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에 캔모어라는 록키산 입구의 작은 타운에 Ha Ling 이라는 이름의 China man 중국인이 살고 있었죠.

그는 캐나다 대륙횡단철도회사, CPR의 Cook 이었습니다.

당시 캔모어는 록키관광과는 거의 관계가 없었으며 다만 캐나다 횡단 철도의 중요한 기착지였고

부근의 석탄 광산의  배후 도시였습니다.  아마도 그는 철도 건설 노동자로 일했던 수많은 중국노동자들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그가 어느날 사람들에게 바로 앞에 보이는 툭 튀어나온 봉우리를 가리키며 저기를 10시간 이내에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

작고 볼품없이 생긴 중국인이 자신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하겠다고 나오니 사람들은 모두 콧웃음을 치며 조롱하듯 바라보았겠죠.

그리고 자신있게 내기를 걸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이 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없었고 신발 등 장비도 시원찮은데다가 등산 시작도 지금보다는 훨씬 아래 쪽인 타운에서부터

(지금은 산 바로 아래 입구까지 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해야했기 때문에 10 시간 내에 다녀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차이나맨은 보란듯이 그것도 10시간 보다 훨씬 빠른 6시간만에 성공을 했고

정상에 꽂은 그의 깃발이 후에 이 곳을 오른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그의 놀라운 등정이 증명되었습니다.

그 이후 사람들은 Ha Ling을 축하하며 이 봉우리를 Chinaman`s Peak 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1980년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공식적인 이름이 되었고 그가 이 산을 오른지 100년이 지난 1997년 비로소 그의 이름을 따서

Ha Ling Peak 이 되었습니다. 이와같은 명명이 의미가 있는 것은 대개 산봉우리에 사람과 관련한 이름을 붙일 때는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 것이 보통인데 Chinaman`s Peak  이라고 한 것은 그의 인종적 배경을 비하하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100년이란 세월이 지나 차이나맨이라는 모호한 명명을 버리고 원래 이름을 되찾아준 것은 만시지탄이나 사필귀정입니다.




Ha Ling Peak은 공식적으로는 2408m, 오르는 등산 높이는 820m 정도의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아직은 눈이 채 녹지 않아 어려운 점을 제하고는

정상까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데다 정상에서의 경치가 너무나도 환상적이어서 연중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입니다.

이 산은 제가 6년전 록키산을 오르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선택했던 산이어서 언제나 기억에 남고 그 후로도 두번이나 더 올라 매우 친근한 산이죠.

이번에는 하링 픽 옆에 있는 Miners Peak 까지 다녀와 기쁨이 더하였습니다.




록키가는 길.. 5월인데도 벌써 RV 들이 보입니다. 이제 부터 약 5개월간.. 캘거리 및 록키산 일대는 천국의 모습을 보여줄겁니다.



이 목가적인 모습의 평화로운 풍경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알버타만의 보물입니다.  록키산과 대평원이 만나는 지점에 있기에 가능하죠. 





캘거리를 벗어나 약 40분이면 록키의 관문도시 캔모어가 나타납니다. 왼쪽으로 삐죽 솟아 나와 있는 봉우리, Ha Ling Peak 입니다.





캔모어 타운 벗어나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면 어김없이 만나는 Big Horn Ship 암놈입니다. 보통은 떼로 몰려 다니죠. 겨우내 부족한 미네랄을 흙바닥에서 찾아 핥아 먹어요. 일종의 염분 보충이죠. 




Ha Ling Peak 을 옆에서 본 모양입니다.  등산은 오른 쪽으로 올라갑니다. 저수지가 맑군요.



 

주차장에 도착한 후 산을 오르기 전 셀프로 한 컷.


 

등산 초입부터 눈이 얼어서 빙판이군요. 이 때를 대비해서 아이젠을 들고 왔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지그재그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면 이렇게 수목한계선이 나타나고 그 때부터는 돌산을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구간의 눈이 아직 녹지 않아 허벅지까지 푹푹 빠집니다. 구간이 넓지 않았으나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고맙게도 선행자들이 길을 내 놓아 통과하기가 한결 수월했죠. 




눈이 쌓인 구간을 통과하고 돌아보면 록키의 산군들이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이 장엄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상까지는 꽤 올라가야 합니다. 여전히 경사도 가파르고 간간히 스노우 팻취가 남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Ha Ling Peak 과  바로 옆의 Miner`s Peak 사이의 고개입니다. 등산 용어로 Col 이라고 하는데 불어에서 왔겠죠. 영어로는 pass 에 해당되겠고요.. 




