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싶은 아름답고 멋진 산의 조건이 있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그동안 숱한 산들을 올랐지만 오를 때마다 비슷한 감동을 가질만큼 록키의 모든 산들은 명산입니다.


오늘은 세계적인 절경이라 말하는 곳, 레이크 루이스 바로 오른 쪽에 솟아 있는 세인트 파이란 산을 오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 근처에는 자신의 등산 스펙에 포함되면 매우 뿌듯해질 수 있는, 이름만 들어도 빵빵한 산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해발 고도 3543m 의 템플 산을 비롯하여 그 앞의 에펠 산, 바벨산, 숄 마운틴 그리고 페어뷰 마운틴과 니블락 와이트 산까지..

대부분이 해발 3000m 언저리의 높은 고도를 자랑하기에 오르는 데 어느정도의 등산 기술과 경험도 요구되는 매우 멋진 산들입니다.

 

그 중의 세인트 파이란 산은 해발 2649m/ 등산 고도 910m / 왕복 산행 거리 13km 정도로  비록 easy scrambling으로 rate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거의 하이킹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그러나 이 산이 좋은 이유는 정상의 파노라마 뷰가 정말 환상적이어서 

아래 레이크 루이스 전경은 물론이거니와 레이크 아그네스와 미러 레이크까지 한눈에 아울러 감상할 수 있는 외에 

보우밸리의 장관과 멀리 왑타 아이스 필드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크 루이스로 여행오시는 분들 중 등산에 일가견이 있다면 이곳을 오르는 것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산아래만 둘러 보고 가기에는 이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경치를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입니다.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 호텔은 자는 용도가 아니라 보는 용도죠. 여행객들에게는 꿈의 호텔이겠지만.. 1시간 반이면 집에 가는데 굳이 500불 이상 주고 잠을 잘 필요가.. (그래도 난 여기서 함 자보고 시퍼..)

 

 

세계적인 절경 레이크 루이스.  수십번도 더 보아서인지 10대 절경이란 감동이 조금씩 퇴색되어 갑니다. 원래 그런 것이겟지요.

호수 뒤로  맨오른 쪽 두 봉우리 중 높은 곳이 오늘 우리들이 올라갈 Saint Piran Mountain 입니다.


 

등산 초입부에 만나는 뷰포인트. 신비로운 호수의 물색을 처음 보는 순간, '와 멋있다 !'  라고 느끼기 보다는 ' 어 저게 뭐지? ' 

호수라는 생각을 전혀 못할 정도죠. 이곳은 스위치 백(지그재그 길) 이 꺾이는 부분인데 호수로의 전망을 위해 나무들을 일부러 잘라 놓았습니다.

 

 

조금더 올라 미러 레이크에 도착하자 마자 산행동료 뭉게구름님이 고개를 들어 뭔가를 보고 있습니다.


 

이거죠. 거대한 벌집. 모양도 희한하게 우뚝 솟은 산은 정말 벌집처럼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Big beehive 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Mirror Lake.  오늘은 가히 그 이름 값을 하는 듯 미러 호수 반영이 환상적이군요.


 

누군가 포토제닉 포인트에 서 있군요.  이런 곳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서보고 싶죠.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을 맛보며..


 

계속 숲을 지나 산을 오르는데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실 이호수의 원래 이름은 에메랄드 호수였습니다. 

그러던 것을 빅토리아 영국여왕의 네째딸인 루이스 공주의 이름으로 바꿔버렸지요. 그런데 정작 루이스 공주는 한 번도

이곳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루이스 공주의 중간 이름인 Albert는 알버타 주의 이름으로 명명 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당시 루이스 공주의 남편이 캐나다 총독이었는데 아마도 이곳을 처음 방문한 CPR의 간부가 뇌물성으로 저지른 일이 아닐런지..



 

 

깊은 산중이어서인지 가을은 이미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더군요. 차가운 겨울을 견뎌내면 이녀석들 다시 봄으로 피어나겠죠.  

트레일 곳곳에 라르치가 쌓여 폭신폭신.. 산의 에너지가 몸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미 낙엽이 다 져 버린 라르치 군락지.. 가을이 갑자기 쓸쓸해지기 시작하는군요.

 

 

그래도 안간힘을 다해 버텨보는 일부 질긴 라르치가 대견스러웠다는..


 

오호.. 거침없이 시원한 보우벨리의 전경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2014년 마지막일지도 모를 가을 산행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하이커들의 발걸음이 힘겨운 듯 하면서도 의지적입니다.


