고 살짝살짝 M 감성을 느껴볼 수 있기에 출퇴근이 마냥 기다려 지네요.

 

다음 얘기가 궁금할 지 모르겠어요. 2편에서는 실내 이야기와 옵션 및 패키지 이야기를 할게요. 북미는 한국과는 차량 트림과 옵션 선택이 다른 것 같아요. 베이스 모델이 71000불인데 아마도 풀옵으로 가면 10만불이 넘어갈거에요. 제가 선택한 옵션들도 소개하고 지면이 남으면 차를 받고 생긴 정말 가슴아플 뻔 했던, 1주일간 잠못 이루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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