이 쪽이  Miner`s peak 입니다. 이 일대가 옛날에는 광산지대여서 아마도 이런 이름이 붙었겠죠. 




이제 오늘의 주 봉, Ha Ling peak 을 향해 마지막 핏취를 내어야겠습니다. 오른 쪽은 천길 낭떠러지요, 왼쪽은 가파른 경사면인데 여기를 가로 질로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들만큼 왼쪽 편 시야가 아찔하죠.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줄줄이 오르내리는 등산객의 모습.. 멋집니다.




여기도 이런 몰상식한 사람이 있습니다.. 산 봉우리에서 아래로 돌 던지지 말라는 안내져. 오른 쪽 천길 낭떠러지 아래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어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오르기에 매우 쉬운 산이라 저만해도 예닐곱차례 왔습니다. 쉬운 산이지만 정상의 감동은 작지 않습니다. 



캘거리 방향입니다. 저 아래 고속도로가 보이네요.



밴프 방향입니다, 정상엔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붑니다. 보온 방한에 특별히 유의해야죠. 



연도 날리고



엎드려 아래를 구경합니다. 건너편 산군들과 사이로 난 이 통로갘은 지형이 Bow Valley 이고요 수만년전 빙하가 밀고 내려온 공간이죠. 빙하가 녹자 이 지형은 사람과 동물들에게 이동과 거주의 공간을만들어 주었습니다. 





미니어춰로 찍어 본 것이지만 여기만 올라와서 보아도 인간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둥바둥 다투며 살 이유가 있을까요? 




점심 도시락입니다. 소박하죠. 현미 콩밥에 멸치볶음, 김치가 전부. 그러나 꿀맛이죠. 





이제 다시 col로 내려와 miner`s peak 으로 갑니다. 




이 쪽으론 아직 눈이 많습니다. 북동 사면이어서 해를 충분히 받지 못해서겠죠. 가로 질러 갈 수는 없습니다. 설사면 아래 어떤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크레바스라도 있으면.. 



다행히 눈이 녹은 경계면을 따라 갈 수 잇었어요. 먼저간 사람들의 발자국은 이래서 소중합니다. 



돌아보니.. 아까 올랐던 하링픽이 저만치에 있군요. 



하링픽과 붙어있는데다 높이도 비슷하고.. 특별하진 않았지만 색다른 느낌은 있었어요. 늘 이 곳은 그냥 지나갔었기에..



캔모어 타운과 건너편 산군입니다. 그라토 마운틴과 맥도날드 산, 그리고 스콰시 팃까지..



마침 여기에 나왼 아무도 없네요. 조용한 시간, 약간의 외로움과 함께 적막한 분위기에 젖어봅니다.



거칠고 척박한 환경의 록키산 정상에서 칼바람 맞으며 눈보라에 파묻히며 여름 뜨거운 햇살에 노출되며 수천 수만년을 견뎌온 흔적이 lichen 이라는 이끼로 남았습니다. 곰팡이와 조류의 공생관계라 하는 신비한 생물입니다. 



태고의 에너지, 신비한 자연의 무한한 기운을 온몸과 정신으로 느낍니다. 저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힘이죠.




스노우 벵크에 앉아 사색에 잠기기도 합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동하며 멀리 하링픽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멋진 세상이군요..


이제 하산할 시간.. 오늘 만난 자연의 친구들 소개하죠.





소나무.. 정말 깨끗하죠. 건강하고 씩씩해 보입니다. 




이 작은 식물들이 여름 옷으로 갈아입기까지는 아직 멀었음을 그들의 가을 옷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바위 틈 돌이끼들의 강렬한 색감이 좋습니다.



kinickkinick  이라고 부르는 Bear berry 입니다. 여름에는 정말 깜찍한 모양의 예쁜 꽃을 피워내죠.




송진이 굳은 건데.. 색깔과 모양이 먹음직하기까지 하네요.





숲은 다시 여름의 활력을 되찾으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맑고 새로운 에너지가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하링픽 이웃의 three sisters mountains 입니다. 세자매봉. 캔모어 록키의 대표 아이콘이죠.  언제 보아도 멋진 산입니다. 


하링픽 산행후기 어떠셨나요?

