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이민와서 3년만에 처음으로 오른 록키산, Ha Ling Peak 입니다.
5월달이었어요. 밴프에서 혼자 캠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문득 이 산에 올라가보고 싶었지요. 한국에 살 때는 동네 뒷산 한 두번 오르고 관악산과 청계산을 올라본 것이 전부였는데 험한 바위산을 적절한 장비도 없이 물 한 병 달랑 들고 올랐어요.
그런데 이날 이후 나는 록키의 마법같은 세계에 홀라당 빠져들게 되었고 이후 17년 동안 100여개의 록키 고봉을 섭렵하며 대자연의 놀라운 풍경에 포로가 된 채 살아왔습니다.
하링 픽은 마운틴 타운 캔모어의 아이콘입니다. 130여년전 중국인 이민자였던 하링에 의해 최초 등정되었고 그의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Chinaman`s Peak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명명에는 다분히 인종차별적 어두운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하링은 당시 캔모어 광산의 요리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캔모어는 석탄광산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캐나다 횡단 철도가 만들어지는 시기와 맞물려 수많은 중국인들이 이민노동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중국인들은 캐나다 사회에서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형편없는 저임금에 위험한 고강도의 노동을 강요받으며 수많은 중국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이름이 있음에도 Chinaman 1, 2, 3, 4 등으로 숫자로 불렸습니다.
하링은 노동자 1년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인 $50불이 걸린 내기 등산을 하게 됩니다. 길도 없고 제대로 된 등산 장비도 없이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산을, 지금처럼 등산로 입구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10시간 이내로 등정을 완료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링은 보란듯이 성공했습니다. 아마도 저라도 반드시 성공시켰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닌 소떼(Cattle)로 취급당하며 백인들과 같은 식당, 같은 상점을 이용할 수도 없었고, 임금은 다른 백인들의 1/3 수준에도 못미치는 등 극심한 차별을 받아왔다면 내기돈과 상관없이 자존심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할 것 같습니다.
하링이란 이름이 있음에도 차이나맨 픽으로 명명한 것은 사람을 이름대신 차이나맨 숫자로 구분했던 역사에 비추어볼 때 명백히 인종차별입니다. 그러나 캐나다는 지난 날의 흑역사에 대해 하나씩 둘씩 과오를 뉘우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여러가지 조치로 잘못을 되돌리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결과 차이나맨 픽으로 명명한지 100년만에 이 산의 이름은 그 중국인의 이름을 따서 Ha Ling Peak으로 명명되었습니다.
하링 픽은 해발 2409m 로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그러나 700여m의 가파른 경사를 쉼없이 올라야 합니다. 눈도 깊고 마지막 봉우리 부분은 첫 산행자에게는 아찔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럼에도 하링픽은 록키산 중에서도 가볍게 올라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상에서의 경치가 뛰어나며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알파인 겨울 등산의 묘미를 맛볼 수 있기에 가성비가 매우 좋은 사랑스러운 산입니다.
이 시기에 록키를 여행 오면 한 번쯤 올라가볼만합니다.
 
정면에 보이는 산입니다.
록키는 아직 겨울입니다.
도중에 만나는 뷰 포인트에서 잠깐 휴식합니다.
반대편 모습입니다. 저 너머에 밴프가 있습니다.
이제 산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링 픽 옆으로 Miner`s Peak이 있습니다. 눈이 깊어 조심해야합니다.  1타 2피로 함께 오릅니다만 오늘은 생략합니다.
이제 조금만 오르면 하링 픽입니다.
새벽에 와서 일출을 보고 내려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구간은 왼뽁으로 경사가 꽤 가파릅니다. 아찔합니다
드디어 하링픽 정상입니다.  아래로 캔모어 타운이 보입니다.
캔모어 타운과 캐나다 대륙 횡단 1번 고속도로가 보이네요.  건너편의 록키가 웅장하고 아름답습니다.
반대편 산세도 멋있습니다.
정상에서의 뷰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멀리 Miner`s Peak을 오르는 사람들입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합니다.

 

Opal Ridge South 는 왕복 7km 정도의 짧은 거리임에도 해발고도 2620m, 산행높이가 1060m 정도 되어서 오르기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산행 내내 이어지는 급한 경사길과 짜증 만땅 자갈 스크리에다 도중에 약간의 스크램블링(손발써서 바위 타고 넘기)도 해야하고 정상 부근 릿지에서의 칼바람까지, 정상까지의 여정은 상당한 챌린지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웬만한 산행지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그런 복잡함이 없어서 때론 혼자되어 외로움을 느낄 만큼 호젓하게 산행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구름들과 눈 앞에 펼쳐진 록키의 압도적인 산들이 주는 장엄함, 그런 중에도 가을로 곱게 물들어가는 알파인 메도우의 그림같은 풍경들 속에서 말이죠.

 

터질듯한 심장 박동, 비오듯 쏟아져 내리는 땀으로 범벅인 채 순전히 발품팔아 올라야 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외에는 인공적인 조화가 전혀 없어 가끔씩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원시적이며 때묻지 않은 야생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음에 이런 산행은 중독이될 만큼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팔 릿지 사우스 픽에서 바라본 경치입니다.  

Dr. George Dawson 이라는 지질학자이자, 인류학자 및 고생물학자이면서 교수이자 저술가였던 이 분이 록키를 현장 답사하던 중 이 일대에 오팔이 입혀진 석영(Quarts Crystal)들이 많은 것을 보고는 Opal Range 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오팔은 물을 품어 빛을 내는 특이한 보석인데 건조한 지역에는 물기를 잃어버려 그 빛도 사라진다 하는군요. 

 

오늘의 산행은 왼쪽 숲을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며 가운데 뒤로 보이는 봉우리 오른쪽으로 통과하여 옆으로 난 오팔 릿지를 걸어서 오른쪽봉우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경사를 오르는 중에 간간히 만나는 작은 암벽들을 일부러 타고 넘을 때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기도 하죠.

 

상당한 높이를 올랐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산행 동료가 길을 벗어나 바위벽으로 올라오는군요..

 

산행 내내 Rawson 마운틴이 뒤에서 배경이 되어 주니 뭔가 든든한 느낌입니다.  이제 40번 도로는 까마득해졌습니다.

 

예보와 달리 남쪽 하늘은 비구름이 많아 오후 날씨가 걱정이 되기도 했고 정상에서의 뷰가 걱정되기도.

 

9월로 접어 들었으니 록키를 수놓았던 야생화들은 모두 시들었지만 이녀석들 만큼은 여전히 꿋꿋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Yarrow 입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리스 병사들의 치료를 위해 쓰였다는 전설이 있다죠.

 

바위벽 사이를 오르기도 하며

 

잠깐 쉬려고 앉았던 이 바위가 무려 1억 년 이상은 되었으리라 짐작케해주는 조개화석들입니다.  약 1억년 전후로 이 일대는 내해였습니다. Western Interior Seaway 로 북미대륙을 가르는 세개의 내해 중 하나였다는군요. 

 

록키산은 석회암 산으로 수목한계선 위로는 억겁의 세월동안 켜켜히 쌓인 지층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도 그러한 지구 역사의 일부일 것이기에 잠시 경이로움에 빠져보기도. 

 

오늘 구름은 매우 바쁜 날입니다. 서로 뭉쳤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며 해가 났다 들어갔다 하늘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을은 빛이 바래는 것으로 우리를 슬픔의 감정 속으로 이끌죠. 그래서 산에는 즐거움과 함께 슬픔과 쓸쓸함이 같은 아름다움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제 7부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이제부터는 알파인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건조한 데다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없기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작은 풀들과 추위를 견디는 일부 꽃들만 살아있는 곳. 그래서 더욱 애처롭지만 오히려 엣지있는 생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7부 능선길은 짧지만 기막힌 백뷰를 선사합니다. 오른 쪽으로 Mt. Kidd 가 위풍당당히 서있고 카나나스키스 밸리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네요.  이 능선은 예전에 안젤라님께서 도달했던 곳이지요. 예까지 올랐던 기억 되살려서 쾌유하시길 빌어봅니다. 

