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호수는 밴프 국립공원의 걸작 호수 중의 하나입니다.
지극히 아름다운 캐네디언 록키의 절경 모레인 호수를 사진으로 잘 찍어내기란 쉬운 것 같으면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론 날씨나 시기 등 운도 따라야 하고 장면 구성에 대한 적절한 아이디어도 필요하고 또는 담력과 체력도 필요할수도 있지요.
그동안 아마 수백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아직도 나는 모레인 호수를 제대로 찍지 못한것 같습니다. 죽기 전에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유럽인들이 처음 들어온 시기, 모레인 호수를 처음 본 외부인은 예일대 학생이었던 Walter Wilcox 였습니다. 1899년입니다.
케네디언 록키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젊은 대학생이었던 그는 Yale Lake Louise Club 를 만들어 Samuel Allen 등과 해마다 레이크 루이스를 방문했는데 얼마나 이곳을 사랑했으면 예일에서 그토록 먼 이곳을 정기적으로 여행하는 클럽을 만들었을까요.
월터 윌콕스는 1899년 어느날 이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 해발 3543m의 Temple Mt.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끝도 없이 깊은 나무의 바다 속에서 비와 눈을 만나 이틀을 헤맨 끝에 마침내 눈부시게 맑은날이 찾아왔고 계곡을 올라 rock pile 위에 섰을 때 험준한 바위산들에 둘러쌓인 작고 푸른 호수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30분 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깊은 감동속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그가 후에 이 호수를 모레인 호수라고 명명하고 그날의 감동을 다음과같이 표현하며 그때의 30분은 생애 가장 행복했던 30분, the most happiest half an hour in my life 라고 했답니다.
“No scene had ever given me an equal impression of inspiring solitude and rugged grandeur”
나역시 처음에 이 Rock pile에 올라섰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고 30분은 아니지만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가 표현했던대로의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깊은 고독과 위풍 당당한 장관’ 은 정확하게 내 심중에 꽂힌 바로 그 감동이었죠.
그후 나는 수도 없이 이곳을 찾았고 그 주변, 템플산을 비롯하여 바벨타워 산을 오르며 또다른 각도에서의 호수에 감동하곤 했습니다.
인근의 레이크 루이스가 장엄하고 고결하여 완벽한 신의 작품이라면 이 모레인 호수는 절제미에 수려함과 고고함을 갖추어 깊이 감동케하는 인간적인 작품이라 할까요. 대자연이 빚은 루이스 호수의 엄청난 스케일에 의해 압도된 여행자에게 이 호수는 예술작품처럼 편안한 위로를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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