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이민와서 3년만에 처음으로 오른 록키산, Ha Ling Peak 입니다.
5월달이었어요. 밴프에서 혼자 캠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문득 이 산에 올라가보고 싶었지요. 한국에 살 때는 동네 뒷산 한 두번 오르고 관악산과 청계산을 올라본 것이 전부였는데 험한 바위산을 적절한 장비도 없이 물 한 병 달랑 들고 올랐어요.
그런데 이날 이후 나는 록키의 마법같은 세계에 홀라당 빠져들게 되었고 이후 17년 동안 100여개의 록키 고봉을 섭렵하며 대자연의 놀라운 풍경에 포로가 된 채 살아왔습니다.
하링 픽은 마운틴 타운 캔모어의 아이콘입니다. 130여년전 중국인 이민자였던 하링에 의해 최초 등정되었고 그의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Chinaman`s Peak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명명에는 다분히 인종차별적 어두운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하링은 당시 캔모어 광산의 요리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캔모어는 석탄광산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캐나다 횡단 철도가 만들어지는 시기와 맞물려 수많은 중국인들이 이민노동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중국인들은 캐나다 사회에서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형편없는 저임금에 위험한 고강도의 노동을 강요받으며 수많은 중국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이름이 있음에도 Chinaman 1, 2, 3, 4 등으로 숫자로 불렸습니다.
하링은 노동자 1년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인 $50불이 걸린 내기 등산을 하게 됩니다. 길도 없고 제대로 된 등산 장비도 없이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산을, 지금처럼 등산로 입구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10시간 이내로 등정을 완료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링은 보란듯이 성공했습니다. 아마도 저라도 반드시 성공시켰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닌 소떼(Cattle)로 취급당하며 백인들과 같은 식당, 같은 상점을 이용할 수도 없었고, 임금은 다른 백인들의 1/3 수준에도 못미치는 등 극심한 차별을 받아왔다면 내기돈과 상관없이 자존심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할 것 같습니다.
하링이란 이름이 있음에도 차이나맨 픽으로 명명한 것은 사람을 이름대신 차이나맨 숫자로 구분했던 역사에 비추어볼 때 명백히 인종차별입니다. 그러나 캐나다는 지난 날의 흑역사에 대해 하나씩 둘씩 과오를 뉘우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여러가지 조치로 잘못을 되돌리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결과 차이나맨 픽으로 명명한지 100년만에 이 산의 이름은 그 중국인의 이름을 따서 Ha Ling Peak으로 명명되었습니다.
하링 픽은 해발 2409m 로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그러나 700여m의 가파른 경사를 쉼없이 올라야 합니다. 눈도 깊고 마지막 봉우리 부분은 첫 산행자에게는 아찔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럼에도 하링픽은 록키산 중에서도 가볍게 올라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상에서의 경치가 뛰어나며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알파인 겨울 등산의 묘미를 맛볼 수 있기에 가성비가 매우 좋은 사랑스러운 산입니다.
이 시기에 록키를 여행 오면 한 번쯤 올라가볼만합니다.
 
정면에 보이는 산입니다.
록키는 아직 겨울입니다.
도중에 만나는 뷰 포인트에서 잠깐 휴식합니다.
반대편 모습입니다. 저 너머에 밴프가 있습니다.
이제 산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링 픽 옆으로 Miner`s Peak이 있습니다. 눈이 깊어 조심해야합니다.  1타 2피로 함께 오릅니다만 오늘은 생략합니다.
이제 조금만 오르면 하링 픽입니다.
새벽에 와서 일출을 보고 내려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구간은 왼뽁으로 경사가 꽤 가파릅니다. 아찔합니다
드디어 하링픽 정상입니다.  아래로 캔모어 타운이 보입니다.
캔모어 타운과 캐나다 대륙 횡단 1번 고속도로가 보이네요.  건너편의 록키가 웅장하고 아름답습니다.
반대편 산세도 멋있습니다.
정상에서의 뷰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멀리 Miner`s Peak을 오르는 사람들입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합니다.

 

Opal Ridge South 는 왕복 7km 정도의 짧은 거리임에도 해발고도 2620m, 산행높이가 1060m 정도 되어서 오르기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산행 내내 이어지는 급한 경사길과 짜증 만땅 자갈 스크리에다 도중에 약간의 스크램블링(손발써서 바위 타고 넘기)도 해야하고 정상 부근 릿지에서의 칼바람까지, 정상까지의 여정은 상당한 챌린지가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웬만한 산행지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그런 복잡함이 없어서 때론 혼자되어 외로움을 느낄 만큼 호젓하게 산행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구름들과 눈 앞에 펼쳐진 록키의 압도적인 산들이 주는 장엄함, 그런 중에도 가을로 곱게 물들어가는 알파인 메도우의 그림같은 풍경들 속에서 말이죠.

 

터질듯한 심장 박동, 비오듯 쏟아져 내리는 땀으로 범벅인 채 순전히 발품팔아 올라야 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외에는 인공적인 조화가 전혀 없어 가끔씩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원시적이며 때묻지 않은 야생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음에 이런 산행은 중독이될 만큼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팔 릿지 사우스 픽에서 바라본 경치입니다.  

Dr. George Dawson 이라는 지질학자이자, 인류학자 및 고생물학자이면서 교수이자 저술가였던 이 분이 록키를 현장 답사하던 중 이 일대에 오팔이 입혀진 석영(Quarts Crystal)들이 많은 것을 보고는 Opal Range 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오팔은 물을 품어 빛을 내는 특이한 보석인데 건조한 지역에는 물기를 잃어버려 그 빛도 사라진다 하는군요. 

 

오늘의 산행은 왼쪽 숲을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며 가운데 뒤로 보이는 봉우리 오른쪽으로 통과하여 옆으로 난 오팔 릿지를 걸어서 오른쪽봉우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경사를 오르는 중에 간간히 만나는 작은 암벽들을 일부러 타고 넘을 때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기도 하죠.

 

상당한 높이를 올랐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산행 동료가 길을 벗어나 바위벽으로 올라오는군요..

 

산행 내내 Rawson 마운틴이 뒤에서 배경이 되어 주니 뭔가 든든한 느낌입니다.  이제 40번 도로는 까마득해졌습니다.

 

예보와 달리 남쪽 하늘은 비구름이 많아 오후 날씨가 걱정이 되기도 했고 정상에서의 뷰가 걱정되기도.

 

9월로 접어 들었으니 록키를 수놓았던 야생화들은 모두 시들었지만 이녀석들 만큼은 여전히 꿋꿋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Yarrow 입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리스 병사들의 치료를 위해 쓰였다는 전설이 있다죠.

 

바위벽 사이를 오르기도 하며

 

잠깐 쉬려고 앉았던 이 바위가 무려 1억 년 이상은 되었으리라 짐작케해주는 조개화석들입니다.  약 1억년 전후로 이 일대는 내해였습니다. Western Interior Seaway 로 북미대륙을 가르는 세개의 내해 중 하나였다는군요. 

 

록키산은 석회암 산으로 수목한계선 위로는 억겁의 세월동안 켜켜히 쌓인 지층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도 그러한 지구 역사의 일부일 것이기에 잠시 경이로움에 빠져보기도. 

 

오늘 구름은 매우 바쁜 날입니다. 서로 뭉쳤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며 해가 났다 들어갔다 하늘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을은 빛이 바래는 것으로 우리를 슬픔의 감정 속으로 이끌죠. 그래서 산에는 즐거움과 함께 슬픔과 쓸쓸함이 같은 아름다움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제 7부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이제부터는 알파인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건조한 데다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없기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작은 풀들과 추위를 견디는 일부 꽃들만 살아있는 곳. 그래서 더욱 애처롭지만 오히려 엣지있는 생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7부 능선길은 짧지만 기막힌 백뷰를 선사합니다. 오른 쪽으로 Mt. Kidd 가 위풍당당히 서있고 카나나스키스 밸리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네요.  이 능선은 예전에 안젤라님께서 도달했던 곳이지요. 예까지 올랐던 기억 되살려서 쾌유하시길 빌어봅니다. 

능선을 걸어오는 산 친구의 모습은 언제나 멋져서 매우 드라마틱한 느낌을 줍니다.

 

Mt. Kidd 의 모습을 가까이 잡아 보았습니다. 떡하니 누운채 지옥의 오르막임을 알려주는 경사면만 보아도 다리가 아파오는 듯 ㅋ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아이콘 중의 하나이기에 더욱 뿌듯했던 기억.

 

릿지 하이킹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알파인산행의 느낌을오롯이 느끼며..

오늘은 중간에 쉬지도 않고 예까지 쉼없이 올라왔는데 이제 한 숨을 돌려야겠습니다.

 

알파인의 가을색은 따스한 햇살로 인해 마음을 따뜻하게 채색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군요  

 

 

 

찬 서리에 바래고 시들어가는 중에도 힘을 잃지 않은 고고함이란..

 

세상을 굽어보며 당당히 겨울을 견뎌내겠죠.

 

 

 

그 기상을 배우며 호연지기로 세상을 크게 품어봅니다. 일상에 돌아가면 다시 바뀌는게 문제지만 ㅋㅋ 

마치 자연 요새처럼 양쪽으로 난 바위가 Gate 가 되어주는 곳.