능선을 걸어오는 산 친구의 모습은 언제나 멋져서 매우 드라마틱한 느낌을 줍니다.

 

Mt. Kidd 의 모습을 가까이 잡아 보았습니다. 떡하니 누운채 지옥의 오르막임을 알려주는 경사면만 보아도 다리가 아파오는 듯 ㅋ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아이콘 중의 하나이기에 더욱 뿌듯했던 기억.

 

릿지 하이킹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알파인산행의 느낌을오롯이 느끼며..

오늘은 중간에 쉬지도 않고 예까지 쉼없이 올라왔는데 이제 한 숨을 돌려야겠습니다.

 

알파인의 가을색은 따스한 햇살로 인해 마음을 따뜻하게 채색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군요  

 

 

 

찬 서리에 바래고 시들어가는 중에도 힘을 잃지 않은 고고함이란..

 

세상을 굽어보며 당당히 겨울을 견뎌내겠죠.

 

 

 

그 기상을 배우며 호연지기로 세상을 크게 품어봅니다. 일상에 돌아가면 다시 바뀌는게 문제지만 ㅋㅋ 

마치 자연 요새처럼 양쪽으로 난 바위가 Gate 가 되어주는 곳.

 

계속하여 Opal Ridge South 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돌아본 장면이구요 Wedge Mt. 이 거대하게 솟아 있네요.

 

Opal Ridge 남쪽 모습입니다. 

 

오른 쪽 끝의 South Peak 이구요. 

능선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었어요. 몸이 다 휘청거릴 정도. 

 

드뎌 정상에 도착 !! 오랜만의 산행이었지만 좋은 핏치에 매우 기분 좋은 등산이었습니다.  

 

정상에 서면 언제나 안도감과 성취, 경외와 기쁨이 힘든 여정을 모두 잊게 합니다.

 

정상 뷰입니다. Mt. Evan Thomas 와 Mt. Packenham, Mt. Hood 도 보입니다. Grizzly Col 도 살짝 보이고요.

 

Mt. Denny  (Center Right) 뒤로는 Bragg Creek  Kananaskis 입니다. 

 

The Lower Kananaskis Lake 와 그 일대를 당겨서 보았습니다. 

 

봉우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이군요. 다리가 후들거려 초점이 날아갔어요^^ 오른편에 우리가 차를 세운 Gas Station 주차장이 보이네요. 

 

멀리 lower Kananaskis Lake 가 보이고요.. 왼쪽 편에 살짝 Grizzly Col 이 보입니다.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은 언제나 아쉬움과 함께 또다른 긴 여정에의 부담을 지고 내려가지만 올라올 때 놓친 뷰를 감상할 수 있으니 즐거운 일이죠. 

 

오늘은 우리들 외에 서너팀 정도 더 올라온 것 같습니다.  한 두 그룹 정도 더 온다면 산행이 복잡하지 않고 또 외롭지도 않고 적당한 듯 합니다.  산행 중 사람을 만나면 무섭다는데 여기서는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곰에 대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하산길도 조심조심. 자갈 스크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자갈 스키라고들 합니다) 는 편리하지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약간의 기술과 함께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오랜 세월의 산행으로 다져진 트레일. 숱한 세월 사람들의 흔적들입니다. 

 

하산 길 중 동료 한 분이 사라졌습니다. 길을 잃어버린 듯 합니다. 그래도 계속 하산하면 길을 만나니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문제는 곰이죠. 이런 숲 속에 혼자 떨어져 버리면 약간의 공포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특히 곰이 설치는 동네니까요. 

 

파워라인입니다. 길잃은 산친구의 눈에는 그 짧은 시간의 아마도 이런 흑백사진같은 모습이 아니었을런지 ㅋㅋ 

 

주차장의 아스펜 한그루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비록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 못했으나 옛추억을 되살린 산행이었으며 멋진 풍경과 힘찬 도전이 어우러진 훌륭한 산행이었습니다. 록키산은 언제나 최고의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는 것이고요. 

 

이제 남은 사진들 나누며 오랜만의 후기를 마칩니다. 

 

Grizzly Col 의 모습을 이곳에서 보니 색다릅니다. Mt Packenham, Mt. Hood, Mt. Brock 등이 보입니다.

 

 

Opal Ridge 북쪽 방향입니다.

 

정상에서는 누구나 잠시라도 상념에 빠지곤 하죠.

 

사진을 위한 포즈이긴 하지만 ^^

 

알파인 메도우의 멋진 장면 

 

주차장에 세워둔 누군가의 빨간 승용차가 노란 단풍으로 인해 더욱 섹시해 보입니다.^^

올해 캘거리는 아직까지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생활하기엔 많이 불편하지 않은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같이 눈을 좋아하여 설경과 겨울 스포츠를 기다리는 사람에겐 약간 실망이지만 우리에겐 비장의해결책이 있지요. 

록키산 주립,국립공원입니다. 아무리 눈이 없다해도 한두시간 남짓 그 속으로 들어가면 여기완 딴판의 세상, 설국을 만날 수 있죠. 


추운 겨울 도시의 길엔 사람들이 없어도 록키산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습니다. 겨울을 사랑하는 사람들, 케네디언들입니다.

물론 설경을 보러 겨울 관광을 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록키산의 설경은 언제나 특별한 자연의 감동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죠.

두툼한 방한복으로 무장한 채 그냥 먹어도 될 듯이 깨끗하고 새하얀 눈 속 풍경으로 들어가면 마치 현실을 떠나 어떤 동화나, 

꿈 속의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답니다. 


레이크 루이스는 가히 여름 록키산의 제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겨울에도 여전히 최고의 감동을 안겨다 줍니다.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레이크루이스와 주변 산들의 설경,

눈과 얼음으로 덮인 호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Fairview Look out, 

스케이팅과 아이스 하키를 즐길 수 있는 호수 위의 아이스링크,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 정원과 호수 위에 펼쳐진 얼음조각축제,

주변 산 속에서의 크로스 컨트리 스키나 다운힐 스키,

호텔 라운지에서의 따뜻한 차 한잔,

가고 오는 파크웨이 하이웨이의 멋진 설경들까지.. 


레이크루이스 혹은 밴프로 하루 여행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재충전되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는 자연으로부터. 진정한 여행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문명의 출발은 곧 자연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록키로 가는 길은 감동의 시작을 알리는 길입니다



밴프의 아이콘 Castle mountain 입니다.



빙하감상은 겨울이 제격이죠. 겨울 레이크 루이스는 자연의 완전함을 만날 수 있는 곳, 가히 절경 중의 제왕입니다.





보트 렌탈 하우스가 겨울이면 크로스 컨트리 스키 강습소로 바뀝니다.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배운 그날 바로 탈수 있는 레저 스포츠입니다. 장비 렌탈도 가능하니 특별한 준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죠.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멋진 설경



레이크 루이스와 주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Fairview Lookout으로 올라갑니다. 약 40분이면 왕복이 가능한 코스입니다. 



화려한 설경을 감상하며 숲속을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요. 이분들은 퀘벡 주에서 오신분들이에요.

같은 캐나다라도 록키산같은 웅장한 산세가 없는 동부 사람들에게 이곳은 별천지이죠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언제 어느때 보아도 레이크 루이스는 특별합니다. 단순한듯 스케일이 크고 깊고 원시적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죠.  



