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ke Louise.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임이 있다. 처음 이호수를 보았을 때 숨이 턱 막히는 듯 아무 말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저 푸른 녹색의 빛깔은 무엇이며 그 깨끗함은 어디로부터인가. 이 한 여름에 눈 앞의 빙하가 웬말이며 주변의 산들은 어찌하여 저리도 거칠단 말인지. 이 모든 놀라움들이 함께 어우러져 내 혼을 빼놓고 말았다.


루이스 호수는 케네디언 록키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고 모자람이 없다. 


" 이제 되었다.. 이걸 보았으니 내 죽어도 여한이 없다."


"  As God is my judge, I never in all my explorations saw such a matchless scene" 

    - 하나님이 내 심판자이실진대 내 탐사 역정에 이처럼 상대를 찾을 수 없이 보기드문 장면은 보지 못했노라.. 


첫번 째 말은 언젠가 루이스 호수에 섰는데 어떤 나이 지긋하신 한국 관광객 할아버지께서 막 호수에 도착하여 이 장면을 보시더니 자기도 모르게 내 뱉은 말이다. 그냥 거의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온 찬사였다. 그 분은 그러고도 한 참을 그 자리에 서서 호수를 바라보았다. 


두번 째 말은 1882년 이 호수를 세계 최초로 본 백인이라고 하는 Tom Wilson 이라는 인물이 아직은 길도 없는 깊은 숲을 뚫고 올라와

(bushwhack 이라고 한다)호수 앞에 섰을 때 내 뱉은 헌사였다고 한다. 


탐윌슨은 온타리오에서 태어나 물품 조달 업무와 RCMP 등에 종사하다가 CPR 철도회사 직원에 고용되어 레이크 루이스일대에 오게 된다. 천성이 자연을 좋아하고 특히 숲을 헤치고 강을 건너는데 소질이 있었던 그는 산위에서 나는 우렁차고 웅장한 소리(avalanch 눈 사태 소리) 에 이끌려 부쉬웨킹(숲을 헤치고 나가는 것) 을 하여 자연의 놀라운 장관 앞에 마주하게 되었다. 




Ho-Run-Nam-Nay.... 즉 Lake of the little fishes 라는 뜻의 원주민 말의 호수 원래 이름이다. 이를 탐 윌슨은 그저 보이는대로 Emerald lake 라고 이름지었다. 이 이름은 나중에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딸 루이스 공주의 이름을 붙여 변경되기까지 사용되었다. 레이크 호런냄내이  원래이름으로 돌리면 안되나.



루이스 호수의 에메랄드 빛은 참으로 독특하다. 위에서 보면 더욱 선명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루이스 호수는 역시 여름 하이킹에서 만날 때 제격이다. 




호수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호텔 뒤 왼쪽으로 캐나다에서 두번 째로 규모가 큰 스키리조트인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이 보인다



이 호텔엔 Ghost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많은 투숙객들의 리뷰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탐윌슨이 밤에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호텔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숙객이 아니면 확인이 안되니 호텔측에서 만들어낸 전설일까?



11월 11일 캐나다 현충일인 오늘, 이제 이 멋진 호수는 얼어있다. 이렇게 해서 내년 5월 말이나 되어야 다시 에메랄드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겨울 루이스 호수는 여전히 그 놀라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겨울이면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장으로, 얼음 조각장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과연 얼음이 꽁공 얼었는지 확신이 안서 나는 지나가보진 않았다. 최대 수심 70m 의 차가운 빙하 호수에 빠지고 싶진 않으니. 




오른 쪽 인물이 탐윌슨이다. 그의 짧은 전기 속에 자연에 대한 열정과 경외심이 느껴진다.  왼쪽의 인물은 Philip Stanley Abbot 으로 루이스 호수 뒷편의 Mt Lefroy를 오르다 사망한 사람이다. 이것은  북미에서 최초로 일어났던 등반중 사망사고로 알려져 있다. 호수 뒷편 빅토리아 마운틴을 비롯한 주변 산을 알파인 등반하는 데 베이스기지가 되는 Abbot pass hut 은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왼쪽의 여인은 Engelhard, Georgia 로 빅토리아 마운틴을 13번이나 오른 여자다. 또한 그녀는 9일 동안 9개의 산을 올랐다는데 그 면면이 무시무시하다. Mt. Lefroy, The traverse of the two Pope`s peak, the traverse of Haddo Peak and Mt. Aberdeen, Mt. Hungabee, Mt. Huber, Mt. Victoria, Mt. Biddle. 이 모든 산들이 빙하와 만년설, 암벽으로 된 알피니즘 산들이다. 이쯤되면 가히 세계 탑 클래스 마운티니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Mt. Fairview 가 보인다. 오늘은 이 산의 중간부분에 있는 viewpoint 를 다녀오려고 한다. 