오르고 싶은 아름답고 멋진 산의 조건이 있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그동안 숱한 산들을 올랐지만 오를 때마다 비슷한 감동을 가질만큼 록키의 모든 산들은 명산입니다.


오늘은 세계적인 절경이라 말하는 곳, 레이크 루이스 바로 오른 쪽에 솟아 있는 세인트 파이란 산을 오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 근처에는 자신의 등산 스펙에 포함되면 매우 뿌듯해질 수 있는, 이름만 들어도 빵빵한 산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해발 고도 3543m 의 템플 산을 비롯하여 그 앞의 에펠 산, 바벨산, 숄 마운틴 그리고 페어뷰 마운틴과 니블락 와이트 산까지..

대부분이 해발 3000m 언저리의 높은 고도를 자랑하기에 오르는 데 어느정도의 등산 기술과 경험도 요구되는 매우 멋진 산들입니다.

 

그 중의 세인트 파이란 산은 해발 2649m/ 등산 고도 910m / 왕복 산행 거리 13km 정도로  비록 easy scrambling으로 rate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거의 하이킹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러나 이 산이 좋은 이유는 정상의 파노라마 뷰가 정말 환상적이어서 

아래 레이크 루이스 전경은 물론이거니와 레이크 아그네스와 미러 레이크까지 한눈에 아울러 감상할 수 있는 외에 

보우밸리의 장관과 멀리 왑타 아이스 필드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크 루이스로 여행오시는 분들 중 등산에 일가견이 있다면 이곳을 오르는 것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산아래만 둘러 보고 가기에는 이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경치를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입니다.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 호텔은 자는 용도가 아니라 보는 용도죠. 여행객들에게는 꿈의 호텔이겠지만.. 1시간 반이면 집에 가는데 굳이 500불 이상 주고 잠을 잘 필요가.. (그래도 난 여기서 함 자보고 시퍼..)

 

 

세계적인 절경 레이크 루이스.  수십번도 더 보아서인지 10대 절경이란 감동이 조금씩 퇴색되어 갑니다. 원래 그런 것이겟지요.

호수 뒤로  맨오른 쪽 두 봉우리 중 높은 곳이 오늘 우리들이 올라갈 Saint Piran Mountain 입니다.


 

등산 초입부에 만나는 뷰포인트. 신비로운 호수의 물색을 처음 보는 순간, '와 멋있다 !'  라고 느끼기 보다는 ' 어 저게 뭐지? ' 

호수라는 생각을 전혀 못할 정도죠. 이곳은 스위치 백(지그재그 길) 이 꺾이는 부분인데 호수로의 전망을 위해 나무들을 일부러 잘라 놓았습니다.

 

 

조금더 올라 미러 레이크에 도착하자 마자 산행동료 뭉게구름님이 고개를 들어 뭔가를 보고 있습니다.


 

이거죠. 거대한 벌집. 모양도 희한하게 우뚝 솟은 산은 정말 벌집처럼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Big beehive 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Mirror Lake.  오늘은 가히 그 이름 값을 하는 듯 미러 호수 반영이 환상적이군요.


 

누군가 포토제닉 포인트에 서 있군요.  이런 곳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서보고 싶죠.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맛보며..


 

계속 숲을 지나 산을 오르는데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실 이호수의 원래 이름은 에메랄드 호수였습니다. 

그러던 것을 빅토리아 영국여왕의 네째딸인 루이스 공주의 이름으로 바꿔버렸지요. 그런데 정작 루이스 공주는 한 번도

이곳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루이스 공주의 중간 이름인 Albert는 알버타 주의 이름으로 명명 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당시 루이스 공주의 남편이 캐나다 총독이었는데 아마도 이곳을 처음 방문한 CPR의 간부가 뇌물성으로 저지른 일이 아닐런지..



 

 

깊은 산중이어서인지 가을은 이미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더군요. 차가운 겨울을 견뎌내면 이녀석들 다시 봄으로 피어나겠죠.  

트레일 곳곳에 라르치가 쌓여 폭신폭신.. 산의 에너지가 몸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미 낙엽이 다 져 버린 라르치 군락지.. 가을이 갑자기 쓸쓸해지기 시작하는군요.

 

 

그래도 안간힘을 다해 버텨보는 일부 질긴 라르치가 대견스러웠다는..


