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록키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계절입니다. 여름산과 겨울산에 대한 편애할 수 없는 사랑이 

기로에 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가을만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젖어 드는 계절이죠. 

너무나 짧아서 야속하리만치 가을산은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깝고도 먼 곳, 카나나스키스의 명산 Indefatigable Mt. 에 오른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산은 제가 혼자도 오르고 여러 산우와 함께도 올랐던 그래서 가장 많이 올라갔던 산 중의 하나입니다.

 

south peak 과 north peak 두 봉우리를 가지고 있고 높이는 대략 2640m 산행 높이는 1000m  

산행 왕복 거리는 10km 정도입니다. 두 봉우리를 각각 오르기도 하지만 한 쪽을 오른 다음 두 봉우리 사이를 

ridge walking 으로 건너기도 하는데 이 구간이 칼능선과 절벽크럭스를 포함하기에 약간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주로는 더 쉬운 북봉에서 남봉으로 횡단하지만 오늘은 남봉에서 북봉으로 횡단하기로 합니다.

 

이 일대는 가을이면 라르치라고 하는 침엽 단풍이 유명하여 장관을 이루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절대 아름다움과 카나나스키스 밸리의 전경이 놀랍도록 장엄해서 산행을 숱하게 다녀도 갈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있는 곳이지만 그리즐리 곰의 서식지이기도 해서 산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동안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산행후의 즉석 뒷풀이입니다. 맛난 바베큐 파티를 가진 다음 

우리 모두는 오랜만에 옛노래들을 가물가물한 가사를 더듬어 가며 모두 한곡씩 불러제꼈다는 것입니다. 자유롭고 쿨한 부에나비스타 알파인 클럽의 멋스러움 중 하나 아닐까요.  오래도록 잊지 못할겁니다.


 

카나나스키스는 인디언 전사의 이름입니다. 전투에서 도끼에 이마를 맞아 머리가 깨지고도 살아남아 전설이 되었던.. 

그는 아마도 용감무쌍한 기상과 함께 맑은 영혼을 지닌 청년이었을 것입니다. 카나나스키스는 '두 물이 만나는 곳' 이라는 뜻이니 

그는 정녕 이곳 카나나스키스를 사랑한 사람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캐나다 록키의 진수는 세계 최대 자연 유산에 등재된 밴프와 재스퍼를 비롯한 국립공원에 있지만 카나나스키스는 국립공원 바깥에 있음에도 그들에 못지 않은 비경을 자랑합니다. 캘거리에서 40분~ 1시간 거리에 있어 가깝지만 일반 관광객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따라서 덜 상업적이며 야생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편입니다.
 


 

오늘의 산행 시작은 양쪽에 도열한 호수의 열병을 받으며 시작합니다. 인터레이크의 아름다움은 여기서 오른 쪽 호수까지를 

포함할 때 가운데에 인디페티거블 산이 떡하니 자리잡은 균형잡힌 모습이죠.  앞에 보이는 산이 오늘 산행의 목표지이고 남봉이 

보입니다. 함께 가는 사람 들 중 4명이 횡단 산행에 함께했습니다.

 

 

 

Lower 레이크 탁트인 전망과 함께 넓은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한없는 위로와 평화가 찾아 오죠.

 

 


 

Lower Lake 건너편에 있는 산군을 오팔 레인지라고 하는 이유를 오늘은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하늘과 호수가 맑고 깊고 푸르른 날..  

건너편 오팔레인지 역시 Lower Lake의 신비한 물빛으로 깊고 푸른 색조가 입혀집니다. 이 일대가 곧 카나나스키스 밸리라 일컬어지는

가깝지만 숨은 비경입니다
 

 

 

이 아름다운 곳을 보았으니 세상을 다 본 것이나 다름없죠. 최고는 언제나 하나로 통하니까요. 그러니까 이미 나는 세상을 가진 

것이나 진배없다고 여겨도 되지 않을까요.  upper 레이크는 그 원시적 위용과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정신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꿈을 꾸게합니다. 

 

 

주차장을 떠나 방파제를 지나면 바로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은 우리에게 살아 숨쉬는 교훈을 주죠. 

"아낌없이 주는 것에 겸손히 답하라" 

쉼이 있고 에너지가 있으며 그로인한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그러나 숲은 그만큼 존중받아야합니다. 그 숲은 나무와 이끼와 풀과 
꽃들과 돌과 흙과 바위와 그 안의 온갖 살아 움직이는 것들로 충만하죠. 그들이 주인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손님일 뿐.

 

 

Upper Lake 의 신비한 물색은 이미 주변의 모든 호위하는 산들을 푸른 색조로 물들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구름.. 그러나 이 위대한 

자연은 또한 인간에 의해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나니 사람이 곧 아름다움이 완성이 아닐까요. 

 

 

주차장에서 이곳 view point 까지 오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경치를 볼 수 있죠. 그러나 짧은 거리에 경사가 매우 급해서 숨이 턱밑에까지 찹니다. 장쾌하고 시원하며 놀랍도록 훌륭한 경치입니다. 이를 볼 수 있음에 행복할 뿐..

 

 

이제 정상 도전하는 사람들은 하이킹 트레일을 벗어나 본격 산행을 시작합니다.

 

 

 

Lyall` larch 라고 부르는 이녀석들은 해발 고도 2200m 부근에만 서식하는 수종으로 침엽수입니다.
그러나 다른 침엽수와는 달리 단풍이 지고(황풍) 잎이 떨어집니다. 침엽단풍 낙엽수죠.

 

 

가을 색은 화려함과 차분함의 조화인 것 같습니다. 한 시대가 저무는 것이 결코 슬프지만은 않다는 듯.   사철 푸른 소나무 전나무들 틈새에서 이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곧 우리 사는 세상의 다양성의 하나. 달라서 아름다운 것. 


