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에서는 에어 캐나다, 웨스트젯으로 아바나 직항이 운행한다. 그러나 캘거리의 경우 직항이 없으며 토론토를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 당연히 요금도 비싸진다. 이 또한 촌에 사는 불리함이다.

따라서 캘거리에서는 Air Transat 이나 Sunwing같은 레저 항공사편으로 아바나에서 두시간여 떨어진 휴양지 바라데로로 날아가야 한다.
대부분의 캐나다인들은 이곳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7박 8일을 지내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건 내 취향이 아니다.

Air Transat과 직접 딜을 하여 아바나 3박, 바라데로 4박의 여행 일정을 따로 얻어내었다. 추가 비용을 요구했는데 아바나 호텔에서의 All inclusive
옵션을 포기하고 대신 조식뷔페만 포함하는 것으로 역제안하여 딜이 이루어졌다. 사실 아바나 관광에 올인클루시브는 현명하지 못한 계획이다.
이런 여행에서는 점심 저녁은 현지 음식을 두루 먹어보는 것이 좋기에 우리에겐 최상의 딜이 되었다.

7박 8일 올인클루시브란 항공권, 숙박권에 호텔 시설 무료이용에, 휴가기간 중 식음료 모두 포함을 말하는데 호텔내 모든 식당과 바와 카페,
야외 풀, 비취 바에서 추가비용없이 24시간 먹고 마실 수 있다. 물론 술도 포함되어 있다. 칵테일, 맥주, 와인, 위스키 무제한.

가격이 시기와 호텔에 따라 다른데 5성급 호텔이 1500불 내외이다. 우리돈 130만원 정도. 물론 여름 비수기엔 총비용 500불 이하도 있지만 호텔이 저질이라는 것이 함정. 참고로 꾸바 5성급은 우리로 보면 4성급 정도다.


비행기 여행은 언제나 멋진 놀이와 같다. 입출국 수속이나 기다리고 탑승하는 모든 시간들이 여행의 설레임을 더해주는 기회.

꾸바로 가는 비행기는 7시에 출발하였지만 3시간 전에 나오라는 소리에 새벽같이 나와야 했다. 이럴때는 커피가 제격이다



캘거리를 출발한 Air Transat 전세기는 인근의 에드먼턴을 들러 승객을 태우고 미국을 가로 질러 아바나에서 차로 약 두시간 정도 떨어진 휴양지 Varadero 라는 곳의 공항으로 직행한다. 비행 시간은 모두 6시간 정도. 중형 비행기로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캐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휴가를 떠나는 시기, 3월이지만 여전히 한 겨울이어서 이 눈이 정말 지겨울 때도 되었다. 아침에 캘거리를 떠날 때 눈발이 날리고 온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있었다. 캐나다인들에게 윈터 브레이크는 최대의 로망이다.



에어 트랜젯은 레저 항공사인데 모든 승객에게 웰컴 샴페인이 제공되었다. 별것도 아닌 이런데서 여행자들은 기분이 저절로 up 된다.



비행시간 6시간 중 한 차례 제공되는 기내식. 돈주곤 사먹지 않을 것 같지만 어디서나 뭐든 잘먹는 복을 타고난 탓에 아주 맛나게 먹었다.



꾸바 입국시 반드시 필요한 비자다. 꾸바는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찍지 않는다. 이스라엘도 그런다지. 아마도 미국을 비롯한 적성 국가로부터 오는 사람들을 보호해주기 위한 나름의 고육책이 아닐까. 대신 여행객은 이 비자를 사야하고 약 25불 정도가 든다. 문제는 비자 작성시 오타가 날 경우 수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틀리면 고칠 수 없고 비자를 다시 사야한다. 기입할 때 대학 입시 답안 작성 때처럼 긴장했다. 덜덜덜..



꾸바는 북위 23도 정도의 아열대 지방인 꾸바는 연중 기온이 20도 ~ 30도 안팎의 온화한 날씨다. 여름은 우기이며 후덥지근하다고 한다.
아침에 새하얀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캘거리를 떠났는데 어느새 여름이 되어 있었다. 세상은 이처럼 기묘하고 아름답다.



입국 심사는 전혀 까다롭지 않았지만 이민국 직원은 역시 매우 딱딱했다. 인사해도 대답이없다. 누가 공산국가 공무원아니랠까봐..
사실 이민국 공무원의 고자세, 뻣뻣함, 무표정..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 미국이 가장 심하지만. 이곳은 휴양지 관문이라 그런지 묻는 것 없고 사진만 찍는다. 발 표시가 된 곳에 서서 빤히 쳐다보면 끝. 아내는 여전히 긴장한듯.