 

오호.. 거침없이 시원한 보우벨리의 전경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2014년 마지막일지도 모를 가을 산행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하이커들의 발걸음이 힘겨운 듯 하면서도 의지적입니다.


 

우리의 호프..뭉게구름이죠. 거의 날으는 산다람쥐 수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보며 스위치 백을 엇갈려 오르는 모습들이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호수에 카누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호수의 밀도가 더욱 높아 보여서 점점 물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녹색 장판을 깔아 놓은 듯.

 

 

멀리 SAWBACK RANGE  의 산군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 이끼 먹은 채 비바람 눈보라에 깎인 지층 바위들이 가로 누워 있는 모습이 

그 자체로 세월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런게 살아있는 유적인거죠. 아름다움의 본류인 것이고..


 

제가 이 산을 처음 오른 2008년 이 근처에서 오르는 연인들을 당시 들고 다니던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고 사람들을 쫓아가 찍어 보았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이에요. 저는 이 사진이 더 나아 보여요. 연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이제 마지막 능선을 오르고 있는 다른 산행팀입니다.


 

BOULDER 들이 가로 놓여 있는 마지막 구간입니다. 이 것들 때문에 EASY 등급으로 스크램블링 산에 등재된 듯.


 

 

능선 오른편 아래에 있는 신비한 색의 Tarn 이라고 부르는 ' 이름없는 연못' 입니다. 대개 빙하가  녹은 물이 고여 여름철에만 있다가 없어지는 연못이죠.


 

정상입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차갑습니다.  건너편 빅토리아 산의 plain of  six glaciers 의 냉기를 실어오는 바람에 한 여름에도 매우 서늘하죠.

그래서 누군가 이런 돌집을 만들어 놓았어요. .


 

니블락 마운틴과 와이트 마운틴이 코 앞에 있습니다.

 

 

93번 재스퍼 방향입니다.  마침 무지개가 떳는데 가운데 구름 때문에 다리가 잘렸네요. 


 

이곳 파이란 산 꼭대기에서는 이곳의 유명한 세 호수, 레이크 루이스, 미러 레이크(가운데) 그리고 맨 오른 쪽의 아그네스 호수를 

한 꺼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정상이 너르다 보니 제각기 놀고 있는 산행 팀.



오늘이 세번 째 산행인 이 분은 멋진 장면 잡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최고의 장면들입니다.  

 

 

이곳이 뷰가 좋죠. 장엄하죠. 큰 산이 코 앞에 있으니.  배경 산의 빙하가 멋지네요. 


 

망부석처럼 서있는 저아래 YYS 님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무지개 다리 건너올 그리운 님을 기다리듯..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YYS님  멋져요~~


 

 

이 장면은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았어요.

 

 

이제 하산합니다.


 


겨우 본인 사진 하나 건졌네요.


 

날씨는 계속 오락가락.. 산 정상의 기온은 거의 영하 수준.  등산하기엔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하산은 언제나 즐거워요. 맛난 저녁도 먹고 편안한 휴식이 기다리기 떄문이죠. 고생했으니 쉬어야죠. (누가 하라고 했니 ㅋ)


 

  하산은 쉬워...어린아이 마냥 즐거운 스티브님


 

누군지 모르지만 명당에 자리잡은 연인들이군요. Travel Alberta !! 표지 사진에 보내볼까나..


 

말을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르는 상품이 있죠. 이 아가씨는 몇년 전부터 계속 보는 데 정말 말고, 산도 좋아하는 아가씨 같아요. 앳되어 보이는 데 수줍음도 많구요.. 

 

 

누군가 열심히 찍길래 나도 따라 찍었어요.  사실은 이 밑에 제 손바닥보다도 큰 능이버섯이 온전히 군락을 이루며 있었어요. 쩝~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스티브 님을 위해 들른 아그네스 호수입니다.  캐나다 초대수상 레이디 맥도날드 여사의 중간 이름을 딴거죠. 그녀는 맥도날드 산 

이름의 주인공이기도 하니 복이 넘쳤네요. 그리고 이 호수를 처음으로 본 유럽여인의 이름이 Agnes 였구요.. 이래저래 아그네스 호수가 맞네요.

 

 

유명한 티하우스입니다.  시즌 접을 때가 되어서인지 한가하군요. 

 

 

다시 내려온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이 호수는 하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하도 많이 찍어서 모든 사진이 그사진이 그사진입니다.

어떻게 찍어야 남들 안찍는 장면이 나올까요?  