 

허드러진 라르치의 향연입니다.  산 능선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모습이 소박하니 편안한 감동을 줍니다. 처음엔 노란 색 일색인 

것이 단조로운 듯 했지만 이제 보다보니 익숙해져서인지  이또한 나쁘지 않고 나름의 운치가 있습니다..  

노오란 가을색은 파란 하늘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냅니다.  등산 길이 노오란 라르치 터널을 지나는데 특별한 느낌이 덜더군요. 

 

 

이렇게 산 중턱에 올라 주변 경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 이룬 느낌이 들정도로 충분히 아름답지만 그래도 정상을 고집하는 

이유는 뭔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죠



다시 오른 쪽으로 희끗보이는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오를 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점점 뷰가 장엄해집니다. 마치 조경이라도 한 듯 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지.. 건너편 산 넘어에 제가 사는 캘거리가 있죠.

 


노오란 잎의 라르치 소나무 가지가 푸른 카나나스키스를 배경으로 살짝 내밀어 있는 이모습은 추억이 절로 생각나게 합니다.  




이제 트리라인을 지나 하늘로 향하는 길을 따라 마지막 능선을 오릅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니 그저 보고 또 보는 수 밖엔..

캐나다 록키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구사하며 우리가 캘거리에서 살아가는 특권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먼저 오른 산우가 마지막 능선을 올라서는 모습..



제가 여기에 서서 노랠 불렀습니다. 그동안 산에 올라 한 번 해본 적이 있지만 그땐 누워서 하늘보며 불렀고 오늘은 이 자리에 서서 

카나나스키스 밸리를 가슴에 품으며 멋지고 훌륭한 청중들, 산과 나무와 호수와 하늘, 그리고 함께한 산행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멋지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잘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껏 소리를 내어 불렀지요. 


" 저하늘에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마지막을 힘차게 오르는 왕언니.. 언제나 그 도전 정신과 산행 기술과 꾸준한 체력, 밝고 맑은 영혼.. 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정상에 선 놀라운 체력과 경륜의 부부 산악인입니다. 제가 이 분들을 처음 우연히 만난 것이 6년전 이 산 중턱에서 였는데 

근래 다시 산우로 인연을 맺었고 오늘 이산을 함께 올랐습니다. 부부가 같은 취미로 함께 하니 이보다 더 아름답고 좋을 수 없죠.  

험한 세상 서로 다리가 되어주듯 산행 중 부부합심하여 모든 어려움 극복하면서 삶의 초미한 긴장과 건강한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는 모습 보기가 참 좋습니다.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뷰 Lower Upper Lake 와 interlake 주차장, 카나나스키스 밸리와 오판 레인지, 그리고 하늘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장면입니다.



어느덧 해가 오른 쪽으로 기울며 upper lake 에 신비한 반사광을 만들어내었습니다.



 lower lake 의 아름다운 모습..



upper lake 뒷편, 산 정상 아니면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죠. 



하이킹 팀이 저 아래에 있군요. 보이나여? 숨은 그림찾기..



따뜻한 햇살의 어루만짐 속에 약간은 차가운 듯 그러나 부드럽게 다가오는 바람을 느끼며 록키의 품 속에서 삶의 환희를 만끽합니다.



김광석의 ' 서른 즈음에'  MP3  로 들으며 맛난 점심을 먹습니다. 햐.. 이 기분.. 지금도 느껴집니다. 산 꼭대기에서 햇살 따뜻하니 포근하고 노래 좋아 분위기 부드러운데 한가한 오후의 흔한 일상인듯한 착각 속에서 마치 꿈을 꾸는 듯 행복했습니다..




이제 다시 오늘의 mission 완수를 위해 출발합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를 건너가는 ridge walking 이죠. traverse walking 이라고 

합니다. 구간별로 양쪽이 절벽인 칼날 능선이 있고 가다가 루트가 끊기는 절벽 crux 가 있어 위험이 노출된 exposure 산행입니다.


고소공포증이나 균형 감각에 문제가 있으면 절대 해서는 안되겠죠.  

이런 산행에서는 팽팽한 삶의 긴장감을 충만하게 느끼죠. 죽음의 공포를 가볍게 체험하면서 살아있음에 대한 또렷한 자각을 가지게 

되죠.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섭렵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나온 능선이 장난 아니죠? 때로 바람도 불어 한시도 긴장을 늦추면 안되죠.



이곳이 마의 Crux 죠. 모두 무사히 잘 내려왔습니다.



가끔 아래를 바라보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순간순간을 즐기는 자세. 기쁘고 즐거운 것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모든 어려움과 고통마저도 긍정적으로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리고 우리가 통과해온 장애물을 돌아다 보면서 스스로 대견해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앞을 바라보는 거죠.



능선에 서면 양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일종의 팜므파탈인가요..



North peak 북봉에 도달하여 Traverse 성공입니다. 두번째입니다.  전에는 솔로 횡단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룹으로.. 산우들 사진 찍어주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군요.



하이킹 팀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군요.. 아마 아내가 제가 걱정이 되어 먼저 가지 못하게 했겠죠.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은 언제나 등산보다 위험합니다. 대부분의 산행 사고는 하산시에 일어난다는 것. 끝까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되죠. 이런 하산은 올바른 루트를 찾아 내려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고난도의 기술 없이, 특수한 장비없이도 바위타는 즐거움을 충분히느끼게 해주니 록키 스크램블링은 가히 축복이라 생각이 듭니다. ..



가파른 경사지만 날으는 다람쥐같이 내려갑니다.



아름다운 산, 내 마음의 명산이여... 안녕.. 



평화와 자연주의가 절로 생기는 장면.. 



다시 평지로 들어서며 라르치 숲을 지납니다.



허스키 개가 아름답습니다. 간단한 복장의 하이커입니다. 전에는 이런 하이킹 족들이 많았는데 최근 이곳을 곰 서식지 보호구역으로 한 다음 많이 줄었습니다.



