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7년 스코트랜드 에딘버러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22살의 James Hector는 영국의 캐나다 탐험대 일원으로 Palliser Expedition 에 합류하여 의사로서 캐나다 록키에 처음 발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그가 의학을 공부한 것은 단지 같은 대학에서 식물학과 지질학을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합니다.
록키산을 찾아 가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입니다. 산행은 이미 시작된거죠.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1 Trans Canada Highway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입니다.
Ox eye Daisy 입니다. 록키 노변에 지천으로 흐드러진 이 야생화는 키가 커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죠. Castle Mt. View point에 터줏대감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산 건너편의 발포어 마운틴과 글래시어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이것과 정상에서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가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죠.
록키산의 위대함은 아래에서 바라볼 때와 위에서 보는 모습의 엄청난 차이에서 나타납니다. 위로 오른만큼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할 친구들입니다. 여자와 남자, 40-60대의 장년의 연령이지만 산에서 다져진 강인함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주변의 산세는 이미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3000m 급의 준봉들로 이루어져 있고 돌로마이트 형 산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기암괴석들. Mt. Andromach 입니다. 산세가 드라마틱하고 장엄하며 또한 섬세하기까지 하죠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손과 발을 사용하여 기어오르내리는 구간이 포함된 등산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록키가 지닌 매력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지참하거나 GPS를 사용해야 합니다. 리틀헥터 픽이 해발 3125m/ 표고차 1260m 로 만만한 높이가 아니기에 앞으로도 이런 경사를 상당히 올라야 합니다.
리틀헥터 자체는 그리 스펙터클하지 않습니다. Fairview Mt. 이 그러하듯.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저 힘이 들고 성가시게 경사가 급한 산
이긴 하지만 정상을 올랐을 때 주어지는 보상, 즉 놀라운 자연을 감상하는 특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조금 올랐을 뿐이지만 산을 오를 수록 만나는 주변 일대의 풍멋진 경이 가히 이 곳은 록키산의 코어 중 하나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150여년 전 이곳을 방문했던 영국 탐험가 제임스 헥터가 반할만했죠.
제임스 헥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경외하며 지난 10여년 록키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계획하여 진행해야합니다.
록키산에서는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경험과 함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리틀 헥터와 andromach 산 사이의 terrain 은 지형이 매우 특이합니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제 오늘 산행 높이의 반정도를 올라왔는데 주변 경치는 이미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입니다. 멀리 헥터 레이크가 부분적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우리가 올라야할 구간입니다. 다소 재미없게 생긴, 힘이 무지하게 들것 같은 모습입니다. 아직 600m 정도의 높이를 더 올라야 합니다.
마치 순례자들처럼.. 묵묵히 정상을 향해 걷는 산우들의 모습에서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졌을 때 가장 인간다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하늘 바로 아래 높고 탁트인 지붕위를 걷는 듯한 이 느낌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죠.
그리고 하늘의 모습.. 구름한 점 없는 파란 하늘도 멋지지만 이렇게 새털같고 솜털같은 구름들이 살짝살짝 붓칠이라도 한 듯 그려져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힘든 여정, 끝없이 계속되는 듯한 오름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쁜 숨을 내쉬는 중에도 뒤를 돌아다보면 주변 세상은 숨겨졌던 그 모습을 하나씩 둘씩 차례로 드러내는데 이를 확인하고 이전에 본 모습과 비교하며
그 감동의 차이를 맛보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견할 수가 없죠.
흔히 록키산의 마지막 봉우리 아래는 이렇게 자갈로 된 경사가 많습니다. rock scree 라고 부르는데 이 곳을 통과하는 것이 정말 힘든 순간이죠.
그러나 이런 경치 앞에서는 그 힘든 고통이 일거에 사라지고 말죠. 헥터 레이크가 눈 앞에 펼쳐지고 그 뒤로 멀리 보우 레이크도 조금씩 보입니다.
보우레이크는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헥터 레이크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죠. 이렇게 오르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호수입니다.
정상 cairn 이 눈 앞에.. 드디어 다왔습니다. 저 뒤로 오늘 오르는 산의 주봉인 헥터 마운틴 입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리틀헥터입니다.
정상의 릿지를 걷는 것은 드디어 세계의 지붕위에 올라선 기분.. 구름이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높이에 있어 더욱 높이가 실감납니다.
드디어 리틀 헥터 정상에 도착했고 주봉, 헥터 마운틴과 그 아래 3km 가량 뻗은 헥터 글래시어, 만년 빙하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을 인채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빙하를 바로 눈 앞에서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줌인으로 당겨서 보면 빙하가 아래로 흐르며 만들어낸 크레바스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며 우리들 심장을 두들깁니다. 헥터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 빙하를 따라
치고 오르는데 알파인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올라갑니다. 대체로 3인 1조로 로프로 서로를 연결하여 올라가죠. 크레바스 구조훈련을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제 주변 경치 중에서 가장 압권 인곳 본 발포아 마운틴과 그 빙하 그리고 빙하호 헥터 호수를 감상할 차레입니다. 이 모습을 아까 산 아래에서 본 것과 비교 하면..
사실 비교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입니다. 에메랄드 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모습. 전혀 호수같지 않은 모습.
더 당겨 보았습니다. 호수의 빛깔들이 다르고 산세는 셈세한 조각같고 빙하는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함께한 산우들은 이 엄청난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넋을 잃은 채 무한 감동으로 빠져듭니다.
무념무상.. 세상사에 시달린 심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내려놓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점심과 함께 1시간이상을 머물며 긴 휴식을 마치고 이제 아쉬운 하산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힘든 이별의 시간이죠. 언제 다시 오나.. 사진이 잇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하산길이 특별히 즐거운 것은 눈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놀라운 경치를 가슴에 오롯이 품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료들의 하산을 바라보는 것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되죠. 하산길의 낙상 사고는 치명적입니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는 것도 감동입니다. 언제나 극적인 느낌을 줍니다.
멀리 돌아내려온 동료들의 모습이 아득한 것이 이 장면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150여년 전 James Hector 가 헤쳐나가며 감동하고 또 감동했던 곳..보우벨리입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흰구름, 우뚝 솟은 산들 그리고 곧게 뻗은 나무들..
자연이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선물과 함께.. 록키산의 곰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바로 그 버팔로 베리입니다. 새콤 씁쓸한 즙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베리입니다.
서는 안되니까요. 오직 남겨 놓는 것은 우리들의 발자국, 오직 가져오는 것은 사진과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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