 

계속하여 Opal Ridge South 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돌아본 장면이구요 Wedge Mt. 이 거대하게 솟아 있네요.

 

Opal Ridge 남쪽 모습입니다. 

 

오른 쪽 끝의 South Peak 이구요. 

능선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었어요. 몸이 다 휘청거릴 정도. 

 

드뎌 정상에 도착 !! 오랜만의 산행이었지만 좋은 핏치에 매우 기분 좋은 등산이었습니다.  

 

정상에 서면 언제나 안도감과 성취, 경외와 기쁨이 힘든 여정을 모두 잊게 합니다.

 

정상 뷰입니다. Mt. Evan Thomas 와 Mt. Packenham, Mt. Hood 도 보입니다. Grizzly Col 도 살짝 보이고요.

 

Mt. Denny  (Center Right) 뒤로는 Bragg Creek  Kananaskis 입니다. 

 

The Lower Kananaskis Lake 와 그 일대를 당겨서 보았습니다. 

 

봉우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이군요. 다리가 후들거려 초점이 날아갔어요^^ 오른편에 우리가 차를 세운 Gas Station 주차장이 보이네요. 

 

멀리 lower Kananaskis Lake 가 보이고요.. 왼쪽 편에 살짝 Grizzly Col 이 보입니다.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은 언제나 아쉬움과 함께 또다른 긴 여정에의 부담을 지고 내려가지만 올라올 때 놓친 뷰를 감상할 수 있으니 즐거운 일이죠. 

 

오늘은 우리들 외에 서너팀 정도 더 올라온 것 같습니다.  한 두 그룹 정도 더 온다면 산행이 복잡하지 않고 또 외롭지도 않고 적당한 듯 합니다.  산행 중 사람을 만나면 무섭다는데 여기서는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곰에 대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하산길도 조심조심. 자갈 스크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자갈 스키라고들 합니다) 는 편리하지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약간의 기술과 함께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오랜 세월의 산행으로 다져진 트레일. 숱한 세월 사람들의 흔적들입니다. 

 

하산 길 중 동료 한 분이 사라졌습니다. 길을 잃어버린 듯 합니다. 그래도 계속 하산하면 길을 만나니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문제는 곰이죠. 이런 숲 속에 혼자 떨어져 버리면 약간의 공포가 엄습하기도 합니다. 특히 곰이 설치는 동네니까요. 

 

파워라인입니다. 길잃은 산친구의 눈에는 그 짧은 시간의 아마도 이런 흑백사진같은 모습이 아니었을런지 ㅋㅋ 

 

주차장의 아스펜 한그루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비록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 못했으나 옛추억을 되살린 산행이었으며 멋진 풍경과 힘찬 도전이 어우러진 훌륭한 산행이었습니다. 록키산은 언제나 최고의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는 것이고요. 

 

이제 남은 사진들 나누며 오랜만의 후기를 마칩니다. 

 

Grizzly Col 의 모습을 이곳에서 보니 색다릅니다. Mt Packenham, Mt. Hood, Mt. Brock 등이 보입니다.

 

 

Opal Ridge 북쪽 방향입니다.

 

정상에서는 누구나 잠시라도 상념에 빠지곤 하죠.

 

사진을 위한 포즈이긴 하지만 ^^

 

알파인 메도우의 멋진 장면 

 

주차장에 세워둔 누군가의 빨간 승용차가 노란 단풍으로 인해 더욱 섹시해 보입니다.^^

보기에 멋진 산, 오르기 어려운 산이 반드시 훌륭한 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기에 밋밋하고 오르기 쉬운 산이지만 그 특별한 로케이션으로 인해 숨이 막힐 듯한 정상 뷰를 제공하는 산들이 있죠. 


오늘 다녀온 Cirque Peak이 바로 그런 산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세번 째 방문이었던 이 산을 또다시 설레임으로 다녀온 것은 정상에서 만나는 장면들과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트레일 주변이  보석과도 같은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뾰족한 봉우리, 온갖 풍상 속에 기기묘묘한 모습을 한채 억겁의 세월을 견뎌온 산들과 순백의 눈들이 수만년간 켜켜히 쌓여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변하여 마치 강처럼 흘러내리는 빙하, 그리고 그 빙하 물이 모여 만든 신비로운 색깔의 호수들이 록키의 하드웨어라면 그 속에서 생명을 잉태하여 그 웅장한 자연을 생명의 보금자리로 만든 울창한 숲과 탁트인 메도우, 그 속의 야생화와 동물들은 록키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Helen Lake, Cirque Peak 하이킹은 록키 최고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만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Cirque Peak 정상에서는 이와같이 Bow Lake의 발원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캘거리를 지나는 보우강이 시작되는 지점이죠. 

거대한 빙원, Wapta Icefield 가 Bow Glacier 가 되어 흐르기 시작, 푸른 빙하호수를 하늘 바로 아래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흔히 

Upper Bow Lake 라고 하나 원래 명칭은 Iceberg Lake인 하늘 아래 이 작은 호수는 오직  Cirque peak 에 올라와야 만날 수 있습니다. 



Bow Lake 입니다. Upper Bow 작은 호수 물이 흘러 이 크고 아름다운 호수를 만든 다음 장장 587km의 보우강이 시작됩니다. 



Cirque Peak, Helen Lake 하이킹에서 만나는 가장 스펙터클한 산, Dolomite Peak 입니다. 케네디언 록키에서 아주 독특한 지형의 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태리 알프스 돌로마이트의 케네디언 버전입니다. 



원래 이곳 하이킹 트레일은 야생화들로 뒤덮인 초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을의 초입이라 대부분이 시들어 한 해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군락을 이룬 웨스턴 아네모네가 찬란했을 여름을 짐작하게 할 뿐. 




오늘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만나러 갑니다. 


이제 여정을 따라 함께 가보시죠. 




하이킹이 시작되는 Trail Head 입니다.  숲길을 따라 꽤 힘든 경사를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숲길의 즐거움은 천천히 걷는데 있는 것인데 우리는 언제나 거의 이런 길을 그저 통과하는데 이용할 뿐이죠. 언젠간 좋은 숲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걷고 싶기도 합니다.




산행 동료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곳은 숲길 경사를 막 벗어나 본격적인 Meadow 초원으로 들어서는 지점, 이일대 아이콘 중 하나인 Dolomite Peak을 만나는 곳입니다. 



Helen Lake에서 내려온 물이 멋진 내를 이루어 작은 계곡을 만들었죠. 




이곳은 돌로마이트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vantage point.



본격적인 Meadow walking, 초지 워킹을 즐기는 시간이죠. 이럴 때 가끔 뒤를 돌아보며 뒷경치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의 눈은 대상에 쉽게 적응을 하는 편이라 좋은 경치도 한 참 보면 그게 그거죠. 그래서 내려올 때 보는 것 보다 이렇게 가끔 뒤돌아 보는 경치가 감동을 줍니다. 뒤로 보우 픽이 살짝 보이고 왼편에 Mt Andromache 와 구름에 가린 Hector Mt. 이 보이는 군요.



여름엔 야생화 천국인 곳인데 지금은 모두 지고 없군요. 하긴 이제부터 자연은 겨울대비로 분주해질 때죠.



헬렌 레이크와 그 뒤로 Cirque peak 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론 보이는 이상입니다. 



실제에 가까운 모습이네요^^  지극히 맑고 수정처럼 빛나는 호수죠. 보는 시기와 각도와 시간과 날씨에 따라 천차 만별입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친 후 이제 본격적인 정상 도전에 나섭니다. 600m 의 높이를 2km 가 채 안되는 거리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오름이 될겁니다. 초행자는 아직은 모른다는 ㅎㅎ 



한해를 마감하는 길가의 야생화, 웨스턴 아네모네를 바라보면 웬지 쓸쓸함이 더해집니다.



록키의 지형은 매우 거친 듯 원시적입니다. 암석 산이 가진 특징이 아닐까요. 때론 풀한포기 없는 암반층, 오직 바람과 비와 눈과 바위와 흙이 오랜시간 어우러져 일군 모습 속에서 지구 역사를 밟고 가는 것을 느끼는 것. 



돌로마이트 픽, 보우 픽, 헥터 마운틴은 오늘 원도 없이 보았습니다. 왼쪽으로 Katherine Lake 가 있네요. 



어김없이 나타나는 자갈 스크리.. 그러나 여느 산과는 달리 미끄러짐이 그리 심하진 않았습니다. 정상이 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Four wheel  모드로 오른 구간. 정상 바로 직전에 스크램블링 한 번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산의 rate가 easy 이기 때문에 이런 구간이 있으면 안되는 것.  사실 여기서 오른 쪽으로 돌아서 정상까지 two wheel로 걸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내려올 때는 그리로 내려왔어요.



드디어 정상을 찍었습니다. 제 1 정상입니다.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며 그 아래에는 빙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둥근 모양, 즉 cirque 형태를 이룬 채. 그래서 이 산이름이 Cirque peak 입니다. 



Wapta Icefield, Bow Glacier, Upper Bow Lake(Iceberg Lake), Bow Lake, Mt Thomson on right, Crowfoot Mt on left



Dolomite Peak, Mt. Andromache, Little Hector, Mt. Hector 가 왼쪽에 줄줄이 있고 그 넘어로 멀리에 레이크 루이스 산군들이 있을 테고 그 뒤 어딘가에 Assiniboine 이 있겠죠. 날이 맑으면 여기서도 보인답니다. 그리고 오른 쪽으로 Bow peak, Bowcrow peak, 그 뒤로 Balfour Mt.  앞쪽에 Crowfoot Mt. 뷰에 들어오는군요. 