본격 라르치 숲으로 들어가기전..



뷰티풀..



이제 다시 등산 초입의 능선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코발트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정상조와 하이킹조로 나뉘는 바람에 오늘 아내와 함께 한 유일한 사진 ..


사실 여태까지만 해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랐죠 ㅋㅋ 어떤 이유로 인해 아내와 헤어져 내가 먼저 내려오고 

뒤에 처진 아내가 다른 두명의 동료와 함께 길을 잃어 깊은 숲 속에서 완전히 헤메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무사히 귀환하기는 했지만 아내가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원래 겁이 많아 ㅎ) 곰이 사는 숲 속을 헤메다 겨우 빠져 나왔죠. 

그만큼 록키는 매순간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귀한 진리를 깨우쳐 준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즐거웠고 행복했던 또 하나의 날이 지났습니다.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바쁜 현대인들에겐 하나의 로망이죠.

넓고 푸른 초원과 지평선, 그위를 한가롭게 노니며 풀을 뜯는 소들과 Hay 라고 불리는 짚더미..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은 평화롭고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자유로운 곳.

시원하게 뻗은 이런 시골길을 따라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은 풀어지고

마치 그림 속을 달리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에 빠져듭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늘상 다니던 길을 벗어나 일부러 돌아돌아 알버타의 시골길을 달리면

내가 왜 이 곳에서 살아가는 지에 대한 작은 답이 찾아지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니 아무 가진 것 없어도 하나 부족한 마음이 없습니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습니다. 아니 외로워도 견뎌냅니다.

 

 

 

Hay는 그 모습 그대로 이국적입니다.그냥 내버려두면 풀이 자라고 어느정도 자라면 깎아서 말아놓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다 파는.. 단순한 경제.

 


 

원래 있는 그대로의 넓은 땅에 피크닉 테이블 갖다 놓고 푯말 세우니 주립 공원이 되었네요. 제가 좋아하는 집근처의 Glenbow Ranch 주립공원 입니다.

 


 

공원 옆엔 사유지, 개인 목장이 있습니다. 말뚝하나 박아 놓으니 경계군요. 황혼이 멋지게 내려 앉습니다.

 


 

저 울타리에 기대어 해지는 것을 바라봅니다. 아무 생각도 필요없어요. 단지 감사로 충만한 가슴만이 필요하죠.

 

 

 

앞에 보이는 사유지 빼놓고 대부분의 땅이 그냥 주립공원이네여. 여의도 1.6배 크기래요.

 


 

알버타 시골길의 멋.. 한가롭고 고즈넉하고.. 가벼운 드라이빙의 아우라..

 

 

시골의 포장된 지방도로엔 차가 얼마나 한가롭게 다니는지..

 

 

이렇게 야생동물들도 많아요. 예쁜 흰꼬리 사슴이군요..얘네들에게 내가 신기한 동물인거죠.

 

 

마음이 알싸해지는 멋진 저녁입니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죠..

 

 

어슴푸레한 저녁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내니 평화롭고 차분한 퇴근길이 되었습니다.

 

 

알버타의 저녁하늘은 멋지고 아름다운 노을을 변함없이 보여주는군요

온천은 멀리 있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온천은 멀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관령을 지나고 태백의 준령을 넘고 동해안을 길게 따라 내려가 만나곤 했던 덕구온천.

제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했던 온천여행 중의 하나였죠. 멀고도 깊은 그곳으로 찾아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길이었어요.


그만한 운치는 없지만 캘거리에서 약 3시간을 달려야 만나는 페어몬트 온천은 가는 길의 호젓함과 수려한 경치로 인해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여행길이죠. 우리를 반기는 산중의 노천온천과 리조트는 2, 3일 쉬고 오기에 충분한 편안함과 따스함을 준답니다.


이민을 온 이래 봄이 아니면 가을, 거의 매년 이곳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 과하지 않은 가격과 명절에도 붐비지 않은 한가함,

내세울 시설이랄 것도 없이 작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캐나다의 전형적인 휴양지입니다.




집을 떠날 때 동네의 아스펜은 그 마지막 단풍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면 많은 잎을 잃어 있겠지만 눈이 부시게 화려한 노란색은 

잊혀지지 않겠네요.



구석에 박힌 작은 방을 예약했습니다. 숨은 듯 오히려 좋았습니다.



여행의 따스함은 이렇게 노란 전등에서도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마음은 여행의 기쁨을 배가시키죠.



리조트 측이 마련해 놓았던 할로윈 장식에서 명절과 가을의 느낌을 가집니다. 풍성한 가을의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보네요.



리조트 메인 입구입니다. 그저 소박하죠. 시골스럽죠.



정겹구요..



동네구경도 했습니다. 이 시골에서 뭐하고 살아가는 지 궁금했지만 갈등과 다툼은 훨씬 덜한 삶일겁니다.



리조트 지역 답게 골프장이 멋진 곳에 있네요.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있더군요.



붉은 단풍은 이제 캘거리에 사는 저에겐 매우 생소하고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사진가가 이런 걸 놓칠 수가 없죠.



주로 이용하는 식당입니다. 음식 맛 좋고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선데이 브런취가 매우 훌륭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아내, 단풍의 화려한 색깔에 감동 또 감동..



역시 꽃을 좋아하고 화려한 색깔의 단풍에 넋을 잃곤 하는 남자입니다.



오랜만에 특이한 포즈를 취했네요^^



아내가 요구한 포즈입니다^^



호텔 게스트 전용 온천 풀이죠. 오붓하게 즐기라고..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 분위기가 좋습니다.



온천의 기쁨은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이죠.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가 마음을 풀어내고 시간을 잊어 버린 채 오직 나를 위로하는..



그렇게 해서 시간은 따뜻하게 흘러갑니다.



