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링크스 골프코스에 대한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The Open, 즉 PGA의 The British Open 을 일컫는 말로 골프에 대한 그들의 약간은 오만한 자존심을 함축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들의 골프에 대한 고집과 애정은 또한 이와같은 Links 골프장에도 녹아있습니다. The Open은 오로지 스코틀랜드에 있는 8군데의 Links Course 에서만 해마다 돌아가며 개최되니까요.


강한 바람, 깊은 러프와 항아리 벙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해안의 그 골프장에서 치루는 The Open 경기를 보면 프로들도 쉽게 언더파를 치지 못할 때도 많지만 제가 이번에 제대로 된 링크스 골프장을 경험해보니 과연 이곳이야말로 영국인들이 그 옹골찬 자부심을 고집할만한 골프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진짜 골프장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해안가 모래가 강한 바람에 쓸려 곳곳에 둔덕을 만들어 내륙과 바다사이에 독특한 지형을 형성했습니다. 쌓인 모래에 남아 있는 염분은 비에 씻겼지만 여전히 식물이 자라기엔 너무나 척박한 땅이지요. 그러나 이곳에서도 생명은 잉태되고 자리를 잡습니다.  페스큐(Fescue)와 가시금작화(Gorse) 라고 하는 풀과 관목입니다. 모래땅에 깊이 뿌리를 박고 억센 잎으로 바람과 갈증을 견디는 녀석들. 이 곳에 공이 빠지면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신 잔디는 바다바람을 맞고 자라니 서로 촘촘히 박혀 양탄자처럼 매끈합니다. 그러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벙커는 깊은 항아리 벙커죠. 모래는 그 곳의 그 모래들입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벙커의 모래를 외부에서 가져오면 링크스 골프장으로 쳐주지 않죠. 그만큼 원래의 지형과 지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배수관이나 통로등을 따로 만들지 않은 채 골프코스를 개발했기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주변 경관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Cabot Links Golf Course 는 노바스코샤, 즉 뉴스코틀랜드 해안가에 자리 잡은 전통적인 형태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Links 코스로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Top 100 골프 코스에서 당당히 9위에 랭크된 세계적인 골프장입니다. 




멀리 수평선을 배경으로 1번홀을 출발합니다.



바닷가를 따라 코스가 진행됩니다.  


골프를 치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보기보다는 코스가 매우 어려워 아내들은 골프를 하지 않았습니다.



곳곳에 항아리 벙커. 멀리서 동반자가 샷을 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뭔가 찡한 느낌이 오네요. 골프는 사실 홀로하는 개인플레이죠.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 인간의 의지. 그러나 룰에 따라 정정당당히 해야하죠. 아무도 보지 않아도 지켜야합니다. 

          저멀리 해가 지는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기분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그것.



아무 인위적인 꾸밈이 없어 좋은 골프코스였어요. 자연 속에서 생겨난 목동들의 놀이.  그러나 지금은 돈이 많이 드는 놀이가 되었네요.




Red Fox 가 아닐까 싶어요. 여우는 이런 지형에 매우 익숙한 것 같아요.  우릴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고 ㅎㅎ 



캐봇 링크스 골프장은 캐나다 3위, 세계 9위의 골프장이라고 합니다.




여행 중 유서깊은 곳에서의 골프는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캐나다 대서양연안 세인트 로렌스 만을 바라보며 라운딩을 한 추억은 아주 오래도록 사라자지 않을 것 같네요.



 망망대해 대서양과 세인트로렌스 만을 바라보며 자리잡고 있는 Highland National Park 은 Cape Briton Island의 진수요 뛰어난 자연환경입니다. 193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00km 에 이르는 해안도로를 따라 수려한 풍경이 펼쳐지고 프렌취, 쎌틱문화가 곳곳에 남아 그 흔적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 26개에 이르는 하이킹 트레일이 곳곳으로 뻗어 있어 연중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낚시와 고래구경, 자전거 하이킹과 골프, 하이킹을 취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곳, 곰과 사슴 등 많은 야생동물들의 안식처이자 단풍으로 유명한 울창한 숲이 있는 이 곳은 도시에서 멀어 내왕객이 덜해 호젓한 여행의 기회가 되기에 꼭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어요.




Cabot Trail은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한적한 도로지만 캐나다 특유의 평화롭고 의연한 멋이 있는 길.



거칠고 장엄한 가운데의 고요함이 있는 곳. 비록 이름이 알려져있진 않지만 그 어떤 유명한 곳보다도 좋은 곳입니다. 



초기 프렌취 정착민의 역사가 느껴지는 마을입니다. 



그 길가에 있는 카페였는데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모습. 음식도 맛있었고 커피도 맛있어 정담을 나누기에 안성맞춤인 곳.



프렌취 풍 소보레와 수프가 아주아주 맛있었어요.



국립공원 안을 하이킹을 해야했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가는 여행객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형태 ㅎ 



저 푸른 대서양 바다를 바라보며 하이랜드 국립공원의 산 능선을 하이킹을 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갈 구실이 생겼지만요.



단풍 역시 10월도 중순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상당히 늦어져서 절정이 아니었습니다. 이래저래 우리는 캐나다 동부의 제대로 된 단풍을 여지껏 못보고 있군요. 이 또한 동부 단풍 여행을 한 번 더 가야한다는 구실을 남겨 놓는 것이라 꿈이 있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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