보트 렌털 케빈은 겨울이면 노르딕 스키 대여소로 바뀐다. 물론 강습도 하니 배워볼만하다. 




출입을 통제하지 않으니 꽝꽝 얼긴 했나보다. 그러나 11월이면 웬지 미심쩍다.  언 호수를 걸어 관통하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이 호수엔 cutthroat trout 와 white fish 등이 산다고.. 얘네들 크기가 작은가 보다. 그러니 원주민들이  작은 물고기의 호수라고 불렀지.




viewpoint  오르는 길은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시피 하다. 경사도 제법 가파르다.





 동부 캐나다 퀘벡에서 온 관광객들.. 산이 환상적이라고 했다. 웅장함에서 압도당해 떠날 수가 없다고.. 




뷰포인트에서의 호수는 또다른 모습이다. 역시 오른만큼 시야가 열리고 감동도 더해진다. 



레이크 루이스의 설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여러번 본 장면이지만 그때마다 `wow' 저절로 감동하게 된다.



참으로 아름다운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 Lake view의 방은 가격이 터무니 없다. 그리고 Lake view 가 아니라면 굳이 이곳에서 잘일은 없지 않을까? 그건 캘거리 사는 내 사정이고 먼데서 온 여행객이라면 자볼만하다. 언제 이런데서 한 번 자 보겠는가.. 여름.. 새벽미명에 창문을 통해 비치는 호수의 은밀한 모습.. 물안개가 에메랄드 빛 사이로 올라오는 모습.. 달이 떠 있다면 더 좋을테다..




그에 비해 호수 약간 아래쪽에 있는 이 랏지는 가성비에서 그나마 나은편이다. 그러나 성수기때는 여기도 만만찮다. 




모레인 호수로 가는 길은 첫눈이 오는 날이 close day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적설량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바로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시작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눈으로 인해 약 1주일 이상 시즌이 당겨졌다. 이날 수많은 스키어들로 인해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적설량이 충분한 것은 아니어서 트랙셋이 되어 있지 않았다. 왕복 20여 km 의 훌륭한 자연 스키장.



내려오는 길에 레이크 루이스 old train station 에 다시 들렀다. historic site 이다.  그냥 옛정취를 맛보는 시간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다. 이곳 역사는 시즈널로 식당으로 운영된다. 



식당 메뉴. 지금은 여름과 겨울 사이 shoulder season break 기간이다.  버팔로, 디어 등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개척시대 서부 느낌이 난다. 





식당차가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시즌 오픈 되면 다시 레스토랑으로 사용된다. 달리진 않지만 운치있는 식사가 가능할 것 같다. 





옛스러움에 대한 향수는 어디나 똑같지 않은가. 인간은 과거를 추억하며 늘 현재의 고통을 잊으려하는 본능이 있다.




돌아오는 길의 Castle Mountain..  참으로 잘생긴 산이다. 내년에는 다시 올라 가보아야겠다.




 

알고보면 캔모어 역시 엘크 사슴의 서식지다. 도시 가운데 대형 사슴이 돌아 다니고 주택가 뒷마당에 마치 키우는 동물처럼 돌아다닌다. 캐나다 이기에 가능한 모습.. 사람과 자연이 최대한 마찰을 피하며 공존하려는 노력들의 결과이다.



유유자적 길을 건너는 폼이.. "여긴 우리땅이여!!"  그래 맞아 !! 



수컷의 뿔이 아직은 크지 않다. 아직 어린 녀석. 성숙한 수컷은 보는 것 만으로도 압도된다. 



이 중의 한녀석은 몸에 상처를 입었다. 큰 상처가 아니긴 하지만 ㅜㅜ



마치 농장처럼.. 그러나 엄연한 야생이다. 수십마리의 엘크들이 이일대에서 자기 구역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 야생 캐나다의 멋진 모습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캐나다. 서로를 존중하고 공생하는 가치가 살아 있다. 




오늘 록키 여행은 소박했지만 역시 장쾌한 자연을 최소한의 간섭으로 존중하며 그 혜택은 최대한 누리는 캐나다의 철학을 오롯이 느낀 하루였다. 



Untamed Canada.. 어떤 물질적 풍요보다도 가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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