 

 

카누 선착장입니다. 원래는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원조격인 장소였죠. 초창기 시절 사람들이 묵어가던 곳.  

겨울이면 정말 아름다운 동화 속의 집으로 변하죠. 이렇게..

 

 

 

이제 가을이 점점 깊어 갑니다. 곧 하얀 겨울이 시작되겠죠.. 이번 겨울은 정말 씩씩하게 보내고 싶어요

멋진 추억을 남기며..

가을은 록키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계절입니다. 여름산과 겨울산에 대한 편애할 수 없는 사랑이 

기로에 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가을만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젖어 드는 계절이죠. 

너무나 짧아서 야속하리만치 가을산은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깝고도 먼 곳, 카나나스키스의 명산 Indefatigable Mt. 에 오른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산은 제가 혼자도 오르고 여러 산우와 함께도 올랐던 그래서 가장 많이 올라갔던 산 중의 하나입니다.

 

south peak 과 north peak 두 봉우리를 가지고 있고 높이는 대략 2640m 산행 높이는 1000m  

산행 왕복 거리는 10km 정도입니다. 두 봉우리를 각각 오르기도 하지만 한 쪽을 오른 다음 두 봉우리 사이를 

ridge walking 으로 건너기도 하는데 이 구간이 칼능선과 절벽크럭스를 포함하기에 약간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주로는 더 쉬운 북봉에서 남봉으로 횡단하지만 오늘은 남봉에서 북봉으로 횡단하기로 합니다.

 

이 일대는 가을이면 라르치라고 하는 침엽 단풍이 유명하여 장관을 이루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절대 아름다움과 카나나스키스 밸리의 전경이 놀랍도록 장엄해서 산행을 숱하게 다녀도 갈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있는 곳이지만 그리즐리 곰의 서식지이기도 해서 산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동안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산행후의 즉석 뒷풀이입니다. 맛난 바베큐 파티를 가진 다음 

우리 모두는 오랜만에 옛노래들을 가물가물한 가사를 더듬어 가며 모두 한곡씩 불러제꼈다는 것입니다. 자유롭고 쿨한 부에나비스타 알파인 클럽의 멋스러움 중 하나 아닐까요.  오래도록 잊지 못할겁니다.


 

카나나스키스는 인디언 전사의 이름입니다. 전투에서 도끼에 이마를 맞아 머리가 깨지고도 살아남아 전설이 되었던.. 

그는 아마도 용감무쌍한 기상과 함께 맑은 영혼을 지닌 청년이었을 것입니다. 카나나스키스는 '두 물이 만나는 곳' 이라는 뜻이니 

그는 정녕 이곳 카나나스키스를 사랑한 사람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캐나다 록키의 진수는 세계 최대 자연 유산에 등재된 밴프와 재스퍼를 비롯한 국립공원에 있지만 카나나스키스는 국립공원 바깥에 있음에도 그들에 못지 않은 비경을 자랑합니다. 캘거리에서 40분~ 1시간 거리에 있어 가깝지만 일반 관광객으로부터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따라서 덜 상업적이며 야생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편입니다.
 


 

오늘의 산행 시작은 양쪽에 도열한 호수의 열병을 받으며 시작합니다. 인터레이크의 아름다움은 여기서 오른 쪽 호수까지를 

포함할 때 가운데에 인디페티거블 산이 떡하니 자리잡은 균형잡힌 모습이죠.  앞에 보이는 산이 오늘 산행의 목표지이고 남봉이 

보입니다. 함께 가는 사람 들 중 4명이 횡단 산행에 함께했습니다.

 

 

 

Lower 레이크 탁트인 전망과 함께 넓은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한없는 위로와 평화가 찾아 오죠.

 

 


 

Lower Lake 건너편에 있는 산군을 오팔 레인지라고 하는 이유를 오늘은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하늘과 호수가 맑고 깊고 푸르른 날..  

건너편 오팔레인지 역시 Lower Lake의 신비한 물빛으로 깊고 푸른 색조가 입혀집니다. 이 일대가 곧 카나나스키스 밸리라 일컬어지는

가깝지만 숨은 비경입니다
 

 

 

이 아름다운 곳을 보았으니 세상을 다 본 것이나 다름없죠. 최고는 언제나 하나로 통하니까요. 그러니까 이미 나는 세상을 가진 

것이나 진배없다고 여겨도 되지 않을까요.  upper 레이크는 그 원시적 위용과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정신으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꿈을 꾸게합니다. 