노천 대온천이죠. 외부 손님들도 많이 오는데 호텔게스트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탁트인 주변 경치가 좋아서 그만입니다.



온천 뒷편의 산책로에서 만나는 풍경입니다.



유튜브로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쉬는 것.. 이런 여행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주변 풍광이 참 차분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민 11년만에 아내와 이곳에서 골프를 쳐보았습니다. 둘다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냥 부부함께 즐겼다는 데 의의가 있죠. 함께한 이름모를 노부부역시 

우리랑 비슷했습니다. 골프는 아마도 이렇게 부부가 가끔씩 함께하기에 좋은 놀이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캐나다에서는 돈이 별로 안들어 좋네요.



거의 모든 레저와 운동엔 젬뱅이인 아내가 나와 할 수 있는 것 한가지가 더 생겼다면서 매우 열심인게 사랑스럽습니다. 이곳은 온천리조트 부속 골프장.



페어몬트 핫스프링스.. 캘거리에 놀러오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다가다 숨은 아름다운 곳도 많습니다.



2014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사는 부부의 온천여행기었습니다.

  

아내와 떠나는 day trip, 짧은 하루 여행에는 잔잔한 즐거움이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고작 떠난 여행지가 지근에 있는 밴프라면 새로울 것이 없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꼭 어디 멀리 떠나야만 좋은 것은 아니죠.


 

자기 사는 곳의 수백번도 더 다닌 곳을 하루 여행지로 삼는 것이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곳이 밴프라면, 그리고

때마침 비가 내려준다면 또한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비는 우리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 훌륭한 소품이되어주니까.


 

같은 밴프를 가더라도 어떤 여행 컨셉으로 가느냐에 따라 또한 그 느낌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본격적으로눈이 내리기전 올 마지막 가을 밴프 풍경을 가슴에 품어보고 

평소 먹지 않던 아침이지만 밴프타운의 가장 유명한 아침 맛집에 들러 브런취를 즐기는 것,

그리고 레이크 루이스에서 평소와는 달리 오래된 기차역을 둘러보며 밴프 옛모습을 감상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보고

캘거리에서 다소 멀어 상대적으로 덜 가본 멋진 빙하 호수, 페이토 호수를 감상한 후

근처 작은 관광마을 field에 들러 팬시한 레스토랑의 은근 맛있는 메뉴를 맛보는 것으로 잡아본다면..

 

 

집을 떠날 때 날은 흐렸지만 비를 예고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마음은 들떠있었습니다. 

 

 

평소 건강지론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기에 년중 아침을 먹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지만 여행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맛난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의 필수요소니까. 그래서 밴프에서 breakfast  로 유명한 맛집을 검색해보았는데 이 집이 그중 마음에 끌렸습니다.


 

 

1978년에 지은 건물이라 매우 오래되었다고(?) 자찬을 해 놓았길래 조금 웃어주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물 예쁘게 잘 지었네요. 

 

세계적인 관광지, 밴프답게 각국의 국기를 천정에 달아놓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우리나라 국기는 두 세번 둘러봐도 없더군요.  나라별 관광객 순위로 선정한것이겠지만..

 

 

제가 시킨 오므렛입니다. 계란으로 만든 것이면 뭐든 잘먹기에 이것 역시 최고였다는 ㅎㅎ


 

 

이 빵이 정말 맛있었다는..


 

정말 오랜만에 맛난 아침을 먹고는 바로 인근의 버밀리온 호수를 찾았죠.  습지 같은 호수입니다. 사색하기에 참 좋은..


 

호수 한가운데를 카누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겠죠? 내년에는 한 번 꼭 해볼까 합니다. 

 

 

비가 내려 길은 촉촉하고 대지에 충만한 에너지는 우리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제목을 사진여행이라 붙였기에 이런저런 포즈의 사진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광각렌즈를 활용하여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후래쉬를 사용하여 찍는 것이 필수겠죠.



사진가의 모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겠다하는 것을 절실히 느낀 하루였어요. 아내가 요청하여 만든 포즈입니다.

 

그리고 레이크 루이스로 고고씽 !! 오늘은 흔한 그 호수를 보는 것이 아닌 오래된 옛 기차역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100년전에 만들어진 기차역이죠.

지금은 일종의 유적지(?) 화 되어 역사는 식당으로 쓰이고 기차들도 식당차로 시즌에따라 오픈합니다. 

 

어렸을 적 이런 기차길을 따라 등하교 했던 기억도 납니다. 철길은 웬지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나죠. 나만 그런가..
 

 

지금은 식당으로 바뀐 옛 역사입니다. 운치있긴 한데 가격이 좀 쎄다는..


 

 

옛날 이런 식의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던 생각이 나네요. 옛모습은 한국이나 캐나다나 비슷하군요. 


 

캐나다 대륙횡단 열차.. 그 옛날 동부의 수많은 사람들을 싣고 이곳으로 와서 록키의 장엄한 경치를 보게했던 그 열차입니다.


 

철길이 매우 훌륭한 사진 촬영장소가 되어주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스토리텔러이기 때문이죠. 어디론가 떠나는 것의 상징, 궤도로 달리는 것의 특별함, 인류 수송수단의 고전으로서의 오래된 역사성 등등.. 

 

 

오래되고 고전적인 의미, 이런 것들로 인해 철길에 앉아 찍은 이 장면은 추억의 사진들이 되어줄 수 있겠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이별을 했을 것 같군요

 

 

카메라 셋업을 하고 앉았는데 멀리서 기차 불빛이 보이는 것이었어요. 부랴부랴 사진기 치우고 바깥으로 나갔는데 

기차는 위로 지나가더군요. 단선이라 이 근처에서 서로 교행하게끔 되어 있었던 거죠. 밴쿠버로 가는 화물열차인데 

손을 흔들었더니 기관사께서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반갑게 받아주더군요. 