호텔 주변의 풍경입니다. 자연 속의 절묘한 인공미가 있는 모습입니다. 더이상의 개발이 없기에 가능하죠.



숙박료가 대단히 비싼 호텔이어서 자보긴 쉽지 않지만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샤또 레이크루이스 바로 아래에 있는 Lodge입니다. 여기도 성수기엔 방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저도 여기까지 왔으니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한 번 타고 가려합니다. 





모레인 호수로 가는 길이 겨울에는 차단되고 눈도 치우지 않습니다. 야생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지만 시민들의 겨울 레저를 위해 왕복 20km 정도의 도로에 크로스컨트리를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줍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경사도에 길도 넓어서 많은 스키어들이 찾는 곳이죠. 스노우 슈잉도 가능합니다. 





도중의 설경이 그야말로 자연그대로의 모습으로 예술입니다. 




여기가 모레인 호수 주차장 조금 못가서 크로스 컨트리 스키종점입니다. 이후 지역은 눈사태 다발 지역이라 출입을 금하고 있죠.  






스키를 마치고 잠깐 들른 옛 레이크 루이스 기차역입니다. 옛날 기차를 전시하고 있죠.  서부시대의 흔적입니다.






식당 칸은 지금도 시즌에 따라 레스토랑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옛추억을 되살려 멋진 식사를 해볼 수 있죠. 바깥에 눈이라도 내린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요?





돌아오는 길 도로가에서 만난 북미 사슴 엘크입니다. 이 사슴의 녹용은 정말 품질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뉴질랜드산 보다도 상급입니다. 중국산(보통 깔깔이라고 하죠) 보다도 더 좋습니다. 녹용은 추운데서 나는것이 제격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베리아산(원용이라고 하죠) 을 최고로 쳐주죠.




그러나 이곳의 야생엘크는 보호종입니다. 그래서 도로에서도 여유로운 사슴들.. 캐나다의 멋 중의 하나죠. 야생의 보호가 철저하기에 사람들과 공존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곰이나 쿠거들은 면허없이도 얘네들을 잡아 먹죠.


이녀석들이 로드킬도 많이 당하기에 캐나다의 도로를 다닐 때는 늘 운전에 조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녀석들의 서식지가 마을에 가까워서 때론 집 마당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심지어 우리집 앞 놀이터에까지도 출몰한 적이 있죠. 


오늘은 레이크 루이스 1일 여행을 다녀온 후기를 올려보았습니다. 

보기에 멋진 산, 오르기 어려운 산이 반드시 훌륭한 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기에 밋밋하고 오르기 쉬운 산이지만 그 특별한 로케이션으로 인해 숨이 막힐 듯한 정상 뷰를 제공하는 산들이 있죠. 


오늘 다녀온 Cirque Peak이 바로 그런 산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세번 째 방문이었던 이 산을 또다시 설레임으로 다녀온 것은 정상에서 만나는 장면들과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트레일 주변이  보석과도 같은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뾰족한 봉우리, 온갖 풍상 속에 기기묘묘한 모습을 한채 억겁의 세월을 견뎌온 산들과 순백의 눈들이 수만년간 켜켜히 쌓여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변하여 마치 강처럼 흘러내리는 빙하, 그리고 그 빙하 물이 모여 만든 신비로운 색깔의 호수들이 록키의 하드웨어라면 그 속에서 생명을 잉태하여 그 웅장한 자연을 생명의 보금자리로 만든 울창한 숲과 탁트인 메도우, 그 속의 야생화와 동물들은 록키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Helen Lake, Cirque Peak 하이킹은 록키 최고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만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Cirque Peak 정상에서는 이와같이 Bow Lake의 발원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캘거리를 지나는 보우강이 시작되는 지점이죠. 

거대한 빙원, Wapta Icefield 가 Bow Glacier 가 되어 흐르기 시작, 푸른 빙하호수를 하늘 바로 아래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흔히 

Upper Bow Lake 라고 하나 원래 명칭은 Iceberg Lake인 하늘 아래 이 작은 호수는 오직  Cirque peak 에 올라와야 만날 수 있습니다. 



Bow Lake 입니다. Upper Bow 작은 호수 물이 흘러 이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만든 다음 장장 587km의 보우강이 시작됩니다. 



Cirque Peak, Helen Lake 하이킹에서 만나는 가장 스펙터클한 산, Dolomite Peak 입니다. 케네디언 록키에서 아주 독특한 지형의 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태리 알프스 돌로마이트의 케네디언 버전입니다. 



원래 이곳 하이킹 트레일은 야생화들로 뒤덮인 초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을의 초입이라 대부분이 시들어 한 해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군락을 이룬 웨스턴 아네모네가 찬란했을 여름을 짐작하게 할 뿐. 




오늘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만나러 갑니다. 


이제 여정을 따라 함께 가보시죠. 




하이킹이 시작되는 Trail Head 입니다.  숲길을 따라 꽤 힘든 경사를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숲길의 즐거움은 천천히 걷는데 있는 것인데 우리는 언제나 거의 이런 길을 그저 통과하는데 이용할 뿐이죠. 언젠간 좋은 숲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걷고 싶기도 합니다.




산행 동료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곳은 숲길 경사를 막 벗어나 본격적인 Meadow 초원으로 들어서는 지점, 이일대 아이콘 중 하나인 Dolomite Peak을 만나는 곳입니다. 



Helen Lake에서 내려온 물이 멋진 내를 이루어 작은 계곡을 만들었죠. 




이곳은 돌로마이트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vantage point.



본격적인 Meadow walking, 초지 워킹을 즐기는 시간이죠. 이럴 때 가끔 뒤를 돌아보며 뒷경치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의 눈은 대상에 쉽게 적응을 하는 편이라 좋은 경치도 한 참 보면 그게 그거죠. 그래서 내려올 때 보는 것 보다 이렇게 가끔 뒤돌아 보는 경치가 감동을 줍니다. 뒤로 보우 픽이 살짝 보이고 왼편에 Mt Andromache 와 구름에 가린 Hector Mt. 이 보이는 군요.



여름엔 야생화 천국인 곳인데 지금은 모두 지고 없군요. 하긴 이제부터 자연은 겨울대비로 분주해질 때죠.



헬렌 레이크와 그 뒤로 Cirque peak 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론 보이는 이상입니다. 



실제에 가까운 모습이네요^^  지극히 맑고 수정처럼 빛나는 호수죠. 보는 시기와 각도와 시간과 날씨에 따라 천차 만별입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친 후 이제 본격적인 정상 도전에 나섭니다. 600m 의 높이를 2km 가 채 안되는 거리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오름이 될겁니다. 초행자는 아직은 모른다는 ㅎㅎ 



한해를 마감하는 길가의 야생화, 웨스턴 아네모네를 바라보면 웬지 쓸쓸함이 더해집니다.



록키의 지형은 매우 거친 듯 원시적입니다. 암석 산이 가진 특징이 아닐까요. 때론 풀한포기 없는 암반층, 오직 바람과 비와 눈과 바위와 흙이 오랜시간 어우러져 일군 모습 속에서 지구 역사를 밟고 가는 것을 느끼는 것. 



돌로마이트 픽, 보우 픽, 헥터 마운틴은 오늘 원도 없이 보았습니다. 왼쪽으로 Katherine Lake 가 있네요. 



어김없이 나타나는 자갈 스크리.. 그러나 여느 산과는 달리 미끄러짐이 그리 심하진 않았습니다. 정상이 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Four wheel  모드로 오른 구간. 정상 바로 직전에 스크램블링 한 번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산의 rate가 easy 이기 때문에 이런 구간이 있으면 안되는 것.  사실 여기서 오른 쪽으로 돌아서 정상까지 two wheel로 걸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내려올 때는 그리로 내려왔어요.