헥터 마운틴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헥터 빙하는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군요. 우리가 올랐던 리틀 헥터는 여기서보니 존재감이 없다는 ㅠㅠ



정상에서 굽어보니 이 산의 경사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헬렌 네이크가 마치 절벽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1정상 뒤의 제 2정상이 True Summit 입니다. 약간 더 높고 여기를 오르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워보여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데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그 뒷편의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이 곳을 올라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로에서 멀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몇몇 산들은 일부의 매니아들이 도전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Watermelon Mt. 그 중의 한 산 이름인데 수박잘라놓은 듯한 모습이어서? 

그 훨씬 뒤로 보이는 눈 덮인 산이 해발 3373 m 의 Mt. Willingdon 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알파인 등산으로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산꾼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 산이죠. 우리는? ㅎㅎ 



제 1 정상에 선 하이커들이 멀리 건너편의 경치를 바라보는 이 장면이야말로 오늘 산행의 압권 중 하나 아닐까요.



그 유명한 Peyto Lake가 살짝 보이네요. 사진 오른편 앞쪽 잘린 부분은 Observation Peak 이겠죠?



살짝 보이는 호수가 Isabella Lake 입니다.




Jimmy Simpson Mt. 이 Cirque Peak 제 1 정상 뒤로 보입니다. 페이토 호수 뒤 Mistaya Mt. , 오른 쪽의 Chephren Mt. 은 구름에 가렸습니다. 



이 걸 빼 놓을 수 없죠. Crowfoot Glacier, 까마귀 발 빙하입니다. 안타깝게도 발 모양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이미 1900년대 초 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Dolomite Peak 바로아래의 Katherine Lake 역시 아름답기는 어느 호수에 못지 않습니다. 



원시 지구의 모습같기도 하고요..



위에서 바라본 헬렌 레이크는 푸른 눈이군요. 이쪽 wall 위쪽의 Tarn 역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중.



정상 뷰를 감상하는 중에 산친구가 정상에 올랐네요. You Made it !!



시간에 따라 날씨가 약간 변화를 보이자 경치도 달라집니다.  역광의 강한 콘트라스트가 록키를 더욱 장엄하게 표현해주는 듯 합니다.



오전에 잔뜩흐렸던 날씨가 이렇게 화창하게 바뀌었습니다. 산을 찾은 우리들에게는 놀라운 축복이죠. 스모크도 많이 사라져 다행이엇습니다.



제 2정상에서의 친구들. 저만 뺀 단체 사진^^



점심도 먹었고.. 내려가긴 싫지만 하산합니다.   



하산 중의 여유..



스크램블링으로 하산 중



록키 산행의 큰 매력 중 하나. 암반 ridge 를 걷는 즐거움.. 록키마운틴이 주는 분명 색다른 경험입니다. 



이 잘생긴 산은 정말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요. 수년전 올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결혼을 앞둔 커플이 백팩 매고 지고 웨딩 포토 찍으러 온 것을 하산 중에 목격합니다. 여기까지 거진 500m 높이 6km를 웨딩 드레스 입은 채 백팩 매고 걸어들어왔다는 것이 대단하네요. 



두분의 앞날을 축복하며..



호수로 돌아왔습니다. 




헥터 마운틴과 리틀 헥터가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돌로마이트 한 번 더가고 싶네요.





가을이 시작되는 즈음의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했던 산친구들입니다.  다들 참 좋은 사람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클럽입니다.  


흔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인생에 곧잘 비교하곤 합니다. "바둑은 인생과 같다." 마라톤은 인생이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등등.. 등산도 그러하죠. 생각컨데 이 모든 것들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아닐까요.
이야기가 있다는 거죠. 클라이막스와 디프레션, 그리고 반전이 있는 한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것.




Gap Peak 은 데날리가 사는 캘거리에서 약 40여분 떨어진 곳, 록키산 초입의 산으로 해발 고도는 2500m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엘리베이션 게인(표고차) 이 1200m 이상으로 매우 힘든 오름이 요구되는 산입니다.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등은 고속도로변에서도 보이지만 여기서 보는 경치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산행은 근처 시멘트 플랜트에서 나는 공해스러운 소음으로 유쾌하지 않은 시작을 해야했지만 오름과 함께 펼쳐지는 파노라마 풍경은 평소 눈 높이에서 지나치며 숱하게 보아왔던 호수 Lac Des Arcs, 그 주변을 뱀처럼 흐르는 푸른 보우강, 그리고 크고 작은 폰드와 레이크, 아름다운 습지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금새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인생의 오르막이 있죠.



경사면에 떡하니 버티고 선 두개의 락밴드 클리프를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서니 눈 앞에 수려한 로히드 마운틴과 윈드 타워, 림월 마운틴을 배경으로 그라토 산이 나타나 이렇게 캘거리에서 지척인 곳에서도 록키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음에 감탄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즐거움 뒤엔 흔히 고난이 따르죠. 물론 고생 끝에 낙이 오지만요. (그게 인생은 새옹지마 ㅎ)
멋진 풍경을 뒤로 한 채 다시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떼자 우리를 기다린 것은..
공.포.의. 자갈. 스크리. (경사면이 자갈로 되어 한 발 오르고 두발 미끄러지는 구간)
그러나 가까스로 2보 전진 1보 후퇴. '앞으론 이런데 가지 말자구욧 !!"



그러나 오랫만에 진국 같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그 땀 방울방울마다 훌륭한 자연의 멋진 감동을 reward 로 받았기에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의 휴식은 어떤 여행에도 비할바가 없었어요,
재즈 음악과 보사노바 가요를 들으며 다방커피 한잔.. 산정카페가 따로 없었다는..
얼마만에 맛보는 rain and thunder free afternoon 인지 말입니다.



그런 가운데 멀리 희미하게 캘거리 다운타운의 스카이 라인이 보이는 정상에서
뒤로는 장쾌한 록키를 엎고 앞으로는 드넓은 대평원을 품어 막힌 가슴 풀어내고
쳐진 어깨 들어 올린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산행 내내 긍정의 대화, 따뜻한 배려, 정이 넘치는 나눔으로 함께한 산우들이 있어
감동이 배가되었고 더욱 행복할 수 있었어요.


사람과 풍경. 

풍경이 있는 곳에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없고서야  풍경이란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움이란 곧 사람의 시선, 생각, 느낌일 겁니다. 



그동안 다닌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밋밋했던 길이었음에도 

함께한 사람들로 인하여 산행이 즐거웠으며 

혼자였다면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왔을 만큼 성가시기도 한 조건이었음에도

좋은 동반자들이 있었기에 곳곳에 숨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른 산은 Exshaw Mountain. 록키가 시작되는 Bow Valley  Kananskis 입구에 어떤 광물을 뽑아내는 공장과 시멘트 공장이 있는 그 곳에 Exshaw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hamlet) 이 있고 이 산은 바로 그 뒤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shaw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살았던, 1900년 파리 올림픽 요트 금메달 리스트였고 장인을 도와 시멘트 공장을 이곳에 만든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그 장인이 사위 이름을 이곳 마을에 붙였군요.(위키 피디어)


Hamlet 이란 village 보다도 규모가 작은, 일반적으로 church 가 없는 작은 거주지를 말하는데 중세 영국으로부터 유래된 명칭입니다. Hamlet of Exshaw 는 약 400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는데 아마도 대부분은 시멘트 및 광업 플랜트와 관련된 사람들이겟죠.



이제 아침의 시작이 많이 늦어 졌습니다. 캘거리는 아름다운 아침의 도시입니다.



엑쇼 마을이 채 잠에서 깨기전 산행은 시작됩니다.  산행의 첫번째 장애물인가요?  




오늘도 산행 대장만 믿고 아무런 공부도 없이 따라온 대책없는 산친구들을 위해 길찾고 안전하게 인도하느라 내내 애쓰신 산행대장님. 오늘따라 든든한 모습입니다. 




시멘트 공장입니다. 최고의 자연속에 공장이 있으니 불협화음인데 이게 또 뭔가 묘한 늬앙스를 풍기는 것 같단 말이에요.세계 최고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처음 보는 것은 산이 아닌 공장, 자연의 보고 앞에서 산을 깎아내는 현장이란 말이죠. 




보우 강을 품고 록키산에 둘러쌓인 엑쇼 마을은 아늑한 느낌보다는 뭔가 황량한 분위기, 건조하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바로 옆의 공장 때문일까요? 


원래는 밴프 국립공원의 Entrance 가 엑쇼 마을 동쪽에 있었는데 그것이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답니다. 그만큼 엑쇼 마을 주변 역시 국립공원만큼 멋지고 훌륭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많은 하이킹 코스와 호수, 강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오늘 구름이 아침부터 심상찮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아마 그것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보우강은 meander 라고 하죠? 구불구불 구부러진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며 곳곳에 호수와 폰드를 만들어 놓았죠. 여전히 매우 푸른 강이구요. 




산을 오르는 중, 투박한 비탈면에 시들어 있는 이름모를 풀을 발견합니다.  어쩌면 가을의 참아름다움은 시든 가운데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지오 캐슁 함을 발견했네요.  이것 찾는 사람들은 온 천지를 지피에스로 찾아 해매죠. 