 

부부 사진 놀이입니다.

 

 

모델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사진을 찍을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기차가 출발할 때 이렇게 매달려 본 적이 있습니다. 수학여행때인데.. 역시 기차만이 주는 추억이죠.


 

평소 호수만 보고 산만 다니다가 이렇게 레이크루이스 마을의 옛 역사를 둘러보니 색다른 관광이 되었습니다. 록키에도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 


 

이제 제스퍼 방향 국도로 올라섭니다. 하늘에 구름이 설산을 가려 마치 창 속의 풍경처럼 보입니다. 매우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겨울이면 새로 내린 눈과 범벅이 되어 빙하가 뚜렷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푸른 빝 감도는 얼음덩어리들이 보이죠. 수만년된 Crowfoot 빙하입니다. 


 

산이 깊고 골도 깊은 곳으로 들어왔더니 비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사방이 온통 설경으로 변하였습니다. 아침엔 가을 오후엔 겨울이군요. 

아내의 겨울 복장이 잘 어울립니다. 

 

 

그동안 산에 다닐 때나 친구들과 함께 다닐 때 둘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오늘은 원도없이 찍었습니다.


 

Peyto Lake 입니다. 캘거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 덜 와보았는데 이 호수의 unreal 한 푸른 빛은 언제나 신비감과 경이로움의 극치를 안겨다줍니다. 

록키산으로 깊이 들어왔고 위도와 고도가 높아져 이미 비는 눈으로 바뀌고 사방에 눈천지로 바뀌었지만 호수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Mistaya Vallry 의 신비하면서도 영롱한 모습이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여 영혼의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호수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 찍기에 안성 맞춤이군요.

 

 

평소엔 여기서 이런 사진 꿈도 못꾸죠.



 

멀리서 망원렌즈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오늘 사진 여행은 충분히 성공햇네요.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은 여러모로 숨은 즐거움이 많은 여행입니다. 

혼자하는 여행이 간편하고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것이기도 하지만 

아내와 함께하는 것 역시 코디네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최고로 멋진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중년이후의 부부여행에는 어떤 특별한 준비와 태도가 필요한 듯 합니다. 

 오늘의 짧은 밴프 사진여행은 오랜만에 맛본 자유와 평화의 여행이었어요.

 

 

 

돌아오는 길.. 어느새 비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고 세상은 겨울로 들아와 있었어요. 피할 수 없는 계절의 순환은 실망과 아쉬움의 대상이 아닌, 

순간순간 놓치지 말아야할 감사와 경이의 대상입니다. 여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가 이 계절을 그리 앙망하지는 않지만 

곁에 와있는 순백의 이 계절 역시 내 생명의 한 부분으로 연결된 멋지고 대단한 삶의 하나임을 고백합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하여, 내 모든 오감 뿐 아니라 영성을 동원하여 이 세상을 경이로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가을은 온데간데 없고 겨울만 남았으니 이제 겨울잠이나 자러 갈까요 ?

밴프는 록키산 국립공원의 진주와도 같은 곳입니다.  1885년 세계에서 세번 째, 캐나다에서 첫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밴프는 년중 전세계로부터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대자연의 놀라운 풍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총 면적 6600평방 킬로미터로 여의도의 770배, 제주도의3.5배에 이르는 광활한 넓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적 절경인 레이크 루이스를 비롯한 수많은 호수와 높이 3000m 전후의 산 봉우리들, 폭포와 강과 계곡들.. 

그 곳을 보금자리로 살아가는 곰과 쿠거, 늑대, 코요테, 사슴, 양같은 야생동물들과 바다같이 넓은 나무들, 수많은 야생화들.. 

거친 환경 속에서도 찬란히 아름다움을 발하는 보석같은 존재들입니다. 관광 성수기인 여름이면 수백만명이 이곳을 찾아 

자연의 위대함을 즐기지만 겨울이면 상대적으로 덜 붐벼 국립공원이 휴식을 취하는 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겨울 밴프는 또 그 나름대로의 절경을 보여주는데 입자가 고운 파우더 스노우가 만들어내는 설경이 

또한 세계적 클라스를 가지고 있기때문입니다. 

싱싱한 푸른 빛의 침엽수를 뒤덮고 있는 하얀 눈과 기암괴석의 록키에 쌓인 눈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한마디로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밴프 타운 근처의 록키는 비교적 인공시설물들이 많은 편인데 

그럼에도 피크닉 에어리어나 레저 및 숙박시설등이 자연 친화적으로 잘 조성되어 사람들에게 쉼을 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케스케이드 마운틴 바로 아래의 케스케이드 폰드는 케스케이드 산의 눈과 빙하가 녹아서 만든 연못이지요.

주변의 잉글리스말디산과 런들산이 멋진 배경이 되어주지만 탁트인 전경과 함께 아기자기한 조경은 가족단위로 놀러와서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겨울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쉘터 안에서 바베큐를 하는 즐거움이 또 색다르죠.

 

지난 주 눈이 하염없이 내리던 토요일 혼자 밴프를 찾아 나섰습니다.

때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제법 많은 눈이 내렸지만 그랬기에 더욱 아름답고 환상적이었으며 

제대로 겨울 여행을 하는 맛이 있었어요. 꽁꽁 얼어붙은 호수주변을 혼자서 거닐고 사진을 찍고 온 세상을 새하얗게 

만들어 버리는 하얀 눈을 흠뻑 맞아 보기도 했습니다.  가슴 속 깊이 따뜻하게 눈이 쌓인 하루였지요.

 


Cascade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작은 폰드를 이루고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크닉 장소로, 물놀이 장소로 즐거움을 안겨주는 곳입니다. 여름에는 녹색과 푸른 색의 조화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리고 겨울은 최고의 설경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밴프 가는 길 고속도로의 풍경입니다. 눈이 내리는 설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드라이빙 내내 즐거웠습니다.



