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타나는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 중의 하나입니다.  국립공원 등의 관광산업을 빼면 이렇다할 돈벌이가 없는 주라서 그렇죠. 물론 농업 목축을 하긴 하긴 하지만 그걸로 부유한 주가 되긴 힘들죠. 그러나 그래서 오늘 제가 숙박한 곳의 호텔이 상하수도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숱한 호텔에서 숙박을 해보았지만 호텔비 외에 체크아웃할 때 사용한 상하수도값을 정산하여 지불하는 호텔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호텔의 역사와 위치, 시설과 주변환경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리고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자연을 지키고 지나친 소비를 자율적으로 억제케하는 그 독특한 개념에 동참한 것을 뿌듯하게 여기기까지 되더군요.


Many Glacier and Swift current. 그 이름만으로도 제가 오늘 방문하는 곳의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 하겠네요. 험산 준령 록키의 산자락에 수많은 빙하가 숨어있고 수만년을 살아온 빙하가 밀려내려와 그 아랫부분이 녹기 시작하여 만든 호수가 있는 곳.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그 곳에 자연과 멋들어지게 어울리도록 지어져 100여년을 견뎌온 스위스 샬레 스타일의 호수가 있으니 바로 Many Glacier Hotel 입니다. 


Many Glacier 지역은 가히 하이킹의 천국이라 불릴만한 곳입니다. 호수 주변과 산중 빙하지대까지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하이킹 트레일은 1주일 숙박하며 돌아다녀도 다 가보지 못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그러나 여행이 스펙을 쌓는 일이 아닐진대 굳이 다 돌아다닐 필요는 없겠죠. 자연의 웅장함과 신비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채 시간을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만으로도 멋지고 설레는 경험이 될 것이니까요.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Going to the sun road에서 빠져나와 국립공원 바깥으로 다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89번 Highway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Many Glacier Road 를 만나고 그 길을 따라 약 18km 를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다시 국립공원 게이트를 지나야하죠.



Many Glacier / Swift Current 지역은 자연의 웅대함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정수와도 같은 곳, 그래서 공원의 심장이라고 말하죠. 크고 높은 산들, 수많은 만년 빙하, 신비한 색깔의 호수가 한데 어울려 온갖가지 야생동물과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 곳입니다. 



Swift Current lake는 주변 곳곳의 빙하들이 녹은 물이 모아져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빙하는 좀 더 깊고 높은 곳에 있어 또다른 빙하호에 담겼다가 이 호수로 내려오죠.  깊은 산중에 믿을 수 없으리만치 아름다운 푸른 색을 띤 채 그림같은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이 호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고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버립니다. 



호수 바로 앞에 갈색 목조 건물로 지어진 Many Glacier Hotel은 알파인 지대의 외딴 산 속에 통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각이 좁고 긴 지붕을 가져 혹독한 날씨에 잘 견디도록 지어진 산장형 샬레입니다. 이 호텔은 이런 샬레풍으로 1915년에 지어졌고 오늘까지 원형이 대부분 보존되어 있는 정말 고풍스러운 호텔이죠.  여름 한철 대개 6월말부터 9월까지만 문을 여는 이곳은 그만큼 희소성이 높아서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쉽지 않은데 운좋게도 하루 숙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약싸이트 http://www.glaciernationalparklodges.com/lodging/many-glacier-hotel/)



호텔로비입니다. 건물의 기둥들이 모두 통나무들입니다.  들어서는 순간 그야말로 산중 샬레에 들어온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매우 이국적이며 고전적일 뿐 아니라 사적지같은 느낌도 납니다.




호텔 꼭대기 4층까지 시원하게 뚫려 천장의 서까래들도 볼수 있습니다.  서까래들 역시 통나무들이고요.  천장에 매달린 수많은 원통형 혹은 전구형 조명장치들이 독특합니다.  차분함 속에서도 화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텔 로비에는 곳곳에 투숙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있습니다. 객실에는 TV나 전자제품이 없고 당연히 에어콘도 안되고(선풍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이 거의 안된다고 할 정도로 신호가 약하고 느리기 때문에 자칫 매우 심심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로비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휴식하는 것이 훨씬 낫죠. 