산 중턱부터는 겨울을 걷기 시작합니다. 새로 내린 눈이 얼마나 폭신하든지 그 부드러운 감촉이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함께하는 산친구들의 경력은 대단합니다. 이미 록키의 험산준령 100개를 넘긴 분들, 산행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죠.












빛이 그려내는 풍경은 역광이 될 때 인간의 시선을 더욱 세밀하게 만들어주지요. 카메라는 단지 그것을 잡아내는 도구일 뿐. 





그리고 주변 작은 자연은 초상화의 프레임이 되기도 합니다.










겨울산행은 흑백의 짙은 콘트라스트가 주는 아름다움을 한껏 감상할 수 있게합니다.



오늘 산행은 길을 한참 벗어나 그냥 파르티잔처럼 설산을 기어 오릅니다. 



아직 10월 초, 눈이 그리 깊지 않기에 가능한 산행입니다.




솔방울들이 겨울잠으로 들어가는 시기죠.



동료들이 있었기에 투박하고 지루한 숲 속 눈길을 걸어 올라왔고 그래서 이런 장면을 만나는 거죠.




소복하게 쌓인 눈, 적당한 바람, 눈부신 햇살이 만들어내는 겨울 산의 아름다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희열할 자격은 충분하죠. 



정상에 오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 정상의 고목나무는 세월의 흔적이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맑은 하늘과 하얀 눈, 그리고 눈 덮인 록키의 봉우리가 훌륭한 배경이 되어주었습니다.





로히드 마운틴, 윈드 타워, 림월 마운틴의 웅장한 모습을 잘 볼 수 있었어요. 



맥도날드 산이 멀리 보입니다. 



정상에서는 바람도 많이 불고 다소 추웠어요.



아침에 보았던 그 구름이 좀더 발전하여 역동적인 모습이 되어 있었어요




적란운과 lens cloud 등..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 같고.. 




구름을 쫒아 다니는 사진가들도 있던데.. 그럴만 하죠



부부산악인이라 칭해도 좋을만큼 록키산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런 부부죠. 150개 이상의 록키 봉우리를 올랐습니다.




제 사진 한 장더




가을은 눈 속에서도 살아 남아 그 빛나는 세상의 한 존재로서의 당당함을 외치고.. 



아침 뿐 아니라 오후 햇살 역시 빛그림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이제 거의 평지로 들어섰어요. 이 숲길은 정말이지 걷기에 최고였어요. 상큼한 박하향처럼 머리를 맑게해주고 몸을 씻겨주는 듯 청량하였습니다.




마운틴 바이크 라이딩의 흔적들.. 



함께 산행했던 동료들입니다.



즐겁게 마무리^^


남은 가을이 마음을 애틋하게 해주네요.




비록 초점을 흐렸지만 멋진 추억을 간직하게해주는 사진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은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서 완성된다.  오늘 산행이 주는 의미라고 할까요.. 




록키를 산행으로 다닌지 10년이 넘었고 레이크 루이스 일대는 수없이 가본 것  같은데 오늘 산행 목적지 레이크 루이스 뒷편의 Devil`s Thumb, 악마의 엄지척은 그 존재에 대해서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곳에서의 놀라자빠질 만한 풍경 역시 알턱이 없었지요. 아마도 그동안 높은 산 꼭대기만 열심히 쫒아다니다 보니 조금 낮은 곳의 숨은 비경들을 놓친것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악마의 엄지라고 이름 붙였을까요? 생긴 모양이 엄지척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붙였겠지만 이 곳 뷰포인트에서 보는 사방 풍경은 가히 천사가 내려와서 엄지를 들만큼 감동적이니 이름을 Angel`s Thumb 으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하루 전에 이 곳에 갔던 산행팀과  같이 갈 예정이었지만 집안일로 불참하고 아쉬움에 나혼자 다음날 솔로 하이킹을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주었어요. 전 날은 정말 날씨가 안좋았거든요. 오늘 날씨는 한마디로 완벽 그자체였습니다. 


모처럼 혼자 떠나는 록키산행은 여러가지로 매력만점의 여행이었어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가고 싶은대로,

머물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어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솔로 여행의 매력이지요.



록키가 주는 감동은 이곳으로의 운전이 전혀 힘들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Castle Mountain 은 그 만들어진 형상에서 참으로 명산입니다. 



생긴 모양이 톱날같다고 하여 sawback mountain range 입니다. 캐슬 마운틴 근처 하이웨이를 달리며 매번 만나는 이곳의 풍경은 왜 밴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수 밖에 없는지 말해줍니다. 고속도로에서 바로 이런 훌륭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캐슬 마운틴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가장 장 표현할 수 있는 뷰포인트입니다. 사실 제가 사진을 찍은 이곳은 Turnout, 휴게소가 아닙니다. 다소 폭이 넓은 쇼울더가 있는 곳 길 옆에 차를 세우고 약간 걸어 와야 합니다. 보우강과 전나무 숲 그리고 캐슬 산 일대가 함께 어울려 장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해 평균 4백만명이 다녀간다는 밴프 국립공원, 그 대부분이 또 이곳 루이스 호수를 찾을 것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150주년인 올해는 아마도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주차장은 하루종일 만석이어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레인 호수 입구의 피크닉 에어리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저 위로 오늘 제가 올라갈 목적지가 보입니다. 왼쪽 끝이 빅토리아 마운틴 north peak,  그리고 Whyte Mt, 그 바로 아래에 제가 갈 Devil`s Thumb,  그 아래에 Big beehive,  그 오른 쪽 뒤에 Niblock Mt., 그 아래에 St, Piran Mt.  그 밑이 little beehive 입니다. 






Lake Louise는 캐네디언 록키의 진수요 세계 자연 유산의 으뜸 가는, 가히 명불허전의 세계 최고절경 중 하나입니다. 한 해 4백만명에가까운 사람들이 이곳 레이크 루이스를 들른다고 합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며 가장 많이 보는 방법은 호수 정면에서 빅토리아 마운틴과 빙하를 뒷 배경에 두고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나 호수가 남서향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역광이 됩니다. 대개 10시가 넘어가면 호수 정면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 힘들어지죠. 특히 인물은 역광으로 인해 새까맣게 나올 확률이 크죠. 


이 때  제가 찍은 이곳, 호텔 후문을 약간 지나 아그네스 티하우스로 올라가는 입구 근처에서 사진을 찍으면 역광을 피하며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영을 담기 위해서는 아침 7-8시 쯤에 도착해야합니다. 





데블스 떰을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편도 약 6km 정도, 산행 높이로 800m 정도를 올라야하기 떄문에 그렇게 만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르는 길은 매우 즐거운 하이킹 숲길이며 자연 그대로의 미송 숲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Mirror Lake 입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그 유명한 Big beehive 입니다.  이 작은 호수는 고요함이 장점이죠. 그래서 거울처럼 반영이 좋은 호수입니다.



제가 약간 멀리 돌아가려고 아그네스 호수를 가는 가장 보편적인 길인 계단 쪽으로 가지 않고 위로 돌아서 갑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빅 비하이브입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아그네스 호수에 도착했어요.  레이크 루이스 근처에는 유명한 여자 넷이 산과 호수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먼저 루이스 호수의 이름은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넷째 딸 루이스 공주로부터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에메랄드 호수였습니다. 그리고 호수 뒤에 빙하가 붙어 있는 산이 빅토리아 마운틴이고요. 지금 보는 이 호수가 아그네스 호수입니다. 아그네스는 레이크 루이스 일대를 가장 먼저 방문했던 유럽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초대 총리 부인의 중간 이름이 아그네스 입니다. Susan Agnes Mcdonald가 full name 입니다.  이 총리부인은 자신이 가장 먼저 이 호수를 본 유럽 여자인 줄로 알았는데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겁니다.  그 여자 이름이 Agnes 였고요. 그래서 둘이 싸우지 말라고 공통의 이름인 Agnes를 이 호수에 붙여주었습니다. 




이 호수의 매력중 하나는 앞에 보이는 통나무 티 하우스입니다. 직접 만든 빵과 많은 종류의 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자리 잡기 무지 힘든 곳. 



아그네스 호수의 뒤로 돌아왔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엔 완벽한 데칼코마니 반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스위치 백이라 부른ㄴ 지그재그길을 올라야 해요.  앞에보이는 나무는 Larch 라는 침엽 낙엽수죠. 특이하게 노란 단풍이 듭니다.  가을이면 또 이 녀석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록키산이 대만원을 이룹니다. 



카누를 타는 사람이 있네요. 



세인트 파이란 산과 왼쪽의 니블락 산을 배경으로 호수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군요.



지그재그 길은 원래 매우 급한 경사길을 오르기 위한 방편이죠. 상당한 엘리베이션을 오릅니다. 



빅비하이브로 가는 col,고개에서 오른 쪽으로 방향을 틀면 오늘의 목적지로 가는 길이죠.  위로 오를 수록 가을 색은 짙어집니다.



약간 어려운 구간이 나타났네요. crux 로 불리는 암벽 장애물이죠. 그러나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빅 비하이브가 라르치 단풍으로 뒤덮였군요. 