 

우리의 호프..뭉게구름이죠. 거의 날으는 산다람쥐 수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보며 스위치 백을 엇갈려 오르는 모습들이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호수에 카누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호수의 밀도가 더욱 높아 보여서 점점 물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녹색 장판을 깔아 놓은 듯.

 

 

멀리 SAWBACK RANGE  의 산군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 이끼 먹은 채 비바람 눈보라에 깎인 지층 바위들이 가로 누워 있는 모습이 

그 자체로 세월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런게 살아있는 유적인거죠. 아름다움의 본류인 것이고..


 

제가 이 산을 처음 오른 2008년 이 근처에서 오르는 연인들을 당시 들고 다니던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때를 생각하고 사람들을 쫓아가 찍어 보았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이에요. 저는 이 사진이 더 나아 보여요. 연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이제 마지막 능선을 오르고 있는 다른 산행팀입니다.


 

BOULDER 들이 가로 놓여 있는 마지막 구간입니다. 이 것들 때문에 EASY 등급으로 스크램블링 산에 등재된 듯.


 

 

능선 오른편 아래에 있는 신비한 색의 Tarn 이라고 부르는 ' 이름없는 연못' 입니다. 대개 빙하가  녹은 물이 고여 여름철에만 있다가 없어지는 연못이죠.


 

정상입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차갑습니다.  건너편 빅토리아 산의 plain of  six glaciers 의 냉기를 실어오는 바람에 한 여름에도 매우 서늘하죠.

그래서 누군가 이런 돌집을 만들어 놓았어요. .


 

니블락 마운틴과 와이트 마운틴이 코 앞에 있습니다.

 

 

93번 재스퍼 방향입니다.  마침 무지개가 떳는데 가운데 구름 때문에 다리가 잘렸네요. 


 

이곳 파이란 산 꼭대기에서는 이곳의 유명한 세 호수, 레이크 루이스, 미러 레이크(가운데) 그리고 맨 오른 쪽의 아그네스 호수를 

한 꺼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정상이 너르다 보니 제각기 놀고 있는 산행 팀.



오늘이 세번 째 산행인 이 분은 멋진 장면 잡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최고의 장면들입니다.  

 

 

이곳이 뷰가 좋죠. 장엄하죠. 큰 산이 코 앞에 있으니.  배경 산의 빙하가 멋지네요. 


 

망부석처럼 서있는 저아래 YYS 님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무지개 다리 건너올 그리운 님을 기다리듯..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YYS님  멋져요~~


 

 

이 장면은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았어요.

 

 

이제 하산합니다.


 


겨우 본인 사진 하나 건졌네요.


 

날씨는 계속 오락가락.. 산 정상의 기온은 거의 영하 수준.  등산하기엔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하산은 언제나 즐거워요. 맛난 저녁도 먹고 편안한 휴식이 기다리기 떄문이죠. 고생했으니 쉬어야죠. (누가 하라고 했니 ㅋ)


 

  하산은 쉬워...어린아이 마냥 즐거운 스티브님


 

누군지 모르지만 명당에 자리잡은 연인들이군요. Travel Alberta !! 표지 사진에 보내볼까나..


 

말을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르는 상품이 있죠. 이 아가씨는 몇년 전부터 계속 보는 데 정말 말고, 산도 좋아하는 아가씨 같아요. 앳되어 보이는 데 수줍음도 많구요.. 

 

 

누군가 열심히 찍길래 나도 따라 찍었어요.  사실은 이 밑에 제 손바닥보다도 큰 능이버섯이 온전히 군락을 이루며 있었어요. 쩝~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스티브 님을 위해 들른 아그네스 호수입니다.  캐나다 초대수상 레이디 맥도날드 여사의 중간 이름을 딴거죠. 그녀는 맥도날드 산 

이름의 주인공이기도 하니 복이 넘쳤네요. 그리고 이 호수를 처음으로 본 유럽여인의 이름이 Agnes 였구요.. 이래저래 아그네스 호수가 맞네요.

 

 

유명한 티하우스입니다.  시즌 접을 때가 되어서인지 한가하군요. 

 

 

다시 내려온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이 호수는 하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하도 많이 찍어서 모든 사진이 그사진이 그사진입니다.

어떻게 찍어야 남들 안찍는 장면이 나올까요?  

 

 

카누 선착장입니다. 원래는 레이크 루이스 호텔의 원조격인 장소였죠. 초창기 시절 사람들이 묵어가던 곳.  

겨울이면 정말 아름다운 동화 속의 집으로 변하죠. 이렇게..

 

 

 

이제 가을이 점점 깊어 갑니다. 곧 하얀 겨울이 시작되겠죠.. 이번 겨울은 정말 씩씩하게 보내고 싶어요

멋진 추억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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