심심한 여행객들.. 로비의 피아노 주변에 모였습니다. 누군가 그저 그런 솜씨로 연주하는 것이지만 여행 중에는 모두 즐거운 추억거리입니다. 



호텔 객실문입니다. 스위스 샬레 같죠?



세면대가 방안에 놓여있고 앤틱스러워보이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침대 하나 달랑. 보이는 문을 열면 화장실과 샤워실입니다.


약간 각도를 다르게 해서 본 모습.  주중 1박에 미화 200불 가량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체크아웃할 때 사용한 물값을 따로 내야합니다. 20 불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호텔 뒷편 주차장 언덕에 올라서면 전망이 제법 좋습니다.  주변을 가볍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호텔내에는 Bar 도 있고 레스토랑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외 다른 시설들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는 쉬러 온 것이니 자연과 함께 놀아야죠. 호수는 수정처럼 맑고 고요한 데 뒤로 우뚝 솟은 산이 압도적입니다. 이 산의 이름은 Mt. Grinnel 인데 보이는 봉우리는 정상이 아니고 Grinnel Point라는 곳입니다. 호수에서 직선 높이로 900m 솟아 있어 장관입니다.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 있고 카약과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는 군요. 



이 근처에는 숙소가 한 군데 더 있습니다. Swift Current Motor Inn 이죠. 방갈로 형태의 숙소입니다. 보이는 건물은 사무실 및 식당 등이 있는 메인 로비건물이며 숙소는 뒤 쪽 숲 속에 흩어져 있습니다. 방갈로 바로 앞에 주차를 하는 독립적인 구조인데 샤워장이 없이 잠만 자는 구조의 방갈로도 있고 다 갖춘 곳도 있어 예약할 때 잘 살펴 본 후 해야합니다.



주변에서 본 그리즐리 베어입니다. 블랙베어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아냐고요? 색깔이 아니라 shoulder hump 로 구분합니다. 

이곳은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처럼 곰들이 매우 많습니다. 하이킹할 때 만날 수도 있겠네요. 무셔!!


이제 Going-to-the-sun Road  트립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네요. 몬타나는 자연그대로의 때묻지 않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미국의 오지같은 곳입니다. 목가적이며 전원풍이면서도 스펙타클한 웅장함을 또한 간직한 매우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태양으로 가는 길' 은 그 이름 그대로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극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불과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두고두고 다시 찾아와도 좋을 그런 곳이었어요. 


이제 남은 사진 몇장들 보시며 Going-to-the-sun road 여행을 가슴속에 담아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들만의 여행 계획 한 번 세워보세요. 



이 일대의 특산 야생화 Bear Grass. 곰이 월동용 침구로 사용하기 좋아하는 꽃이랍니다. 



Cedar 나무 숲향을 맡으며 삼림욕..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산세




짙은 코발트 색 불루의 호수들..




그리고  잔잔한 얘기거리가 만들어지는 길가의 작은 카페에..



산중 멋진 샬레까지..



이민 15년 만에 처음 가본 몬타나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가히 명불허전, 반드시 가보아야할 보석과 같은 자연이었습니다. 

Going-to-the-sun road 일대 Glacier 국립공원에는 수많은 하이킹 트레일이 있습니다. 총연장 1200Km 가 넘는데 공원 구석구석을 

연결하며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Day trip, 당일 코스도 있지만 Overnight 으로 캠핑과 숙박을 하며 하이킹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습니다. 


캐나다 록키산과 마찬가지로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펼쳐지는 멋진 알파인 메도우를 따라 트레킹하는 즐거움은 참으로 멋진 경험이죠. 산중 곳곳에 숨은 호수와 폭포등 의 비경을 섭렵하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바람을 벗삼아 구름과 동행하며 대자연의 품 속을 돌아다니는 것. 그러다 지치면 쉘터와 샬레를 찾아 들어가 지친 몸을 누이고 비록 전기도 전화도 인터넷도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사랑스러운 곳. 