크럭스를 올라서면 산 허리를 돌아가는 능선 길이 나옵니다. 뒤로 돌아본 모습이에요. 저 아래 레이크 루이스가 벌써 신비한 색을 드러내었군요. 하늘의 구름도 신기합니다. 



능선을 돌아가면 레이크 루이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 빅토리아 마운틴과 그 빙하들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Victoria Mt., 그 왼쪽으로 Mt. Lefroy,  그 옆에 Mt. Mitre,  왼쪽에 일부 보이는 Mt. Aberdeen 입니다. 


 

한 참 뒤로 돌아가니 경사면 scree 가 나타났습니다. 데블스 떰의 정면과 측면은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뒷면은 이렇게 경사면이라

우리가 오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도 경사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힘이 듭니다. 위험하기도 하고요.



또 하나의 Thumb 이죠. Whyte Mt. 에서 뻗어나온 extension peak이죠. 



왼쪽이 니블락 산, 오른 쪽이 세인트 파이란 산입니다. 니블락산은 중간 난이도의 스크램블링 코스인데 세인트 파이란이 쉬운 코스입니다. 



이 곳에서 보는 아그네스 호수는 이제 색깔이 완전히 짙어졌습니다. 



빅토리아 마운틴 르프로이 마운틴 그리고 그 일대 빙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습니다. 



Devil`s Thumb 뷰포인트로 가기전 잠시 이곳에 들러 잠시 사색에 잠겨 봅니다.  자연의 일부로 인생을 관조해보는 시간.. 



이제 마지막으로 올라갈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데블스 떰의 정상은 이렇게 갈라진 바위입니다. 언젠간 이녀석들이 무너지지 않을까요? 그날이 오늘? ㅋㅋ 



뒤로 돌아보면  왼쪽이 Mt. Whyte ( 해발 2983m),  오른 쪽이 Mt. Niblock( 해발 2976m) 입니다. 둘다 올랏던 산인데 니블락 산은 두번 올랐고 와이트는 한 번 올랐습니다. 



오늘의 산행 목적.. 이 뷰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빅비하이브를 가운데 두고 왼쪽에 아그네스, 오른 쪽에 레이크 루이스, 그리고 그 자우로 세인트 파이란, 페어뷰 마운틴, 멀리 보우벨리의 장관과 그 뒷편의 산군들까지... 레이크 루이스 일대에서 이만큼의 경치를 제공하는 곳은 이 곳 외에는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른 쪽으로 레이크 루이스와 해발 2744m의 페어뷰 마운틴



왼쪽으로 아그네스 호수와 리틀 비하이브



아그네스 여인과 루이스 공주 사이에 제가 끼어들어 섰습니다. 행복한건가요? ㅋ 



그리고 뒤로는 Mt. Aberdeen 의 빙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다시 한 번 해발 3,464m 의 빅토리아 마운틴과 빅토리아 빙하가 그 장엄한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뷰는 가히 록키에서 최고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호수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합니다.  호수의 색깔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름을 루이스 에메랄드로 바꿔야할 듯합니다. 



이건 또 짙은 불루 사파이어같다고나 할까요.



이곳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죠.



그들이 관광객이라면 본전은 다 뽑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요?



관광객의 따님이 완전히 이 경치에 매료되어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저 역시 한 참을 머물렀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결국은 가다가 도로 돌아와서 한 번 더 보고 갔답니다^^



그리고 왔던 길로 가지 않고 약간 더 먼길, Highline Trail을 따라 Lake shore 로 걸었습니다. 호수 뒷편입니다. 호수에 공급되는 물이 많이 줄어서 이렇게 관광객들이 호수 삼각주 지역을 마음껏 들락거릴 수도 있게 되었네요.  샤또 레이크 루이스는 이 호수에 참 잘 어울리는 건축물입니다. 



호수 뒷편 암벽엔 항상 롹클라이머들이 있습니다. 이 곳은 유명한 암벽등반지입니다. 



호수 뒷편의 모습이 평화롭네요.. 



에메랄드 빛 호수 역시 잔잔합니다.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70M 정도라죠.




커누를 즐기는 관광객들.. 특별한 추억이 되겠죠. 저는.. 한 번도 안타보았지만.. 원래 거주민들은 안타는거라면서요 ㅋ 



하늘도 청명하고 산불 스모크도 사라져 최고의 하이킹이 되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입니다.



호수에서 나온 물이 이제 긴여정을 시작합니다. 






물이 얼마나 찬지 1분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 한 번 쯤 자볼만하죠. 값이 너무 비싸요 ㅜ 


악마의 엄지척 하이킹 어떠셨어요? 




보기에 좋은 산이 있는가 하면 좋은 뷰를 보여주는 산이 있죠. Mt. Roberta 는 보기에도 좋고 360도 파노라마 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이 일대 산들이 대부분 3000m 언저리의 고도를 자랑하고 있으나 이산은 정상 높이가 2500m 가 되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명산들과 호수 계곡 등 카나나스키스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매우 이타적인, 아낌없이 주는 산입니다.


다만 접근성이 좋지는 않은데 산 아래 부분이 길이 없이 숲으로 막혀서 부쉬웨킹이라는 성가신 과정을 거쳐야했습니다. 아마도 멋지고 훌륭한 풍경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록키 산신령의 몽니일까요? 


이제 어느덧 찬란했던 스모키했으나 여름답게 더웠던 2017년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나이를 먹다보니 괜히 마음도 쓸쓸해지고 작은 일에도 쉬 슬퍼지는 그런 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침 기온은 한 자리 숫자를 가리키며 겨울의 쌀쌀함도 맛보게하는 데 이럴때 카나나스키스를 여행하듯 좋은 산을 오르는 것은 캘거리언들의 특권 중의 하나 아닐까요.


Mt. Roberta 는 거의 무명에 가까우리만치 알려지지 않은 산이어서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않고  트립 리포트 역시 제한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며 훌륭한 산행지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40번 도로 피터로히드 갈림길에서 약 8km 정도에 트레일 헤드가 오른쪽에 있고 대개 문으로 닫혀 있는 그 곳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정면의 Roberta는 잘생긴 록키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군요.( 이 사진은 내려와서 찍은 것.)


주변 일대 대부분의 산이 고도 3000m를 넘거나 약간 모자라거나인데 이 산은 2500m가 채 안되는 낮은산입니다. 그럼에도 360도 파노라마가 압도적이어서 " 아낌없이 주는 산" 으로 명명했습니다. 제가요 ㅋ

 

 

아침의 모습입니다. 멋진 시골길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워밍업하기 딱 좋은 거리의 너른 길을 걷는 모습은 정겨운 동무들의 소풍길 같습니다.  

 


수컷 무스 입니다. 저는 수컷은 처음 보았어요. 엄청 크더라구요. 정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산은 산행 초반에 길이 없습니다. 그냥 숲속으로 들어가 숲을 헤집고 올라가죠. 부쉬웨킹bushwhacking 이라고 하죠. 

아침 숲향이 좋았습니다.  

 

 

막바지 꽃가루를 날리는 녀석들..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고..우리는 또 나이가 들어가는군요.   

 

 

여전히 트레일을 놓친 채 가파른 언덕을 힘겨운 숨 토해내며 올라갔어요. 산행은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누구라 할 것없이 모두 고개를 숙이니까.. ㅎ  

 

 

 

 

잠시 숨을 고를 때 지나온 나무의 바다를 내려다 보며 마음을 정화하죠. 산과 하나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멀리 카나나스키스 레이크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Sarrail Mt.과 그 아래 제가 몇주전 다녀왓던 Sarrail Ridge 가 멋진 모습 보여줍니다.   

 

 

Mt. Roberta가 바로 코 앞까지 가까워졌네요.  

 

 

 

저멀리 Mt. Kidd 와  40번 도로와 카나나스키스의 웅장한 풍경 역시 그 모습을 드러 냅니다.   



 a lonesome tree on the col .. 고개위의 외로운 나무 한그루..
  

 

 

이제 산 봉우리 부분만 남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코스를 달리하며 스크램블링을 하며 마지막 정상을 향합니다.  

 

 

 

해발 3,215m 의 Mt.Rae 가 눈 앞에 나타나는군요... 캘거리에서도 보인다는.. 

 

 

 

 로버타 산의 깎아지른 듯 수직 절리와 그 아래 곡선의 40번 하이웨이가 절묘하게 조화를.. 

 

 

약간 다른 각도로... 

 

 

산허리에  만물상 같은 봉우리들을 수없이 거느린 Elpoca Mt. 이 눈 앞에 있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산이지요. 올라가보진 않았지만 보기에 참 좋은 산입니다.   


 

Pocaterra ridge와 그 아래 계곡..  

 

 

 산 정상에 도착하는 친구들.. 

 

 

정상에서 보는 래 마운틴과 뒤로 저멀리 스톰 마운틴 

 

 

오른 쪽의 포카테라 마운틴과 릿지와 계곡..  

 

 

 산정상에서의 여유로운 시간.. 가장 편안하고 보람된 시간이죠. 사색도 가능하고 참된 휴식이 있는 시간입니다. 때론 찬바람이 불었으나 정상에서의 여유를 만끽합니다. 멋진 뷰를 앞에 놓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수다에.. 이건 정말 돈으로 살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정상에 오른 자들만이 누리는 잔치죠.  