드디어 정상을 찍었습니다. 제 1 정상입니다.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며 그 아래에는 빙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둥근 모양, 즉 cirque 형태를 이룬 채. 그래서 이 산이름이 Cirque peak 입니다. 



Wapta Icefield, Bow Glacier, Upper Bow Lake(Iceberg Lake), Bow Lake, Mt Thomson on right, Crowfoot Mt on left



Dolomite Peak, Mt. Andromache, Little Hector, Mt. Hector 가 왼쪽에 줄줄이 있고 그 넘어로 멀리에 레이크 루이스 산군들이 있을 테고 그 뒤 어딘가에 Assiniboine 이 있겠죠. 날이 맑으면 여기서도 보인답니다. 그리고 오른 쪽으로 Bow peak, Bowcrow peak, 그 뒤로 Balfour Mt.  앞쪽에 Crowfoot Mt. 뷰에 들어오는군요. 



헥터 마운틴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헥터 빙하는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군요. 우리가 올랐던 리틀 헥터는 여기서보니 존재감이 없다는 ㅠㅠ



정상에서 굽어보니 이 산의 경사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헬렌 네이크가 마치 절벽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1정상 뒤의 제 2정상이 True Summit 입니다. 약간 더 높고 여기를 오르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워보여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데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그 뒷편의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이 곳을 올라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로에서 멀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몇몇 산들은 일부의 매니아들이 도전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Watermelon Mt. 그 중의 한 산 이름인데 수박잘라놓은 듯한 모습이어서? 

그 훨씬 뒤로 보이는 눈 덮인 산이 해발 3373 m 의 Mt. Willingdon 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알파인 등산으로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산꾼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 산이죠. 우리는? ㅎㅎ 



제 1 정상에 선 하이커들이 멀리 건너편의 경치를 바라보는 이 장면이야말로 오늘 산행의 압권 중 하나 아닐까요.



그 유명한 Peyto Lake가 살짝 보이네요. 사진 오른편 앞쪽 잘린 부분은 Observation Peak 이겠죠?



살짝 보이는 호수가 Isabella Lake 입니다.




Jimmy Simpson Mt. 이 Cirque Peak 제 1 정상 뒤로 보입니다. 페이토 호수 뒤 Mistaya Mt. , 오른 쪽의 Chephren Mt. 은 구름에 가렸습니다. 



이 걸 빼 놓을 수 없죠. Crowfoot Glacier, 까마귀 발 빙하입니다. 안타깝게도 발 모양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이미 1900년대 초 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Dolomite Peak 바로아래의 Katherine Lake 역시 아름답기는 어느 호수에 못지 않습니다. 



원시 지구의 모습같기도 하고요..



위에서 바라본 헬렌 레이크는 푸른 눈이군요. 이쪽 wall 위쪽의 Tarn 역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중.



정상 뷰를 감상하는 중에 산친구가 정상에 올랐네요. You Made it !!



시간에 따라 날씨가 약간 변화를 보이자 경치도 달라집니다.  역광의 강한 콘트라스트가 록키를 더욱 장엄하게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오전에 잔뜩흐렸던 날씨가 이렇게 화창하게 바뀌었습니다. 산을 찾은 우리들에게는 놀라운 축복이죠. 스모크도 많이 사라져 다행이엇습니다.



제 2정상에서의 친구들. 저만 뺀 단체 사진^^



점심도 먹었고.. 내려가긴 싫지만 하산합니다.   



하산 중의 여유..



스크램블링으로 하산 중



록키 산행의 큰 매력 중 하나. 암반 ridge 를 걷는 즐거움.. 록키마운틴이 주는 분명 색다른 경험입니다. 



이 잘생긴 산은 정말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요. 수년전 올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결혼을 앞둔 커플이 백팩 매고 지고 웨딩 포토 찍으러 온 것을 하산 중에 목격합니다. 여기까지 거진 500m 높이 6km를 웨딩 드레스 입은 채 백팩 매고 걸어들어왔다는 것이 대단하네요. 



두분의 앞날을 축복하며..



호수로 돌아왔습니다. 




헥터 마운틴과 리틀 헥터가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돌로마이트 한 번 더가고 싶네요.





가을이 시작되는 즈음의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했던 산친구들입니다.  다들 참 좋은 사람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클럽입니다.  


요즘은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빌어타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합니다. 도보에 비해 이동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도 있고 저렴하고

꽤 넓은 곳을 돌아보는데도 편리하죠. 밴프에 놀러온다면 한 번 쯤 해볼만한 자전거 투어, 오늘은 그 중에서도 Rocky mountain Legacy Trail 이라는 곳을 소개하려 합니다.


물론 저는 여행자가 아니므로 캘거리에서 자전거를 차에 싣고 와서 Canmore 에서 부터 이 트레일을 타기 시작하여 밴프에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다시 Canmore 로 돌아오는 여정을 택하였습니다.


이 자전거 전용 트레일은 왕복 44km 로 밴프와 켄모어를 이어주는 데 #1 Highway 를 따라 옆으로 길이 나있죠. 밴프에 가까워지면 오른 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 데 유명한 Cascade pond 와 Two Jack, Minnenwanka Lake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빠지지 않고 그냥 직진하면 밴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밴프에서 vermillion Lakes 를 거쳐 선샤인 스키장 입구로 가는 길이 매우 아름답죠.  


밴프에서 출발한다면 캔모어를 왕복한 다음 미네완카 길이나 버밀리온 길을 시도해볼 수 있겠군요. 체력이 문제겠지만요^^




Canmore는 캘거리에서 약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밴프 국립공원의 관문 도시입니다. 마운틴 타운이지요. 국립공원 바로 바깥에 있어

공원의 규제나 각종 제한으로부터 자유롭지만 그렇다고 록키의 아름다움이 덜 한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숙식비도 다소 더 저렴하구요^^



록키산을 가슴에 품고 달리는 기분이란 세상을 다 가진 그런 것. 길도 호젓하고요..

그러나 때에 따라선 이 길이 매우 혼잡합니다. 가족단위, 그룹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죠. 




도중에 휴게소도 있는데 강변 언덕이에요. 사진은 못 찍었어요^^ .. 지금은 밴프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밴프 시내를 들어갈 때도 자전거 전용은 아니지만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요.



자전거로 밴프를 투어하는 즐거움은 곳곳에 많습니다. 




밴프의 아이콘 런들 산과 터널 마운틴을 배경으로 타운 주민들이 레저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해발 2945m 런들 마운틴을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보우강. 맑고 찬 푸른 물이 내 가슴에 저미듯 그렇게 흘러갑니다.



밴프에 오시면 마구 돌아다니지만 말고 마치 이렇게 현지인처럼 잔디에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도 감상하고 일광욕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한가히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fireweed 의 분홍빛이 매우 로맨틱하군요



밴프를 외곽으로 벗어나면 자전거길은 다시 고속도로변을 달리게 되죠.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으니 떠나온 느낌은 덜하지만 그래도 여행 온 기분이 듭니다. 여행은 멀리 떠나가기에 설레임이 있죠. 

그곳이 어디든 말이죠. 물론 볼 것이 많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러고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지네요.. 언제나 그러하듯..



Vermillion Lakes 입니다. 습지같은 호수랍니다. 마음의 평화, 자연과 하나되어 느낄 수 있는 고요함이 있는 곳. 



남들이 노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가 그들 속에 잠시 머무는거죠. 눈 앞에서 상상이 가능하니 곧 현실과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여행자들은 자전거를 반납하러 저는 집으로 ㅎㅎ 





밴프야 안녕..

슬프디 아름다운 기억들을 남겨놓은 산행
바라볼 수록 그리움들이 샘처럼 솟아난다.