1932년에 지어진 산중 쉘터입니다. 아마 이런 곳은 거의 조난이나 당하면 찾는 곳이 아닐까요.



Granite park Chalet 라는 곳이군요. 오직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산중의 쉼터입니다. 이곳에서 리턴 할 수도 있지만 또다른 코스를 향해 트레킹을 계속 할 수도 있습니다. 로간패스에서 걸어서 약 7km 정도에 있습니다. 약 700m 정도의 elevation gain 입니다. 



Logan Pass 에서 출발하는 많은 하이킹 트레일 중 가장 잘 알려진 하이라인 트레일입니다. 아래로 Going-to-the-sun road 를 조심조심 달리는 자동차들도 다소 위태해 보이는 데 그 위로 절벽길을 걷는 것에는 짜릿함이 있겠네요.  이 하이라인 트레일을 통해  위 사진의 Granite Park Chalet 까지 갑니다.  



가까이에서 본 하이킹객들로 붐비는 하이라인 트레일입니다. 이외에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코스도 매우 많아서 많은 관광객들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곳 로간 패스뿐 아니라 Going-to-the-sun-road 곳곳에 하이킹 출발이 가능한 trail head 가 있습니다.


오늘 저희들이 다녀온 곳, Hidden Lake Trail 도 그런 관광객용 하이킹 코스인데 로간 패스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거의 누구나 다녀오는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거리는 왕복 4.5km 정도이고 elevation gain은 150m에 불과하여 매우 쉬운 산책길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로간패스의 인포센타 뒤로 올라서면 멋진 알파인 메도우가 나타납니다. 가슴이 탁트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7월 중순의 한 여름이지만 이렇게 만년설을 걸어가는 특별한 느낌을 맛볼 수 있죠.



설사면이 제법 길기 때문에 신발을 잘 신고 오셔야 합니다. 운동화 정도는 괜찮지만 슬리퍼 ㅎㅎ 도중에 여러 사람들이 눈에 파묻힌

발이 시려 걷지못하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히든 레이크와 바로 그뒤의 Bearhat Mountain입니다. 뷰포인트에서 바라보는데 참으로 숨은 비경이 아닐 수 없었어요.

Serene !! 많은 관광객들도 할말을 잊은 채 조용히 바라보며 자연의 깊고 차분한 정경에 저절로 빠져들어갔습니다. 



여느 산중 빙하호처럼 짙푸른 색의 호수는 주변의 초원과 록키한 산에 남아 있는 잔설과 산재해 있는 침엽소나무들로 인해 그래픽이 참 좋았습니다. 호수까지 내려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주변 식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같습니다. 



Bearhat Mountain은 해발 2670m 로 제가 다니는 산들에 비교해서 고도는 낮은 편이지만 일반 등산은 불가능한 곳입니다. 



돌아가는 길..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름 한철만 볼 수 있는 곳이니. 



산행길 초입은 이렇게 Boardwalk로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주변의 Vegetation, 즉 식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함부로 마구 다니면 주변은 금방 황폐화 될테니까요. 등산 다닐 때 트레일을 벗어나는 것은 가급적 삼가해야합니다. 



 이곳의 진정한 주인인 Rocky Mountain Goat입니다. 상당히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람을 좋아하죠. 아니 정확하게는 사람의 

소변. 미네랄이 필요한 산염소가 사람이 남긴 소변을 핥아 먹어 소금기를 보충합니다. 



멋진 하이킹을 마치고 지나는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ㅋ 



이제 로간 패스의 서쪽 사면으로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 이일대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호수까지 내려갑니다. 지금부터 무려 1100m 의 높이를 내려가야합니다. 아찔한 높이 차이를 경험합니다. 




하늘을 이고 스카이웨이처럼 공중에 떠있는 듯한 Going-to-the-sun road 를 따라 내려가는 것은 아찔하면서도 스릴 넘치고 정말 잊혀지지 않는 드라이브 경험입니다. 