 

 

이런 경치는 백만불짜리 아닌가요. 정말로 카나나스키스 레이크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앵글과 거리에 로베르타 산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해발 3,095m Storm mountain입니다.   

 

 

힘든 여정의 산행에서 항상 뭔가를 찾으려하는 이 것 역시 버려야할 욕심일까요..


 

신비함을 더하는 것은 쌓인 눈 때문입니다. 산이 지닌 굴곡이 온전히 드러나 그래픽한 풍경이 되었어요. 

 

 

 아쉬움을 남겨두고 하산합니다. 오늘은 하산 전에 또 한군데의 봉우리를 더 올랐다가 내려갈 겁니다. 

 

 

 겨울에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는 지역이 눈 아래로 보입니다. 언덕 정상이 룩아웃으로 스키어들이 쉬었다가는 목표지점이죠. 이번 겨울에 오게 될 겁니다.


 

릿지를 걷는 동료의 모습에서 저는 언제나 아득한 태고의 순수함을 발견합니다. 


 

스톰 마운틴이 더 가까이 보입니다. 설경이 정말 아름답군요.

 

 

친구가 정말 멋진 곳에 서 있었어요. 

 

 

 이제 정말 하산길입니다. 정면으로 카나나스키스의 장관을 보며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길은 정말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거예요.

이런 장면은 살아가는 내내 가슴에 남죠. 그리움으로.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위 끝에 마치 녹이 슨것처럼 리켄이 앉아 있는 모습이 특이했어요.   

 


바람이 차가웠지만 산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하루종일 걸으래도 걷겠어요. 

 

 

외로운 소나무의 고개에서 숨을 고른다음.. 아래로 내려가야죠. 

 

 

 내려가는 길은 잘익은 가을과 함께 즐거운 하이킹이었어요.


 

다시 숲속으로 들어와 폭신폭신한 땅을 밟으며 숲향을 맡으며.. 

 


서비스 도로로 나왔어요. 마침 하이킹 족 한 커플이 지나가는데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산행 동료의 홀로 걸어가는 모습에서 뭔가 가을의 쓸쓸함이..


 

힐링 올레길처럼 편안하고 상큼하며 깨끗한..  

 

 

 오다가 가을을 커피와 함께 마시러 휴게소에 들렀어요

 

 

멀어지는 화려했던 시간을 잔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 정녕 가을입니다.  

 

 

사색도 가능하고.. 

 

 

 

가을을 함께 섞어 마셨던 산행후의 커피 한잔..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잊지 못할 숨막힐 듯 아름다운 이 풍경 역시 가슴 속에 남겨졌고.. 

 


마지막 정상을 오르던 친구의 모습에서 함께하는 인생을 느끼고..

 

 

 가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웠어요.




산행후의 짧은 시 하나



아픔은 인생의 변곡점.
지나온 길은 앞으로의 길을
밝혀주는 등불일진대
그 속의 아픔은 구원의 이정표같은 것이리라.

카나나스키스의 산들 중에는 제 1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던 영국해군의 함정이름을 따서 명명된 산들이 많은 데  Chester Mountain 또한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무려 26개의 산이름이 1차 대전의 유틀란트 해전에 참가했던 함정 및 군인들의 이름을 따라 지어졌습니다. 


유틀란트 해전은 1916년 5월 31일 부터 6월 1일까지 북해의 유틀란트 반도 연안에서 독일과 영국 사이에 벌어진 미증유의 해전으로 세계 해전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모두 250여척의 전함 및 순양함, 잠수함등이 참여한 이 대규모 전쟁에서 양국은 하루밤 사이에 수많은 전사자와 막대한 피해를 내었는데  경순양함 HMS Chester, 즉 light cruiser, Her Majesty`s Ship Chester  역시 그 중의 하나로 수많은 함포 및 함재 기관총 사격수들이 형편없는 방탄시설로 인해 무참히 당했다고 합니다. 


그 전사자 중의 한명이, 당시 불과 16살이었던 함재기관총 사수 Cornwell 일병이었습니다.  이 소년병은 총상을 입고도 끝까지 기관총을 놓지 않았고 결국 다음날 사망하였는 데 사후에 Victoria cross 훈장을 추서 받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Mt. Cornwell 은 그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올라갈 해발고도 3050m, 산행 높이 1150m, 왕복 거리 14km 의 만만치 않은 스펙을 지닌 Chester Mountain은 겉으로 드러난 지층이 dog tooth 형 수직절리형이어서 매우 압도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자체로 조각품 같아서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주변의 대조적인 메도우와 잘 어울려 록키산의 전형적인 절경의 하나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일반에게는 하이킹 코스, Chester Lake 로 더욱 잘 알려져 있으며, 겨울에는 스노우 슈잉의 목적지로 매우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차장에서부터 Chester lake 까지는 약 5Km 남짓, 약 300m 의 elevation gain 이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의 너른 길을 걸어 올라가는 것은 나중을 위한 워밍업으로 매우 적합했습니다. 



개활지로 들어서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습니다. 



마치 처음 대하듯 늘 자연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분.. 순수하고 맑은 마음의 증거겠죠.



산 친구들끼리의 격의없는 대화 시간이죠. 그 가운데의 유머, 좋은 정보들은 여러모로 유익함을 선사하고..



탁트인 너른 메도우를 가로지를 때 쌓인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날아가버립니다.  저같은 경우 새로운 기를 받는 시간이죠. 


 

우리가 오를 산이 신비한 모습으로 우리를 초대해주고 있군요. 산 오른 쪽 중앙 걸리를 따라 오르게 됩니다. 



웨스턴 아네모네가 이제 우리에게 뜨거웠던 계절의 작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가고 있어요.. 



이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스모크가 많이 사라졌군요. 하늘이 제색깔을 찾았어요.



이 비탈길은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첫번 째 첼린저였어요.  



꽤 긴 거리의 경사는 심장을 헐떡이게 하고 다리를 무겁게 하고 비오듯 땀이 나게 하지만 사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닌가요? 



지구라는 행성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모습.. 흙먼지는 매우 성가셨지만 보는 즐거움은 있었습니다. 



비탈길의 끝에 도달하여 잠시 큰 숨을 내쉬기가 무섭게 곡바로 출발했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서 말이죠. 뒤로 멀리 Mt. Smut 가 보이고 그 앞으로 Fist Mountain 이 자리잡고 있네요.



이제 본격적인 Scrambling 입니다. 많은 ledge를 기어 오르고  



바위 벽도 넘습니다.  스크램블링의 즐거움은 롹 클라이밍의 맛을 보는 것 아닐까요.



화석은 아닌 것 같고 풍화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바위 표면의 특이한 형태가 매우 신기합니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근데 저 꼭대기가 정상이 아니더라구요 ㅎ



드디어 정상.. 산행 대장이 도착하고 있네요. 




 또 하나의 산 정상에 발을 디뎠습니다.  3050m 입니다. 



바람과 태양의 공격으로부터 무장한 모습.. ㅎ 



남쪽 방향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The Fortress Mt.  입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산 능선을 따라 난 트레일로 10여명도 더 되는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더군요. 



록키산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제 곧 눈으로 뒤덮이겠네요..



Headwall Lake 라네요. 작은 섬도 있군요. 바로 뒷산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보입니다. 저쪽으론 안가야할 듯.. 프랭크 슬라이드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우리가 차를 세워 놓은 주차장이 저 아래 보입니다. 건너편 Burstall  Pass, Snow peak, Birdwood Mt., Burstall Mt. Mt. Smut, Sir Douglas Mt. 등등.. 이 일대는 가히 하이킹 및 스크램블링의 성지 중 하나라 해도 지나침이 없겠는데요. 



산 정상에서의 휴식은 그야말로 꿀맛이죠. 바람만 없다면.. ㅎ 



정상에 선 산 친구의 모습을 다이내믹한 효과를 내어서.. 



어느새 다 내려왔네요.. 





가을을 입은 메도우 길을 걷는 즐거움.. 



Chester Lake에는 빛나는 청춘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우린 빛나는 아재들, 줌마들이죠 ㅎㅎ 



또 하나의 아름다운 날이었고요..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산행이었어요.



많은 추억을 얻었던 날..



산을 내려오니 다시 스모크가 온 세상을 뒤덮어 하늘의 태양도 빛을 잃어.. 그 모습이 멋지긴 했지만.. 



산 위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요즘 이 녀석 맛에 푹 빠졌습니다.  300년도 더 된 영국 에일 맥주의 자존심, 과일향에 쌉스럼달콤한 맛, 

오렌쥐 빛의 군침도는 색깔이 매력적인 맥주를 집에 오자마자 한 잔 들이키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는 ㅋ 


런던 프라이드는 성적 취향의 차별로부터 인간성을 지켜내는 행사의 이름이기도 하고 동명의 영화제목이기도 해요.





1916년 5월,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 치열한 때 독일제국은 그 때까지 철옹성으로 영국 해군이 장악하고 있던 

북해의 해상권을 뺏기위해 100여척에 달하는 대 선단을 이끌고 영국 해군과의 일전에 나섰습니다.

영국은 북해 제해권을 지키기 위해 150여척에 달하는 초대형 선단을 동원해 이에 맞섰습니다.


양쪽 선단에는 Dreadnought  라고 불리는 대구경 함포 장착 전함이 수십대씩 포함되어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전함들 사이에 대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원거리 포격전을 
주전술로 하는 이 거함들은 그때까지의 해전 양상을 바꾸어 놓은 획기적 전함입니다. 