해발 2540m 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카나나스키스 벨리를 보듬고 있는 오팔 산군의 하나로
3km의 짧은 거리에 높이 900여 m를 오르는 어려움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허리의 멋진 풍경으로 잊혀지고

다시금 절벽처럼 서있는 경사면을 절망하듯 오를라치면
그 위에 선녀들의 놀이터마냥 놓여있는 알파인 메도우로 인해
마치 영화 속으로 들어온듯 아픔들은 흘린 땀과 함께 날아가버린다.


몇번이나 올랐을까.. 그만큼 사랑스러운 산


이 곳이 그리워서..



산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곳..



카나나스키스 밸리를 가슴으로 보듬어 안고



평안과 휴식을 주는 산..



산행의 처음은 사정없이 시작되는 경사로



오르면 보이는 카나나스키스의 속살



역시 이장면도.. 숨어있는 듯 카나나스키스의 아름다움입니다.




오르는 산마다 같은 호수를 다르게 보여주는군요.




나를 잊지 말라는 군요.. alpine forget me not 입니다



Sitka valerian 입니다. 불면증과 relaxation에 좋다는군요. 그래서 산에 가면 마음이 안정되고 다녀오면 잠이 잘 오나봅니다.




산 허리를 굽이 돌아오는 모습은 매우 드라마틱하죠. 트렉킹의 멋이 느껴지는..



동행한 산친구가 산을 오르는 뒷모습에서 구도자의 엄숙함도 느껴집니다.



그리즐리 픽 바로 아래에 넓게 펼쳐진 알파인 초지입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으로 고요와 정함을 선사해주죠.



어려운 경사를 오른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희열



그리고 정상에서는 카나나스키스 호수와 산과 밸리가 한 눈에 완벽한 모습으로 펼쳐집니다.



모든 수고를 내려놓고 무아지경으로 자연과 하나되는 순간




산행은 그리움을 남겨 놓죠.



바위를 오르내릴 때의 짜릿함은 중독성이 있어요




forget me not, 물망초, 나를 잊지 말아요.... 우리 말 이름이 더 예쁘군요.


mountain avens 추운 고지대에서만 살아요 잎은 두꺼운데 꽃잎은 가냘프군요.. 청초한 미시 같아요



white camas 독이 있대요...



blue flax



Golden mantled ground squirrel 북미의 서부지역에만 산다는 땅다람쥐입니다. 그리즐리 콜의 터줏대감이죠.



fleabane


이 우아하고 고상하게 생긴 야생화는 록키의 험준한 환경에는 웬지 어울리지 않을 것 만 같지만

야성미 철철넘치는 가운데의 부드러움이란 세상에 다시 없는 조화로움입니다.

인생 역시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요.




흔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인생에 곧잘 비교하곤 합니다. "바둑은 인생과 같다." 마라톤은 인생이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등등.. 등산도 그러하죠. 생각컨데 이 모든 것들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아닐까요.
이야기가 있다는 거죠. 클라이막스와 디프레션, 그리고 반전이 있는 한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




Gap Peak 은 데날리가 사는 캘거리에서 약 40여분 떨어진 곳, 록키산 초입의 산으로 해발 고도는 2500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엘리베이션 게인(표고차) 이 1200m 이상으로 매우 힘든 오름이 요구되는 산입니다.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등은 고속도로변에서도 보이지만 여기서 보는 경치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산행은 근처 시멘트 플랜트에서 나는 공해스러운 소음으로 유쾌하지 않은 시작을 해야했지만 오름과 함께 펼쳐지는 파노라마 풍경은 평소 눈 높이에서 지나치며 숱하게 보아왔던 호수 Lac Des Arcs, 그 주변을 뱀처럼 흐르는 푸른 보우강, 그리고 크고 작은 폰드와 레이크, 아름다운 습지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금새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인생의 오르막이 있죠.



경사면에 떡하니 버티고 선 두개의 락밴드 클리프를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서니 눈 앞에 수려한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 림월 마운틴을 배경으로 그라토 산이 나타나 이렇게 캘거리에서 지척인 곳에서도 록키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음에 감탄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즐거움 뒤엔 흔히 고난이 따르죠. 물론 고생 끝에 낙이 오지만요. (그게 인생은 새옹지마 ㅎ)
멋진 풍경을 뒤로 한 채 다시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떼자 우리를 기다린 것은..
공.포.의. 자갈. 스크리. (경사면이 자갈로 되어 한 발 오르고 두발 미끄러지는 구간)
그러나 가까스로 2보 전진 1보 후퇴. '앞으론 이런데 가지 말자구욧 !!"



그러나 오랫만에 진국 같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그 땀 방울방울마다 훌륭한 자연의 멋진 감동을 reward 로 받았기에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의 휴식은 어떤 여행에도 비할바가 없었어요,
재즈 음악과 보사노바 가요를 들으며 다방커피 한잔.. 산정카페가 따로 없었다는..
얼마만에 맛보는 rain and thunder free afternoon 인지 말입니다.



그런 가운데 멀리 희미하게 캘거리 다운타운의 스카이 라인이 보이는 정상에서
뒤로는 장쾌한 록키를 엎고 앞으로는 드넓은 대평원을 품어 막힌 가슴 풀어내고
쳐진 어깨 들어 올린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산행 내내 긍정의 대화, 따뜻한 배려, 정이 넘치는 나눔으로 함께한 산우들이 있어
감동이 배가되었고 더욱 행복할 수 있었어요.

Lake Louise.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임이 있다. 처음 이호수를 보았을 때 숨이 턱 막히는 듯 아무 말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저 푸른 녹색의 빛깔은 무엇이며 그 깨끗함은 어디로부터인가. 이 한 여름에 눈 앞의 빙하가 웬말이며 주변의 산들은 어찌하여 저리도 거칠단 말인지. 이 모든 놀라움들이 함께 어우러져 내 혼을 빼놓고 말았다.


루이스 호수는 케네디언 록키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고 모자람이 없다. 


" 이제 되었다.. 이걸 보았으니 내 죽어도 여한이 없다."


"  As God is my judge, I never in all my explorations saw such a matchless scene" 

    - 하나님이 내 심판자이실진대 내 탐사 역정에 이처럼 상대를 찾을 수 없이 보기드문 장면은 보지 못했노라.. 


첫번 째 말은 언젠가 루이스 호수에 섰는데 어떤 나이 지긋하신 한국 관광객 할아버지께서 막 호수에 도착하여 이 장면을 보시더니 자기도 모르게 내 뱉은 말이다. 그냥 거의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온 찬사였다. 그 분은 그러고도 한 참을 그 자리에 서서 호수를 바라보았다. 


두번 째 말은 1882년 이 호수를 세계 최초로 본 백인이라고 하는 Tom Wilson 이라는 인물이 아직은 길도 없는 깊은 숲을 뚫고 올라와

(bushwhack 이라고 한다)호수 앞에 섰을 때 내 뱉은 헌사였다고 한다. 


탐윌슨은 온타리오에서 태어나 물품 조달 업무와 RCMP 등에 종사하다가 CPR 철도회사 직원에 고용되어 레이크 루이스일대에 오게 된다. 천성이 자연을 좋아하고 특히 숲을 헤치고 강을 건너는데 소질이 있었던 그는 산위에서 나는 우렁차고 웅장한 소리(avalanch 눈 사태 소리) 에 이끌려 부쉬웨킹(숲을 헤치고 나가는 것) 을 하여 자연의 놀라운 장관 앞에 마주하게 되었다. 