왼쪽으로는 그야말로 까마득한 절벽이죠.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Hairpin turn 이라고 부르죠. 도로가 산허리를 따라 완전히 머리핀 끝모양처럼 굽어 있는.. 우리는 말발굽형이라고 하나요.

전형적인 것은 이보다 더아래에 있지만 이곳이 또 유명한 뷰포인트인데다 누구나 내렸다가는 곳입니다. 




우선 이녀석들 때문인데요.. Beargrass 라고 불리는 독특한 모양의 꽃입니다. 캐나다 워러톤 레이크 국립공원과 함께 이곳에서 많이 서식하는 독특한 야생화입니다. 



원주민들은 이것을 가지고 바구니를 짜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곰이 이 꽃을 먹는 것은 아니고 다만 겨울 동면용 거처를 만드는 데 이용한다고 하네요. 



이 주변이 군락지여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열중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찍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죠.



이곳 에서는 가벼운 등산을 할 수도 있슴니다. 저 높은 폭포까지요.. 폭포를 넘으면 하이라인 트레일과 만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 중의 하나입니다. 넓은 시야와 함께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니까요.



 이곳에서는 베어그라스를 원없이 볼 수 있습니다. 




Going-to-the-sun Road 주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 중의 하나는 바로 빙하관찰입니다. 



글래시어 내셔널 파크 그 이름그대로 길가에 빙하가 있으니 말입니다.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수만년 되었다는 것이니.



물론 길바로 옆의 이 빙하는 도로가 개발전에는 상당히 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손을 타고 자동차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이만큼 녹아 없어진 것이겠지요.



맥도날드 호수로 들어가는 Haystack creek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더내려가야 합니다. 저 크릭 따라 양쪽으로 깊고 울창한 숲, 아름다운 계곡 등, 멋진 곳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섭렵하기 위해서는 1주일도 모자랄 것 같았습니다. 




80km 를 달려 Going-to-the-sun road의 서쪽 끝쪽에 다다르면 바로 맥도날드 호수입니다. 바다같이 넓어서 여의도 크기의 3.5배 정도 됩니다. 가장 깊은 곳은 144m 에 이르는 자연호수입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호수 주변만 구경하고 바로 돌아가기로 합니다.이도로의 반대쪽까지는 다시 80km를 돌아가야 하고 숙소까지는 20여km를 더 가야합니다. 



그러나 한 군데를 놓칠수는 없습니다. Trail of the Cedars 라는 삼림욕에 아주 좋은 산책로입니다. 숲 속 길을 좋아하는 아내와 저는 이곳 삼나무 숲길을 아주 천천히 호흡하며 기분좋게 산책했습니다. 



Cedar 는 삼나무입니다. 백향목이라고도 하죠. 이 나라에서는 지붕 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무죠.  매우 크게 자라는 녀석이라

Giant Cedar로 유명하죠.



Going to the sun road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바로 weeping wall 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통곡의 벽이군요.




벽을 따라 눈 녹은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데 오른 쪽 절벽 아래로 바짝 붙어가면 자연 세차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날은 수량이 적어 그 효과를 볼 수 없었지만 물이 많이 떨어질 때는 길 바로 옆에서도 물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군요.



Going to the sun road에는 뷰포인트가 정말 많습니다. 그때마다 차를 세워서 보면 아마 80km 를 하루에도 다 못지나갈 정도입니다. 

이곳은 Heavens Peak이라는 곳입니다. 길 옆에서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Heaven peak. 뭔가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아침에 해 뜰때 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Going to the sun Road는 과연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캐나다 록키를 15년째 보아온 터라 뭐 별것이 있으랴 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세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오질 않았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캐나다 록키와는 또다른 이곳만의 특별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절벽을 따라 산허리를 돌아돌아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과연 눈 앞에 보이는 태양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제 다음 편에서는 이곳의 숙박 시설, Many Glacier lodge와 swift current 지역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스위프트 커런트를 보지 않았다면 20%는 못본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연의 정수가 담긴곳입니다. 