1번 고속도로에서 처음 나오는 밴프로 들어가는 출구입니다. 여기서 빠져 우회전 하고 바로 또 우회전을 해야 합니다. 




케스케이드 폰드 입구입니다.



케스케이드 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배경으로 가진 이 멋지고 아름다운 폰드는 사계절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너며 산책하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할바 없는 힐링트립이죠.



폰드에는 고기도 살았는데 이렇게 얼어버리면 그 고기들은 다 어디로 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른 쪽으로 보이는 쉘터에서 설경을 바라보며 소주 한 잔 하고 싶네요. 아니면 따뜻한 차라도 한잔.. 라면도 좋을 것 같고요..

first come first serve 로 누구나 가서 불피워서 라면도 끓여먹고 차도 끓여 마시고 따뜻한 모닥불에 몸을 녹일 수 있어요.





뒤로 돌아가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구요. 1 번 고속도로가 바로 곁을 지나고 있습니다.




폰드 주변의 울창한 침엽수의 바다에 눈꽃이 하얗게 피어났습니다.





잔슨 레이크 가는 길입니다. 눈이 제법 쌓였습니다.  잔슨 레이크는 주도로에서 약간 숨어 들어 있습니다. 그만큼 신비롭죠.




환상적인 느낌의 하얀 세상.. 겨울에도 눈을 치워놓는데 지금은 폭설이라.. 



 잔슨레이크의 주차장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세 팀만 달랑 있군요. 이렇게 고즈넉하게 겨울 여행을 즐길 수 있답니다. 




잔슨레이크입니다.호수는 얼었고 그 위로 눈이 가득 덮였습니다. 여름에는 호수가를 따라 한바퀴 하이킹을 할 수 있죠. 케스케이드 산의 반영을 제대로 볼 수 있어요. vantage point 죠. 




아름다운 호수가의 모습 여름엔 누군가의 쉼터가 되어주는 나무 벤취는 긴 겨울 휴식을 취합니다.




예쁜 크릭의 설경. 올 겨울은 따뜻한 날이 많아 호수로 부터의 냇물이 아직도 얼지 않았습니다.





스노우 슈잉을 하는 사람들.. 설피를 신으면 웬만한 곳은 모두 다닐 수 있죠. 겨울엔 곰도 없고.. 아차.. 쿠거는 조심해야겠군요. 






                                    이 크릭은 이날 잔슨 레이크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2012 임진년 새해 첫날..
 


   Arbour Lake, my community lake


단지 또하나의 하루가 지났을 뿐이지만

세상이 마치 달라질 수도 있을 것처럼 특별한 마음을 가져 보았다.

옛것은 벗어버리고 새것을 입자!

온갖 번뇌와 슬픔과 괴로움은 지난 세월의 강에 흘려 보내고

새로운 꿈과 희망, 기쁨과 평안을 떠오르는 태양에 담아보자 !

혼자 나즈막한 목소리로 외쳤다. 좋은 이야기 아닌가.


                                           




새해 첫날 일출을 보며 그 사진을 찍고 돌아오면서

아무도 없는 동네의 작은 호수를 찾았다.

전날 가는 해를 보내느라 모두들 지친 듯 홀로 꽁꽁 언채

고요하기만 한 호수는 외로워 보였다.



그리고

그 동화같은 분위기의 멋진 호수로 쏟아지는 2012년 첫날 첫해를 바라보았다.

크리스마스를 밝혔던 전구들은 불이 꺼진 채 영하 15도의 강 추위를 견디고 있었고

2012년의 햇살은 한 겨울의 새해 아침을 온 힘을 다해 비추고 있었다.






                                                       사진이 만들어내는 기막힌 스켓치다. 비록 내가 집접 손으로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사진은 내 마음으로 하여 그림을 그리게 해준다. 새해 아침 풍경으로 좋은 것 같다


'사진 >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가을에 걷고 싶은 길  (0) 2016.09.23
변산 바람꽃  (0) 2016.09.23
S. Glenmore 공원의 가을  (0) 2016.09.23
아내가 사온 화분  (0) 2016.09.23
별이 빛나는 겨울 밤에 내가 꿈꾸는 삶  (0) 2016.09.22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 아무리 겨울 스포츠를 좋아하고  설경을 사랑한다하여도 겨울을 기다리고 반기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오는 겨울 외면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환영하는 것도 삶의 하나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다른 계절에는 찾기 어려운 강인한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세찬 눈보라 다음의 눈부신 설경, 수정같이 맑은 겨울 햇살의 쨍함,

이 계절에 두드러진 아침 저녁 노을의 화려한 향연,

모든 것을 정지시킬듯 차가운 기운 속에서도 활력을 잃지 않는 생명들의 강인한 생명력.

 

나는 이 계절이 결코 싫지 않습니다.

캘거리의 겨울은 나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훌륭한 동계훈련소입니다.

 

 

 

뒷마당 푸른 잔디가 드디어 눈에 덮여갑니다.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단풍들도 화들짝 놀라고.. 

 


 

백설처럼 고운 눈이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풍요로운 선물같습니다. 여름이면 비가되어 내리는 것이 이렇게 얼음 결정체가 되어 내리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경이롭기만 합니다.

 

 

집 앞에 이런 너른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바라만 보아도 좋은 풍경, 마치 낯선 여행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봅니다.

하늘이 열려있다는 것이 주는 행복,  막힌 구조의 공간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기에 그것이 얼마나 크고 귀한 것인지 압니다.

 

 

우리 집 마당 관목에 쌓인 눈은 겨울을 겨울답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소품이죠. 자연이 만든 장식은 완전한 예술성을 지녔습니다.

