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윈슬릿 주연의 Labour Day 를 보았는데 그녀의 연기가 참 좋았다.

그냥히 단순히 잘한 연기가 아니라 영화 내내 그녀의 모습에서 개념이 꽉 차있는 모습,

배역에 대한 확신으로 그녀의 삶이 녹아들어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스티브 잡스' 로 조연상을 받고 인터뷰한 동영상

뉴스를 접했다. 과연 그녀의 연기가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담겨 있었다.


다음은 그에 관련한 기사를 옮긴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14살 때 연기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만약 제가 뚱뚱한 소녀 역할로 자리를 잡는다면, 이후의 연기인생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요.” 

그리고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상패를 들고는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했다.

“지금 나를 봐봐! 지금 나를 보라고!”

기자회견장의 사람들은 모두 웃었지만,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선생님이나 친구, 심지어 가족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젊은 여성이 있다면,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요. 나는 그런 말을 듣지 않았고, 내가 할 일을 계속했고,

그래서 공포와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을 믿고 (여러분이 원하는 일을) 

계속하면 됩니다.”



케이트 윈슬렛은 그동안 외모에 대한 다른 이의 평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요지의 메시지를 자주 전해왔다.

지난 2015년 10월, ’랑콤’과의 광고계약에서 ‘포토샵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조항을 넣은 그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어린 세대의 여성들은 잡지를 볼 거예요. 그리고 그들은 성공한 여성들을 바라보겠죠. 그리고 그들은 그 여성들처럼 되고 

싶어할 거예요.나는 지금의 어린 여성들에게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모두 강한 여성을 길러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이 조건은 매우 중요했어요.”



그리고 그해 9월 페이스북으로 생얼을 드러낸바 있다. 그때는 또 이렇게 말했다.


“내 피부에 주름이 있는 건 알아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오늘은 그 주름 이상의 것을 보기를 바랍니다. 나는 진짜인 나를 받아들이고 

싶어요. 또 여러분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이 메시지를 공유하고, 모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까지 닿게 하도록 합시다.그리고 그들에게 당신의 부정적인 말에 나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 말 때문에 내가 인종이나 성별로 인한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합시다.“


2015년 1월에는 ‘러닝 와일드 윗 베어 그릴스’(Running Wild With Bear Grylls)에 출연해 딸과 나누었던 대화를 소개하기도 했었다.


“나는 거울 앞에서 서서 딸 미아에게 말했어요. 우리는 이런 몸매를 가져서 정말  운이 좋은 거야. 몸에 이런 곡선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지.또 우리가 이렇게 좋은 엉덩이를 가진 것도 운이 거라고, 그랬더니 딸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나도 알아. 

 나도 신에게 감사해."


" 그때 그동안 내가 해왔던 행동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온 거죠.”



와우 !! 정말 멋지지 않은가.. 배우란 인생을 연기하는 직업이다.

그녀는 타고난 배우이자 뛰어난 액티비스트 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사랑하는 두 딸들도 케이트의 말처럼, 그녀의 인생 여정처럼, 인생에 대한 의지, 도전, 확고한 주관으로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아가면 좋겠다. 





"세상의 편견과 옳지 못한 차별에 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굳센 태도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 나가고

세상을 주도적으로 대하며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 나가는 그런 멋진 삶을 살아가기를.

아빠는 언제나 그런 너희들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하며 또한 깊이 사랑한다. "


영화를 보고 사랑하는 두딸들에게 기사와 함께 보냈던 메시지다.








북미의 노동절은 유럽 전통과 달리(유럽과 우리나라는 5월 1일) 여름이 끝나고 9월 신학년이 시작되기 직전에 주어진다.

그리고 Back to School 과 함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다. 즉 노동절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전 주어지는 

마지막 꿀맛같은 휴식, 새출발을 위한 마지막 재 충전의 롱위켄드 연휴이다.


아마도 이 영화의 배경으로 노동절 연휴가 선택된 것은 어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영화자체는 연출과 주제의식에 다소의 가벼움과 사실적 허술함도 엿보인다. 그러나 케이트의 연기는 이런 허술함을 

묻어버리고도 남을정도로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영화는 세상에의 희망을 버린 탈주범과 이혼녀의 운명적 만남에 의한 따뜻한 사랑이 주제이지만 노동절 연휴의 의미와 

밎물려 이제 모든 것이 정지되었던 기나긴 휴식의 시간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을 암시한다. 


원래 노동절은 미국의 노동자 총파업을 기념하여 제 2인터네셔널 이 지정한 메이데이 이지만 정작 미국은 매카시 열풍 때

사회주의 냄새가 난다며(우리 식으로 말하면 빨갱이 냄새) 아무 관계도 뜻도 없는 9월 첫째 월요일로 귀양을 보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노동절은 새로운 시즌의 새출발을 알리는 날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는 이와같이 생뚱맞게 변해버린 미국 노동절을 운명적 사랑이란 주제를 붙여 영화적 의미로 해석해 낸 것이다. 

비록 진부한 내용의 의미이긴 하지만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명배우들의 무게있는 연기와 어울려 따뜻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를 보고난 다음 주목한 것은 케이트란 배우였고 그녀의 멋진 인생관에 오히려 반해버려 영화를 다시

반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생은 하나의 긴 영화와도 같다. 모두가 자신만의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감독이며 시나리오 작가며 

촬영감독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자신의 연기 파트너이자 동시에 관객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가 매순간 치열한 모습으로 삶의 바른 태도와 인식을 갖출 때 우리들이 만드는 자화상 영화는 완성도가 더 높은 

수작으로 결말지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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