"태양으로 가는 길"

태양에 살고 있는 신,  Deity Sour Spirit 은 한겨울 최대 24m의 높이로 쌓이는 몬태나의 보석같은 이 곳, 만년 빙하가 켜켜히 쌓여 억겁의 세월을 이고 있는 이곳에 내려와 그의 집, 태양을 달구어 눈을 다 녹인뒤 원주민인 검은발, Blackfeet 족속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쳐 준다음 다시 태양으로 돌아갔고 그의 이미지는 해발 2939m 산에 입혀져 going-to- the sun Mountain  이 되었습니다.  


Saint Mary`s Lake 의  오른 쪽에 우뚝솟아 오른 산입니다. 이 산의 원래 이름은  The-Face-of-Sour-Spirit-Who-Went-Back-to-The-Sun-After-His-Work-Was-Done Mountain 입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긴 산 이름이 아닐까요. 이 산의 전설을 이름으로 요약해서 지었군요. 많은 원주민들이 지명이나 인명을 명명할 때처럼. 


서부개척시절 이 일대의 유명한 탐험가요 작가였던 James Willard Schultz 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Blackfeet 원주민 친구와 함께 사냥을 다니다 이 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나머지 원주민 친구로부터 산에 대한 전설을 들은 후 산의 이름을 Going-to-the sun Mountain 으로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원주민(인디언) 친구는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 원주민의 이름은 Tail-Feathers-Coming-Over-the-Hill 이었습니다. 



태양으로가는 길, Going-to-the-sun Road 는 1933년 11년의 공사끝에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최초의 Mountain Road 입니다. 



총연장 80Km 에 이르며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동서로 가로 질러 Saint Mary`s Lake 호수를 따라 올라 가다 앞에 보이는 Going-to-the-sun Mountain의 산허리를 돌아 Lagan Pass 고개에 이르러 한 숨을 쉰다음 산허리를 따라 내리막 길을 달려 다시 이일대 최대 호수인 MacDonald  Lake 호수를 지나 여정이 끝납니다.



 

Going-to-the-sun road는 10월 중순이면 출입 통제가 되어 다음해 6월 중순이 되어야 다시 열립니다.  겨우내 엄청난 눈이 쌓여 
봄부터 여름 관광객들을 위해 눈을 치우는데 무려 두달반이 소요될 정도입니다. 눈이 많은 해는 따라서 오픈 일정도 늦어지게 됩니다. 




1910년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Glacier National Park 은 Crown of the Continents 대륙의 왕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웅장하고 멋진 산세를 자랑하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의 waterton lakes 국립공원과 함께 1932년 international peace park로 지정이 되었고 둘다 UNESCO 지정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워터톤 국립공원의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편이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북쪽 끝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두 공원은 서로 연이어져 있으며 국경선만 아니라면 하나의 공원으로 보아도 되겠죠. 



참고로 제가 사는 캐나다 알버타 주와 미국 몬태나 주의 국경지대는 대체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멀리 록키산맥을 배경으로 그냥 끝없는 구릉지대입니다. 제가 여행한 때가 7월 성수기였음에도 한적하고 고요하여 평화롭고 멋스러운 곳이죠. 드라이브만으로도 여행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자동차로 약 세시간 정도 달리면 캐나다 미국 국경 Carway가 나오고 여기서 30분정도 내려가면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못미쳐 Lower Saint Mary Lake 가 있습니다. 이 호수는 글래시어 국립공원 바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수 옆엔 멋진 카페가 있죠. 아마도 두 자매가 시작한 카페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흐름한 가건물에 그저그런 시골 카페같습니다. 맛이 있을까.. 지붕엔 "외계인 환영"  UFO 가 쉬었다 가는 곳인가..



오호.. 식당 내부는 다소 정신없긴 해도 재미있습니다. 각종 장식들이 하나하나 구경할 만합니다.