날마다 보는 풍경이지만 이를 보고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에 눈이 쌓인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고...그래서 눈을 털어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출근 시간에 나는 눈과 놀이에 빠졌습니다. 각도를 달리해서 보고.. 눈 쌓인 잔디밭을 걸어보기도 하고.. 기온요? 영하 23도.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의 눈 내린 아침은 그야말로 평화롭고 따스해 보이기까지 함니다. 지루한 일상이 주는 축복입니다.

 

 

여백이 많아 단아하고 복잡한 마음이 풀어지는 단순함의 미학..


 

 

쨍한 아름다움이 있는 겨울..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침이 밝아옵니다. 생명의 햇살 내려받으며오늘 하루도 감사와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출근 길 상에 있는 시내 스키장.. 겨울준비가 한창입니다.


 

 

한의원 주차장 모습인데.. 이녀석은 어쩌자고 지금까지 잎을 몸에 붙이고 있는지...

 

 

이런 날 초밥도 괜찮죠.

 

 

따끈한 국물의 우동이 생각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캘거리의 겨울 모습 나쁘지 않죠?

이민 오기전 캐나다를 홀로 답사왔을 때 밴쿠버의 스탠리 공원을 보고 또 하나의 이민올 이유를 찾은 듯 기뻐한 적이 있습니다.

공원하나를 보고 이민을 올 사람이야 없겠지만 훌륭한 시민 공원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질에 대한 가늠자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할 때 엄청난 규모의 땅을 공원화 하여 철저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채 시민에게 최상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스탠리 공원의 모습은그 자체로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이미 다른 이유로 이민을 결심한 상태였지만 그 결심에 힘을 더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결국 밴쿠버가 아닌 캘거리로 이민을 왔지만 캘거리의 공원들이 밴쿠버의 그것에 비하여 규모나 조건에서 비할바가 아니었음에도

역시 이민 잘 왔구나하는 느낌을 가지게할 만큼 충분히 멋지고 훌륭하여 기회가 되고 틈만 나면 공원문화를 즐겨왔습니다.

 

그런데 캘거리에도 제가 밴쿠버에서 그토록 감동했던 스탠리 공원과 똑같은 이름의 공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밴쿠버 스텐리 파크의 위엄이 워낙 대단하였던지라 캘거리의 그것이 좋아보았자려니 하며 지레 짐작한 채 이민온지 

수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가보질 않았습니다.

 

보우강의 지류 중 하나인 엘보강을 중심으로 아담하게 자리잡은 스탠리 공원은 도심공원의 장점을 두루 지닌 훌륭한 

시민 휴식공간이었습니다. 다른 공원들과 달리 수많은 꽃나무들이 많았고 바베큐 그릴과 피크닉 테이블은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으며 넓은 잔디와 강변의 물새들, 산책길과 자전거 도로 등등..

 

함께 구경한 번 해 보실래요?

 

 

 

도심 시민공원의 기본이라할 수 있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나무들이 지천에 있어 예쁘고 아름다운 꽃들을 실컷 볼 수 있었습니다.

 

 

종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추운 캘거리에서 군락을 이룬 꽃나무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기쁨이죠.

 

 

아내가 다른 산책족과 무언가 대화에 열중하고 있네요..

 

 

 

 평범한 소시민들의 소박한 행복이 느껴집니다. 한국에서 그토록 꿈꿨던 모습이지요. 공원은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도심공원이지만 그리 붐비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간단한 먹을거리를 싸가지고 와 그저 가족들과 대화도 나누고 일광욕도 즐기고 책도 보고 물놀이도 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

 

 

엘보 강은 록키의 카나나스키스에서 발원하여 캘거리 외곽을 돌아 글레모어 저수지를 만들고 이렇게 시내를 통과하여 보우 강에 합류하는 지류 입니다.

 

 

이 가냘프고 새하얀 꽃은 무엇일까요.. 청초하기 이를 데 없는 봄처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엘보 강변은 부촌이죠. 그러나 올해 캘거리 대 홍수로 저런 집들이 모두 엄청난 홍수 피해를 보았습니다. 이 때만 해도 꿈에도 생각못하던 일인데..

 

 

강변을 따라 산책길이 예쁘고 아담합니다.

 

 

자전거 타는 아이들 조깅하는 사람들.. 도심 공원 답죠?

 

 

강을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도 있고..

 

 

공원을 잠깐 벗어나면 이렇게 훌륭한 주택가가 펼쳐집니다.

 

 

 

 

주변에 온통 꽃나무들이군요.. 캘거리 거리에서 가장 꽃나무가 많은 곳이 아닐까요.

 

 

주변을 크게 한바튀 돌아 다시 공원내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가져온 타올을 깔고 강변 잔디에 누웠습니다.

 

 

여행객도 아니요 임시 방문자도 아닌 캘거리언이 되어 살아가는 것을 실감하며..

 

 

 

아내와 포즈도 취해보고..

 

 

사진 찍는 놀이중.. ㅋ

 

 

물가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와 함께 공원의 오후는 아늑한 휴식의 즐거움이 더해가고

 

 

강을 타고 내려가는 어느 가족의 래프팅이 정겨워보입니다.

 

 

자전거 족의 힘찬 페달질도 경쾌해보이는데

 

 

강변 한 쪽에서는 젊은 연인들의 19금 사랑놀이가 한창입니다.

 

캘거리 스탠리 공원의 한 때였습니다.

밴프 국립공원은 록키의 아름다움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곳입니다.

그것은 분명히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구의 한 역사이지만 눈으로 보는 장면들은 가히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것처럼 

극적인 감동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과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 산, 그리고 그 아래의 호수와 숲들. 하나하나 제각각의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완전한 아름다움을 지닌 것 외에 어찌 이리도 서로 완벽하게 조화로울 수 있는지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존재는 마치 변하지 않는 정물화같은 풍경에 숨을 불어 넣어 이 대자연이 

한 순간도 그냥있지 않은 변화의 결과요 과정이라는 사실을 우리로 깨닫게 합니다.


