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이것은 안하고 살 줄 알았습니다.  골프입니다.

한국에서는 원래 귀족스포츠라 여긴 데다 환경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게임자체가 보는 것은 괜찮은 데 

직접하면 매우 지루했습니다. 물론 비용도 엄청드는데다 시간도 없어 골프란 남의 나라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이곳 서구 사회에서는 골프가 완전히 대중화 되어 있고 환경문제도 거의 제기되는 것을 접한 적이 없어 

11년 전 이민올 때 골프를 배워보려고 했었죠. 처음엔 야심차게 코스코에서 골프 셋트를 제것과 아내것까지 

구입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재미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포기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산을 다니기 시작했죠. 산을 다니니까 골프는 더욱 멀어졌습니다. 토요일 산에 가야지 

골프를 치러 다닐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11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주로 연습했던 시 소유 퍼블릭 골프장의 드라이빙 레인지입니다. 100개 짜리 한 바께스가 13불 정도입니다.

 


 

같은 곳, 샤가나피 포인티 퍼블릭 골프장입니다.  50불 내외면 18홀을 칠 수 있습니다. 이골프장에서 시작하여 결국 

이 골프장에서 100타를 무너뜨렸네요. 절 입문시킨 선배님이 더 기뻐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배님이 지난 9월에는 평생을 모든 스포츠와는 아예 담쌓고 살아온 아내를 흔들어 깨워서 골프를 배우게 하셨는데 

의외로 아내가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분께 가서 아내 역시 레슨을 받았는데 한달 반만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윙이 되고 공도 잘 맞추고.. 골프 신동 났네요^^

 

그런데 한창 재미를 들이려 하니 시즌이 끝나네요.. ㅜ

그래서 지난 주엔 얌누스카 산 아래에 있는, 평소에 산에 다닐 때 지나치며 골프장 있는 것 기억하고는.. 

부르스터 랜취 골프장에 아내와 가서  18홀 게임을 했습니다. 가격 싸서 좋고 사람도 별로 없어 우리 둘이서 

거의 황제골프 치고 왔습니다.


골프장 바로 앞이 얌누스카 산이더군요. 평소 헥헥거리며 오르던 산의 전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늘도 산 친구들이 저 위에서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서 마구마구 채를 휘둘렀습니다^^ 


 

아니 ..저곳을 보며 공을 때리는 날이 올 줄이야.. 인생사 알 수 없군요.. 돌아돌아  팔자에 없는 골프까지.. 


 

전장이 짧아 초보인 아내에게 딱 맞는 골프장이었습니다. 중급자 이상에겐 좀 재미없을 듯. 그러나 경치는 압권


 

헐.. 산이 바로 앞에 있넹.. 골프장에서 보니 산도 낮아 보이네요..  

산위에선 이런 모습은 전혀 상상도 못햇었지요. 원래 스토니 원주민 부족의 땅인데 유럽인들이 와서 처음 골프장도 만들고 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산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놀이..한 번씩 하면 좋을 듯합니다.


 


 

불과 입문 한달 보름만에 공이 맞아 나가는게 신기해여..




 

백스윙이 예술^^골프장은 시원하게 탁트여서 나름 힐링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마음공부도 하고.. 뭐 그런거. 

멋진 드라이브샷 처럼 인생의 근심과 미망과 괴로움을 다 날려버리길.. 


 

아내에게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운동이 생겼네요. 다행입니다. 이거라도 할 수 있어서.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고 산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해서 얼마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캘거리 시 안에만 해도 골프장이 

매우 많은 데다 시 주변 인근에도 수많은 골프장이 있고 가격도 한국에 비하면 매우 저렴해서 심심한 캘거리에서 

훌륭한 놀거리 하나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본인이 재미를 붙이니 나도 좋습니다. 부부가 함께할 분야가 하나더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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