 

 

주차장을 떠나 방파제를 지나면 바로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은 우리에게 살아 숨쉬는 교훈을 주죠. 

"아낌없이 주는 것에 겸손히 답하라" 

쉼이 있고 에너지가 있으며 그로인한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그러나 숲은 그만큼 존중받아야합니다. 그 숲은 나무와 이끼와 풀과 
꽃들과 돌과 흙과 바위와 그 안의 온갖 살아 움직이는 것들로 충만하죠. 그들이 주인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손님일 뿐.

 

 

Upper Lake 의 신비한 물색은 이미 주변의 모든 호위하는 산들을 푸른 색조로 물들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구름.. 그러나 이 위대한 

자연은 또한 인간에 의해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나니 사람이 곧 아름다움이 완성이 아닐까요. 

 

 

주차장에서 이곳 view point 까지 오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경치를 볼 수 있죠. 그러나 짧은 거리에 경사가 매우 급해서 숨이 턱밑에까지 찹니다. 장쾌하고 시원하며 놀랍도록 훌륭한 경치입니다. 이를 볼 수 있음에 행복할 뿐..

 

 

이제 정상 도전하는 사람들은 하이킹 트레일을 벗어나 본격 산행을 시작합니다.

 

 

 

Lyall` larch 라고 부르는 이녀석들은 해발 고도 2200m 부근에만 서식하는 수종으로 침엽수입니다.
그러나 다른 침엽수와는 달리 단풍이 지고(황풍) 잎이 떨어집니다. 침엽단풍 낙엽수죠.

 

 

가을 색은 화려함과 차분함의 조화인 것 같습니다. 한 시대가 저무는 것이 결코 슬프지만은 않다는 듯.   사철 푸른 소나무 전나무들 틈새에서 이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곧 우리 사는 세상의 다양성의 하나. 달라서 아름다운 것. 


 

허드러진 라르치의 향연입니다.  산 능선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모습이 소박하니 편안한 감동을 줍니다. 처음엔 노란 색 일색인 

것이 단조로운 듯 했지만 이제 보다보니 익숙해져서인지  이또한 나쁘지 않고 나름의 운치가 있습니다..  

노오란 가을색은 파란 하늘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냅니다.  등산 길이 노오란 라르치 터널을 지나는데 특별한 느낌이 덜더군요. 

 

 

이렇게 산 중턱에 올라 주변 경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 이룬 느낌이 들정도로 충분히 아름답지만 그래도 정상을 고집하는 

이유는 뭔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죠



다시 오른 쪽으로 희끗보이는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오를 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점점 뷰가 장엄해집니다. 마치 조경이라도 한 듯 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지.. 건너편 산 넘어에 제가 사는 캘거리가 있죠.

 


노오란 잎의 라르치 소나무 가지가 푸른 카나나스키스를 배경으로 살짝 내밀어 있는 이모습은 추억이 절로 생각나게 합니다.  




이제 트리라인을 지나 하늘로 향하는 길을 따라 마지막 능선을 오릅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니 그저 보고 또 보는 수 밖엔..

캐나다 록키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구사하며 우리가 캘거리에서 살아가는 특권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먼저 오른 산우가 마지막 능선을 올라서는 모습..



제가 여기에 서서 노랠 불렀습니다. 그동안 산에 올라 한 번 해본 적이 있지만 그땐 누워서 하늘보며 불렀고 오늘은 이 자리에 서서 

카나나스키스 밸리를 가슴에 품으며 멋지고 훌륭한 청중들, 산과 나무와 호수와 하늘, 그리고 함께한 산행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멋지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잘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껏 소리를 내어 불렀지요. 


" 저하늘에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마지막을 힘차게 오르는 왕언니.. 언제나 그 도전 정신과 산행 기술과 꾸준한 체력, 밝고 맑은 영혼.. 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정상에 선 놀라운 체력과 경륜의 부부 산악인입니다. 제가 이 분들을 처음 우연히 만난 것이 6년전 이 산 중턱에서 였는데 

근래 다시 산우로 인연을 맺었고 오늘 이산을 함께 올랐습니다. 부부가 같은 취미로 함께 하니 이보다 더 아름답고 좋을 수 없죠.  