 


밴프의 깨끗함은 겨울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하늘은 더욱 파랗고 눈에 보이는 풍경은 매우 깨끗하고 분명하게 보입니다.

그것은 겨울의 건조함과 차가움으로 인해  수증기나 먼지같은 공기 속 부유물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가을이나 겨울 하늘이 더욱 파란 것이 공기가 건조하고 깨끗하여 짧은 파장의 파란 색이 더욱 요란하게 산란되어서 그런 것처럼. 


밴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겨울에 있지 않을까... 점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미네합파라는 원주민 이름이 더욱 친근한 케스케이드 마운틴을 뒤로 한채  케스케이드 폰드는 완전히 얼어서 온통 눈에 덮여 있습니다.

제가 저 산의 정상을 세번이나 올랐는데 모두 한 여름에만 올랐습니다. 록키의 거의 모든 산이 그러하듯 겨울에 오르는 것은 

매우 특별한 능력과 장비가 필요하죠.  그러나 언젠가는 이런 산을 겨울에 한 번 올라가보고 싶습니다.


 



멀리 피크닉 쉘터가 멋진 풍경을 더욱 운치있게 해줍니다. 때론 인간의 흔적이 적당히 더해질 때 따뜻한 느낌이 더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적당`의 경계가 모호해서 문제지만.



 설경의 그늘 진 곳에는 푸른 빛이 더욱 짙게 감돕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해야하지만 그냥 이대로 푸른 색조를 즐기고 싶군요.



 밴프의 자연스러움은 단순해지고 싶은 현대인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하루종일 눈과 함께 뒹굴며 자연의 품안에 안겨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의 힐링 타임은 없는 듯 합니다.



숲 속 계곡에는 아직 시내가 얼지 않았습니다.  



 숲의 설경은 우리를 깊은 감동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사진으로 이 모두를 담기엔 역부족임을 실감하며..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은 발이 가는 대로 걸어가면 밴프의 어디에나 있습니다.



 폰드 한가운데 숲 속에 엘크 사슴을 발견했습니다. 와피티라는 원주민 이름의 이녀석들은 그리 온순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밴프는 정말 사슴이 살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적당한 물과 숲과 넓은 초지. .. 사람들의 보호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죠. 



 빅혼 쉽의 암컷들과 새끼들입니다. 밴프엔 이 녀석들도 무척 많습니다. 학습이 된 탓인지 사람들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코요테군요. 철저히 혼자 다닙니다. 그동안 숱하게 보았지만 한 번도 한마리 이상 같이 다니는 것을 못 보았어요. 얘네들은 사회성이 없나 봅니다.



  투잭 레이크죠.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그리고 미네완카 호수입니다. 아래로 비슷한 사진들이지만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군요.밴프에서 가장 넓은 호수입니다.  





 선착장이 외로운 모습이군요. 여름에 유람선을 타는 곳이죠.



 잉글리스말디 산을 배경으로 선착장 풍경..



 가까이 다가가..




 제가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안정감있는 구도에 잘 찍힌 사진이라 생각합니다. 



물이 조금씩 얼어갑니다. 겨울이 깊어지는 증거죠.

이 장면과 같이 밴프는 우리의 정신을 맑고 깨끗하게 하며 마음을 정하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곳입니다.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 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이 아름다운 공원이 있습니다.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울적할 때 사무실 문을 잠그고 훌쩍나와서 
인적이 드물어 텅빈 공원을 한바퀴 산책하고 나면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곤하지요. 
공원이 주는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요.

멀리 흰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록키를 배경으로  푸른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
얼어붙은 호수같이 넓은 저수지에 쌓인 새하얀 눈들
그위를 오가는 맑고 깨끗하며 시원한 바람
길게 뻗은 고요한 산책로.
이들을 아무 생각없이 만나는 시간
삶의 소박한 기쁨 중 하나입니다.


 


 글렌모어 공원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 공원입니다. 록키의 카나나스키스에서 발원한 엘보강이 흘러흘러 도심 가까이에서  저수지를 만들고

그 주변에 멋진 공원을 만들어 놓으니 장쾌한 록키산맥을 바라보며 너른 대지를 품은 아름다운 장소가 되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온갖 레포츠의 코요테와 사슴과 비버를 비롯한 온갖 야생 동물들이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죠..  




혼자 사색할 수 있는 자연공원이 가까이에 있음은 축복입니다. 제가 사는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3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이죠.



엘보강이 굽이쳐 돌아가는 곳, 지금은 얼어 있지만 봄이 되어 녹으면 온갖 물새들이 찾아 오는 곳이지요.



한낮의 햇살은 눈부시기 그지 없고



빈 의자엔 쨍한 겨울 햇살만 내려 앉습니다.



앙상한듯 겨울풍경은 그대로의 멋이 있죠.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인지 찾은 사람이 별로 없군요.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피크닉 장소죠. 마치 호숫가 뒷마당에서 바베큐를 하는 느낌이랄까..



오래 전에 시청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차지하기 힘든 장소입니다.



이렇게 운치있는 돌 벤취도 있어요.



계단 뒤로 펼쳐진 하늘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르러 눈이 다 시릴 정도입니다.



겨울은 확실히 풍경 사진의 계절이 맞군요.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누군가  얼은 호수위에서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즐기고 있군요.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



친구들인 듯 보이는 노인들의 건강한 모습.. 친구는 건강한 노년에 있어 돈보다도 더 소중한 것입니다.



록키의 봉우리가 살며시 보이는데..


 

 


누군가를 기다리듯 빈의자엔 그리움이 한가득.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앉아야 좋을 듯한 벤취입니다.



이곳을 사랑한 누군가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벤취..


나도 언젠간 이렇게 작은 이름 남기고 갈 날이 오겠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