Ho-Run-Nam-Nay.... 즉 Lake of the little fishes 라는 뜻의 원주민 말의 호수 원래 이름이다. 이를 탐 윌슨은 그저 보이는대로 Emerald lake 라고 이름지었다. 이 이름은 나중에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딸 루이스 공주의 이름을 붙여 변경되기까지 사용되었다. 레이크 호런냄내이  원래이름으로 돌리면 안되나.



루이스 호수의 에메랄드 빛은 참으로 독특하다. 위에서 보면 더욱 선명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루이스 호수는 역시 여름 하이킹에서 만날 때 제격이다. 




호수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호텔 뒤 왼쪽으로 캐나다에서 두번 째로 규모가 큰 스키리조트인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이 보인다



이 호텔엔 Ghost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많은 투숙객들의 리뷰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탐윌슨이 밤에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호텔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숙객이 아니면 확인이 안되니 호텔측에서 만들어낸 전설일까?



11월 11일 캐나다 현충일인 오늘, 이제 이 멋진 호수는 얼어있다. 이렇게 해서 내년 5월 말이나 되어야 다시 에메랄드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겨울 루이스 호수는 여전히 그 놀라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겨울이면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장으로, 얼음 조각장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과연 얼음이 꽁공 얼었는지 확신이 안서 나는 지나가보진 않았다. 최대 수심 70m 의 차가운 빙하 호수에 빠지고 싶진 않으니. 




오른 쪽 인물이 탐윌슨이다. 그의 짧은 전기 속에 자연에 대한 열정과 경외심이 느껴진다.  왼쪽의 인물은 Philip Stanley Abbot 으로 루이스 호수 뒷편의 Mt Lefroy를 오르다 사망한 사람이다. 이것은  북미에서 최초로 일어났던 등반중 사망사고로 알려져 있다. 호수 뒷편 빅토리아 마운틴을 비롯한 주변 산을 알파인 등반하는 데 베이스기지가 되는 Abbot pass hut 은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왼쪽의 여인은 Engelhard, Georgia 로 빅토리아 마운틴을 13번이나 오른 여자다. 또한 그녀는 9일 동안 9개의 산을 올랐다는데 그 면면이 무시무시하다. Mt. Lefroy, The traverse of the two Pope`s peak, the traverse of Haddo Peak and Mt. Aberdeen, Mt. Hungabee, Mt. Huber, Mt. Victoria, Mt. Biddle. 이 모든 산들이 빙하와 만년설, 암벽으로 된 알피니즘 산들이다. 이쯤되면 가히 세계 탑 클래스 마운티니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Mt. Fairview 가 보인다. 오늘은 이 산의 중간부분에 있는 viewpoint 를 다녀오려고 한다. 




보트 렌털 케빈은 겨울이면 노르딕 스키 대여소로 바뀐다. 물론 강습도 하니 배워볼만하다. 




출입을 통제하지 않으니 꽝꽝 얼긴 했나보다. 그러나 11월이면 웬지 미심쩍다.  언 호수를 걸어 관통하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이 호수엔 cutthroat trout 와 white fish 등이 산다고.. 얘네들 크기가 작은가 보다. 그러니 원주민들이  작은 물고기의 호수라고 불렀지.




viewpoint  오르는 길은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시피 하다. 경사도 제법 가파르다.





 동부 캐나다 퀘벡에서 온 관광객들.. 산이 환상적이라고 했다. 웅장함에서 압도당해 떠날 수가 없다고.. 




뷰포인트에서의 호수는 또다른 모습이다. 역시 오른만큼 시야가 열리고 감동도 더해진다. 



레이크 루이스의 설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여러번 본 장면이지만 그때마다 `wow' 저절로 감동하게 된다.



참으로 아름다운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 Lake view의 방은 가격이 터무니 없다. 그리고 Lake view 가 아니라면 굳이 이곳에서 잘일은 없지 않을까? 그건 캘거리 사는 내 사정이고 먼데서 온 여행객이라면 자볼만하다. 언제 이런데서 한 번 자 보겠는가.. 여름.. 새벽미명에 창문을 통해 비치는 호수의 은밀한 모습.. 물안개가 에메랄드 빛 사이로 올라오는 모습.. 달이 떠 있다면 더 좋을테다..




그에 비해 호수 약간 아래쪽에 있는 이 랏지는 가성비에서 그나마 나은편이다. 그러나 성수기때는 여기도 만만찮다. 




모레인 호수로 가는 길은 첫눈이 오는 날이 close day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적설량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바로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시작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눈으로 인해 약 1주일 이상 시즌이 당겨졌다. 이날 수많은 스키어들로 인해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적설량이 충분한 것은 아니어서 트랙셋이 되어 있지 않았다. 왕복 20여 km 의 훌륭한 자연 스키장.



내려오는 길에 레이크 루이스 old train station 에 다시 들렀다. historic site 이다.  그냥 옛정취를 맛보는 시간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다. 이곳 역사는 시즈널로 식당으로 운영된다. 



식당 메뉴. 지금은 여름과 겨울 사이 shoulder season break 기간이다.  버팔로, 디어 등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개척시대 서부 느낌이 난다. 





식당차가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시즌 오픈 되면 다시 레스토랑으로 사용된다. 달리진 않지만 운치있는 식사가 가능할 것 같다. 





옛스러움에 대한 향수는 어디나 똑같지 않은가. 인간은 과거를 추억하며 늘 현재의 고통을 잊으려하는 본능이 있다.




돌아오는 길의 Castle Mountain..  참으로 잘생긴 산이다. 내년에는 다시 올라 가보아야겠다.




 

알고보면 캔모어 역시 엘크 사슴의 서식지다. 도시 가운데 대형 사슴이 돌아 다니고 주택가 뒷마당에 마치 키우는 동물처럼 돌아다닌다. 캐나다 이기에 가능한 모습.. 사람과 자연이 최대한 마찰을 피하며 공존하려는 노력들의 결과이다.



유유자적 길을 건너는 폼이.. "여긴 우리땅이여!!"  그래 맞아 !! 



수컷의 뿔이 아직은 크지 않다. 아직 어린 녀석. 성숙한 수컷은 보는 것 만으로도 압도된다. 



이 중의 한녀석은 몸에 상처를 입었다. 큰 상처가 아니긴 하지만 ㅜㅜ



마치 농장처럼.. 그러나 엄연한 야생이다. 수십마리의 엘크들이 이일대에서 자기 구역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 야생 캐나다의 멋진 모습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캐나다. 서로를 존중하고 공생하는 가치가 살아 있다. 




오늘 록키 여행은 소박했지만 역시 장쾌한 자연을 최소한의 간섭으로 존중하며 그 혜택은 최대한 누리는 캐나다의 철학을 오롯이 느낀 하루였다. 



Untamed Canada.. 어떤 물질적 풍요보다도 가치있다. 


오늘은 다시 Galatea Lake를 소개하려합니다. 사실 이 호수는 제가 그 동안 네번 정도 가본 곳이라 곳곳에 후기를 남겼지만 언제 가보아도 좋은 곳이라 다시금 소개합니다. 


캘거리에서 밴프국립공원으로 가는 1번 하이웨이, 캘거리에서 약 70여 km 지점에서 카나나스키스쪽으로 다시 약 45km 정도 들어가면 갈라테아 레이크로 가는 주차장이 나옵니다. 제가 매번 말하지만 카나나스키스는 일반 관광객들이 잘 오지 않고 여행사 쪽에서도 거의 일정에 넣지 않는 곳임에도 그 아름다움과 깨끗함과 웅장함에서 국립공원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곳, 오히려 더욱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갈라테아 호수는 주차장에서 약 7km 정도를 더 산속으로 걸어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그야말로 야생의 산중 호수로 주변 산세는 말할 것도 없고 호수 자체의 아름다움은 가히 케네디언 록키의 진주요 보배중의 보배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캐나다 록키를 보러오는 분들 중 등산에 일가견이 있다하는 분들은 깃발관광을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곳을 찾아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Galatea Lake는 4계절이 아름답겠지만 한 겨울엔 못간다치고 (아발란쉬, 즉 눈사태가 장난아닌 지역입니다) 아무래도 여름, 그것도 7월이 가장 제격인 곳입니다. 7월이야말로 Galatea 그 이름에 걸맞는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모습이죠. 갈라테아 호수의 진면목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푸르디 푸른 호수에 백옥처럼 하얀 빙하가 떠있는 장면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고 두번 보면 바로 중독되어 버리죠. 갈라테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입니다. 백옥같이 하얀 피부에 빠져들어갈 것 같이 푸른 눈의 미인이랍니다. 바로 이 호수같이. 