험한 세상 서로 다리가 되어주듯 산행 중 부부합심하여 모든 어려움 극복하면서 삶의 초미한 긴장과 건강한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는 모습 보기가 참 좋습니다.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뷰 Lower Upper Lake 와 interlake 주차장, 카나나스키스 밸리와 오판 레인지, 그리고 하늘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장면입니다.



어느덧 해가 오른 쪽으로 기울며 upper lake 에 신비한 반사광을 만들어내었습니다.



 lower lake 의 아름다운 모습..



upper lake 뒷편, 산 정상 아니면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죠. 



하이킹 팀이 저 아래에 있군요. 보이나여? 숨은 그림찾기..



따뜻한 햇살의 어루만짐 속에 약간은 차가운 듯 그러나 부드럽게 다가오는 바람을 느끼며 록키의 품 속에서 삶의 환희를 만끽합니다.



김광석의 ' 서른 즈음에'  MP3  로 들으며 맛난 점심을 먹습니다. 햐.. 이 기분.. 지금도 느껴집니다. 산 꼭대기에서 햇살 따뜻하니 포근하고 노래 좋아 분위기 부드러운데 한가한 오후의 흔한 일상인듯한 착각 속에서 마치 꿈을 꾸는 듯 행복했습니다..




이제 다시 오늘의 mission 완수를 위해 출발합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를 건너가는 ridge walking 이죠. traverse walking 이라고 

합니다. 구간별로 양쪽이 절벽인 칼날 능선이 있고 가다가 루트가 끊기는 절벽 crux 가 있어 위험이 노출된 exposure 산행입니다.


고소공포증이나 균형 감각에 문제가 있으면 절대 해서는 안되겠죠.  

이런 산행에서는 팽팽한 삶의 긴장감을 충만하게 느끼죠. 죽음의 공포를 가볍게 체험하면서 살아있음에 대한 또렷한 자각을 가지게 

되죠.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섭렵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나온 능선이 장난 아니죠? 때로 바람도 불어 한시도 긴장을 늦추면 안되죠.



이곳이 마의 Crux 죠. 모두 무사히 잘 내려왔습니다.



가끔 아래를 바라보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순간순간을 즐기는 자세. 기쁘고 즐거운 것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모든 어려움과 고통마저도 긍정적으로 즐기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리고 우리가 통과해온 장애물을 돌아다 보면서 스스로 대견해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앞을 바라보는 거죠.



능선에 서면 양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일종의 팜므파탈인가요..



North peak 북봉에 도달하여 Traverse 성공입니다. 두번째입니다.  전에는 솔로 횡단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룹으로.. 산우들 사진 찍어주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군요.



하이킹 팀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군요.. 아마 아내가 제가 걱정이 되어 먼저 가지 못하게 했겠죠.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은 언제나 등산보다 위험합니다. 대부분의 산행 사고는 하산시에 일어난다는 것. 끝까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되죠. 이런 하산은 올바른 루트를 찾아 내려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고난도의 기술 없이, 특수한 장비없이도 바위타는 즐거움을 충분히느끼게 해주니 록키 스크램블링은 가히 축복이라 생각이 듭니다. ..



가파른 경사지만 날으는 다람쥐같이 내려갑니다.



아름다운 산, 내 마음의 명산이여... 안녕.. 



평화와 자연주의가 절로 생기는 장면.. 



다시 평지로 들어서며 라르치 숲을 지납니다.



허스키 개가 아름답습니다. 간단한 복장의 하이커입니다. 전에는 이런 하이킹 족들이 많았는데 최근 이곳을 곰 서식지 보호구역으로 한 다음 많이 줄었습니다.



본격 라르치 숲으로 들어가기전..



뷰티풀..



이제 다시 등산 초입의 능선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코발트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정상조와 하이킹조로 나뉘는 바람에 오늘 아내와 함께 한 유일한 사진 ..


사실 여태까지만 해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랐죠 ㅋㅋ 어떤 이유로 인해 아내와 헤어져 내가 먼저 내려오고 

뒤에 처진 아내가 다른 두명의 동료와 함께 길을 잃어 깊은 숲 속에서 완전히 헤메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무사히 귀환하기는 했지만 아내가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원래 겁이 많아 ㅎ) 곰이 사는 숲 속을 헤메다 겨우 빠져 나왔죠. 

그만큼 록키는 매순간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귀한 진리를 깨우쳐 준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즐거웠고 행복했던 또 하나의 날이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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