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나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올해 1월 파이프 라인에서 스키를 타다 무릎을 다친 후 11개월 만이니까요 
흠.. 어차피 그후 7개월은 눈이 없었넹.. 아무튼 중요한 건 아니고..

오늘 역대급으로 중요한 뉴스는 드디어 제가 그 한 많은 불루베리 고개라는 곳을 올라섰다는 거예요.
그동안 숱한 산을 오르고 다녔지만 그 어느 산보다도 제게 힘들었던 이곳. 
크로스 컨트리 스키로 두 번의 절망적인 실패를 딛고 세번 째만에 그 고개 꼭대기에 올라가 인증사진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캐나다의 겨울은 추운 반면 그래서 겨울 스포츠의 왕국이란 것입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다운힐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매우 자연 친화적입니다.슬로프를 만들 필요없이 여름 하이킹 코스에 자연적으로 쌓인 눈을 다지기만 하면 누구든 와서 탈 수 있으니까요. 

'누구든'...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다운힐에 비해 배우는 것이 쉽긴 해도 반드시 기초적인 자세와 기술등은 배워야하고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수년전 입문하면서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그냥 난 코스에 달라 붙었고 당연히 이곳 불루베리 힐 고개에서 큰 부상을 입고 말았죠. 




아.. 여기 오기까지 거의 5년은 걸린 것 같네요.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은 강사수준이지만 실제는 망통.  강사자격증 있는 친구로부터 개인 레슨 받아가면서 어렵사리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려가는 것.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다운힐 스키와 달리 발뒷꿈치가 스키바인더와 떨어져 평지와 경사를 걸어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스키가 매우 좁아 다져진 눈위에서만 탈 수 있는데 이것을 그루밍이라고 부르며 정부에서 록키산 공원의 여러곳에다 코스 셋업을 해놓습니다. 

스키 코스 출입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누구든 기초만 배우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가 있어 겨울 스포츠로 더할 나위가 없죠.



몇년도 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암튼 제가 처음으로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신고 따라온 곳이죠.  근데 그 때 여기까지 오면서 이미 제 몸은 제몸이 아니었어요. 가파른 경사가 반복되는 코스를 날고 기던 사람들 따라 쌩초보가 이까지 올라온 것도 기적. 불루베리 힐 올라가는 길목은 그래서 제게 아픔의 삼거리입니다. ㅋ 




그 한많은 고개에 올라서니 Kananaskis  Lake 의 멋진 장면들로부터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다가 이 나무들에 걸렸어요. 처음으로 든 생각이 ' 이나무 잘라버려야겠네..'  근데 제 친구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돌아오는 길에 알았죠. 두사람이 합의했으니 언젠가 잘려 나갈 것 ㅋㅋ 




함께 동행한 친구들에게 무지막지한 감사를드리고.. (내려가는 걱정은 나중에 ㅋㅋ) 무엇보다 크로스컨트리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으로 자세며 터닝 및 정지 기술에 넘어지는 기술까지 모두 한 번에 갈쳐주신 마당 강사님께 무한 감사드리고.. 



여기는 안갔어요^^ 제가 수차례 다치고 좌절하며 얻은 교훈이 모냐하면... 잘될때.. 재미있을 때 그.만.하.자.

까불다 한방에 훅간다 !!  바로 이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일행 중 유일한 부부참석자였던 두분 사진 잘 찍어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정말 카메라고 뭐고.. 손이 시려 죽는 줄 알았어요^^ 



이 장면.. 뭔가 스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같은 것 자아내게하는 느낌으로 보기 좋았어요.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렀고 아침 영하 14도에 바람이 몸시 불어 체감 온도 영하 25도는 족히 되었음직한데도 마음은 외려 따뜻 포근 ㅋㅋ 




스키 실력은 최하였지만 ㅋ 캐나다 살면서 터득한 것 한가지.  아웃도어 못할 수록 더 복장을 갖춰야 없어보이지 않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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