리뷰를 보면 짐찾는 것에 대해 말들이 있긴 하다. 분실되는 경우도 허다하고 도착후 컨베이어로 나오기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후기도 있다. 대부분 어쩌다 있을 수 있는 해프닝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 매우 신속하고도 아무 문제없이 짐을 찾을 수 있었다.



꾸바 입국의 또 하나의 특이사항은 입국 심사 후 짐을 찾은 다음 공항 밖으로 나가기전 개인 짐에 X레이 투시하고 몸수색 보안검사를 다시 받는다는 것. 생각해보니 비행기 탈 때 받은 보안 검사는 순전히 안전 비행을 위한 것이나 이 것은 꾸바를 위한 것. 예를 들어 gps 같은 것은 꾸바에서 사용할 수가 없다.

드디어 공항 밖에 나오니 현대 엑센트 택시가 손님을 기다린다. 이제부터 관광객들은 꾸바를 떠나는 날까지 길거리에서 수도 없이 들을 것이다. 딱시? 딱시? 우리는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버스에 올라 아바나로 이동을 했다.대부분 휴양지 바라데로로 떠나고 우리처럼 아바나를 가는 팀은 우리 포함 셋이었다.


공항을 빠져 나오자 만나는 첫번째 도시가 바로 Matanzas 마딴사스 항구도시다. 바라데로 공항은 마딴사스 국제공항인 셈이다. 이 도시는 훌륭한 항구를 낀 뛰어난 입지 조건으로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했으나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다고 한다. 좋은 공연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데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야구의 나라답게 가난한 나라치고는 곳곳에 잔디야구장이 갖춰져 있었다. 꾸바리그의 열기는 대단하다고 한다. 하긴 반미주의 거두 까스뜨로가 메이저리그 열성팬일 정도니.

꾸바에서 신호등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교통량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가 예산문제로 비싼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은 듯 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도로임에도 차량이 질주하는 고속도로로 순발력이 약한 대형 버스가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경찰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차량이 완전히 뜸하길 기다리다가 마침내 경찰이 길을 막고 버스를 좌회전 시켜주었다. Gracias !!

아바나까지 두시간 가량 걸리는 여정의 중간에 들린 휴게소 하바나 클럽. 허름하기 짝이 없는 이곳이 고속도로 휴게소다. 관광객들을 위주로 장사하는 듯 보였다. 칵테일과 스낵을 팔고 있었다. 부족한 전력 사정으로 꾸바의 밤은 매우 어두운데 그래서 여행자는 더 운치를 느낀다.



약 두시간 여만에 우리가 머물 호텔에 도착. 5성급이라지만 실제론 3.5~4 정도로 보면 좋을 것이다.
프론트 데스크. 이런 곳에서 일하는 꾸바인들은 선택받은 삶일까.. 그냥 궁금했다. 멜리야 꼬히바는 스페인 자본의 체인 호텔이라 한다. 직원들은 꾸바인들로 영어를 한다. 그러나 발음이 알아듣기 매우 어렵다. 스페인어랑 발음을 섞어서.. 여기서 환전을 할 수도 있다. 환율은 상당히 불리하다.
호텔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개 1 CUC 정도면 족하다. 캐나다 1불 정도.

아바나에서의 일정에는 저녁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아바나 시내에서 저녁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의 목적에 맞는 것 같다. .
그러나 첫날 저녁 호텔에 늦게 도착하였기에 이날만큼은 룸서비스를 시켰다. 대개 룸서비스가 그렇고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좋았다.

아내가 미리 고추장을 준비했다. 꾸바에 머무는 동안 이것이 없었어도 큰 불편은 없을정도로 음식이 대체로 입맛에 맞았지만 그래도 매우 유용했다.

와인을 곁들여 2인분 40 CUC 정도. 와인은 거의다 스페인산이다. 빵맛이 좋고 유기농 과일과 야채는 맛은 강하진 않지만 유기농 특유의 향취가 느껴져 좋았다. 무엇보다 해산물이 풍부하여 돔을 비롯한 생선과 바닷가재, 새우 등을 풍성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식사후 혼자 잠깐 나가 보았다. 바다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문대로 말레꼰 방파제 위로 대서양으로부터의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삼각대도 없이 미러리스로 찍었기에 좋은 화질은 아니지만 먼 이국땅, 중세 및 근현대사의 질곡 중 하나를 담고 있는 곳, 꾸바의 느낌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해서 꾸바 여행 첫째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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