아마 오늘은 이 여인을 만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10월도 중순을 지나 호수가 얼지나 않았을런지..



아침고요 록키의 모습.. 록키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의 하나입니다. 조금은 쌀쌀한 10월의 아침햇살이 살포시 덮일 때.. 록키가 막 잠에서 깨나는 순간.. crisp 한 정경을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여기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왼쪽으로 카나나스키스를 향해 들어갑니다. 



제가 갈라테아 호수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2013년 대홍수가 나기 전이었어요. 호수까지 7km 의 하이킹길은 믿을 수 없으리만치 맑은 물이 흐르는 갈라테아 크릭을 따라 혹은 크릭을 왔다갔다건너며 오르게 되어 있어요.  첫번째 다리인 이 현수교를 비롯하여 모두 11개의 예쁜 다리를 건너게 되어있죠. 그러나...



그리고 크릭 양쪽의 숲길은 이렇게 신비하리만치 멋져서 걷는 즐거움을 최상으로 만들어 준답니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나무 사이 오솔길을 걷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첫번 째 만나는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끝까지 가면 먼저 릴리안 레이크가 나타나고 그다음이 갈라테아 레이크입니다.



현수교 다음으로 나타나는 두번 째 멋진 나무 다리에서.. 



선녀탕? 아니 갈라테아 여인의 월풀 냉탕인가요.. 여름엔 발을 담글 수 있지만 여전히 얼음물입니다. 



수해의 흔적입니다. 여기는 웬만하면 쓰러진 나무를 치우지 않습니다. 등산객에게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냥 그대로 둡니다.



네번 째 다리에 나무가 쓰러지며 나무 다리를 정확하게 두동강 냈어요 ㅜ  



이렇게.. 이건 근래의 일인가 봐요. 록키의 나무들은 뿌리가 그리 깊지 않아서 평소에도 이렇게 잘 쓰러집니다. 



트레일 곳곳에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하이킹에 중간 휴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몸에 쌓이는 활성 산소를 분해 배출 할 수 있는 시간이죠.  비타민 씨와 항산화제를 주로 먹으면 좋겠지요.  물론 웃고 떠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충전이 되죠. 




이 하이킹 코스에 두군데의 언덕이 있는 데 이것이 첫번 째 언덕길입니다. 제법 가파라서 힘도 들고 눈이 있으면 조심해야합니다. 하산할 때 애 먹었어요. 그래서 스파이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고개를 막 지나면서 본격적인 겨울 산행으로 접어듭니다. 



릴리안 레이크에 다왔어요. 약 6km를 산 속으로 들어온 거죠. 호수가 벌써 얼어 있습니다. 릴리안 호수는 그야말로 초록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놀라운 색감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산중 호수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죠. 이 사진은 7월의 Lillian Lake 를 찍은 것이에요. 조금 삐뚤어졌네요 



갈라테아 여인의 집은 마지막 150m 엘리베이션 게인을 얻어야만 볼 수 있어요. 릴리안 호수와 갈라테아 크릭의 거시적 모습이 아득한 록키의 꿈을 느끼게 해줍니다. 중앙오른편으로 Wedge Mt. 이 보입니다.



마지막 언덕 역시 제법 가파릅니다.  이미 6km를 걸어온데다 상당한 높이를 올라왔기에 이 구간은 다소 힘든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목표지점에서 느낄 환희의 순간을 기대하면 참을 수 있지요. 충분한 댓가가 주어질겁니다.



숲을 벗어나니  설사면이 나타나네요.  이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오른 쪽으로 이름없는 봉우리가 오늘따라 멋져 보이네요.




바람이 파우더 눈을 흩어 꽤 추운 모양을 만듭니다. 근데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았어요.



갈라테아 크릭을 배경으로 마지막 능선을 오르는 부부의 모습이 멋지네요..



 이제 거의 다왔네요^^ 조그만 더오르면 드디어 갈라테아 호수입니다.



 내려가는 사람들 올라가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모습이 이채롭게 보이더군요. 



다왔군요.  눈이 제법 깊어 허벅지까지 빠집니다. 저멀리 Upper Galatea Lake가 Mt. Engadine 바로 아래쪽으로 숨어 있지만 오늘은 예까지.



저 아래 릴리안 호수는 얼어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더 높은 곳에 있는 이 호수는 얼지 않았어요. 그러나 특유의 푸른 빛을 잃었군요.

왼쪽으로는 타워 마운틴이구요 오른쪽은 엔가딘 마운틴이에요. 이곳은 대표적인 그리즐리 곰의 서식지이기에 조심해야한답니다.



2010년 갈라테아 7월의 모습입니다. 흐린 날이었지만 아름다운 물빛을 보여주고 있죠.  역시 여름이 환상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설경 역시 아름답습니다. 실제로 보면 더욱 아름다워요. 



조금 더 높은 곳에 올라가보았습니다. 설경의 나무 두그루.. 눈 배경이기에 특별한 모습. 



뒤를 돌아보니 눈 덮인 웻지 마운틴이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저 아래로 우리가 차를 세워 둔 곳 도로가 보이는 듯 하군요.



오늘은 혼산 족이 많네요. 저도 전에는 이렇게 혼자 많이 다녔었죠. 요즘도 가끔 기회가 되면 혼산을 하곤 합니다. 혼자가는 산행에는 그 특유의 매력이 있답니다.



힘들게도 왔지만 눈 덮인 갈라테아 호수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기가 더 힘들어 혼자 남아 계속 바라보다 겨우 하산합니다. 



그리고 소복하게 쌓인 눈터널을 지나며 설경을 한 껏 구경했습니다. 지겨울 때도 되었다지만 저는 여전히 눈이 좋습니다. 설경은 언제나 아름답고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눈없는 곳에서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위에서 보니 먼저 내려간 동료가 점심을 먹고 있네요^^ 요롷게 구멍으로 다 보인답니다^^ 



수해가 난 이후 약간의 트레일 변경이 있다는 군요.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 6km 남았네요. 긴 여정입니다.^^



돌아가는 길가엔 눈꽃이 만발했어요^^


멋진 하이킹 길입니다. 가을 속의 겨울을 걷는 즐거움은 신선하고 뭔가 뿌듯한 기분도 들게 합니다. 



이분은.. 아무튼 다람쥐가 따로 없어요^^ 미끄러운 길도 얼렁뚱땅 내려가버리는.. ㅎ 사실 무서워하면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과감할 필요가 있긴합니다. 저도 그래요.. 



저는 이것이 뭔가 예술이다하고 찍었지만 사실은 심각한 수해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불과 작년에 있었던 듯, 아발란쉬 피해까지 겹쳐 크릭이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또한 자연의 일부죠. 인간의 눈에 슬프게 보일 뿐 자연은 언제나 사멸과 탄생을 반복해왔으니까요.. 이게 정말 자연의 자연스런 과정인지 아닌지는 따져봐야하지만. 