제가 시킨 음식 맛있었어요. 치킨 샘위치 ㅎㅎ 



요건 실패입니다. 시키지 마세요~~~  프렌취 프라이는 맛있었어요.



공원 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Going-to-the-sun road로 진입합니다.  공원에 들어갈 땐 당연히 입장료가 있구요.. 내일도 다시 올것이기에 1주일 Pass 를 끊었습니다. Day pass 다음이 week pass 였어요. 3 day pass 이런거 만들면 좋을텐데..




Going-to-the-sun road는 멋진 호수를 따라 시작 됩니다. Saint Mary`s Lake 입니다. 이 호수는 짙은 푸른 색을 띤 빙하호로 길이가 11km, 넓이는 여의도 크기의 두배쯤 됩니다.  드라이브 내내 시원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죠.  바람이 많이 부는데 언젠가  Logan Pass에 시속 220km 의 바람이 불어 아예 통행을 막은 적이 있다는 군요.  Mother Mary`s whisper 치고는 매우 강한편이네요.  



호수를 따라 곳곳에 차를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Turnout 공간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Wild Goose Island View point는 놓치지 말아야겠죠. 그러나 저는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 사진과 같은 viewpoint가 더 좋았습니다. 



 바로 이 장면을 볼 수 있어서죠. 저 멀리 Wild goose Island 가 보이네요. 광각렌즈로 찍어서 그렇지 실제론 더 크고 가까이 보입니다.
 


영화 Forrest Gump에서 포레스트가 제니와 함께 과거를 추억하며 자기가 미국횡단 달리기할 때에 대해 말합니다.


"Like that mountain lake. It was so clear, Jenny. It looked like there were two skies, one on top of the other." 이때 달리던 장면 촬영 배경이 바로 이 곳, Saint Mary`s Lake 와 Going-to-the-sun road 였습니다. (위키피디어 발췌)



호수가 끝나면 Lagan Pass까지 `태양으로 가는 길`은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을 끼고 올라갑니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에 차를 자꾸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에도 여러군데의 Turnout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Clements Mt.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는 바로 아래에 Logan Pass 가 있습니다. 



같은 곳의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바로 앞에 보는 산이 Heavy Runner Mt. 그 오른편으로 Reynolds Mt.  그리고 가장 오른 쪽의 산이 Logan Pass 뒤에 자리 잡은 Clements Mt. 입니다. 모두 해발 고도가 2600m 정도지만 깊은 계곡이 눈 앞에 있어 산세가 더욱 웅장해 보입니다. 



Logan Pass는 Going-to-the-sun road의 가장 높은 곳입니다. 길의 가장 높은 이곳이 이주변 산맥을 넘어가는 가장 낮은 곳입니다. 

해발고도 2026m 에 위치하고 있으며 Information centre 가 있습니다. 참고로 Going-to-the-sun Road 80km 구간내에 주유소는 없습니다. 공원으로 들어가기전에 미리 개스는 채워놓으셔야 합니다. 




이 주차장은 여름 내내 언제나 만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하루 종일 여기 머무는 것도 아니기에 저처럼 운이 좋으면 들어오자 마자 바로 나가는 사람을 만나 주차할 수 있죠. 저는 대체로 주차운은 좋은 편입니다. 캐나다 미국의 평화 공원 답게 두 나라 국기가 사이좋게 펄럭이는군요. 


주차난으로 인해 공원 입구와 Rising sun Point에 차를 주차해놓고 1930년대 리무진을 개조한 이 빨간 셔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Red Jammers 라고 부르는 이 셔틀은 물론 유료인데 Hop on Hop off 개념입니다. Going-to-the-sun Road 일대의 모든 관광 명소에 다 정차를 하기때문에 이것을 이용하면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며 공원 곳곳을 쉽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엔 총연장 1200km 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몇몇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이 Logan Pass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도 여기서 가장 가까운 코스에 해당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는 Hidden Lake로 떠났습니다. 
(2편에서 계속)


* 글내용의 산과 길에 대한 정보는 위키피디어 영문판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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