이 해전에 참여했던 그 수많은 전함들이 Indefatigable, Warspite, Galatea, Sparrowhawk 등등으로 그 이름들이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산들에 붙어있습니다. 
이 역사적인 해전이 곧, 6000여명의 전사자를 낸 영국이 전술적으로는 패했으나 전략적으로는 제해권을 계속 지키게된 Jutland sea battle, 즉 유틀란트 해전입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캐나다에 애국열풍이 불어닥쳤고 그 결과의 하나로  카나나스키스의 수많은 산들에 이해전에 참여했던 전함과 군인들, 그리고 그 부속 인물들의 이름이 명명되었습니다. 당시 알버타 인구는 50만이 채 안되었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이 5만명에 이를만큼 원래 애국열풍은 강열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위기는 웅장한 카나나스키스 록키의 봉우리들에 영국전함들의 이름을 붙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했겠지요. 

Upper Lake 위쪽 Kananaskis Range에 위치한 Mt. Invincible 도 그중의 하나이며 그 전함을 지휘했던 제독이
바로 오늘 우리가 오를 산이름의 주인공 Hood Horace입니다. 그는 인빈서블호와 함께 북해 바다에 가라앉았습니다.  그외 주변의 산들, 크릭에서 바로 보이는 웅장한 석회암산인 Mt. Blane, 그 왼쪽의  Mt. Broc, 그리고  Mt. Hood 바로 앞의 Mt.Packenham, 그리고 Mt Evan-Thomas 등 이 모두가 Jutland 해전에 참여했던 영국해군의 전함을 지휘한 장교들이었습니다.

Mt. Hood는 근처 오팔 산군의 몇 안되는, 일반인 스크램블링이 가능한 산중의 하나로 해발 2900m / 게인 1200m / 왕복 11km 의 Moderate 코스 입니다. 
Mt. Hood 산행은 수해로 처참하게 파괴되었으나 곳곳에 그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Creek walking, 영화 속 한 장면같은 Grass ridge walking, 적당한 난이도로 즐거움을 주는 scrambling, 그리고 정상에서 맛보는 카나나스키스 벨리와 산군, 오팔산군의 놀라운 파노라마 경치까지 마치 4부작 드라마같은 산행이었습니다. 

1부 크릭워킹 



킹크릭의 초입부 멀리 보이는 산은 Mt. Blane 입니다. 날씨 좋을 땐 새하얀 석회석의 정상부분이 마치 여름에도 눈이 내린듯 하지요.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 산 이름 역시 유트란트 해전의 영국군 함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아름다웠던 킹크릭은 몇년전 수해의 상흔으로 여전히 아픔 속에 신음하고 있었어요.


수해로 인해 쓸려 내려온 나무들이 여전히 이러저리 흩어져 있고 물길도 바뀌어 있었어요. 이전에는 이 계곡이 나무 징검다리가 놓인 정말 예쁜 계곡이었는데 이제는 
걷기에는 장애물들이 너무 많아 통과하는 데 다소 성가시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만나는 자연의 작품들은 여전히 이 계곡이 귀한 유산임을 보여줍니다. 언젠간 자연이 지닌 위대한 회복력으로 옛 모습을 찾을 것이라 믿으며..


평소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통과했을 계곡이 오늘은 가장 힘든 코스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안으로 제법 깊이 들어왔습니다. 


그런 중에도 이렇게 좁은 계곡에 걸쳐있는 나무 징검다리를 건너는 순간엔 어렸을 적의 추억을 떠올려 즐거움 마음이 되었습니다.


베인 베리라는 앙증맞은 빨간색의 베리 종류입니다. 먹을 수 없어요. 


계곡물가에 핀 이끼식물은 매우 선명한 채 우리 눈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fireweed 라는 야생화입니다. 


겨울이 매우 혹독하기에 변온동물인 뱀이나 개구리가 겨울을 넘기지 못해 살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두꺼비로 보이는 이녀석을 발견했습니다. 신기했어요. 캘거리와 록키산 일대에는 뱀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고 또 바퀴벌레가 없습니다. 시궁쥐도 없고.. 추운 날씨로 인해 햠오 동물 중 없는 동물들이 많은 것은 좋은 점이죠. 


하산시에 계곡에 다시 접어들자 안개비가 촉촉히 내렸어요


2부 릿지 워킹



지난 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온통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걸었었는데 어느새 풀들이 무릎이상으로 자라 있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오묘한 변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끝없이 지켜나가고 있어요. 


마치 자유와 평화를 찾아 넘어가던 알프스의 그 언덕처럼  관목과 잡풀로 우거진 능선을 올라가는 마음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가는 설레임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자유도 좋고 평화도 좋지만 이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계곡을 지나오느라 진이 어느정도 빠진 다음이니 경사를 오르는 것은 매우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뒤를 돌아보면 놀라운 세상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내 곧 넋을 잃고 말죠. 


내려올 때는 이 장면을 가슴에 안고 내려가기에 가슴에 차오르는 감동의 깊이는 말로 다하기 어렵답니다. 숨도 차지 않고 즐거움이 가득한 순간이죠.


관목 들 역시 가을색으로 이미 변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 이런 예쁜 가을을 찾는 기쁨은 릿지워킹의 잊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입니다. 


3부 스크램블링



동료들이 힘겹게 오르는 능선 바로 뒤로 보이는 가로고 길게 뻗은 언덕이 유명한 킹크릭 릿지입니다. 사계절 오르내릴 수 있는 멋진 하이킹 코스죠. 
오늘 우리와 함께 다니던 팀의 일부 멤버들이 저 산을 하이킹 중에 있습니다. 


록키산 등산의 빼놓을 수 없는 매략중의 하나가 바로 이 스크램블링에 있습니다. 손과 발을 써서 바위경사와 암벽을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위험한 구간도 있기에
오르는 산마다 등급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오늘 오르는 산의 등급은 중급입니다.  경사가 다소 급한 것 빼놓고는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크램블링 구간에서 만나는 주변의 풍경은 대개 드라마틱합니다. 그만큼 위로 오를 수록 더욱 험한 지형을 하고 있는 것이 록키산의 일반적인 모습이니까요.


이제 정상을 향한 일차 관문의 목표점인 COL 이라고 불리는 고개마루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의 경사도는 우리가 올라가는 구간의 실제경사도와 거의
비슷하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니 카나나스키스 밸리의 장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서 푸른 하늘 배경을 볼 수가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대신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빛내림이 있어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음이 있네요.


힘든 바위 및 자갈 경사를 오른 끝에 COL 이라고 부르는 두 산 봉우리 사이의 고개마루에 올라선 동료들입니다. 대개 여기서 한숨을 돌리지만 남은 구간이 여전히 만만치 않기에 긴장을 풀 수는 없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은 아까 말한 Mt. Packenham 입니다. 역시 유트란트 해전 참전 장교죠.  이 산의 형태가 특이합니다.  지층이 세로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런 형태를 dogtooth  Mt. 이라고 합니다. 


이 쪽은 우리가 오늘 올라야하는 최종 목표 Mt. Hood 입니다. 


돌이끼의 색깔이 매우 요염합니다.  rock lichen 이라고 부릅니다. 


4부 on the top


어느덧 정상이네요.정상 마지막 부분은 자갈 경사가 거의 서있는 벽처럼 느껴질 만큼 가파라서 힘들었습니다. 


카나나스키스 호수가 그림같이 아름답네요.. 호수 오른편에 있는 산이 인디패티거블, 가을에 오르면 좋은 바로 그 명산입니다. 


주변 산들의 모습이 정말 멋지고 훌륭합니다. 자연의 조각이 신비롭기 그지 없습니다. 


 알파인 목초지의 초록색이 아직도 선명한 산의 모습이 정말 깊은 감동을 자아냅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록키의 이 산들이 미국 남쪽의 리오그란데 강 까지 장장 4000km 를 내려간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바닥을 친자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정상에 선자 만이 최고를 볼 수 있다. 정말 그러합니다. 


날씨가 좀 추웠습니다. 바위 벽에 숨어 식사를 하는 동료들.. 그래도 정상에 오른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그러면서도 낭만적이엇어요.  록키의 정상에서 느끼는 희열..


카나나스키스 호수 위로 내려앉는 빛내림은 오늘 산행의 화룡정점.  마운트 후드는 계곡을 통과하고 릿지를 올라 암벽을 기어오른다음 정상에 서는 과정 모두가  록키산 등산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기에 아무런 모자람이 없는 최고의 산행지 중의 하나였습니다. 



1857년 스코트랜드 에딘버러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22살의 James Hector는 영국의 캐나다 탐험대 일원으로 Palliser Expedition 에 합류하여 의사로서 캐나다 록키에 처음 발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그가 의학을 공부한 것은 단지 같은 대학에서 식물학과 지질학을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합니다. 


지구 생태에 대한 학문적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심,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득했던 이 젊은이는 
원주민의 땅, 록키에 온 다음해 1858년 여름, 장장 57일간에 걸쳐 지금의 밴프 요호 쿠트니일대 900km 를 탐험하게 됩니다.