이곳은 웻지 마운틴을 배경으로 트레일이 돌아가는 지점인데 제가 나름대로 제일로 꼽는 포토존입니다. 이 사진은 테스트 샷인데 뭔가 느낌이 있어서 버리지 않았어요.  주인공인 코디네이터가 blur 되었는데 그게 오히려.. 



단체 사진은 마음을 따뜻하게 모아주는 효과가 있어요. 굳이 뭔가로 규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는 연대감같은 것 말이지요. 아무튼 이 곳은 배경산과 함께 뒷부분이 공간여백이 되는 점에서 산행이라는 것을 특징적으로 설명해주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저도 한장..



이 산이 이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 중의 하나이니 자꾸만 카메라에 잡힙니다. 해발 2892m wedge Mt.  입니다. 



하산길이 여느 때와 달리 편안하고 싱그럽고 상쾌하며 가볍습니다. 아마도 적당한 하이킹 스펙으로 인하여 그런 듯 합니다. 



이제 다왔네요.. 비교적 하류에 해당하는 이곳은 수해로부터 안전했던 것 같습니다.  갈라테아 크릭의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죠.



우리 멋진 현수교 골든 카나나스키스 브릿지도 안전하구요..



Mt. Kidd 는 역시 잘생기고 웅장하며 압도적입니다. 그아래 카나나스키스 강을 품고 세상을 지켜내고 있어요.



부에나 비스타 알파인 클럽은 2010년 제가 록키를 함께 다니는 사람들에게 제안했던 모임이름입니다. 산악회같이 거창한 조직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느슨한 형태의 산행 모임같은거였습니다. 그래서 규약이니 회비니 회장이니 뭐 이런거 없이 그냥 가고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는 모임이죠. 음악도 사랑하고 와인, 비어도 좋아하고 영화도 사랑하며 늘 여행을 꿈꾸며 사는 문화인들의 산악회라고 나할까요.. 


사람과 풍경. 

풍경이 있는 곳에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없고서야  풍경이란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움이란 곧 사람의 시선, 생각, 느낌일 겁니다. 



그동안 다닌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밋밋했던 길이었음에도 

함께한 사람들로 인하여 산행이 즐거웠으며 

혼자였다면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왔을 만큼 성가시기도 한 조건이었음에도

좋은 동반자들이 있었기에 곳곳에 숨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른 산은 Exshaw Mountain. 록키가 시작되는 Bow Valley  Kananskis 입구에 어떤 광물을 뽑아내는 공장과 시멘트 공장이 있는 그 곳에 Exshaw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hamlet) 이 있고 이 산은 바로 그 뒤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shaw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살았던, 1900년 파리 올림픽 요트 금메달 리스트였고 장인을 도와 시멘트 공장을 이곳에 만든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그 장인이 사위 이름을 이곳 마을에 붙였군요.(위키 피디어)


Hamlet 이란 village 보다도 규모가 작은, 일반적으로 church 가 없는 작은 거주지를 말하는데 중세 영국으로부터 유래된 명칭입니다. Hamlet of Exshaw 는 약 4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는데 아마도 대부분은 시멘트 및 광업 플랜트와 관련된 사람들이겟죠.



이제 아침의 시작이 많이 늦어 졌습니다. 캘거리는 아름다운 아침의 도시입니다.



엑쇼 마을이 채 잠에서 깨기전 산행은 시작됩니다.  산행의 첫번째 장애물인가요?  




오늘도 산행 대장만 믿고 아무런 공부도 없이 따라온 대책없는 산친구들을 위해 길찾고 안전하게 인도하느라 내내 애쓰신 산행대장님. 오늘따라 든든한 모습입니다. 




시멘트 공장입니다. 최고의 자연속에 공장이 있으니 불협화음인데 이게 또 뭔가 묘한 늬앙스를 풍기는 것 같단 말이에요.세계 최고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처음 보는 것은 산이 아닌 공장, 자연의 보고 앞에서 산을 깎아내는 현장이란 말이죠. 




보우 강을 품고 록키산에 둘러쌓인 엑쇼 마을은 아늑한 느낌보다는 뭔가 황량한 분위기,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바로 옆의 공장 때문일까요? 


원래는 밴프 국립공원의 Entrance 가 엑쇼 마을 동쪽에 있었는데 그것이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답니다. 그만큼 엑쇼 마을 주변 역시 국립공원만큼 멋지고 훌륭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많은 하이킹 코스와 호수, 강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오늘 구름이 아침부터 심상찮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아마 그것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보우강은 meander 라고 하죠? 구불구불 구부러진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곳곳에 호수와 폰드를 만들어 놓았죠. 여전히 매우 푸른 강이구요. 




산을 오르는 중, 투박한 비탈면에 시들어 있는 이름모를 풀을 발견합니다.  어쩌면 가을의 참아름다움은 시든 가운데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지오 캐슁 함을 발견했네요.  이것 찾는 사람들은 온 천지를 지피에스로 찾아 해매죠. 



산 중턱부터는 겨울을 걷기 시작합니다. 새로 내린 눈이 얼마나 폭신하든지 그 부드러운 감촉이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함께하는 산친구들의 경력은 대단합니다. 이미 록키의 험산준령 100개를 넘긴 분들, 산행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죠.












빛이 그려내는 풍경은 역광이 될 때 인간의 시선을 더욱 세밀하게 만들어주지요. 카메라는 단지 그것을 잡아내는 도구일 뿐. 





그리고 주변 작은 자연은 초상화의 프레임이 되기도 합니다.










겨울산행은 흑백의 짙은 콘트라스트가 주는 아름다움을 한껏 감상할 수 있게합니다.



오늘 산행은 길을 한참 벗어나 그냥 파르티잔처럼 설산을 기어 오릅니다. 



아직 10월 초, 눈이 그리 깊지 않기에 가능한 산행입니다.




솔방울들이 겨울잠으로 들어가는 시기죠.



동료들이 있었기에 투박하고 지루한 숲 속 눈길을 걸어 올라왔고 그래서 이런 장면을 만나는 거죠.




소복하게 쌓인 눈, 적당한 바람, 눈부신 햇살이 만들어내는 겨울 산의 아름다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희열할 자격은 충분하죠. 



정상에 오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 정상의 고목나무는 세월의 흔적이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맑은 하늘과 하얀 눈, 그리고 눈 덮인 록키의 봉우리가 훌륭한 배경이 되어주었습니다.





로히드 마운틴, 윈드 타워, 림월 마운틴의 웅장한 모습을 잘 볼 수 있었어요. 



맥도날드 산이 멀리 보입니다. 



정상에서는 바람도 많이 불고 다소 추웠어요.



아침에 보았던 그 구름이 좀더 발전하여 역동적인 모습이 되어 있었어요




적란운과 lens cloud 등..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 같고.. 




구름을 쫒아 다니는 사진가들도 있던데.. 그럴만 하죠



부부산악인이라 칭해도 좋을만큼 록키산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런 부부죠. 150개 이상의 록키 봉우리를 올랐습니다.




제 사진 한 장더




가을은 눈 속에서도 살아 남아 그 빛나는 세상의 한 존재로서의 당당함을 외치고.. 



아침 뿐 아니라 오후 햇살 역시 빛그림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이제 거의 평지로 들어섰어요. 이 숲길은 정말이지 걷기에 최고였어요. 상큼한 박하향처럼 머리를 맑게해주고 몸을 씻겨주는 듯 청량하였습니다.




마운틴 바이크 라이딩의 흔적들.. 



함께 산행했던 동료들입니다.



즐겁게 마무리^^


남은 가을이 마음을 애틋하게 해주네요.




비록 초점을 흐렸지만 멋진 추억을 간직하게해주는 사진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은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서 완성된다.  오늘 산행이 주는 의미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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