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아침은 
흩날리는 눈발에 묻혀
가로등 불빛 뒤로 다시 숨었다.

역까지 걷고 전철을 타면
노곤한 도시인들의 
아침이 맞댄 어깨로
전해온다.

저마다의 일터로 흩어져
썰물처럼 사라지는 
사람들의 그 어깨 너머로
뿌연 안개 눈이 빌딩숲을
하얗게 채색하고 있다.

한참을 잊고 살았던
도시의 풍경이 낯선듯 정겨우니 
4월을 코앞에 두고
솜털처럼 내리는 이눈이
가슴 아련한 추억의 시간 불러일으켜 
새삼 그리 우울하지는 않지만

유난스럽게 긴 겨울,
끝도 없이 찾아오는 설국의
반복되는 이 일상이
올 사월은 아마 더욱 힘든 
기다림의 날들임을 예고하는듯 하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