Cascade Mt. 이 그에 의해 명명되었고 탐험대의 일원이었던 탁월한 식물학자 Bourgeau 에 대한 경의를 담아 Bourgeau Mt. 을 명명했습니다. Hector는 Vermillion Pass 를 처음 오른 유럽인이었으며 Roger`s Pass를 넘다 강에서 말에 차여 기절한 일화는 그 강으로 하여 Kicking horse river 의 이름을 얻게 했습니다. 

길도 없던 Bow Valley 그 깊은 숲 속을 부쉬웨킹으로 지나며 길을 내었고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보우레이크와 그 일대 mistaya valley 등 그림같은 곳의 실체를 훗날 많은 유럽인들에게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150여년 전 Hector 가  "peaks and ridges standing out like islands through the icy mantle"  라고 말하며 찬탄해 마지 않았던 보우 레이크 일대 93번 도로가에 우뚝 솟아있는, 그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산, Hector Mountain 의 자녀봉, Little Hector 로 여행을 떠납니다. 

헥터 주 봉은 어마무시한 만년빙하로 둘러쌓여 있기에 특별한 장비와 경험, 기술이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오히려 그와같은 매그니피선트한 모습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리틀헥터의 등산의 가치는 조금도 뒤지지 않습니다. 

헥터 글래시어는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약 3km 정도 뻗어 내려가는 만년 빙하입니다. 많은 산 애호가들이 스키를 매고 빙하횡단 장비를 갖춘 채 찾는 곳이죠. 눈부시게 하얀 빙하와 무시무시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들 사이를 걸어 정상으로 올라갔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아마도 최고의 성취감을 안겨줄 겁니다. 

우리는 비록 그 곳을 오르지는 않았지만 리틀헥터 봉우리 자연 카페에서 바로 발아래 펼쳐져 있는 빙하의 장관을 바라보며 즐겁게 식사도 하고 낮잠도 자고 노래도 부르고 수다도 떨며, 커피와 와인도 마시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 클럽, 그 이름그대로 최고의 산행이었어요. 

 

                                           각자의 꿈은 달라도 바라보는 것은 한가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위대함에 감동하며 그 완전성에 몰입합니다.

 

 

 

록키산을 찾아 가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입니다. 산행은 이미 시작된거죠.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1 Trans Canada Highway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입니다.

 

 

 

Ox eye Daisy 입니다. 록키 노변에 지천으로 흐드러진 이 야생화는 키가 커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죠. Castle Mt. View point에 터줏대감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산 건너편의 발포어 마운틴과 글래시어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이것과 정상에서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가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죠.

록키산의 위대함은 아래에서 바라볼 때와 위에서 보는 모습의 엄청난 차이에서 나타납니다. 위로 오른만큼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산행을 함께할 친구들입니다. 여자와 남자, 40-60대의 장년의 연령이지만 산에서 다져진 강인함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주변의 산세는 이미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3000m 급의 준봉들로 이루어져 있고 돌로마이트 형 산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기암괴석들.  Mt. Andromach 입니다. 산세가 드라마틱하고 장엄하며 또한 섬세하기까지 하죠

 

 

록키산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스크램블링에 있지 않을까요. 과하지만 않다면 적당한 스크램블링은 삶의 엣지를 느끼게 해주죠. 스크램블링이란 계란 요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손과 발을 사용하여 기어오르내리는 구간이 포함된 등산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록키가 지닌 매력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고마운 Cairn. 선행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정표죠.  초행길이거나 루트가 헷갈릴 때 이것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습니다. 그러나 100% 믿어서는 안되요. 무엇보다 지도를

지참하거나 GPS를 사용해야 합니다.  리틀헥터  픽이 해발 3125m/ 표고차 1260m 로 만만한 높이가 아니기에 앞으로도 이런 경사를 상당히 올라야 합니다.

 

 

리틀헥터 자체는 그리 스펙터클하지 않습니다. Fairview Mt. 이 그러하듯.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저 힘이 들고 성가시게 경사가 급한 산

이긴 하지만 정상을 올랐을 때 주어지는 보상, 즉 놀라운 자연을 감상하는 특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조금 올랐을 뿐이지만 산을 오를 수록 만나는 주변 일대의 풍멋진 경이 가히 이 곳은 록키산의 코어 중 하나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150여년 전 이곳을 방문했던 영국 탐험가 제임스 헥터가 반할만했죠.

 

 

제임스 헥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의 불굴의 정신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경외하며 지난 10여년 록키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계획하여 진행해야합니다.

 록키산에서는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경험과 함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리틀 헥터와 andromach 산 사이의 terrain 은 지형이 매우 특이합니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제 오늘 산행 높이의 반정도를 올라왔는데 주변 경치는 이미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입니다. 멀리 헥터 레이크가 부분적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우리가 올라야할 구간입니다. 다소 재미없게 생긴, 힘이 무지하게 들것 같은 모습입니다. 아직 600m 정도의 높이를 더 올라야 합니다. 

 

 

마치 순례자들처럼.. 묵묵히 정상을 향해 걷는 산우들의 모습에서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졌을 때 가장 인간다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하늘 바로 아래 높고 탁트인 지붕위를 걷는 듯한 이 느낌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죠. 

 

 

그리고 하늘의 모습.. 구름한 점 없는 파란 하늘도 멋지지만 이렇게 새털같고 솜털같은 구름들이 살짝살짝 붓칠이라도 한 듯 그려져 있을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힘든 여정, 끝없이 계속되는 듯한 오름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쁜 숨을 내쉬는 중에도 뒤를 돌아다보면 주변 세상은 숨겨졌던 그 모습을 하나씩 둘씩 차례로 드러내는데 이를 확인하고 이전에 본 모습과 비교하며

그 감동의 차이를 맛보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견할 수가 없죠.

 

 

흔히 록키산의 마지막 봉우리 아래는 이렇게 자갈로 된 경사가 많습니다. rock scree 라고 부르는데 이 곳을 통과하는 것이 정말 힘든 순간이죠.

 

 

그러나 이런 경치 앞에서는 그 힘든 고통이 일거에 사라지고 말죠. 헥터 레이크가 눈 앞에 펼쳐지고 그 뒤로 멀리 보우 레이크도 조금씩 보입니다.

보우레이크는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헥터 레이크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죠. 이렇게 오르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호수입니다.

 

 

정상 cairn 이 눈 앞에.. 드디어 다왔습니다. 저 뒤로 오늘 오르는 산의 주봉인 헥터 마운틴 입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리틀헥터입니다.

 

 

 

   정상의 릿지를 걷는 것은 드디어 세계의 지붕위에 올라선 기분.. 구름이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높이에 있어 더욱 높이가 실감납니다.


 

드디어 리틀 헥터 정상에 도착했고 주봉, 헥터 마운틴과 그 아래 3km 가량 뻗은 헥터 글래시어, 만년 빙하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을 인채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빙하를 바로 눈 앞에서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줌인으로 당겨서 보면 빙하가 아래로 흐르며 만들어낸 크레바스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며 우리들 심장을 두들깁니다.  헥터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 빙하를 따라

치고 오르는데 알파인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 올라갑니다. 대체로 3인 1조로 로프로 서로를 연결하여 올라가죠. 크레바스 구조훈련을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제 주변 경치 중에서 가장 압권 인곳 본 발포아 마운틴과 그 빙하 그리고 빙하호 헥터 호수를 감상할 차레입니다. 이 모습을 아까 산 아래에서 본 것과 비교 하면..

사실 비교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입니다.  에메랄드 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모습. 전혀 호수같지 않은 모습.

 

 

망원으로 당겼습니다. 헥터 레이크 위의 2층 호수는 Margaret lake, 3층 호수는 Turquoise Lake 입니다.  위의 발포아 빙하가 녹은 물들이 차레로 층을 이루었습니다.

 

 

더 당겨 보았습니다.  호수의 빛깔들이 다르고 산세는 셈세한 조각같고 빙하는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함께한 산우들은 이 엄청난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넋을 잃은 채 무한 감동으로 빠져듭니다.

 

 

 

무념무상.. 세상사에 시달린 심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내려놓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점심과 함께 1시간이상을 머물며 긴 휴식을 마치고 이제 아쉬운 하산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힘든 이별의 시간이죠. 언제 다시 오나.. 사진이 잇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하산길이 특별히 즐거운 것은 눈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놀라운 경치를 가슴에 오롯이 품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료들의 하산을 바라보는 것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되죠. 하산길의 낙상 사고는 치명적입니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는 것도 감동입니다. 언제나 극적인 느낌을 줍니다.

 

 

멀리 돌아내려온 동료들의 모습이 아득한 것이 이 장면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150여년 전 James Hector 가 헤쳐나가며 감동하고 또 감동했던 곳..보우벨리입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흰구름, 우뚝 솟은 산들 그리고 곧게 뻗은 나무들..

그 안의 생명들.. 그리고 우리들.. 모두 하나입니다.

 

 

자연이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선물과 함께.. 록키산의 곰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바로 그 버팔로 베리입니다. 새콤 씁쓸한 즙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베리입니다.

 



고고한 멋을 뽐내는 이 버섯은 바로 그 유명한 록키산의 능이 버섯입니다. 곳곳에 지천으로 나 있습니다. 그러나 따 올 수 없습니다. 국립공원 안의 그 어떤 것도 채취해

서는 안되니까요.  오직 남겨 놓는 것은 우리들의 발자국, 오직 가져오는 것은 사진과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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